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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윤숙희는 기회를 틈타 조재민을 내 품에 안겨주며 말했다.

“이 아이는 자네가 키운 거나 다름없잖아. 청하 그년이 지독하게도 애를 버리고 가는 바람에 불쌍한 재민은 종일 울면서 아빠를 찾고 있다네.”

나는 품속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이제는 진재민이라고 불러야겠지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서 달래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아이는 눈에 띄게 말라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까웠다.

하지만 나도 호구가 아니었으니 그들의 아이를 돌봐줄 수는 없었다.

윤숙희는 내가 아이를 안은 걸 보자 급히 등을 돌려 떠나려 했다.

나와 심청하에 관련된 모든 일을 알고 있던 동업자 강도현은 상황을 보자마자 서둘러 윤숙희의 길을 막아섰다.

재민을 달랜 후 나는 그를 다시 윤숙희의 품에 돌려주며 차갑게 말했다.

“이 아이는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 내가 돌볼 이유가 없어요. 앞으로 제발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안 그러면 바로 경찰을 부를 겁니다. 그리고 청하에게도 말해 주세요.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키라고요.”

윤숙희가 나를 찾아온 것도 분명 심청하의 지시였을 것이다. 나와 강도현이 회사를 차린 일은 예전 친구들 사이에서는 비밀이 아니었으니 그녀는 내 소식을 쉽게 알아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윤숙희도 나를 이렇게 쉽게 찾아올 리가 없었다.

내가 이렇게 냉정하게 반응하자 윤숙희는 갑자기 본색을 드러내고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회사 직원들은 모두 남자였으니 그 누구도 미친년과 논쟁하려고 하지 않았다.

강도현은 경비를 불러 윤숙희를 억지로 끌어냈다.

그리고 그녀가 또 찾아오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도록 경비들에게 일러두었다.

1년 후, 나와 강도현의 회사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때 주목했던 프로젝트는 정말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짧은 시간 안에 우리의 자산은 급격히 상승했다.

한 번은 연회에서 나는 멀리서 엄하연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이미 사진 속에서 봤던 날씬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굽 높은 구두를 신고 깔끔한 정장을 입은 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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