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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1:55:28
“할아버지…” 설은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설 씨 어르신을 쳐다보았다.

설 씨 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 “은아야, 오늘 일은 네가 억울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네가 가져온 이 계약서는 우리 설씨 집안에 이득이 안 돼… 물론, 너의 공도 잊지 않을게. 이렇게 하자, 일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수익이 생길 텐데 그때 네 몫을 더 쳐줄게.”

사장직에 관해서, 설 씨 어르신은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고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어르신은 애초에 손녀들을 높게 사지 않았다. 그는 여자들이 돈만 잔뜩 드는 물건이라고 생각했고, 머저리 같은 은아의 처가살이 남편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전에 은아를 높게 산 이유는 온전히 그녀가 하엔 그룹의 계약을 따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민혁이 더 일을 잘하니, 은아는 자연스럽게 어르신에게 버려졌다.

은아는 침묵을 지키며 앉았다. 어르신은 한 번 내뱉은 말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기에, 지금 같은 순간에 그와 말다툼하는 건 미움만 살 뿐이었다. 은아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지만 기분이 안 좋았다.

옆에 있던 하현은 손을 내밀어 은아의 오른손을 잡았고,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설민혁 같은 애가 계약을 따낼 거라고 믿어?”

하현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그의 말을 들었다. 이 순간, 모두가 하현을 바라보았다.

민혁은 화를 내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진정하고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거기 머저리, 나랑 내기하지 않을래요? 만약 내가 이 계약을 따낸다면, 당신이랑 당신 와이프는 우리 설씨 집안에서 꺼지고 다시는 이 집안에 한 발짝도 발을 들이지 말아요.”

“하현!” 곁에 있던 은아는 애써 말리려 했다.

“좋아!” 하현은 민혁을 바라보기도 귀찮았다. “하지만, 만약에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면 어떡할 거야? 설씨 집안에서 나갈 거야? 네가 나중에 남의 집안 데릴사위가 되고 싶다고 해도 모두 거절할까 봐 걱정이다!”

“당신!” 민혁은 손가락으로 하현을 가리켰다.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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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양 씨 가문 손님이 아니라구? 다른 사람의 체면을 세워 주려고 왔다는 거야?”우덕의의 가는 눈동자에 매서운 기운이 가득했다.원천신은 소리 없이 싱긋 웃으며 긴 다리로 성큼성큼 우덕의에게 걸어와 작은 목소리로 몇 마디 건넸다.그제야 우덕의는 상황을 파악했다.그는 조심스럽게 하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어느 정도 낯이 익은 것 같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그러자 우덕의는 시큰둥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대하 촌뜨기가 감히 페낭, 그것도 양 씨 가문과 대적하겠다니? 겁도 없이 이렇게 공개적으로?”하현 일행이 자신의 말을 듣지도 않고 그가 왔음에도 공손한 자세로 인사를 하러 오지 않자 우덕의는 더욱 불쾌해졌다.노부인이 이를 알아차리고 일부러 헛기침을 하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부맹주님,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우리 집안에 좀 안 좋은 일이 있습니다.”“우리 가문에 불효녀가 하나 생겼어요. 우리 가문과 결별했을 뿐만 아니라 곁에 기둥서방 하나 두고 우리 집안에 맞서려 하고 있어요.”“부맹주님 보기에 참 부끄럽습니다.”원가령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그는 양씨백약 조제법을 훔쳐서 양가백약을 만들었어요. 정말 뻔뻔스러운 놈이에요!”원천신도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말을 이었다.“저놈 때문에 화가 나서 죽겠어요!”“개자식! 정말 어이가 없어서!”우독의는 매서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나와 하현을 향해 소리쳤다.“야! 네놈이 양 씨 가문과 원 사장님과 무슨 일이 있었든 상관없어. 그렇지만 그들이 지금 몹시 화가 나고 불쾌하다니 네놈을 가만둘 수는 없어!”“당장 무릎 꿇고 그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그렇지 않으면 죽는 게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줄 거야!”우덕의와 함께 여행을 떠났던 페낭 무맹 제자들이 흉악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다가와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들은 모두 우덕의의 심복이니 당연히 주인을 위해 몸을 날릴 것이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994장

    원가령의 시선을 느낀 원천신이 잠시 자신의 딸을 바라보다 싱긋 웃으며 말했다.“가령아, 하현이 지금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사실은 등에 땀이 흥건할 거야.”“아마 겁에 잔뜩 질렸을 거라고.”“저렇게 밑바닥을 기는 하찮은 놈이 잘난 척하기는!”양호남은 원천신의 말을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런 얼뜨기 놈은 허세 부리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어머니와 남자친구의 말에 원가령은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원망스러운 듯한 눈빛으로 하현을 힐끔거렸다.제발 그가 충격에 휩싸여 괴로움에 몸부림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이때 십여 명의 페낭 무맹 제자들이 모여들었고 얼굴이 붉고 뚱뚱한 중년 남자가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차 문을 박차고 나왔다.“노부인, 원 사장님. 안녕하십니까?”“양 씨 가문 기념일 축하드립니다!”중년 남자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와 노부인 일행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마치 양 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 주기 위해 온 사람들처럼 깍듯한 모습이었다.“우덕의 부맹주님 오셨어요! 바쁘신 분이 이곳까지 와 주시고! 얼마 전에 섬나라로 여행 가셨다는 말을 들었는데 오늘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일부러 오셨군요!”원천신이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부맹주께서 집에도 가지 않고 공항에서 바로 오셨다구요!”“바쁘신데 일부러 그렇게까지 해 주시다니! 정말 고맙습니다!”노부인은 크게 기뻐하며 앞으로 걸어와 우덕의와 악수를 나누었다.“이렇게 우리 가문의 체면을 세워 주시니 고맙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양호남 역시 신사답고 점잖은 자세를 취한 뒤 천천히 걸어갔다.“부맹주님, 오늘 우리 젊은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 기회에 부맹주님께 많이 배우겠습니다! 나중에 젊은이들과 가볍게 몇 잔 하시죠!”“앞으로 우리 양 씨 가문이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십시오!”“우리 양 씨 가문은 신의를 목

  • 재벌 사위면 될까?   3993장

    우덕의는 확실히 필립 선생님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다.우덕의는 지위도 지위일 뿐만 아니라 인맥과 역량도 충분히 경외심을 일으킬 만한 인물이다.페낭 무맹 맹주 심무해조차 그를 무시하지 못할 정도다.심무해는 뜻밖의 다른 이변이 없다면 자신이 남양 무맹으로 승진해 가게 될 거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그렇다면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우덕의밖에 없다!간단히 말해서 우덕의는 차기 페낭 무맹주였다!미래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탄탄대로의 사나이였다!그래서 지금 노부인과 양호남 등을 비롯한 양 씨 가문 사람들도 눈을 번쩍 뜨며 헐레벌떡 차량 행렬을 향해 달려갔다.“원 사장님, 정말 원 씨 가문의 힘이 대단합니다!”“이렇게 크나큰 은혜를 입다니! 우리 양 씨 가문이 꼭 기억하겠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가령이가 우리 집안에 시집만 온다면 틀림없이 양 씨 가문 안주인이 될 겁니다!”노부인은 걸으면서 원천신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동시에 노부인은 원가령이 사생아이긴 하지만 꼭 양호남과 결혼시켜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심했다.어쨌거나 원천신에게 자식이라곤 원가령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이 노부인의 머릿속을 강렬하게 스쳤기 때문이다.그러면 원천신의 자산, 역량, 인맥은 자동으로 그녀의 딸에게 넘어갈 것이다.말하자면 원가령과 결혼하게 된다면 양 씨 가문은 큰돈과 인맥을 얻는 것이다.우덕의가 온 것을 보고 원가령도 한껏 상기된 얼굴이 되었다.그녀는 조용히 양호남을 쳐다보고는 원천신에게 눈을 돌렸다.“엄마, 고마워!”요 며칠 동안 원가령은 많은 일을 했다.하현이 자신의 개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은 것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그것보다 자신이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걸 양호남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이유가 더 컸다.그래서 원가령은 양호남으로 하여금 자신을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될 인물로 받아들이게 하고 싶었다.그녀의 어머니인 원천신은 그녀를 도와 이런 거물을 끌어들였다.더구나 이슬기와

  • 재벌 사위면 될까?   3992장

    ”아! 그런 거였구나! 난 또 양가백약이 대단한 줄 알았잖아?!”“필립 선생님은 신사잖아? 명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사람 아니야? 그런 사람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가 있었겠어?!”“필립 선생님이 신사이기 때문에 신세를 갚아야 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어길 수 없었던 거야. 그게 바로 신사의 정신이지!”“끝났어! 끝났어. 필립 선생님이 비록 신세를 갚기 위해서 저런 음모에 가담했다지만 어쨌거나 저런 소인배를 도왔던 건 사실이야. 앞으로 누가 필립 선생님을 믿겠어?”원 씨 가문 모녀의 말을 들은 하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하현과 필립 선생님을 향해 눈을 흘기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말을 들은 노부인과 양호남을 비롯한 양 씨 가문 사람들은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그리고 원가령은 한층 더 도도하게 어깨를 편 채 눈을 깔고 하현을 내려보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하현, 내 앞에서 감히 속임수 쓸 생각하지 마!”“잘 들어. 양호남을 누르고 싶다면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해.”“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아무리 더러운 수단을 이용해서 이기려고 해도 절대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테니까!”원가령은 하현과 양유훤의 가게가 당연히 파리가 날리고 처량한 결말을 맞이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렇게 해야만 양 씨 가문이 더더욱 돋보이게 될 것이고 원가령의 지원을 잃은 하현과 양유훤의 비참한 최후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게 된다.하현의 가게에 손님이 한 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누군가가 그의 손님으로 온다면 바로 대역무도한 사람으로 매도될 것이다.그런데 하현이 감히 여러 가지 비열한 수단으로 양 씨 가문에 망신을 주려고 해?이런 상황에서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하현은 원가령의 눈속에 냉랭한 기운이 넘실대는 것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원가령, 필립 선생님은 진정한 신사야. 당신들은 신사를 함부로 모욕해서는 안 돼. 당신들 지금 당장 사과해.”오히려 필립 선생님은 손을 내저으며 하현을 만류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991장

    필립 선생님은 측근에게 하현이 달여 놓은 약을 조금 가져와 보라고 지시했다.그리고 나서 그는 천천히 손목에 발랐다.그러자 피가 배어 있던 상처가 서서히 보호막을 형성하는 것이 보였다.상처는 누가 봐도 곧 아물 것 같았다!약간 부은 살갗도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부기가 가라앉았다!“신기해요! 신기해!”필립 선생님은 껄껄 웃었다.“하현, 왜 병부와 경찰청 사람들이 이 샘플을 들고 황실로 찾아갔는지 알겠어요!”“이건 그야말로 그들에게 꼭 필요한 약이에요!”하현은 활짝 웃었다.사실 그가 필립 선생님에게 보낸 샘플은 완제품에 비해 약효가 50%에 불과했다.100% 치료 효과가 있는 양가백약은 당연히 대하에 남겨 두어야 한다.어쨌든 이 치료제는 생산 과정도 까다로워서 많은 양을 생산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약효가 50%에 불과했지만 항생제를 사용할 줄만 알던 노국에서는 이것도 아주 놀라운 것이었다.“다, 당신들...”노부인은 필립 선생님이 스스로 약을 발라 자체 광고를 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노부인은 하현과 양유훤을 가리키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원가령도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앞으로 나갔다.“하현! 당신처럼 파렴치한 사람은 없을 거야!”“그날 페낭 호텔에서 필립 선생님이 당신한테 신세를 졌기 때문에 분명 당신은 그걸 빌미로 필립 선생님한테 이런 일을 강요한 게 틀림없어!”“정말 뻔뻔한 놈이군!”“당신의 그 뻔뻔함에 치가 떨려!”“양가백약의 품질이 어떤지 당신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잖아?!”“가장 중요한 사실은 당신이 사용한 조제법은 양 씨 가문에서 훔친 거라는 거야!”“훔친 물건이 정품보다 나을 리 있겠어?”“당신이 다시 살아날 기회를 잡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는 걸 다 알고 있어!”“나도 당신이 얼마나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구!”“하지만 당신이 이렇게까지 비열하고 파렴치

  • 재벌 사위면 될까?   3990장

    심지어 자신이 어떤 상황에 직면해도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원천신조차도 지금 오른손이 벌벌 떨렸고 엄청난 압력을 느꼈다.만약 양가백약이 정말로 해외로 수출된다면 양씨백약으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그리고 누구보다 노부인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노부인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겨우 입을 열었다.“필립 선생님, 평소 우리는 선생님을 공경해 왔는데 왜 우리 양 씨 가문을 괴롭히려는 겁니까?”“괴롭혀요?”필립 선생님은 노부인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하다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노부인, 전 누구와 엮일 마음도 누구를 괴롭힐 마음도 없습니다.”“당신들의 원한은 나와 무관합니다.”노국의 귀족인 그가 어떻게 남양의 양 씨 가문을 겁내하겠는가?그의 눈에 양 씨 가문은 그럴 만한 자격도 가치도 없었다.“우릴 괴롭힐 생각이 없다구요?”노부인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워졌다.“선생님은 자신의 명성과 지위, 체면을 이용해 하현과 양유훤이라는 천한 사람들을 도와 노국에 가게를 열게 했는데, 뭐라구요? 우릴 괴롭힐 생각이 없었다구요?”“그런 일은 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하 씨 저놈이 대체 무슨 능력이 있길래 필립 선생님 같은 분이 그런 일을 했단 말입니까?”“도대체 저 하 씨 놈이 당신한테 얼마를 줬길래요?!”“아니면 양유훤 저 천한 것과 함께 밤이라도 보냈습니까?”“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말을 하는 동안 노부인은 들고 있던 지팡이로 땅바닥을 짚으며 구부러져 있던 등을 꼿꼿이 세웠다.노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도저히 이 일은 간과할 수가 없었다!무엇보다 이 일은 양 씨 가문 내에 파멸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필립 선생님의 체면 따위 세워 줄 마음이 없었다.“노부인, 저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저한테 더러운 오명을 뒤집어씌우지 말란 말입니다!”“저는 신사답게 행동해 왔습니다. 한

  • 재벌 사위면 될까?   3989장

    원가령은 더욱 득의양양한 얼굴로 일부러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도발하는 표정을 지었다.필립 선생님의 가치는 이슬기와 우윤식을 훨씬 능가한다.필립 선생님의 등장은 이슬기, 우윤식의 등장이 준 충격을 일거에 만회할 만했다!“필립 선생님, 어서 오세요!”양 씨 가문 노부인은 양호남을 이끌고 활짝 웃으며 걸어갔다.“이렇게 걸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원천신과 원가령도 그들을 따랐다.만면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가 번졌다.결국 페낭에서 필립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들의 높은 신분 때문이었다.“아, 노부인. 그리고 원 사장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필립 선생님은 자신이 가려는 길을 사람들이 막아서 좀 불쾌했지만 신사답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양 씨 가문도 더욱 번창하시길 바랍니다.”노부인 일행은 모두 크게 웃으며 얼굴 가득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맙습니다, 필립 선생님. 고맙습니다!”원천신은 필립의 손에 뭔가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축하 선물인 줄 알고 얼른 입을 열었다.“가령아, 호남아. 얼른 저거 들어드려!”“필립 선생님이 일부러 저렇게 선물까지 들고 오셨는데 계속 들고 있게 해서야 되겠니?!”원가령과 양호남은 상기된 얼굴로 필립 선생님이 들고 있는 꾸러미를 들어주려고 다가갔다.그들 눈에 노국의 귀족이 주는 선물은 거름 밭의 똥이라도 향기로울 정도였다.“아. 죄송합니다.”필립 선생님은 원가령과 양호남의 행동에 고개를 저으며 멋쩍은 듯 입을 열었다.“아, 이건 양 씨 가문을 위한 게 아닙니다. 나는 오늘 양 씨 가문 기념일에 참석하러 온 게 아니라서요.”“하현의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왔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의 심복들에게 사람들을 밀쳐내 길을 좀 정리해 달라고 지시했다.그리고 그는 반가운 표정으로 하현의 가게 앞으로 가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꾸러미를 건넸다.“하현, 이건 내가 당신을 도우려고 며칠 동안 공들인

  • 재벌 사위면 될까?   3988장

    ”내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대하에서 사람을 불러올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아쉽지만 난 격이 너무 높고 신분도 대단한 사람이야.”“그런데 당신의 개가죽 고약은 나한테 들이밀기에는 너무 볼품없지. 그렇다고 이런 거물을 앞세우는 건 너무 우스꽝스럽고 억지스러운 일이잖아!”“아무리 연기를 하고 있어도 쉽게 간파할 수 있어.”“하현, 사람됨이 진실해야지! 손님을 못 끌어오겠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일부러 이런 행세까지 하다니! 사석에서 얼마나 무릎을 꿇었길래 이런 거물을 데려온 거야?!”“백억짜리 주문? 왜? 아예 천억이라고 하지?”“전 세계에 있는 상처치료제를 다 당신이 가져온다고 해도 안 될 걸?”원가령은 시건방진 얼굴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말했다.“오늘은 당신과 연기 호흡을 맞추러 온 이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축하해 주는 사람이 없을 거야.”“만약 있다면 내가 바로 물러나겠어.”말을 하면서 원가령은 하현의 개가죽 고약 간판을 가리키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원천신은 정색을 하고 원가령을 꾸짖었다.“가령아, 어떻게 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이 연기를 할 수 있겠니?”“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은 마음이 너무 약해서 그런 거야, 알겠어?”“어쨌든 대하 사람이니까 봐주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야.”“그렇지 않았으면 하현이 무릎이 찢어지도록 꿇는다 해도 두 분은 절대 봐주지 않았을 거야!”“대하인은 서로 같은 대하인이라는 끈끈한 정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우리가 이해해야지.”“그렇구나.”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은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 원천신의 해명에 고개를 끄덕였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연신 하현을 비웃었다.체면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다니!마침 해외였으니 같은 대하인이라는 정서에 호소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이 일이 대하 안에서 일어났더라면 이슬기와 우윤식 같은 거물이 어떻게 하현을 상대하겠는가?절대 마주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우윤식은 하현에 대한 냉대와 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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