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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그럼 잠깐 당신이랑 놀아줄 테니 내 아내랑 친구들은 놓아주는 게 어때, 그럴 배짱이 있긴 있어?" 하현이 제안했다.

"좋아." 주안은 자신이 하현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너무 많은 사람이 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당신이 자초한 일이에요, 하현 씨. 더 이상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세리는 은아를 룸에서 끌어내면서 소리쳤다.

시훈도 주안이 마음을 바꿀까 봐 그녀들을 따라가 재빨리 문을 닫았다.

은아가 충격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녀는 세리랑 시훈과 함께 레스토랑 밖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안 돼! 난 하현한테 갈 거야!" 은아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아는 그런 상황에서 소위 쓸모없는 남편이 자기 대신 나설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은아야, 제정신이야? 거기로 돌아가면 다시 나오지 못할 거야!" 세리가 얼른 말을 끊었다.

"하지만…"

"시훈아, 너 아는 사람 많지? 제발 좀 도와줘." 은아가 불안함에 떨며 부탁했다.

"은아야, 내가 돕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 상황을 봤잖아. 주안 님을 때린 건 네 남편이야. 너희 둘을 데리고 나오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 시훈은 자신이 은아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현이 맞아 죽기를 남몰래 바라며 대답했다.

VIP 룸의 분위기는 매우 살벌했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 있어요?" 주안의 부하가 하현을 겁주려고 물었다.

"그럴 배짱이 있기는 하고?" 하현은 대답하고 주안에게 명함을 던졌다.

"망할 명함? 누가 네 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주안은 조롱했다.

"명함? 명함 하나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보면 이 자식은 미친놈이군요.” 주안의 부하는 빈정거리는 말투로 계속 조롱했다.

"정말 안 볼 거야?" 하현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주안이 명함에 눈을 돌리자, 그는 즉시 충격을 받았다.

"하엔 그룹 대표…" 주안은 그 글자들을 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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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야.”하현은 설은아가 갑자기 간민효를 언급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엄도훈이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우리 쪽이 계약할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본 거야.”“그래서 회사 법무팀에 직접 물어보라고 연락한 거야.”하현의 설명을 들은 설은아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아, 갑자기 생각났어. 엄도훈이 당신한테 이러는 걸 보니 간민효가 당신한테 엄청 많은 도움을 줬었나 봐, 그렇지?”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조그만 일에 간민효를 들먹일 필요는 없어.”설은아는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만약 무성이나, 혹은 남원이나, 대구였다면 그녀도 그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그러나 금정은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곳이었다.다른 곳과 비교할 곳이 아니었다.금정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하현이 이런 말을 하니 설은아는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억지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하현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분명 금정에도 그의 포석을 두었음이 틀림없다.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인정하기 싫은 질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이런 생각에 사로잡히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슬기를 떠올렸고 왕주아를 떠올렸고, 동리아를 떠올렸다.그녀의 마음은 더욱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청거렸다.질투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그들의 차는 그렇게 달리고 달려 으리으리한 소항 회관에 다다랐다.화려한 불빛이 눈앞에 일렁거렸고 많은 차들이 오갔다.곳곳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퍼졌고 많은 미남미녀들이 드나들었다.차가 멈춘 후 하현은 설은아를 따라 걸어 나왔고 곧이어 마세라티가 멈추어 서는 것이 보였다.빼어난 몸매에 세련된 메이크업을 한 두 여자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두 여자는 설은아가 금정에서 안 지 얼마 안 된 비즈니스 파트너였다.한 사람은 진서기이고 다른 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126장

    ”그래, 맞아! 아들이 하는 말에 무슨 토를 달아?”최희정은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이 한 말을 완전히 뒤집을 모양이었는지 싸늘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자네, 그렇게 능력이 많아?”“그렇게 은아랑 재결합하고 싶어?”“그럼, 좋아!”“자네가 우리 은아를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으로 만들면!”“나도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게!”“둘이 같이 살고 싶으면 살아도 돼. 그건 내가 허락해 줄 수 있어.”하현은 최희정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나이에 비해 여전히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최희정이 표독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이렇게 계속하다간 양측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질 거란 걸 잘 알았다.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설은아의 모습을 보던 하현이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대구 정 씨 가문 수장이요? 문제없죠!”“설은아를 그 자리에 올려놓겠습니다!”“그래! 알았네! 자네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두고 보겠어!”최희정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며 하현이 식탁에 않는 걸 더는 막지 않았다.식사 자리는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어색하고 불편한 식사를 마친 뒤 이영산 부부가 떠나자 하현은 방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그때 발코니에 있는 설은아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설은아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오늘 저녁 소항 회관에서 모임이라고?”“그래, 꼭 시간 내서 갈게.”“그런데 내가 말씀드린 그 일은 가닥이 좀 잡혔어?”하현은 이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후 내내 휴식을 취한 설은아는 저녁 6시가 되자 단장을 하고 차를 몰고 어딘가로 떠나려고 했다.차에 시동이 걸리자마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하현이 불쑥 조수석 문을 열고 히죽히죽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여보, 어디 가게?”설은아는 원래 하현을 소항 회관에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지만 하현이 조수석에 올라타는 걸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오늘 저녁 중요한 비즈니스 모임이 있어. 친구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125장

    ”그래요?”하현은 최희정에게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우리 처남, 어서 밥이나 먹어!”이영산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아예 하현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겠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최희정은 하현이 자신의 양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음 같아서는 하현을 향해 뺨이라도 한 대 갈기고 싶었다.그러나 문제는 하현이 내놓은 수표와 계약서가 모두 사실이어서 그녀로서도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가짜 처남! 당신은 신분도 가짜라서 한 마디 못하고 있는 거지?”“남자가 되어서 남아일언중천금이란 말도 몰라? 본인이 한 말도 수습하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당신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나 같은 사람보다 훨씬 못한 거 아냐?”하현이 이영산의 체면을 사정없이 깎아내렸다.그는 자신의 아내를 무시했던 이영산을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지금 간이 너무 싱거워? 그렇다면 내가 좀 더 끓어줄까? 그러면 당신의 입맛에 맞게 될 텐데. 어때?”“자네, 그만해!”이때 최희정이 테이블을 세차게 내리치며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아주 기고만장하군!”“오백억 돌려받고 계약 한 건 따낸 것뿐이잖아?”“뭐가 그렇게 기고만장할 게 있어?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고?”“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자네더러 능력 있다고 추켜세울 줄 알았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어쨌든 장모님이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래서 난 돈을 받아왔구요.”“그러면 이제 저는 설은아와 재혼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호적등본은 어딨죠?”“제가 가져가도 되는 거죠?”하현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눈앞의 하현이 못마땅해 죽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절대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허락하지 않으면 하현의 비아냥에 더욱 설 곳이 없어져 도저히 끝까지 버틸 수가 없었다.“설은아, 장모님이 별로 이의가 없으신 것 같으니

  • 재벌 사위면 될까?   4124장

    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그릇을 꺼내 대문 앞에 세차게 던졌다.이어 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사죄해!”“저기 가서 무릎을 꿇으란 말이야!”딸과의 재결합을 허락받기 위해 온 남자라면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을 것이다.그런데 엄도훈한테서 오백억을 받아왔다고?허튼소리도 정도껏이지!이를 본 설유아는 급기야 울상이 되어 말했다.“형부, 그냥 지금 엄마한테 사과하세요. 대단한 일도 아니잖아요...”“수표도 계약서도 진짜입니다.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이라구요!”하현은 설은아가 건네주는 물컵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그런데 제가 무슨 죄를 인정해야 합니까?”“허허! 하현! 쓴맛을 봐야 피눈물을 흘리며 단념할 모양이군!”하현이 완강한 자세를 보이자 이영산은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저따위 가짜 계약서와 수표는 인터넷에 뒤져보면 얼마든지 위조할 수 있어! 당신 같은 사람이 이걸 모른다고?”“만약에 저것이 가짜로 판명된다면!”“당장 이 집에서 나가! 절대 돌아올 생각하지 마!”설은아를 포함해 설 씨 집안의 모든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이영산은 하현이 철저히 없어져 주길 간절히 바랐다.하현이 끼어들어서 그의 수많은 계획들이 틀어졌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으로 관련 사이트를 열어 계약서 번호를 입력해 조회하기 시작했다.최희정은 하현이 하루아침에 오백억이라는 거금을 받아왔다는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고 계속 짜증스러운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조회는 왜 해 보는 거야?”“거두절미하고 당장 무릎 꿇어! 무릎 꿇기 싫으면 당장 꺼지라고!”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경호원 몇 명을 부르려고 핸드폰을 들었다.“어?!”순간 이영산은 온몸에 전율이 올랐다.“이럴 리가 없는데? 이, 이게 어떻게 진짜일 수가 있어?”“믿을 수 없어!”당황한 이영산의 목소리에 최희정은 어리둥절해하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그러고 나서 이영산의 핸드폰을 잡아채듯 가져와 계약서와 대조해

  • 재벌 사위면 될까?   4123장

    ”탁!”“신사 상인 연합회가 SL그룹에서 빌려 간 돈 오백억이에요!”“탁!”“신사 상인 연합회와의 향후 5년 치 계약서입니다!”“탁!”“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이 선불한 첫해 선입금입니다!”“선입금은 되돌려 줄 필요없이 계약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습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최희정을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 오묘한 미소를 떠올렸다.“설 씨 집안을 대신해 오백억을 돌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5년 치 계약도 성사시켰고 선입금까지 받았어요.”“선입금까지 호주머니에 찔러줬으니 이젠 두 사람, 그 입 다물 수 있겠죠?”하현은 그릇을 집어 들고 이영산의 면전에서 ‘퍽’하고 깨뜨렸다.“가짜 처남! 이제 먹어도 돼. 국물도 먹어가면서 먹어. 체하지 않게.”“뭐?”하현의 말을 듣고 모두들 그가 방금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물건들을 보았다.설 씨 가족은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고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려 더욱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하현은 빚을 돌려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계약서에 선입금까지 받아왔기 때문이다.이것은 결코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말도 안 돼! 이건 절대 불가능해!”이영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장 먼저 벌떡 일어섰다.“신사 상인 연합회가 어떤 곳이야? 그곳은 서남 천문채의 금정 지사가 뒤를 받쳐주는 곳이야!”“호랑이 같은 그들 입에서 먹이를 빼앗아 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어!”“당신 같은 얼뜨기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지?”“가짜야! 계약서도 수표도 모두 가짜일 거야! 틀림없어!”“당신은 설은아를 얻기 위해 이런 뻔뻔한 짓을 벌인 게 분명해!”“잘 들어! 난 설은아의 의붓 오빠야! 어머니 아버지의 장자로서 절대 당신의 그런 더러운 음모가 실현되는 걸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계약서와 수표를 위조하는 것은 중죄야!”“법대로라면 당신은 적어도 십몇 년은 감옥에서 썩어야 해!”말을 하면서 이영산은 이를 갈며 수표

  • 재벌 사위면 될까?   4122장

    ”드셔보세요?”“드셔보면 알 거예요!”“여기 자리 없는 거 안 보여? 여기 이 음식들, 우리가 다 먹기에도 모자라!”“먹고 싶으면 조용히 구석에서 먹고 가. 안 그러면 그냥 가든지!”최희정은 손에 젓가락을 쥐고 설유아를 툭툭 치면서 못마땅한 듯 싸늘하게 내뱉었다.설유아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엄마. 다 차려진 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일이야. 그리고 우린 한 가족이잖아!”“가족? 저놈은 우리와 한 가족이 아니야!”“이 대문을 들어서게 한 것은 그나마 알던 사이라서 체면을 봐준 거야!”“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요리들은 먹성 좋은 우리 아들이 먹기에도 모자라다는 거야!”“남는 게 어디 있어?”최희정은 하현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듯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이영산은 최희정의 말을 듣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정말 제 친어머니나 다름없어요. 아니 제 친어머니보다 더 저한테 잘해 주세요!”“제가 대식가라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맞아요. 여기 있는 음식들, 제가 먹기에도 모자랄지 몰라요.”설유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 닭찜은 형부 먹인다고 해놓고선...”“닥쳐!”설유아의 말대꾸에 최희정은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닥치지 않을 거면 너도 저 몹쓸 놈이랑 함께 꺼져!”“예전에는 상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 얼뜨기랑 우리 집안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내가 잘해 줘야 해?”최희정은 하현의 향해 눈을 부라리며 콧방귀를 뀌었다.“우리 집에 와서 뻔뻔하게 재혼을 한다고 큰소리치는 걸 보니 3년 동안 밥 안 먹어도 굶어 죽지는 않겠어!”장리나가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저 사람은 백두산 산삼까지 먹었는걸요. 평생 밥 안 먹어도 괜찮을 거예요.”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엄마, 그리고 당신들 그만해요!”“하현은 내가 부른 거예요.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세요!”“네가 오라고 했다고?”설은아의 말을 듣고 최희정이 불쑥

  • 재벌 사위면 될까?   4121장

    엄도훈이 지금까지 무사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건달이었기 때문이다.매일 싸우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인 그의 몸에 혈기가 항상 돌고 있었던 것이다.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이미 수천 번은 죽어도 더 죽었을 것이다.“곧 죽는다구요?!”엄도훈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팔괘경에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형님, 이 물건은 제가 골동품 시장에서 사 온 거예요.”“몇만 원짜리 물건인데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 겁니까?”엄도훈 같은 건달들은 주먹이 곧 도리라고 믿었다.그런 그가 어떻게 풍수나 관상술 같은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하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던 것이다.정말로 풍수라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해도 풍수를 이길 수 없는데 사람들이 뭐 하러 고군분투하겠는가?사실 엄도훈은 하현이 오늘 자신과 싸우고 난 뒤 살짝 겁주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하현에게 밟혀 제대로 호된 맛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사기꾼이 아닌가 의심까지 할 뻔했다.하현은 담담하게 툭 내뱉었다.“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 마음이지.”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문제가 생기면 방금 사람을 찌르려던 그 비수를 가슴에 달고 있어. 그 물건에 혈기가 있으니 당신의 목숨을 구해 줄 거야.”“하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하현은 말을 마치며 돌아섰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자마자 가타부타 말이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사람을 속이는 방법도 어지간해야지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현이 떠난 뒤에 엄도훈은 정형외과에 가서 뼈를 맞추려고 손을 늘어뜨린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가 건물을 나와 막 대문 쪽으로 향하려는데 갑자기 지붕 기와가 미끄러져 내려와서 ‘퍽’소리를 내며 그의 이마에 떨어졌다.엄도훈은 머리를 감싸고 욕을 했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120장

    하현은 차를 마시며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엄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빚진 것은 저희 잘못입니다. 형님이 직접 가져가 주십시오.”“그리고 우리 신사 상인 연합회에서 앞으로 보상 차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이번에는 절대 걱정하는 일 없을 겁니다!”“절대로 더 이상 빚도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백억을 선불로 내겠습니다!”“첫해 합작하는 것에 대한 선입금입니다!”“부디 형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SL그룹의 약품과 기기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금정에서도 우리는 SL그룹만 계약할 겁니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수표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내놓았는데 그것이 오백억이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엄도훈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수려한 언변을 늘어놓은 건 아니지만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이었다.어차피 엄도훈이 또 이상한 짓을 하려 한다면 하현이 한 발로 밟아 죽이면 되는 일이다.“알았어. 그래 그럼 수표와 계약서는 내가 가져가지.”하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하지만 당신들과 합작을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내 아내의 뜻에 달렸어.”“알겠습니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형수님 뜻에 따르겠습니다!”“형수님이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엄도훈은 뒤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하현 앞에 공손히 놓았다.“형님, 이것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이번에 어떻게 하다 보니 서로 싸우면서 안면을 트게 되었지만 성의는 해야죠. 서로 알게 된 인사치레 선물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선물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각양각색의 보석이 가득 박혀 있는 여성용 시계가 있었다.프랑스산 고급 명품 브랜드 시계로 그 가치는 억 단위가 넘었다.“여자시계?”하현이 무심코 입을 열었다.“이거 줘 봐야 소용없어.”“형님, 꼭 받아주십시오.”“사양하지 마시고요. 형님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어서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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