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하현을 그 자리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도박꾼으로 만들어버렸다!이런 사람이 방가 아가씨의 목숨까지 가져가려고 하다니 이건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많은 아리따운 여사들도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멸시하고 무시하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사기꾼도 안전 관리 전문가와 경쟁을 하려고 하다니 너무 자기 분수를 모른다. “하지만 설령 그의 방안대로 한다고 해도 맨손으로 밀어낼 수는 없어요. 사람 몸에는 정전기가 있기 때문에 맨손으로 했다간 차 뒤쪽에 있는 연료 탱크에 불을 붙이게 될 거예요……”하현이 세심하게 한 마디 일깨워 주었다. 하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 관리 집사는 차갑게 말했다. “이봐,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다시 한번 우리가 사람 구하는 거 방해해놓고 우리보고 무례하다고 뭐라 하지마!”말을 하면서 경호원 두 명이 하현이 있는 곳을 노려보며 다가왔다. 만약 하현이 계속 쓸데없는 말을 하면 그들은 손을 쓸 태세였다. 이 모습을 보고 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어떤 일들은 인연이 중요하다. 그는 정말 진심으로 사람을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방가 사람들이 그를 믿지 않으니 그가 어떻게 구할 수 있겠는가?일이 이렇게 되자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소녀는 아마……“됐어요. 알아서 해요. 잘 되길 바라요.”사람들이 구하지 말라고 하니 하현도 억지로 할 수가 없어 발길을 돌리고 떠났다. 한 무리의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잘 배우지를 못해서 잘난 척만 한다니까!”“함부로 뻐길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걸 설마 잘 모르는 건가?”“보기에는 좋아도, 조금도 현실적이지 않아!”구경꾼들은 모두 욕설을 퍼부었다. 하현처럼 말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강물에 빠뜨려야 한다. 주이명은 비웃으며 앞으로 나와 오른손으로 람보르기니의 차체를 뒤로 눌렀다……“쾅______”그가 손바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떠들썩해졌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지금 상황은 아주 긴급했다. 거의 1분 1초마다 방 아가씨는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지금 정신을 차린 방 아가씨에게는 자신의 죽음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 “얼른 방법을 찾아!”방 관리 집사는 주이명의 목을 조르며 고함을 질렀다. 주이명은 울상을 짓고 있었다. “구할 수 없어요. 이런 상황에선 정말 구할 수 없어요!”“소방대원을 불러! 빨리, 빨리 불러와!”“안 그러면 큰일 나. 사람이 죽는다고!”주이명은 눈앞이 캄캄하다고 느꼈다. 비록 방금 방 집사가 보증을 서긴 했지만 여전히 그에게 책임을 떠넘길 여지가 있었다. 문제는 그가 예상했던 대로 일이 전혀 진행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경 방씨 가문은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다. 그랬기에 가문에는 대단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많았다. 전문가를 찾아 현장 상황을 살펴보기만 해도 그가 방금 한 행동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해도 여론 때문에 방가는 그를 죽일 수 없었다. 하지만 10대 최고 가문이 그를 가지고 놀다 죽이려고 하면 수단은 너무 많을 것이다. “이 봐, 대구 전체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하 전체에서 당신만큼 뛰어난 안전 관리 전문가가 없다며?”“지금 우리보고 소방대원을 부르라니, 왜 진작부터 그러지 않았어!”방 집사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주이명을 발로 걷어찼다. 그리고는 경호원을 향해 고함을 치며 말했다. “빨리 소방대원을 찾아와!”“빨리!”“집사님, 요즘은 소방대원이 오는 데 최소한 5분은 걸려요. 거기다 지금 차가 많이 막혀서 오다 보면 다 끝나버릴 수 있어요.” 구경하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방금 그 젊은이는 주이명 이 사기꾼의 허점을 알아봤으니 어쩌면 그가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요!”“그를 찾아야 해요!”“그런 꼴로 어떻게 사람을 구할
“다들 비켜요. 잠시 후에 차가 다시 폭발할 수 있어요!”“당신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요. 절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세요!”십여 초 후 하현은 군중들 앞에 도착했다. “누구 장갑 있는 사람, 한 켤레만 빌려 주세요!”곧 군중들 속에서 고무장갑 한 쌍이 던져졌고, 하현도 별 생각 없이 바로 손에 끼운 다음 앞을 향해 돌진했다. 주위를 둘러보던 군중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하나같이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주이명이 잘난 척 하는 것에 비하면 하현은 정말 사람을 구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았다. “위기에 직면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게 진정한 전문가, 진정한 고수지!”“고수님, 조심하세요!”“떠들지 말고 빨리 차를 옆으로 옮길 방법을 생각해 봐. 구급차와 소방차가 곧 올 거야!”“……”이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은 매우 빠르게 움직여 바로 차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겁에 질려 있는 소녀의 표정을 보며 하현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더니 왼손으로 차 문을 잡고 위쪽으로 휙 잡아 당겼다. “털컥______”커다란 굉음과 함께 차문이 열리려는 순간 아슬아슬했던 철근대가 완전히 부서졌다. 람보르기니는 느리지만 단호한 속도로 아래쪽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하현은 눈꺼풀이 펄쩍 뛰더니 튀어나갔다. “풍덩______”“쾅______”하현이 뛰어내린 후 차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모든 사람들은 강 위의 불빛을 멍하기 바라보며 잠시 정신을 잃었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방금 그 젊은이가 목숨을 걸로 사람을 구하긴 했지만 결국 한 발 늦었다. 방 집사와 두 경호원은 절망적인 얼굴로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이내 절망적이고 창백한 얼 굴로 다리 가장자리에 ‘퍽’하고 무릎을 꿇었다. “내가 진작에 말했지. 내가 진작에 말했었잖아!”“살릴 수 없을 거라고!”“내가 전문가인데 내 판단이 틀릴 리가 있겠
이 모습을 본 하현은 무슨 남녀간의 경계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빠르게 손을 뻗어 소녀의 가슴을 누르며 입과 입을 맞대고 여러 번 인공호흡을 했다. “후______”잠시 후 소녀는 끙끙거리더니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녀의 입가는 기침으로 피가 맺혔고, 마침내 호흡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이 모습을 본 하현은 마침내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 집사를 향해 말했다. “자, 괜찮아요!”“그래도 안전을 위해 이따 구급차가 오면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을 거예요.”“그리고 회복이 되고 나서도 스포츠카는 몰고 다니게 하지 마세요. 이런 큰 마력의 스포츠카는 제어가 잘 안 돼서 사고 당하기 쉬워요.”“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방 집사는 이때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방금 하현 앞에서 부렸던 거만한 자세를 취할 수 있겠는가? 방금 그 위험했던 장면을 생각하면 그는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이 소녀가 괜찮아 진 것을 보고 모든 사람은 환호성을 질렀다. 원래 하현을 무시했던 몇몇 여자들을 지금 흠모하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정의를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용감하게 소녀를 구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남자다!방금 전까지 하하 큰소리로 웃어대던 주이명은 지금 마치 누가 입을 틀어 막은 듯 얼굴빛은 어두워졌고 안색은 극도로 안 좋아졌다. 하현이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조마조마했다. 이번에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하현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거기다 방가 사람들은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 생각에 미치자 주이명은 땅에 머리를 처박고 죽고 싶었다. “선생님,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나중에 저희 연경 방가에서 보답을 해드리겠습니다.”방 집사는 경호원에게 방 아가씨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라고 시키고는 깍듯하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별 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말
“아이고, 은인……”방재인은 안달이 난 얼굴로 따라가려고 했지만 지금 몸에 힘이 없어서 몇 걸음 뛰기 시작하자 숨이 너무 헐떡거리기 시작해 전혀 달릴 수가 없었다. “아가씨, 쫓아가지 마세요.”방 집사는 서둘러 앞으로 나와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안에는 하현의 옆모습 사진이 있었다. “제가 방금 은인의 사진을 찍었어요. 걱정 마세요. 우리 방가의 능력으로 대구에서 사람 하나 찾는 건 어렵지 않아요!”“그리고 그도 이렇게 능력이 있으니 찾기가 더 쉬울 거예요.”이 말을 듣고 방재인은 겨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가문에서 태어났기에 자연스레 비상한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방 집사, 이 일은 암암리에 진행해야 돼.”“이 은인은 놀라운 신분을 가지고 있거나 뭔가 비밀이 있어서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던 거야.”“그러니 우리는 그를 찾되 절대 그를 해치게 해서는 안돼.”방 집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걱정 마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습니다.” “음, 이 일은 너한테 맡길게!”방재인은 기색은 물론 눈빛도 이상했다. 그녀가 자주 접하는 세자, 도련님들에 비하면 이 은인이야말로 진정한 남자였다. 자기의 오빠인 방현진은 연경 네 도련님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때 하현은 자신이 방현진을 제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하현은 방금 주차했던 곳으로 돌아와 자신이 몰고 온 도요타 엘파를 찾지 못하자 육태영이 벌써 몰고 갔다는 것을 순식간에 알아차렸다. 하현은 한숨을 쉬고는 외진 구석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조남헌에게 차를 보내 자신을 향산 1호 별장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마침내 차가 반쯤 왔을 때 하현의 전화가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은 후 맞은편에서 설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부, 일이 생겼어요. 빨리 오실 거죠?”하현은 어리둥절해졌다. 자신이 잠깐 떠난 사이에
별장 로비에 들어서자 보석으로 치장한 아줌마들과 양복을 차려 입은 남자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옷차림이 화려했지만 상류층 테두리에서 마땅히 가져야 할 온화함과우아함은 없었고 오히려 조금 사나워보였다. 이때 설재석과 설유아 두 사람은 지친 얼굴로 구석에 숨어있었다. 오직 육혜경과 육태영 모자만 이 사람들과 욕을 하고 있었다. “배상해. 당장 돈 내 놔!”“향산 별장에서 산다고 주차장에서 우리 고급차를 막 들이 받아도 되는 거야?”“당장 보상해!”“당신들이 누구든지 간에 지금 반드시 배상해야 돼. 안 그러면 우리가 관청에 신고할 거야!”하현은 옆에서 듣고는 상황을 이해했다. 향산 별장 구역의 모든 별장에는 자신들만의 독립된 주차 차고가 있는데 육태영은 와본 적이 없어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길 건너 고급 별장 구역 주차장에 차를 세웠고 그 안에 있던 수십 대의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부잣집 별장 구역의 사람들은 모두 벼락부자들이었고 소양이 좋지 않았다. 차가 부딪혔으니 어디 그렇게 쉽게 말한다고 되겠는가? 분명 육혜경 모자에게 돈을 물어내라고 할 것이다. 이때 이 벼락부자들은 하나같이 육혜경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들이밀고 있었다. “그 차는 우리 매장용으로 산 거야. 우리에게 배상하지 않으면 너랑 목숨 걸고 싸울 거야!”“향산 별장에서 살면서 돈이 없다고? 웃기는 소리 하네!”“빨리 돈 내놔. 안 그럼 오늘 넌 여기서 맞아 죽을 거야!” 이러쿵저러쿵 손가락질을 받자 육혜경은 조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사납게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다들 입 다물어!”“당신들 너무 억지를 부리네!”“내가 말했지, 내 소중한 아들도 피해자라고!”“차는 내 아들 게 아니야. 내 아들은 운전면허도 없어. 그 운전 기사가 내 아들한테 운전을 시켜서 이렇게 된 거야!”“당신들은 그 운전기사한테 가서 배상을 요구해야 해. 최희정네 일가를 찾아가서 배상해 달라고 해야 한다고.
육혜경은 이때 펄쩍펄쩍 뛰고 있었다. 그녀는 전투력이 그녀보다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 나이든 아줌마 아저씨들을 상대하며 이미 열세에 놓여 있었다. 이 눈 먼 운전기사가 감히 자신을 비웃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자 육혜경은 하현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 설유아는 이때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아주머니, 이성적으로 얘기 하실 수 없어요?”“태영 오빠가 차를 쳤으니 당신들이 사과할 건 사과하고, 배상할건 배상해야죠. 우리 별장을 담보로 잡는다니 이게 무슨 일이에요?”“게다가 이 별장은 원래 제 형부 건데……”설유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육혜경은 갑자기 눈을 번뜩이더니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 “아이고, 정말 기가 막히네. 기가 막혀!”육혜경은 이때 하현 앞으로 달려가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여러분, 여러분, 제가 방금 너무 기가 막혀서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요!”“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이 분은 하현이에요. 설씨 집안 큰 딸의 남편……”그녀는 별장에 막 도착해서 하현의 현재 신분을 파악해냈다. “가장 관건은 방금 그 도요타 엘파가 그의 명의로 되어 있다는 거예요. 이 사람은 돈이 있으니 당신들이 배상을 원한다면 이 사람한테 배상해 달라고 하세요!”“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책임질 사람이 있다는 말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에요.”“그리고 이 주식 양도 합의서를 보세요. 원래 그의 명의로 되어 있었어요. 그는 부자예요!” 말을 하면서 육혜경은 희정의 SNS에 들어가 사진을 확대해 모두에게 보여 주었다. 현장에 있던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심씨그룹의 주식 양도 합의서를 본 순간 하나같이 표정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배상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답게 차려 입은 한 아줌마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이 설씨 집안 사위야?”또 다른 아저씨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그 도요타 엘파가
육혜경 모자는 떠나면서 하현에게 자신이 차주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하현은 순식간에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아줌마들에게 둘러싸였고, 이 아줌마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돈을 배상하라고 재잘재잘거렸다. 아저씨 아줌마들은 모두 동전 하나마저 소중하게 여기는 졸부들이었다. 아무리 봐도 몇 백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육혜경 모자보다는 도요타 엘파 같은 고급차를 가지고 있는 하현이 이 손해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설유아는 계속 무슨 말을 하려다가 군중들에게 밀려났다. “네. 네. 이 일은 제가 해결할게요!”하현은 이때 지긋지긋하고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이런 작은 일로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은 확실히 사람을 짜증나게 했다. 그는 이것이 희정의 계획이라는 것을 몰랐지만 반드시 이 사람들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느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자신이 하루도 조용한 날을 보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유아는 옆에서 목소리를 냈다. “형부, 이건 형부가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 또 형부가 운전을 한 것도 아니고……”“그 사람 일이잖아요!”“도로 교통법도 몰라요?”“누가 차주든 사고를 낸 그 사람이 책임을 져야죠!”“이건 법이 규정하고 있는 당연한 거예요!”“이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우리는 매일 문을 닫고 지내야 해요!”“당신들, 우리가 향산 별장에 산다고 이렇게 사람을 괴롭혀도 되는 거예요?”설유아의 한 마디 말에 과격한 아저씨 아줌마들은 순간 폭발했다. 어떤 사람은 하현의 옷을 잡아 당기는 사람도 있었다. 하현도 이 사람들을 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들의 전투력은 너무 강했다. 하현이 손을 들어 올리면 누군가는 반드시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때가 되면 일이 더욱 번거로워질 것이다. “자, 쓸데없는 소리 말고 차 증서와 이전 계약서, 영수증 다 가지고 오세요!”하현은 화를 쏟아냈다. “지금 당신들한테 돈을 보내고 차를 가지고 갈 사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어, 하 씨...”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탁!”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개자식!”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우후!”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