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 한 덩이를 원하지 않았던가?" 하현이 물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주안은 대답을 하고 스테이크 칼을 집어 왼손 손바닥을 찔렀다.주안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하현이 자신을 용서해 주기를 바라며 땅바닥에 엎드려 자세를 유지했다.이 모습을 본 하현은 룸을 나가기 전에 천천히 일어나 주안의 머리를 토닥였다.이제부터 하현이 주안의 새로운 악몽이 되었기에, 하현이 떠난 뒤 주안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일어서며 하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레스토랑에서 걸어 나오자 하현은 그 자리에서 두 명의 경찰을 보았다."여보!" 은아는 하현을 향해 전력 질주하면서 소리쳤다."당신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은아는 이제 안심했다."당연히 무사하지!" 하현은 웃으며 대답했다."흥, 경찰에 신고한 아내에게 감사해야지, 안 그러면 상처 하나 없이 거기를 빠져나올 수 없었을 거야, 이 쓸모없는 쓰레기야!" 세리가 조롱했다.반면, 시훈은 하현이 무사히 나온 것을 보고 실망했다.그 순간, 세 사람 모두 경찰이 왔기 때문에 하현이 무사했다고 생각했다."여보, 경찰은 왜 부른 거야?" 하현은 무심코 물었다."여기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경찰관님들. 그냥 조그마한 오해일 뿐이에요." 하현은 경찰들에게 설명했다.그들은 하현의 말을 들은 다음 떠났다."하현 이 쓸모없는 쓰레기야, 당신은 아내를 지켜주지도 못 했어.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낫다, 이 개자식아!" 시훈은 끊임없이 하현을 비난했다."도망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남자에게 '쓸모없는’이라는 말을 듣는 건 좀 아이러니하지 않나?" 하현이 시훈을 차갑게 노려보며 쏘아붙였다."이 개자식…" 시훈은 하현이 자신이 VIP 룸에서 한 일을 가리킨 것을 알고 화가 나서 투덜거렸다. 시훈은 하현을 노려보고는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갑자기 은아의 핸드폰이 울렸다. 설 씨 어르신이 그녀에게 만나자고 했다."같이 가자, 아마 하엔의 투자 때문일 거야. 잘 해결됐다고 했지? 너무
"내가 하엔 그룹과 계약을 하긴 했지만, 당신은 이걸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투자금이 6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줄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설 씨들이 그다지 기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두 사람 모두 세리와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하엔 그룹에서 슬기는 노스랜드 레스토랑 사건을 다 처리하고 막 사무실을 떠나려던 참이었다.슬기는 겨울의 사무실을 지나치던 중, 겨울이 고급스러운 물건들이 담긴 큰 가방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보았다.슬기는 여자이기에 그 물건들에 꽤 관심이 있었다."어떤 부잣집 도련님이 당신에게 구애하려는 것 같군요, 김 부장님." 슬기는 웃으며 말했다."부잣집 도련님이라니요? 그냥 설민혁 씨에요. 그는 제가 SL 그룹의 투자를 승인하도록 애쓰고 있어요. 어쨌거나 대표님께서 이미 SL 그룹과의 계획을 세웠는데, 제가 누구라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인가요?" 겨울은 여전히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 이 비서님, 이 물건들을 설민혁 씨에게 돌려주게 같이 SL 빌라에 가주실 수 있나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요. 그렇지 않으면 제 핸드폰은 지난 며칠간 설민혁 씨로부터 걸려 온 전화들로 인해 폭발할 겁니다." 겨울이 물었다."그래요, 김 부장님이 설 씨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동안 저는 먼저 가서 뭐 좀 처리할게요. 오늘 밤 거기를 방문하도록 하죠." 슬기는 손목시계의 시간을 확인한 후 제안을 수락했다.슬기는 처음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대표님의 명령에 따르면 설 씨들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한편, 설 씨들은 SL 빌라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은아로부터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었고, 심지어 설 씨 어르신은 담배를 피우는데 손을 떨고 있었다.사실 모두 이미 종일 여기 있었고, 그들은 은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은아가 나중에 쇼핑하러 갈 줄 누가 알았겠나? 결국 설 씨 어르신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은
설씨 집안은 이 계약으로 인해 많은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기에, 설 씨 어르신의 얼굴에 명백히 드러났듯이, 그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은아야, 계약 조항이 어떻게 그렇게 급격하게 바뀌었어? 설마 네가 외부인이랑 같이 우리 집안을 모함하려고 계획한 것은 아니겠지?” 동수가 은아에게 물었다.동수의 질문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어 그의 주장을 믿기 시작했다. 그들이 은아를 의심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자신의 모든 노력이 인정되지 않았고, 더 나아가 가족을 모함했다는 비난을 받아서 은아는 화가 났다.퍽!은아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수박 껍질 한 조각이 허공을 날아 동수의 얼굴에 떨어졌다."으악! 퉤!" 동수는 결벽증이 있어서 그는 혐오감에 침을 뱉었다."뭐 하는 짓이에요? 이 쓸모없는 쓰레기가!" 민혁은 아버지가 수박 껍질 조각에 맞은 것을 보고 하현에게 소리쳤다."나는 그냥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어." 하현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하현이 자기 아버지를 모욕하자 민혁은 더 이상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근처의 재떨이를 잡아 하현을 때리려고 했다.퍽!"제기랄!" 하현이 재떨이를 낚아채 민혁의 이마를 세게 내리치자, 민혁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이 개자식! 죽여버릴 거야!" 민혁이 잠자코 있는다면 그건 아버지와 아들 모두에게 모욕이 될 것이기에 민혁은 소리쳤다."그만해!" 설 씨 어르신이 둘을 말렸다."하현, 해명하지 않으면 은아조차 오늘 널 구해주지 못할 거야." 어르신이 차가운 시선으로 위협했다.은아는 설씨 집안의 우두머리인 설 씨 어르신 앞에서 소동을 일으킨 하현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은아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녀는 동수와 민혁이 굴욕을 당할 만하다는 데 동의했다.하현은 변명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수박 한 조각을 또 집어 들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을 뿐이에요. 누군가의 말이 쓰레기통처럼 악취가 나는 건 제 잘못이 아니죠." 하현은 차분하게 대답했다."이 쪼끄만 게…" 동수는 얼굴을 닦으면서 하현을 노려보며 투덜거렸다. 동수는 몹시 기분이 상해서 몸을 떨었다."그럼 저는요? 문제를 일으킨 건 당신 아들인데, 제 아내가 해결했어요. 은아의 노력을 무시하고 은아가 받아야 할 감사 인사는 온데간데없는데, 당신들은 심지어 뻔뻔스럽게도 은아가 집안을 모함했다고 비난했어요. 참 아이러니하죠? 좋아요, 그럼 당신 아들이 처리하라고 해요!" 하현은 반항적으로 동수에게 대답했다."하현, 너는 그저 데릴사위일 뿐이야. 네가 누군데 우리 가족 모임에서 말을 해?""그리고 설 씨로서, 은아는 우리 집안을 위해 일해야 해…" 동수는 하현에게 소리쳤다."당신의 소중한 아들이 모든 영광을 차지하게 만들고요?" 하현이 끼어들었다."만약 민혁이가 가서 또 그 직원들을 희롱하고 우리를 파산하게 만든다면요? 그것도 걱정해야 하지 않나요?” 하현이 물었다.그 시각, 사람들은 본인들이 생각하는 민혁이면 또 이런 일을 벌일 것 같아 다소 걱정을 했다.만약 설씨 집안이 파산한다면, 그들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 것이기에 그들은 겁을 먹었다."어르신, 하현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민혁이가 일을 망치게 놔둘 수 없습니다.""맞아요. 민혁이는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었고, 적어도 은아는 우리에게 사업 계약을 가져다주었어요.""중요한 것은 우리가 투자금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약간의 수익을 잃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맞아요. 계약을 성사시킨 은아에게 감사해요!"불과 몇 분 만에 사람들의 의견은 뒤바뀌어, 그들은 민혁에게 등을 돌렸
"그 일에 관해서는…" 은아는 그 요구사항에 그다지 자신 없었다. 그녀는 본의 아니게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그냥 내 요구를 받아들여." 설 씨 어르신은 은아가 하엔 그룹 최고 경영진의 누군가와 연줄이 있다고 생각해 웃었다. 적어도 은아가 그런 어려운 일을 해내는 것을 보고 어르신이 생각한 게 바로 그거였다."알겠어요, 할아버지. 약속할게요…""안 돼!" 은아가 막 받아들이려 할 때 하현이 끼어들었다."당신은 대체 왜 그래요! 당신이 뭔데 거절해요?" 민혁은 하현의 무모한 행동이 두려워지기 시작하자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하현, 나는 은아를 존중하기 때문에 아까 너의 무례한 행동들을 무시했어. 너는 네가 이 집에서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하현이 여러 차례 소란을 피운 뒤, 설 씨 어르신은 신경이 곤두서서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위협했다."전에 은아가 계약을 성사시키면 사장 자리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지만, 지금 어르신은 그저 새로운 조건들을 만들면서 거의 불가능한 일들을 하게 하고 계십니다. 어르신은 그저 제 아내를 나쁘게 보이게 하시려는 것 같아요.” 하현은 차가운 어조로 대답했다."내가 네 아내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 한다고?" 설 씨 어르신은 일어서서 하현을 가리키고 화를 내며 물었다.'이 데릴사위가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는 건가? 자기가 누구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우리가 은아를 유혹하려 하지만 않았다면 이놈은 여기 서 있지도 않았을 거야. 설 씨들의 개조차도 저놈보다 더 존중 받을 만해.'주변에 있던 다른 설 씨들은 하현의 말에 깜짝 놀라 모두 하현을 미친 사람 보듯이 쳐다보았다."하현, 그만해, 이만하면 됐어.""할아버지, 제가 하엔과 협상해보겠지만 성공적일 거라고 장담할 수 없어요.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들이 그 제안을 철회하는 겁니다. 그 상황을 대비하기를 바라요."은아는 하현을 제지하고 설 씨 어르신에게 말했다.설 씨 어르신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잠시 말문이 막혔다.
"민혁이는 우리 집안의 진정한 희망입니다!""오늘 아침에 갔다 온 '누군가'가 없어도, 결국 하엔이 우리에게 연락할 것이었네요.사람들은 다시 입장을 바꾸어 이번에는 은아에게 등을 돌렸다."민혁아, 확실해?" 설 씨 어르신이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물론이죠!" 민혁은 겨울에게 전화를 걸고 스피커를 켜면서 대답했다."안녕하세요, 설민혁 씨." 겨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안녕하세요, 겨울 씨, 오늘 저녁에 방문하신다는 것을 이미 설 씨 어르신에게 알려드렸는데, 혹시 언제쯤 도착하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민혁은 픽 웃으며 대답했다."일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어요, 저는 그냥 설민혁 씨에게 물건을 좀 건네주려고 가는 거예요." 겨울이 대답했다."영광이에요. 태워다 드릴까요?" 민혁이 제안했다."괜찮아요, 제 차가 있으니, 저녁 7시쯤 도착할 것 같아요." 겨울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민혁은 전화를 끊기 전에 뿌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물건? 무슨 물건? 계약서인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민혁아, 며칠 전에 김 부장이 너한테 꺼지라고 말했던 걸 기억하는데, 어떻게…" 설 씨 어르신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할아버지, 모든 여자가 원하는 건 재산이라는 걸 알고 계시지 않나요? 저는 이미 지난 며칠 동안 겨울 씨에게 몇 억 원 상당의 선물을 보냈는데, 벌써 저에게 반했을 거예요! 할아버지, 모든 일이 끝난 후에 제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민혁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우리에게 수익을 가져다준 다음, 원한다면 사장 자리도 얻을 수 있어." 설 씨 어르신이 제안했다."할아버지, 불공평해요!" 은아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해서 항의를 해봤지만, 결국 모든 영광과 공적은 민혁에게 돌아갔다."공평? 은아 누나, 누나만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니에요. 내가 하엔 그룹 부장님을 우리 집에 방문하게끔 만드는 동안, 누나는 거의 쓸
“할아버지…” 설은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설 씨 어르신을 쳐다보았다.설 씨 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 “은아야, 오늘 일은 네가 억울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네가 가져온 이 계약서는 우리 설씨 집안에 이득이 안 돼… 물론, 너의 공도 잊지 않을게. 이렇게 하자, 일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수익이 생길 텐데 그때 네 몫을 더 쳐줄게.”사장직에 관해서, 설 씨 어르신은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고 새까맣게 잊어버렸다.어르신은 애초에 손녀들을 높게 사지 않았다. 그는 여자들이 돈만 잔뜩 드는 물건이라고 생각했고, 머저리 같은 은아의 처가살이 남편은 말할 것도 없었다.전에 은아를 높게 산 이유는 온전히 그녀가 하엔 그룹의 계약을 따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민혁이 더 일을 잘하니, 은아는 자연스럽게 어르신에게 버려졌다.은아는 침묵을 지키며 앉았다. 어르신은 한 번 내뱉은 말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기에, 지금 같은 순간에 그와 말다툼하는 건 미움만 살 뿐이었다. 은아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지만 기분이 안 좋았다.옆에 있던 하현은 손을 내밀어 은아의 오른손을 잡았고,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설민혁 같은 애가 계약을 따낼 거라고 믿어?”하현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그의 말을 들었다. 이 순간, 모두가 하현을 바라보았다.민혁은 화를 내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진정하고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거기 머저리, 나랑 내기하지 않을래요? 만약 내가 이 계약을 따낸다면, 당신이랑 당신 와이프는 우리 설씨 집안에서 꺼지고 다시는 이 집안에 한 발짝도 발을 들이지 말아요.”“하현!” 곁에 있던 은아는 애써 말리려 했다.“좋아!” 하현은 민혁을 바라보기도 귀찮았다. “하지만, 만약에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면 어떡할 거야? 설씨 집안에서 나갈 거야? 네가 나중에 남의 집안 데릴사위가 되고 싶다고 해도 모두 거절할까 봐 걱정이다!”“당신!” 민혁은 손가락으로 하현을 가리켰다. “두고
이 시각, 빌라 밖에서 설 씨 어르신은 손을 들어 손목에 찬 시계를 힐끗 보았다. 시간이 다 되어가자, 어르신은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그리고 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명심해, 오늘 밤은 우리 설씨 집안에게 매우 중요해. 우리 집안이 서울의 일류 가문이 될 수 있는지도 오늘 밤에 달렸어.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조심히 모셔, 알았어?”“네!” 설 씨들은 웃으며 입을 모았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겨울은 금광과도 같아서, 당연히 그녀를 잘 모셔야 했다.이때, 민혁이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사실 저에게 미숙한 의견 하나가 더 있어요.”“그래, 착한 우리 손자, 어떤 좋은 방법이 있는지 어서 얘기해 보렴.” 설 씨 어르신은 안색이 밝아져 말했다.이전에 민혁의 행동에 어르신은 조금 실망했지만, 오늘 오후 그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했다.더 중요한 것은, 손주들 중에서 어르신은 애초에 민혁을 제일 눈여겨보았다.설 씨 어르신의 태도에 민혁은 의기양양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씩 웃더니 느긋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저에게 아직 여자친구가 없어요. 겨울 씨가 저와 약혼하도록 다리를 놓아주셔서 두 집안이 하나로 뭉치게 되면, 이 협력은 당연한 게 되지 않을까요? 그런 다음, 투자금을 500억 원, 심지어 900억, 1000억 원까지 늘리는 것도 꼭 불가능한 일이 아니지 않을까요?”“결혼?!” 설 씨 어르신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하지만 그 사람은 하씨 집안 사람이 아니야. 결혼하는 게 의미가 있겠니?”민혁은 다시 한번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그 사람이 하씨 집안 사람이라면 우리 설씨 집안에 시집올 것 같으세요? 이 김겨울이라는 여자를 제가 조사해봤는데, 업무 실적은 뛰어나지만 그냥 일반적인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그렇지만 일반적인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 같은 명문 가문에 시집올 수 있다는데 동의를 안 하겠나요?”“그리고 우리 집안에 시집와서 저희가 충분한 투자금을 받고 나면 이혼하는 것
나천우는 주광록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장난스럽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형님, 사양하지 마세요.”“하현, 이 형님 좀 봐줘!”“이 형님이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그래!”주광록은 어쩔 수 없이 나천우의 체면을 생각해 몸을 곧게 펴며 말했다.“알았어. 자, 그럼 하 대사 좀 봐 보세요!”방금 두 사람이 악수를 했을 때 하현은 주광록의 몸에 죽음의 기운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죽음의 기운이 무엇을 뜻하는가?간단히 말해서 사람의 운이 극도로 떨어졌다는 것이다.겉으로 보기에 그의 몸은 여전히 건강한 듯했지만 사람 전체에 생기가 뚝 떨어진 것이다.죽음의 기운은 보통 임종을 앞둔 노인에게만 나타난다.하지만 오래 살지 못할 운명의 사람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염라대왕이 데려가겠다고 마음먹으면 누가 거역할 수 있겠는가?바로 이런 불길한 기운이 죽음의 기운인 것이다.하현이 자세히 주광록의 얼굴을 보니 역시나 온몸이 죽음의 기운으로 뒤덮여 있었다.만약 그가 관직에 몸담고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미 열흘이나 보름 전에 죽었을 것이다.관운이 그를 그나마 비호해 주었기 때문이다.다만 관운이 그를 지켜주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죽음의 기운이 퍼지면 결국 주광록은 목숨을 잃을 것이다.한참을 주광록에게 시선을 깊숙이 고정했던 하현은 그의 손에 차량 열쇠가 들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아마도 아우디 A8인 것 같았다.하현의 눈에는 바로 이 열쇠가 불길한 기운의 집합체로 보였다.지금 이 순간도 죽음의 기운이 계속 퍼져 주광록의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하현은 잠시 눈초리를 가늘게 뽑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주 부장님,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제가 보기엔 부장님은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아마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합니다.”“게다가 이 불길한 기운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잦은 사고가 발생했거나 심각한 병이 덮쳤을 겁니다.”“
나천우의 말을 들은 주광록은 다 이해한다는 듯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어르신도 참 강경한 스타일이시지.”“예전에는 나한테도 방법을 좀 생각해 봐 달라고 하셨었지. 아는 명의들 좀 소개해 달라고.”“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당신이 아는 사람들이었어.”분명 주광록은 은둔가 나 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것 같았다.그렇지 않았더라면 나천우의 아버지가 그에게 그런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임단은 주광록에게 손수 차를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많이 애써 주신 거 다 알아요.”주광록은 자리에 앉은 뒤 나천우 부부를 조심스럽게 쳐다보며 싱긋 웃었다.“그런데 두 분이 이렇게 느긋하게 차도 마시러 나올 기분이 되었다니, 아마 문제가 해결된 모양이지?”“하하하! 확실히 해결되긴 했죠!””안 그랬으면 주 부장님의 혜안이 밝았다고 할 수 없죠, 안 그래요?”“그리고 이 모든 게 다 하 대사 덕분입니다.”“주 부장님, 제가 소개해 드리죠.”“이분은 저와 형제나 다름없고 저의 귀인이자 뛰어난 풍수지리사, 하현입니다!”“또한 우리 부부의 오랜 골치거리였던 아픈 문제를 해결해 주었습니다.”나천우는 하현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하현, 이분은 금정 관청 주택건설부 부장님이신 주광록, 내 형님이나 마찬가지야.”“앞으로 금정개발에 무슨 어려움이 있거나 누군가 집복당을 괴롭히는 일이 있다면.”“언제든지 주 부장님한테 전화해. 그러면 그가 모든 걸 책임지고 해결해 줄 거야! 장담해!”하현은 나천우가 자신을 위해 금정의 인맥을 소개해 준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다지 탐탁지는 않았지만 오른손을 내밀며 미소를 지었다.“주 부장님, 안녕하세요.”주광록도 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말했다.두 사람의 손바닥이 닿은 순간 하현의 안색이 살짝 일그러졌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뜨고 주광록을 바라보았다.죽음의 기운?한창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주광록의 몸에서 죽음의
하현의 말에 임단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원래 이 일을 몰래 진행하려고 했었다.그런데 하현의 조언을 듣고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몰래 땅을 취하려고 하면 상대는 이 땅에 뭔가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 훼방을 놓으려 할지도 모른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정개발이 이여웅과 경쟁하기 위해 완전히 악수를 두는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손가락질하며 정신 나갔다고 생각할 것이다.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최소한의 대가로 이 쓰레기 매립장을 차지할 수 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하면 사람들의 충분한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금정 화원 유적지를 찾는 순간 이 프로젝트는 홍보도 없이 단숨에 유명해질 수 있다.임단의 눈에 감격에 겨운 빛이 가득 흘러넘쳤다.그녀는 하현이 크게 화를 낼 줄 알았다.그런데 그는 진작부터 그녀를 도울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임단으로서는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양측 사이에 일어난 약간의 오해가 풀렸을 즈음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웅웅웅!”식사가 반쯤 이루어졌을 때 나천우의 핸드폰이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잠시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받은 뒤 빠르게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하현, 잠시 후에 아주 중요한 인물이 올 거야.”“당신이 이래저래 사람을 만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하지만 이 사람은 알고 있으면 당신의 풍수관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만약 그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앞으로 당신은 금정에서 훨씬 운신의 폭이 커질 거야.”하현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나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은둔가의 나 씨 가문 나천우가 이렇게 진지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상당한 신분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누군데?”나천우는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야.”약 30분이 지나자 노크 소리가 들렸고 임단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나천우, 아, 제수씨도 계셨네요? 이제 두 분의 사업이 크게
”무덤에 가서 단련을 해요?”노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대사님, 저는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기껏해야 옆에 있는 공원에 가는 거예요. 무덤에 가지 않습니다!”“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가장 꺼리는 거예요!”노인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무덤에 가 본 적이 없는 그가 왜?하현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그럼 길에서 현금을 주운 적이 있습니까? 그 안에 조심스럽게 접힌 종이가 있어서 혹시 그 종이를 들고 장수를 빌어 달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하현은 노인을 자세히 응시했지만 음기는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어딘가에서 음기에 접했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니 돌아가셔서 계속 조심하세요. 어르신의 체질로 봤을 때 해가 뜨기 전에는 외출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하현의 말을 들은 노인 부부는 삼만 원을 남기고 떠났다.하현은 의아한 듯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가 아직 남아 있는 손님들의 문제를 해결했다.다행히 이 손님들은 기본적인 택일에 관한 문제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도 않았다.거의 정오가 다 되었을 무렵 하현은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금정 남쪽 편에 있는 금공관으로 갔다.두 사람이 예약한 방에 막 도착하자마자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나천우와 임단이 일어섰다.임단은 직접 하현에게 차를 따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어제 당신이 금정개발을 위해 방법을 강구해 주었는데 내가 별로 반응을 보여주지 못했어!”“게다가 당신이 써 준 종이에 물까지 묻혀 망가뜨리다니!”“다 내 잘못이야.”나천우도 미안한 얼굴로 말을 덧붙였다.“당신이 한 말이 자꾸 떠올랐어. 젊은 나이에 풍수지리술을 이해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해.”“금정의 지맥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지금까지 금정의 그 수많은 대사들은 좋은 물건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결국 당신이 발견했어!”“당신한테 정말
”다만...”화성봉은 종이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 지맥도에서 가장 중요한 곳에 물이 묻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이곳은 공중 정원의 유적지가 있었던 곳입니다.”“그런데 이곳의 좌표가 없으면 우리는 그 지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금정 화원의 진위 여부를 세상에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안타까워하는 화성봉의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임원들의 시선이 갑자기 임단에게 쏠렸다.은연중에 그들의 얼굴에는 불만의 기색이 슬몃슬몃 떠올랐다.“우선, 내가 전화해서 하현에게 물어보겠습니다...”임단은 곤혹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다음 날 아침.일찍부터 집복당에서 인테리어를 지켜보던 하현은 나천우와 임단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그들은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며 점심을 함께 하자고 하현에게 청했다.하현은 금정개발에 관련한 일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거절하지 않았다.서둘러 황보정에게 자신의 일들을 맡긴 뒤 그는 떠날 채비를 했다.그러나 하현이 문을 나서기도 전에 장용호가 당황한 얼굴로 걸어 들어왔다.“대사님, 큰일 났습니다. 누가 쓰러졌어요.”“우리 집복당 앞에서 사람이 쓰러졌어요.”“그는 최근 며칠 동안 밤마다 유령을 보고 잠을 이루지 못해서 견디다 못해 이곳으로 왔다고 했어요.”“줄을 서라고 했더니 결국 기절해서 입에 거품까지 물었어요...”장용호는 은근히 다행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가 손을 쓰는 도중에 쓰러지기라도 했다면 자신에게 오명이 씌였을 터였기 때문이다.하현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서둘러 로비로 다시 들어갔다.로비에는 예닐곱 명의 손님들이 회색 가운을 입은 노인을 둘러싸고 있었다.노인은 완전히 기절한 채 가끔 경련을 일으키며 입가에 흰 거품을 물고 있었다.그의 옆에는 아내로 보이는 사람이 통곡을 하고 있었다.“안 죽는다고 버티더니 결국 이렇게 되었잖아요?”“진작에 집복당에 가자고 했건만 괜찮다고 그렇게 버티더니 이게 뭐예요? 시간만 끌었잖아요
전율이 온몸을 휘감아 몰고 간 뒤 화성봉은 벌벌 떨며 말했다.“임 사장님, 이거 누가 그려준 거죠?”“이 그림을 그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보통 대단한 분이 아닙니다.”“혜안이 아주 깊은 분이 틀림없습니다.”“이분은 수십 년 동안 아무도 찾지 못했던 금정의 지맥을 간단하게 그려낸 분입니다.”“게다가 공중 정원이 있는 곳도 정확히 지목했어요!”“이 땅을 점령하고 그 증거만 찾을 수 있다면!”“우리 금정개발은 단연코 이 업계를 휩쓸 것입니다!”“임 사장님, 이분이 누군지 말해 주십시오! 그를 좀 만나야겠습니다!”“그를 만날 수만 있다면 평생 무료로 그분 밑에서 일을 할 겁니다.”지금 이 순간 화성봉은 대가의 풍모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마치 어린아이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상기된 그의 얼굴과 감격에 겨운 그의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금정개발의 고위 임원들은 하나같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멍해졌다.다들 어리둥절한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임단이 아무렇게나 꺼낸 종이에 그렇게 대단한 정보가 들었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금정의 지맥?만약 이것이 금정 부동산 업계에 알려진다면 모두가 미쳐 날뛸 것이다.여기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에 대해 정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대하는 예로부터 풍수를 중시해 왔다.명당자리에서 계속 살면 당연히 건강하고 인재가 끊이지 않아 집안이 번창한다고 믿었다!부동산 개발 회사가 이런 곳에 주택을 개발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성공이 없었다.그런 주택을 개발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금정의 지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그래야 명당자리를 제대로 보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금정땅의 지맥이 그려진 종이가 지금 임단의 손에 있었다.방금 전까지 금정개발은 거의 막다른 골목까지 몰렸는데 한순간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이제는 창창한 앞날이 펼쳐진 성공적인 미래가 눈에 그려졌다.이 안에
확신에 찬 화성봉의 말을 듣고 임단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금정개발이 파산하지 않고 번창할 수만 있다면 금정개발을 하현에게 넘겨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았다.그리고 나천우도 이 일로 인해 상류사회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아마도 후방에서 뛰어난 책략을 펼쳐 큰 성과를 이룬 전형적인 사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임단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이여웅 그놈이 이 일로 득의양양해할 것을 생각하니 이 또한 달갑지 않았다.그놈은 어릴 때부터 임단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언젠간 임단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다녔다.만약 몰아치는 그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인다면 그놈은 더더욱 기고만장해질지도 모른다.아니면 소남 임 씨 가문을 직접 앞세워 이여웅을 직접 짓밟아 버릴까?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사소한 일에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임 씨 가문이 나서서 이여웅을 제압한다면 가문 쪽에서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않을까?은둔가 나 씨 가문을 이용하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포기한 방법이었다.은둔가가 은둔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쉽게 말하자면 은둔가는 모든 일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을 좋아한다.이렇게 직접 앞에 나서서 싸우는 일은 은둔가의 스타일이 전혀 아니었다.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자 임단은 자신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졌다.정말 이대로 이여웅 그 개자식의 오만한 얼굴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생각들 때문에 그녀는 점점 더 심난해져서 찻잔을 들어 단숨에 차를 들이켰지만 그만 찻물을 옷에 살짝 흘리고 말았다.순간 정신을 다잡은 임단은 주머니에서 아무렇게나 종이 한 장을 꺼내 흘린 찻물을 닦았다.“잠깐만요.”그때 가만히 있던 화성봉이 갑자기 큰소리로 말했다.“임 사장님, 움직이지 마세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얼른 임단의 앞으로 달려가 그녀가 들고 있던 종이를 뚫어져라 응시했다.그는 방금 어렴풋이 명당자리를
임단에게 있어 금정개발은 그리 큰 존재는 아니었지만 문제는 자신의 실패로 인해 나천우가 상류사회에서 두고두고 입방아에 올려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사업체를 향한 이여웅의 악의적인 공격을 막아야 했다.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임단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심장이 살짝 오그라 붙었다.그들은 나서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다.임단은 약간 실망한 듯 십여 명의 임원들을 쳐다보았다.평소에 높은 연봉과 보너스를 받으며 지내다가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입을 닫아 버린 것이다.정말 이렇게 쓸모없는 사람들일 줄은 몰랐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임단의 시선은 회사에서 새로 고용한 고문 풍수지리사 화성봉에게로 향했다.화성봉은 금정에서 명성이 매우 높았고 장천준과 황보동에 견줄 만한 풍수지리사였다.그는 자신의 이런 높은 지위로 일 년에 몇 번씩만 고위 관직들의 풍수를 봐주고도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 수 있었다.그가 금정개발의 수석 풍수지리사가 된 이유는 전임 수석 풍수지리사가 퇴직한 이후 아무도 대신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다가 은둔가 나 씨 가문의 많은 인맥을 동원해 겨우 화성봉을 데려온 것이다.이런 까닭으로 그는 비록 금정개발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위만은 상당히 높았다.임단은 공손한 얼굴로 화성봉을 바라보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화 대사님, 방법이 없을까요?”“임 사장님, 제가 돕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방법이 없습니다...”“금정에서 시장에 나온 핵심 요지는 모두 진화개발이 가격을 올려놓았습니다.”“정말로 진퇴양난입니다.”“대체 부지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렵게 되었군요.”“요 며칠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침반만 들고 금정을 몇 바퀴나 걸었습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땅을 찾지 못했습니다.”말을 마치며 화성봉은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실제로도 그는 적잖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현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쓰레기 매립장에 손가락을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여기.”“이 땅을 차지하기만 한다면 우리 금정개발은 앞으로 분명히 번창해서 금정 부동산 업계를 싹쓸이하게 될 거야.”하현이 이곳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나천우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하현이 풍수 관상에 대해서는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땅을 보는 눈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여긴 것이다.이 땅은 이미 많은 풍수 대가들이 가 봤지만 쓰레기 매립지였기 때문에 풍수가 완전히 뒤틀리고 망가진 곳이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하현이 대충 위치만 보고 이곳을 개발한다면 분명 금정 부동산 업계의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하지만 하현이 자신들에게 베푼 은혜가 깊기 때문에 나천우도 털어놓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그렇게 하면 하현의 체면을 구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그래서 나천우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완곡하게 돌려 말했다.“금정 부동산 업계를 싹쓸이하게 될 거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하현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개발하는 주택 외에는 다른 어떤 집도 팔리지 않을 거라는 거야!”“다른 어떤 집도 팔리지 않는다고?”이 말을 듣고 나천우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하현이 아무리 기고만장하다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땅을 선정할 수 있는가?금정 부동산 업계를 휩쓸려면 쓰레기 매립장 부지 하나로 될 수 있겠는가?“금정 부동산 업계를 싹쓸이하겠다니?! 하현, 야망이 너무 큰 것 같은데...”임단도 나천우와 마찬가지로 살짝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어이가 없는 듯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남편과 마찬가지로 하현이 너무 허무맹랑한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아무리 뛰어난 해외 개발업자가 지은 주택이라도 금정 부동산 업계를 휩쓸지는 못할 것이다.하현의 말은 너무도 순진하게 들렸다.순간 그녀는 하현에게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그녀가 이번에 하현을 찾아온 것은 그가 은둔가 형 씨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