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비명이 온 사방에 퍼졌다.진기희는 그대로 옆구리 쪽을 걷어차여 가슴 보형물이 납작해졌다.곧이어 하현은 울부짖고 몸서리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돌아서서 입구 쪽으로 향했다.하현은 연회장 입구에 도착했다.연회장에서의 환한 웃음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하현이 뭐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이희광은 얼른 하현 앞으로 나가 문을 발로 뻥 걷어찼다!펑 하는 소리가 천지를 뒤흔드는 것 같았다.이것은 부인의 생일잔치가 망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다.이희광이 끝까지 갈 준비를 했다는 뜻이기도 했다.굉음과 함께 객석의 모든 하객들의 시선이 문 쪽으로 쏠렸다.생일잔치 진행을 맡은 예쁜 여자 MC가 뜨거운 열정으로 말을 하고 있다가 그대로 얼어버렸다.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가음의 모친은 무성에서 가장 높은 신분은 아니었지만 남편이 용문 서른여섯 지회장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용문 무성 지회장이었다.얼마나 많은 무성의 귀족 2세들이 용문 무성 지회의 제자들인지 셀 수도 없다.그리고 오늘 생일잔치에 온 사람들은 비록 상위권 최고 신분은 아닐지라도 모두 꽤 높은 신분과 지위를 가지고 있다.이런 생일잔치에 어떤 미친놈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거리낌 없이 날뛰고 횡포를 부릴 수 있겠는가?“누구야?!”“누가 이렇게 소란을 피워?!”현장 질서 유지를 담당하던 용문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쏜살같이 달려와 앞장서서 호통을 쳤다.다른 손님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저 너머 입구 밖에 진기희 일행이 널브러져 있는 것도 선명하게 보였다.이건 오늘 생일잔치를 완전히 망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누가 함부로 이가음의 모친 얼굴에 먹칠을 한단 말인가?케이크를 자르려던 부인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그러나 그녀는 동요하지 않고 샴페인 잔을 쥔 채 불청객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비록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하현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단 하나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하현은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놀란 종업원에게 손을 흔들어 샴페인을 한 잔 청했고 목을 축인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샴페인 한잔 주셨으니 부인에게 기회를 드리죠.”“지금 당장 나가세요. 그럼 사지 멀쩡한 몸은 보전해 드리죠.”하현의 말을 들은 이가음의 모친은 코웃음을 치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하현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놈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누구든 자기 사람들이 하현을 처리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여사님, 왜 아무 말이 없어요? 원래 잘 하는 거 있잖아요?”“큰소리 뻥뻥 쳐 보시죠?!”“어째서 지금은 겁쟁이가 되셨어요?”하현은 샴페인을 쥐고 단상으로 향했다.“어쨌든 용문 무성 지회장 부인이잖아요.”“이러면 정말 실망인데.”“야! 어디서 건방이야!”“여기가 어디라고! 당신이 그렇게 대단해?”이때 중년 남자가 일어서서 양복 재킷을 벗어던지고 근육질 몸매를 드러낸 채 기세등등하게 단상으로 향했다.“감히 우리 사모님 앞에서 허세를 부려?”“잘 들어! 지금 바로 무릎 꿇고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목숨이 온전하지 못할 거야!”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 남자를 쳐다보았다.웃는 듯 마는 듯한 하현의 표정을 보고 남자는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고 직접 호통을 치며 거친 발걸음을 옮겼다.그러자 그의 몸이 포탄처럼 튀어나와 그대로 하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이 남자의 행동을 보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하현을 향해 비아냥거리는 말을 쏟아내었다.“이제 저놈은 망했어!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와서 허세를 부려?!”“장 선배님이죠? 정말 셔츠핏 멋지네요!”“몸은 또 얼마나 단단한데! 여러 명이 동시에 덤벼도 끄떡없다고 하더라고!”“저 허여멀건한 놈은 재수가 없는 거지. 장 선배는 줄곧 여사님을 존중해 왔어. 그런 그가 저놈을 가만히 놔두겠어? 죽이지나 않으면 다행이지!”많은 사람들은 좋은 구
담담한 표정을 짓던 이가음의 모친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녀는 하현의 경호원이 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한 것에 놀랐지만 마음에 크게 두지 않았다.결국 현대사회는 권력과 돈의 힘이 모든 걸 좌우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순간 이가음의 모친은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고 곧 십여 명의 경호원이 총을 들고 나타났다.하현은 본 척 만 척하며 이가음의 모친에게 입을 열었다.“부인,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뒤에 서 있을 겁니까?”“정말 내가 직접 당신을 꺼내야 합니까?”“젊은이,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해서 도대체 뭘 얻으려고 그러는 거야?”“뒷감당을 어떻게 책임질 건가? 그걸 생각해 봤어?”“내가 뭘 얻고 싶냐구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저 정의를 되찾으려는 것뿐이에요.”“오늘 일은 사적인 원한이에요.”“그래서 부인에게 해명을 듣기 위해 온 거예요.”“얼마 전 무성 촬영 세트장에서 롤플레이 놀이 중 총이 오발한 사건 때문에 이가음, 즉 부인의 딸이 다쳤어요.”“부인은 진상을 파악하고 무성 촬영 세트장에 항의를 하기는커녕 무고한 내 처제를 잘못한 사람으로 몰아붙여 마구 때렸어요.”“심지어 부인은 현장의 총에 진짜 총알을 넣은 사람이 나라고 지목했어요. 결국 나 때문에 자신의 딸이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구요.”“그래서 부인은 사람을 보내 날 처리하도록 했어요!”하현은 침착한 얼굴로 장내를 둘러보며 당당하게 말했다.“부인이 내 처제를 때린 것도 모자라 날 괴롭히고 있어요. 내가 이 정도 능력도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쯤 감옥에 갇혔을 거예요.”“사건의 전말이 이런데도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정의를 되찾으려고 온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두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무언의 의견을 나누고 있는 듯했다.만약 하현이 한 말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은 누가 보아도 이가음의 모친이 잘못한 것이었다.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안위만 생각할 뿐 아가음의 부인을
”너 이놈!”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는 화가 나서 숨을 헐떡였고 결국은 화를 참지 못하고 꺽꺽 숨을 헐떡이다가 피를 토하고 말았다.하현은 그에게 일일이 대응하기 귀찮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무심한 표정으로 장내를 훑어보았다.“부인, 아직도 그렇게 멀찌감치 서 계실 겁니까?”“그래, 내가 네 처제인지 뭔지 그 여자 때렸어!”하현이 사건을 끄집어내며 오만방자하게 구는 것도 모자라 손님들에게 손찌검까지 하는 것을 보고 이가음의 모친도 더 이상은 침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의자에 기대 앉아 가늘고 긴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눈꼬리를 가늘게 말아올린 눈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런데 문제는 누가 그 여자한테 그 재수 없는 대본을 손에 넣어줬다는 거야!”“소품용 총에 실탄이 들었든 어쨌든 상관없어!”“결국 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그 여자라는 거야!”“내 딸이 사고를 당했어. 그러면 책임을 져야지!”“어제 그 여자를 때린 건 시작에 불과해. 그저 약간의 훈계를 했을 뿐이야.”“만약 내 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땐 정말 너와 그 여자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가음의 모친은 매서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당신은 당신 자신도 지키지 못해!”이가음의 모친이 손뼉을 치자 사람들을 헤치고 미리 준비한 모양인 듯 열두 명의 경호원들이 총을 들고 뛰쳐나왔다.그들은 안전장치를 풀어 하현에게 총구를 겨누었다.“하현, 조심해!”이희광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며 얼른 그의 앞으로 나와 술병을 집어 들고 거세게 깨뜨린 다음 오른손을 휘둘렀다.“쉭쉭쉭!”유리 파편은 순식간에 날아가 총을 들고 있던 경호원들의 목에 꽂혔다.경호원들은 허연 흰자위를 드러내며 비명을 지를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바닥에 널브러졌다.“탕탕탕!”총소리가 장내를 울리더니 경호원 두세 명이 풀썩 쓰러졌다.순간 경호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허벅지를 움켜쥔 채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켰다.주위에 있던 손님들은 하나같이
”많은 사람들은 용문 무성 지회의 노구라는 이름을 들어보았기 때문에 그 위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실력도 출중하고 그동안 무성 지회장에게 혁혁한 공을 세워 준 인물이었다.그는 평소에 늘 지회장 곁을 따라다녔다.그런데 오늘 그가 이가음의 모친 곁에 있었다는 것은 지회장이 아내를 끔찍이 여긴다는 방증이었다.물론 그 와중에 하현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툭!”이가음의 모친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2층 한쪽 구석에서 검은 그림자가 툭 튀어나왔다.그는 빠른 몸놀림을 앞세워 순식간에 하현과 이희광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쓸데없는 말 대신 그는 전력을 다해 이희광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노구는 있는 힘을 다해 불청객들을 단숨에 날려버릴 기세였다.감히 이가음의 모친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그는 서슬 퍼런 눈빛을 하고 있었다.“퍽!”살의를 끊임없이 풍기던 그의 주먹은 무서운 기세로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가 맹수처럼 이리저리 몸을 놀렸다.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감출 수 없게 만들었다.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하현은 이제 죽었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최소한 하현이 죽임을 면한다 하더라도 멀쩡한 몸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이희광도 흠칫 놀라며 낯빛이 어두워졌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미 하현 쪽에 줄을 서기로 선택했으니 전력을 다해 한 방에 상대를 날려버릴 수밖에 없었다!“쾅!”삼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놀란 눈빛 속에 이희광의 주먹과 노구의 주먹이 정면으로 부딪혔다.순간 이희광은 온몸을 움찔거리다가 피를 뿜어냈다.날아오른 이희광이 땅바닥에 착지하는 순간 그의 얼굴이 사람들을 향해 훤히 드러났다.“이희광? 이희광이었다고?”“지회장의 부인 생일잔치에 외부인의 앞잡이가 되어 분란을 일으킨 자가 이희광이라고?”“죽고 싶어 환장했나?”사람들은 이희광을 알아본 순간 소름이 돋았다.놀라움도 놀라움이지만 하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노구가 내민 오른손은 순간 ‘또각'하고 부러졌고 팔 전체가 꽈배기처럼 비틀어졌다.“악!”노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온몸이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팔은 완전히 제 기능을 상실했다!이가음의 모친과 손님들은 아연실색했다.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무적인 노구였다.대충대충 해도 충분히 하현을 상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던가?방금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이 진정 사실이란 말인가?“어떻게 이럴 수가?!”“도대체 어떻게?!”“저놈이 그렇게 무서운 놈이었어? 손바닥 하나로 노구를?”“혹시 내가 잘못 본 건 아니야?”“노구가 하현을 얕잡아봐서 이렇게 된 건가?”“방금 이희광과 싸우다가 혹시 다친 거야?”“틀림없이 그랬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지!”하현이 손바닥 하나로 노구를 때려눕힌 것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듯 계속해서 눈을 비볐다.그러나 아무리 눈을 비벼 보아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그 유명한 노구가, 용문 무성 지회의 이희광을 한 방에 날려버린 노구가, 하현의 손바닥 한 방에 종잇장처럼 날려 가다니 어떻게 사람들이 믿을 수 있겠는가?이 광경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누구냐, 넌?!”노구는 누런 이를 드러낸 채 으르렁거리며 말했다.그는 비명이 터져 나오는 입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오른손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무성의 고수들은 내가 다 알아.”“너 같은 놈은 없었어!”하현은 노구의 말을 듣고 심드렁한 눈빛으로 노구를 한 번 쳐다보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어리숙하게 다른 사람에게 잘 속아 넘어가는 걸 가엾게 여겨 내가 당신에게 살 길 하나 마련해 주지.”심드렁한 하현의 눈빛에 노구는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노구는 지금 하현의 눈에는 자신이 그저 날아다니는 한
이가음의 모친은 어느새 눈매가 매서워졌다.“뒷배가 아무리 든든하기로서니 이렇게 건방질 수 있는 건가?”“정말 우리 용문에서 당신 하나 어떻게 못할 거라고 생각해?”“잘 들어! 우리 용문에는 실력이 출중한 고수들이 널리고 널렸어!”“지금 당신이 조금 앞서가는 것 같으니까 이젠 나를 괴롭히겠다? 내 남편을 끌어내리겠다고?”“당신은 그럴 자격도 능력도 없어!”“당신이 지금 누굴 상대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지?”이가음의 모친은 냉소를 지으며 매서운 눈빛으로 일관했다.“여기 있는 분들이 누구인지 알려 줄 테니까 똑똑히 들어!”“이 분은 용문 금정 지회 부지회장!”“이 분은 용문 외삼당의 둘째 자제분!”“이 분은 용문 집법당의 집법 제자로 아주 신분이 높은 분이지!”이가음의 모친이 연이어 호명을 하며 소개를 하자 십여 명의 남녀들이 모두 일어서서 거들먹거리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이가음의 모친은 이 사람들 때문에 잃어버렸던 용기를 다시 되찾은 듯했다.그녀는 눈꼬리를 매섭게 휘어감어 천천히 하현 앞으로 걸어 나와 냉소적인 입매로 말했다.“이 사람들은 모두 용문의 어른들이야!”“용문과는 얽히고설킨 사람들이지!”“감히 이 사람들의 미움을 사겠다는 건가?”“용문은 대하의 4대 초석 중 하나야!”“무성에서 우리 용문 사람들과 싸우겠다고?”“오만함도 이 정도면 병이지!”“아무리 뭘 몰라도 그렇지!”이가음의 부인이 하는 말을 듣고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한마디씩 거들었다.시쳇말로 용문은 강호의 무림 지존이라 할 수 있었다.강호에서 무학의 성지에서 온 사람이 아니고서는 누가 감히 용문과 겨루겠다고 큰소리칠 수 있겠는가?아무리 실력이 뛰어난다고 해도 용문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이가음의 모친 뒤를 돌아보면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용문의 계율 제1조는 권세를 믿고 남을 업신여겨서는 안 되고, 옳고 그름을 분
용문 집법당 영패?!영패를 보는 것은 당주를 보는 것과 같다?!순간 장내는 얼어붙은 듯 고요했다.이가음의 모친 일행은 벼락을 맞은 듯 온몸에 힘이 빠지고 얼굴은 창백하게 식어갔다.그들은 하현이 툭 던진 영패가 용문 집법당의 영패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럴 수가!이럴 수는 없다?!정적에 휩싸인 그들은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지금까지 용문의 신분을 자랑하던 자들도 모두 뒤로 물러서서 넋이 나간 얼굴이 되었다.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무적의 고수를 만났다고 해도 이렇게 얼어붙지 않았다.그러나 영패는 다르다.영패 앞에서는 그 누구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이것은 용문 집법당의 영패였다.영패를 보는 것은 당주를 보는 것과 같다.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절대자의 상징이었다!집법당 제자들은 지금 일어서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고 눈만 껌뻑껌뻑거릴 뿐이었다.그는 갑자기 신임 집법당 당주에 관한 얘기가 떠올랐다.당주를 실제로 본 사람은 많지 않고 실제적으로도 진주희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했다.그런데...집법당 영패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그가 믿고 싶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가 보는 것은 허깨비가 아니다.금빛이 감도는 분명한 집법당 영패였다.이제 집법당 제자인 그는 어떻게 해야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는가?그러자 집법당 제자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당신과 이 영패가 무슨...”“퍽!”집법당 제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현은 손바닥으로 이 사람을 쓰러뜨렸다.“자신이 집법당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거지?”“그러면 법을 알고도 법을 어겼다는 건데 법을 어길 시 어떻게 된다는 것도 알겠군, 안 그래?”“당신은 집법당 사람으로서 용문의 연줄을 앞세워 위세를 부리는 사람들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어.”“당신은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동조했어!”“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런 짓을 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