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홍근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냉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는 무성에서 내로라하는 사람이고 그의 뒤에는 황금궁이 있다.하현이 어떤 인맥을 동원해 무성 바닥에서 그를 압도하려고 해도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경찰서 쪽에서는 만천우가 공정하게 법을 집행한다고만 말했다.양쪽 어디에도 서지 않겠다는 뜻이었다.그렇다면 하현의 배경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자신이 상대를 밟아 죽이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았다.법의 테두리에서 해결하지 못한다면 살짝 어둠의 힘을 빌리면 되는 것이다.어쨌든 금전파 수장이 외지인 하나 밟아 죽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경홍근은 어렴풋이 짐작했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스치자 경홍근은 냉정을 되찾은 얼굴로 담배를 빨아당겼다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그 자식의 주소를 찾아와. 그리고 이가음 모친에게는 소품용 총에 총알을 넣은 건 그놈이라고 말해.”“그놈이 이가음을 다치게 한 장본인이라고.”“그리고 나서 내 지령을 전해. 무성 안에서 감히 하현을 후원하고 지지하는 세력은 나 경홍근과 함께 할 수 없다고!”“그놈을 돕고자 한다면 무성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고!”경홍근의 표정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외지인이 스스로 강을 건너겠다고 소란을 피우니!이럴 때 그가 하현에게 조금도 위엄을 주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무성에서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경홍근의 명령에 따라 진 선배 일행은 모두 굽신거리며 입을 열었다.“예! 알겠습니다!”동시에 하현은 목영신 일행에게 설유아의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다줄 것을 부탁하고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그는 설유아를 데리고 병원으로 와서 그녀의 부상을 치료한 뒤 한여침의 사람들을 불러 설유아를 지켜보게 하였다.그런 다음 그는 겨우 도끼파 본거지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붕!”하현이 누워 쉬면서 잠시 숨을 고르고 설유아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그들을 처리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이희광은 한여침과 흑장미 일행을 마뜩잖은 눈빛으로 훑어보았다.어쨌든 그는 용문 무성 지회 출신이다.용문에서는 어디서든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지위였다.이 바닥에서 용문 사람이라고 하면 절대 함부로 할 수 없다.그래서 이희광은 이가음을 그렇게 만든 사람을 잡으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그 용의자가 도끼파 패거리에 섞여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조금도 거리낌 없이 부하들을 이끌고 돌진해 왔다.무성은 용문의 본거지였다.오늘 다친 사람은 용문 무성 지회장의 딸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이희광은 당연히 사람을 잡아들여야 했다.이희광은 한여침 등 도끼파 패거리들을 가리키며 말했다.“용의자가 당신들 도끼파 패거리와 어떤 관계인지는 상관하지 않겠어.”“당신들 뒤에 누가 있든 그것도 상관없어!”“그러나 내가 오늘 이곳에 온 단 한 가지 이유는!”“그 용의자를 잡아가기 위해서야!”“순순히 따라오지 않으면 때려죽여 관에 넣어서라도 데려갈 거야!”“이가음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바로 관짝에 처넣을 거라고!”이희광은 손을 흔들며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올라가! 어서 그놈을 잡아!”“감히 반항하는 자가 있거든 바로 죽여!”“모든 일은 나 이희광이 다 책임질 거야!”“흥! 당신들은 절대 날 감당할 수 없을 거야!”이희광은 부하들이 손을 쓰기 전에 이미 한여침 일행 속으로 다가가 으름장을 놓았다.“단 당신이 용문 제자라는 것도 있고.”“당신이 혹시 남한테 속아서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한 것 같으니.”“나도 그렇게 당신을 곤란하게 할 생각 없어!”“지금 당장 당신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 그리고 다시는 이곳 무성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하현은 두 손을 뒷짐진 채 무덤덤한 모습으로 일관했다.“그렇지 않으면 날 건드린 것으로 간주해 바로 밟아 버릴 거야!”하현은 이가음의 아버지가 용문 무성 지회장이라는 사실에 놀랐다.그렇지만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하현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의할 의사가 없었
”뭐? 당신을 모욕한 죄?”“놓치면 다음은 없다고?”“아주 임금 납셨네! 네놈이 거드름 피우는 걸 아주 좋아한다더니.”“그 말이 딱 맞는군.”이희광이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야! 내 말 잘 들어. 수작 부리지 마!”“네놈이 외지인인 건 둘째치고 설령 천왕 노자라 할지라도 감히 이가음을 다치게 한다면 분명히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자, 모두 시작해!”이희광은 임무를 띠고 이곳에 왔다.이가음의 모친은 경홍근이 보낸 사람이 전한 소식을 듣고 격노하며 명령을 내렸다.누구라도 하현의 목을 가져오는 자에게 그 혁혁한 공을 치하하겠노라고.그래서 이희광은 임무를 받아들고 가장 먼저 사람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그의 명령에 무도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녀가 동시에 하현에게 달려들었다.“퍽퍽퍽!”하현은 손을 휘저으며 한여침에게 손을 쓰지 말라고 한 후 직접 한 걸음 내디뎌 손바닥을 휘저었다.그의 움직임에 한순간에 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하현이 손바닥을 휘두르자 순식간에 그 많은 사람들이 땅에 쓰러져 울부짖었다.용문 무성 지회 사람들도 하현의 일격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개자식! 감히 용문 사람들한테 손을 대?”이를 본 이희광은 눈을 치켜세우며 발끈했다.그는 자신이 허리춤에 있던 장검을 뽑아 하현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네놈을 한 칼에 도륙내 버릴 거야!”“당신은 그럴 능력도 못 돼!”하현은 무덤덤하게 웃었다.그리고 냉담한 표정으로 영패를 꺼내 이희광의 얼굴에 딱 내리쳤다.자신도 모르게 영패를 건네받은 이희광은 방금 전까지 잔뜩 화가 나 있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순간 멍해졌다.그는 뚫어져라 영패를 바라보았다.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용문 출신인 이희광은 영패를 한눈에 알아보았다.용문 집법당 당주!말 몇 마디로 기세등등하던 이희광을 얼려버렸다.이희광은 눈가에 경련을 일이키며 뻣뻣하게 굳어버린 몸으
”그래? 그래서 이런 기세로?”“이렇게 막무가내로?”“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하현의 표정은 냉랭하기 그지없었다.“너의 그 존경하는 여사님은 지금 어디 계셔?”이희광이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고 감히 쓸데없는 말을 할 수가 없어 이실직고했다.“무성 샹그릴라 호텔입니다.”“오늘 밤은 부인의 생신날이라 잔치를 벌이고 있을 겁니다.”“그래서 축하 선물로 당신을 바치려고 했던 거구요...”여기까지 말한 이희광은 눈을 질끈 감았다.눈앞의 신분을 알고도 축하 선물이라는 말을 내뱉다니!아뿔싸!“딸이 다쳤고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어.”“그리고 애꿎은 어린 여자를 죽도록 때려놓고.”“뭐? 생일잔치?”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뒷짐을 진 채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그렇다면 나도 부인의 생신을 축하하러 가야겠군!”하현의 말을 들은 이희광은 불안하게 눈꺼풀을 펄쩍이며 무릎을 꿇은 다리가 벌벌 떨렸다.어떤 말도 내뱉을 수 없었다....30분 후 무성 샹그릴라 호텔.하현은 여유로운 자태로 뒷짐을 지고 선두에 서서 걸어갔다.이희광은 바들바들 떨며 하현의 뒤를 따라갔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대로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화려하고 우아한 호텔 로비를 지나 하현은 대리석이 깔린 복도로 거침없이 진입했다.복도의 내부에는 보석으로 치장한 문이 있었고 안쪽에는 샹그릴라 호텔 VIP 연회장이 있었다.오늘 밤 이가음의 모친 생일 파티가 열리는 곳이었다.그녀의 딸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채 병원에서 요양 중이었다.하지만 이가음의 모친에게는 생일잔치가 더 중요한 모양이었다.생일잔치는 단순히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기회를 빌려 평소에 보기 힘든 거물들을 한 자리에 불러 무성 상류층의 신분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딸의 생사가 이런 생일잔치와 비교가 되겠는가?연회장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복도 입구에는 테이블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기념품이 쭉 늘어서 있는 가운데 예닐곱 명의
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그 안에는 설유아의 친구들 얼굴이 캡처되어 있었다.목영신은 이가음의 모친이 출입하는 장면을 캡처해서 하현에게 주었고 신상 정보도 세심하게 준비해 보냈다.잠시 핸드폰을 들여다본 후 하현은 고개를 들고 성형을 잔뜩 한 여자의 얼굴 위로 시선을 던졌다.“당신이 진기희야? 용문 무성 지회장의 제자이고 이가음의 모친 전속 수행원?”“어머? 내 이름과 신원을 다 알아냈다고? 허! 공부 좀 했나 보군!”하현이 자신의 이름을 들먹이며 신원을 확인하려 하자 여자는 조금도 물러서는 기색 없이 성형한 얼굴을 당당히 내밀며 교만한 기색을 보였다.“내 신분을 알았다면 어서 썩 꺼져!”“그렇지 않으면 내 말 한마디에 당신들은 몸 성히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시골 촌뜨기 두 놈이 감히 이런 곳에 와서 밥이나 빌어먹으려고?”“당신들은 거울도 안 봐? 당신들이 그럴 자격이 되는지 어떤지 모르겠어?”이 여자는 이가음의 모친 수행 비서로서 누가 생일 파티에 참석하고 누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훤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그녀는 하현 같은 사람은 당연히 초대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진기희의 다른 일행들은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그녀들의 눈에 하현은 그저 우스꽝스러운 한심한 남자일 뿐이었다.이가음의 부인 같은 높으신 분의 생일잔치에는 하객들의 신원을 아주 꼼꼼히 체크한다는 걸 알아야 했다.어디 길가의 개나 고양이가 함부로 기웃거릴 수 있겠는가?여기가 시골 잔치 마당인 줄 아나?게다가 하현의 옷차림은 너무나 평범해서 아무리 보아도 돈이 있어 보이지가 않았다.그러니 진기희 무리들이 하현을 비아냥거리지 않겠는가?하현은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희광을 돌아보고는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당신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용문의 규칙을 잊었어?”이희광은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호라, 요금 무성에서 감히 날 의심하는 사람이 있었어?”진기희는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말했다.“맞아. 내가 그 여자 때렸어. 뺨 세 대 때리고 발로 찼어.”“그래서 뭐?”“내가 너무 가볍게 해서 섭섭한 거야?”“그 여자가 뭔데 감히 우리 부인을 못살게 구는 거야?!”“우리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사람에게는 신분의 차이가 있다는 것도 몰라!?”“그 여자는 당해도 싸!”“똑똑히 들어. 그 일 아직 끝나지 않았어.”“부인의 생신잔치가 끝나고 나면 직접 그 여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찾아가서 단판을 짓고 말 거야!”“부인께 무릎 꿇고 잘못을 빌지 않으면 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이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라고!”“왜? 시골 촌뜨기가 그 여자를 구하러 온 거야?”“아니면 그 여자랑 몸이라도 섞은 거야?”“아주 화끈 달아올라?”“능력도 안 돼 보이는구만. 흥!”진기희는 비아냥거리며 말을 마치자마자 누군가에게 손짓했다.그러자 용문 무성 지회 사람들이 몇 명 다가왔다.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험악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쫓아낼 기세로 돌진했다.몇 명의 손님들도 이 모습을 보며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돈도 없는 사람들이 이런 데를 기웃거리다 사람들한테 쫓겨나는 신세라니 이런 꼴사나운 광경은 처음이었다.그들을 머릿속에 이런 꼴같잖은 사람들은 그들의 발바닥을 핥을 자격도 없었다.이희광은 온몸을 벌벌 떨었다.하현의 신분과 무서움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감히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벌벌 떨고 있는 이희광의 모습에 진기희 일행의 눈빛은 더욱 험악하게 변했다.시골뜨기는 시골뜨기였다.몇 마디 으름장에 잔뜩 겁을 먹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벌벌 떨다니!아마 이런 장소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용문 제자들은 모두 일당백인 실력자들이었다.이 두 놈이 놀라서 벌벌 떠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진기
”네놈이...”“감히 날 때려?!”진기희의 성형한 얼굴이 한껏 더 일그러졌고 그녀는 분노에 휩싸인 채 고함을 질렀다.“내가 누군지 알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스승님 행동이 사나우시네. 지금 당신 제자가 누구냐고 묻는데 대답 안 할 거야?”이희광은 냉소를 흘리며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진기희의 멱살을 잡고는 주먹을 날렸다.집법당 당주인 하현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이희광은 지금 자신의 역할을 독하게 해내야 했다.진기희 따위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기희의 얼굴은 돼지머리마냥 부풀어 올랐다.정교하게 깎은 그녀의 이목구비도 완전히 일그러졌다.순간 그녀는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이, 이봐! 이쪽으로 빨리...”그러자 몇 명이 몸부림치며 일어섰다.그러나 그들이 가까이 오기도 전에 이희광은 그들을 모두 걷어차 버렸다.이희광은 사나운 얼굴로 앞으로 나가 용문 제자들의 종아리를 밟아 부러뜨렸다.돼지 멱따는 소리가 이어졌고 용문 제자들은 완전히 전투력을 상실한 채 널브러졌다.“당신은...스승, 스승님?!”드디어 용문 제자 중 한 명이 이희광의 얼굴을 알아보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스승님, 제정신입니까?”“부인의 생신잔치에 선물을 준비하기는커녕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이 소란을 만들다니!”“죽고 싶습니까?”“퍽퍽!”이희광은 사람들이 계속 입을 열 기회를 주지 않고 완전히 기절시켜 버렸다.하현은 이희광의 이런 잔인함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이런 사람은 좋은 개가 될 수 있다.발아래 두고 지시만 내리면 알아서 물어 버린다.별말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하현은 입과 코가 비뚤어지고 피범벅이 된 진기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 정도면 초청장 없이도 들어갈 수 있겠지?”“부족하다면 더 보여줄 수도 있어!”“당신들...”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툭툭 내뱉는 하현을 보고 진기희는 온몸을 떨었다.특히 이희광의 정체가 밝혀지자 진기희는
처절한 비명이 온 사방에 퍼졌다.진기희는 그대로 옆구리 쪽을 걷어차여 가슴 보형물이 납작해졌다.곧이어 하현은 울부짖고 몸서리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돌아서서 입구 쪽으로 향했다.하현은 연회장 입구에 도착했다.연회장에서의 환한 웃음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하현이 뭐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이희광은 얼른 하현 앞으로 나가 문을 발로 뻥 걷어찼다!펑 하는 소리가 천지를 뒤흔드는 것 같았다.이것은 부인의 생일잔치가 망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다.이희광이 끝까지 갈 준비를 했다는 뜻이기도 했다.굉음과 함께 객석의 모든 하객들의 시선이 문 쪽으로 쏠렸다.생일잔치 진행을 맡은 예쁜 여자 MC가 뜨거운 열정으로 말을 하고 있다가 그대로 얼어버렸다.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가음의 모친은 무성에서 가장 높은 신분은 아니었지만 남편이 용문 서른여섯 지회장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용문 무성 지회장이었다.얼마나 많은 무성의 귀족 2세들이 용문 무성 지회의 제자들인지 셀 수도 없다.그리고 오늘 생일잔치에 온 사람들은 비록 상위권 최고 신분은 아닐지라도 모두 꽤 높은 신분과 지위를 가지고 있다.이런 생일잔치에 어떤 미친놈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거리낌 없이 날뛰고 횡포를 부릴 수 있겠는가?“누구야?!”“누가 이렇게 소란을 피워?!”현장 질서 유지를 담당하던 용문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쏜살같이 달려와 앞장서서 호통을 쳤다.다른 손님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저 너머 입구 밖에 진기희 일행이 널브러져 있는 것도 선명하게 보였다.이건 오늘 생일잔치를 완전히 망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누가 함부로 이가음의 모친 얼굴에 먹칠을 한단 말인가?케이크를 자르려던 부인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그러나 그녀는 동요하지 않고 샴페인 잔을 쥔 채 불청객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비록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하현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단 하나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