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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비웃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외도를 한 건 내가 아니었으니 내가 그들 대신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다 설명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참. 전무님, 전무님 아들도 얼른 데려가세요.”

요즘 들어 심청하는 정신이 없어서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숨어버렸다. 나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자 그녀는 한 푼도 그 밑도 끝도 없는 집에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윤숙희는 아직도 재민이가 내 친아들이 아니란 걸 모르고 매일 전화해서 아이를 데려가라고 재촉했다.

재민에게 애정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애초부터 인연이 없었으니 차라리 지금 끝내는 것이 더 나았다.

재민이가 나중에 원망한다면 그건 무책임한 친부모를 탓해야 할 것이다.

이 말까지 하고 난 뒤, 나는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고 엄하연에게 고마운 눈빛을 주고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굳이 이 일을 소문내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이것으로 내가 진실을 알려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

심청하가 구청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모습은 매우 초췌해 보였다.

나를 보자마자 그녀는 날카롭게 물었다.

“조태성, 당신 맞지? 당신은 진작에 다 알고 있었어!”

“뭘 안다는 거지?”

팔 년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마주하고 나는 놀라울 정도로 평온했다.

남은 미련도, 원망도 없었다. 그저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뿐이라 생각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것은 모두 심청하가 자초한 일일 것이다.

며칠 전 엄하연은 진준규가 공금을 유용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 조만간 진준규도 감옥에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심청아가 진준규에게서 받은 돈은 모두 회수될 테고 앞으로는 나도 없고 진준규도 없는 상황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 쉬운 길은 아닐 것이다.

심청하도 그 사실을 깨달은 듯 보였다.

이 순간 나의 차분한 태도에 그녀는 내가 정말로 자신을 포기했다는 걸 깨달은 듯 후회하는 표정을 지었다.

“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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