"이건 무슨 술이에요?"강서준은 입을 떡 벌리며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이건 천산 설련주야. 설련 성수라고 부르기도 하지."강서준은 술잔을 들어 올려 냄새를 맡았다. 몇 방울밖에 안 되기는 하지만 진한 냄새가 났다. 그리고 몸속의 진기가 벌써 날뛰기 시작했다."참 신기한 술이네요."강서준이 감탄하며 술잔을 입에 가져다 대려고 할 때, 노인이 재빨리 가로채며 말했다."이 술을 마시려거든 자격이 있어야 해."강서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머리를 들었다. 노인은 지금의 상황을 즐기는 듯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강서준은 아쉬운 마음에 술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정말이지 신기한 술이었다. 잠깐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진기가 반응을 보이니 말이다. 만약 한 모금 마시면 어마어마한 위력을 자아낼 게 분명했다."어떤 자격이요?""천산 설련주는 백 년에 한 번 담글 수 있는 천산파의 보물이네. 한번 담글 때 250g 정도 밖에 안 나오는데 이제는 이것밖에 남지 않았어. 장문인도 함부로 건드리지 않고 후계자에게 남긴 물건이라지."이 말을 들은 강서준은 더욱 기대하기 시작했다.노인이 이어서 말했다."술을 마시기 전에 질문이 있어.""네, 물으세요.""자네는 무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강서준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멈칫했다. 무술의 개념에 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강서준은 신체를 단련해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무술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오직 복수 하나만 바라보고 말이다. 지금은 국가를 지키고 지인을 지키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술을 수련하고 있다. 그 외의 개념에 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었다."모르겠습니다."강서준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그러면 조금 다르게 물어보마. 자네는 무엇 때문에 무술을 수련하나?"강서준이 답했다."처음에는 힘과 권력을 얻어 복수하기 위해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국가와 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노인은
강서준은 술을 한 방울만 마셨을 뿐인데 벌써 그 위력이 느껴졌다. 몸은 마치 불 속에 있는 것 같았고 진기가 장작이 되었다. 그는 한 치의 낭비도 없이 모든 기운을 흡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노인은 멀지 않은 곳의 절벽에 서서 뒷짐을 진 채로 먼 곳을 내다보고 있었다.밤은 그렇게 빠르게 지나갔다.강서준은 설련주 한 방울을 밤새 수련하고 나서야 완전히 흡수했다. 그의 진기는 하룻밤 새에 눈에 띄게 짙었다. 드디어 수련을 끝낸 그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선배님."노인은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훌쩍 강서준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앉더니 느긋하게 말했다."벌써 수련을 끝낸 것이냐? 꽤 대단하구나."강서준도 따라서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덕분에 진기가 엄청 강해졌습니다. 진기가 이토록 자유롭고 생명력이 넘친 것은 또 처음입니다.""그래?"노인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말했다."7단의 문턱에 도달한 모양이구나."강서준은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건 6단 장성이라는 말인가?'강서준은 자신이 이토록 큰 발전을 이룩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노인이 이어서 말했다."젊은 나이에 6단 장성이라니... 신기하군. 그렇다고 해도 자만하면 안 된다. 7단까지 한 걸음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한 걸음이 하늘의 별 따기이니 말이다. 얼마나 많은 천재가 평생 6단 장성에 머물렀는지 자네도 잘 알고 있지?"5단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임독맥과 기경팔맥을 뚫어야 하는 반면, 6단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진기화형을 배워야 한다. 7단으로 돌파하는 비결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7단의 경계에 들어선 사람이 너무 적은 나머지 정보도 적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8단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강서준은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선배님, 7단이란 어떤 것입니까?""7단은 감지라고 부르기도 한단다.""감지요?""그래. 7단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구가 있어. 첫째는 끊임없이 순환되는 생명력 강한 진기야. 이 요구에
노인은 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들었다. 그러자 숨 막히는 기세가 밀려 나와 설산의 붕괴를 멈췄다."이... 이 기운은...?"강서준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놀랐다. 그는 노인을 빤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이는 강서준도 잘 아는 기운이었다. 서릉산에서 남궁철을 상대할 때, 이와 비슷한 기운이 천하의 무술인을 놀라게 한 적 있었다. 그가 알기로 이 정도의 기운은 8단인 반천에 속했는데, 이곳에서 다시 같은 기운을 느낄 줄은 몰랐다."선배님은 8단이었습니까?!""하하..."노인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은 강서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했다.강서준은 입을 크게 벌렸다. 천산에 오자마자 8단 고수를 만날 줄이야. 역시 천산은 고대 무술계의 중심지다웠다.강서준은 심호흡하고 놀란 심장을 진정시켰다. 운 좋게 엄청난 무술 선배를 만났으니, 이참에 제대로 가르침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는 무술에 관한 질문을 수도 없이 늘어놓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건너편의 산 정상.이곳에는 오랜 역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궁전이 아주 많았다. 궁전 앞에는 숱한 사람이 모여서 진지한 표정으로 구름에 가려진 산맥을 바라봤다."너무 무서운 힘이에요. 먼저 설산을 흔들어 눈사태를 만들고, 또 8단의 힘으로 막아내다니. 도대체 누가 이 정도의 힘을 갖추고 있는 거죠? 혹시 우리 천산파에 대한 도발은 아닐까요?""저곳은 천산지전에요. 200년 전, 천하의 무술가가 모여 비적 신행육결을 두고 다투느라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죠. 신행육결은 결국 천산지전에서 사라졌고 문주님은 금지된 구역으로 지정했어요. 지금까지도 저곳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소주님, 지금 당장 문주님에게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맞아요. 천산지전에 몰래 올라가 눈사태까지 일으키는 것을 보면 우리 문파에 대한 도발이 분명해요."진지한 표정의 사람들 앞에는 20대 여자가 서 있었다. 하얀색 치마를 입고 있는 여자는 마치 이슬만 먹고 자란 선녀와 같았다. 그녀는 천산파
8단 반천은 오직 기세만으로도 바람과 구름을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니 진풍이 느끼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천산대회가 곧 시작할 기점에서 8단 고수가 도발해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버지, 천산파의 영역에서 이런 일을 저지른 건 명백한 도발이에요. 백 년 전의 손해에서 금방 회복할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공격당한다면 아마..."진예빈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설련주가 도둑맞았어요.""뭐?"진풍은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설련주가 도둑맞았다고? 언제?""어제요.""창고를 지키고 있는 장로 중에는 6단 고수도 있어. 그렇다는 건 아주 강한 도둑이라는 말이네.""아버지, 술 도둑이 기세를 풀어 저희에게 도발한 건 아닐까요?""충분히 가능해."진풍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번 일도 쉽게 볼 일은 아니겠구나. 천산 대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심히 걱정되는군.""아버지, 이제 어떡해요?""우리 함께 나가자꾸나."진풍이 몸을 돌려 동굴 밖으로 나섰다. 진예빈은 말없이 뒤따랐다.두 사람은 그렇게 설산에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예빈아, 내가 폐관 수련하고 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보거라."진풍이 물었다. 곧 있으면 천산대회가 열리게 되니 세상은 조용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진예빈은 얼마 전 천산을 나가 외세를 살펴보기도 했기에 잘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외세에 관심이 없었던 진풍은 종종 그녀를 통해 소식을 알고는 했다.진예빈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최신 소식을 말하기 시작했다. 4대 고족의 내란, 강씨 가문과 남궁문파의 약혼 및 파혼은 물론이고 강서준이 납치당하고 천하의 무술가가 서릉산에 모인 등 교토를 위주로 일어난 중요한 일을 전부 말했다.천산파는 종래로 설산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외세의 일에 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소주인 진예빈은 가장 많은 소식을 알고 있었다. 특히 최근 명성을 얻기 시작한 강서준에 대해서는 따로 알아보기까지 했다."강서준?"진풍은 약간 놀란
같은 시각.강중의 군사 구역.따로 동떨어진 방 주변에는 전신 무장한 군인들로 가득했다.이때 방문이 열리고 강영이 걸어 나갔다. 군인들은 바로 앞길을 막아섰고 털썩 무릎을 꿇더니 애원하는 표정으로 말했다."강영 님, 제발 방에서 나오지 마십시오. 두 분이 떠나시면 저희가 군법으로 처벌받습니다. 군복을 벗는 건 기본이고 총살당할 수도 있단 말입니다."군인의 말을 들은 강영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어젯밤 이미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군인들 때문에 여태껏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김초현도 걸어 나와서 무릎 꿇고 있는 군인들을 바라봤다. 특훈에 참여한 적 있는 그녀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군인의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소요왕을 불러줘요. 직접 만나봐야겠어요.""안 됩니다, 초현 님. 사령관님은 출장 가셨습니다. 당분간 돌아오시지 못할 겁니다."김초현의 지시에 군인이 단호하게 답했다. 그러자 김초현은 어두운 안색으로 손을 들어 엄청난 힘을 만들어 내더니 분노 섞인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얼른 가서 불러오지 못해요? 죽고 싶어요?""사령관님은 진짜 출장 가셨습니다. 이러신다고 해도 못 돌아오십니다."군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강영은 김초현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됐어요, 초현 씨."김초현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고 해서 계속 갇혀 있는 건 아니잖아요. 서준 씨가 죽게 생겼는데 제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요?""급해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에요."강영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김초현이 말했다."소요왕은 분명히 군사 구역에 있어요. 이거 다 저희를 안 만날 핑계를 찾는 거라고요. 저는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든 소요왕을 만나야겠어요."김초현은 강영의 손을 잡고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군인들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기 시작했다."두 분을 놓치면 저희에게는 죽을 길밖에 없습니다. 가시려거든 저희의 시체를 밟고 가십시오.""그게 무슨..."김초현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몸을 파르르 떨었다. 강영은
소요왕은 진짜로 겁이 났다.사무실을 나온 그는 김초현과 강영을 찾아가기로 했다. 방문 앞에 도착한 그는 살며시 노크했다.한편, 김초현과 강영은 대책 논의를 하고 있었다.노크 소리에 문을 열기 위해 강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제가 가볼게요."방문을 열자 소요왕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강영 씨.""들어오세요."강영은 소요왕을 안으로 모셨다. 그를 발견한 김초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뭐 하자는 거예요? 언제까지 저희를 가둘 생각인데요?"그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초현 씨, 절 탓하지 마세요. 서준 씨한테 명령이 떨어졌으니 초현 씨를 가게 내버려 둘 수도 없어요. 더군다나 천산만큼은 못 가게 하는 방법이 이것뿐인지라... 죄송합니다."강영은 소요왕을 힐끗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물었다. "서준 오빠가 천산에 왜 갔는지 알고 있어요?""천산대회에 참석하려고 간 거 아니에요?""아니요. 초현 씨 가족들과 서청희 씨가 납치되었어요. 범인은 준 오빠를 천산으로 유인했고요. 서준 오빠가 혼자 천산에 간 거면 분명 위험한 일이 닥칠 거예요."소요왕은 예상치 못한 전개에 침울한 얼굴로 물었다."사실이에요?""얼른 저희를 풀어주세요. 저희가 서준 오빠를 도울 수 있게 얼른 저희를 보내주세요. 오빠 혼자 상대하기엔 너무 위험해요."강영은 소요왕을 바라보며 애처롭게 말했다.김초현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서준 씨가 교토에서 한 행동들 때문에 연관된 사람들도 전부 서준 씨를 해칠 타이밍만 노리고 있을 거예요. 천산에 가면 정말 죽을지도 몰라요."잠시 고민하던 소요왕이 힘들게 입을 열었다."이렇게 위험한 일이라면 더더욱 숙녀분들만 보낼 수 없죠. 서준 씨가 나중에 혹시라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노발대발할 텐데, 전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아..."소요왕의 말에 강영이 다시 한번 그에게 진지하게 말했다."서준 오빠가 죽으면 대하도 대혼란이 생길 거예요. 오빠는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 무사하게 돌아와야 하는 사람이에요.
"하하, 녀석, 마음에 든다. 술 몇 방울 남았으니 네가 마저 마셔라. 비록 진기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걸 도울 순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을 거야."강서준은 기쁨에 가득 차 남은 술을 탈탈 털어마셨다.하지만 효과는 처음보다 미미했다.정화를 흡수한 지 한 시간 만에 설련주를 전부 흡수해 버렸다."참..."강서준으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선배님, 난제가 하나 있는데 조언 좀 해주세요.""그래, 어디 말해 보거라.""친구들 몇 명이 적에게 붙잡혔어요. 고문파의 사람이 벌인 짓 같은데 저더러 천산파의 장문인을 살해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야만 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강서준은 막막했다. 그는 천사파를 건드릴 수 없었다. 천사파의 장문인이 죽는다면 그것 역시 새로운 혼란을 가져올 게 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를 죽이지 않으면 서청희, 윤정아, 송나나, 백소희 그리고 김초현 가족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다.노인은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생각은 무엇이냐?"강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정말 모르겠어요. 너무 막막해요. 그들에게 이렇게 끌려다니고 싶지 않아요. 천산파 장문인을 죽이면 적들은 그때 가서 분명 또 다른 요구를 할 거예요. 하지만 제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조차 전 모르고 있어요. 구하러 갈 수 없어요.""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노인은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옳은 선택을 했다면 좋은 일, 그른 선택을 했다면 그것 역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도울 수 없는 일이야. 내가 관여할 수도 없는 일이다."노인의 말에는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강서준은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한참 후에야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선배님..."그가 고개를 들어 노인을 불렀을 땐 노인이 보이지 않았다."선배님?"'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거야?'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어떤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다.그에게 길을 알려주고 술을
십여 명의 천산파 제자들은 대부분 진기가 1단이었다. 강서준을 상대로 그들은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무기만 놓쳐버렸다.그들을 스쳐 지나가는 섬광과 함께 그들의 검이 부러졌다.공포에 질린 얼굴로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이렇게 강할 수 있다고?'강서준도 그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뒤에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강서준이 왔다고 전하세요."그제야 정신을 차린 천산파 제자들은 바닥에 널브러진 부러진 칼을 챙겨 들고 안으로 뛰어갔다.강서준은 입구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이곳은 천산파의 강자들이 모인 곳이었다.천산파의 장문인으로 진풍이 있었고 그의 아래에는 장로급 인사들이 있었다.그들은 모여 앞으로 있을 천산대회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문주님, 큰일 났습니다."급히 뛰어 들어온 제자들은 얼른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진풍은 그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호들갑을 떨며 무슨 소란이더냐.""문주님, 밖에 웬 젊은이가 찾아왔는데, 이름이 강서준이라고 합니다. 들어오려 해 제자들이 나서서 그를 막으려 했지만 전부 패배했습니다.""강서준?"진풍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진예빈에게 강서준에 대해 들은 적 있었다. 강서준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무술 귀재로 진기를 수련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4대 고족 중 하나인 구씨 집안의 가주를 죽인 사람이라고 했다."네, 강서준이라고 직접 말했습니다.""나가 보자꾸나."진풍은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진예빈은 흥미로운 얼굴로 따라나섰다. 그녀도 강서준에 대한 무성한 소문만 들었을 뿐 직접 대면한 적은 없었다.다른 장로들도 하나 둘 밖으로 나갔다.강서준은 형검을 손에 쥐고 설산의 먼 곳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이젠 어떡하지? 진짜 죽여야 하는 거야? 죽이지 않으면?'뒤죽박죽 서로 뒤엉킨 고민에 두통을 느꼈다.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몇 명의 사람들이 강서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제일 앞에 선 중년 남자 뒤로 남궁문파에서 스치듯 마주친 여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