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에 미치자 주이명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잠시 궁리를 하고 나서야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 집사님, 눈앞에 이 상황을 똑똑히 보셨을 겁니다.”“제가 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차를 강물에 빠뜨려 폭발을 막는 것뿐입니다.”“하지만 이 방안 역시 엄청난 위험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운이 나쁘면 차가 강물에 빠지는 순간 폭발하거나 엄청난 수압에 부딪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니 사람을 살릴지 말지는 집사님이 결정하세요!”주이명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 기회를 봐가면서 일을 진행해 나갔다. 방 집사에게 책임을 떠 넘긴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의 계획에 따라 사람을 살리면 자연히 그의 공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실패하면 이건 다 방씨 관리 집사의 책임이 되는 것이다. 하현은 이 소녀가 방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을 듣고 자기와 방현진의 관계를 떠올리며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주이명이 하는 말을 듣고 그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그는 주이명의 계획대로 움직였다간 이 소녀의 생존 확률은 30%는커녕 10%도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주이명은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방 집사는 쩔쩔매며 눈앞의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재빨리 냉정을 되찾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 선생님, 선생님은 이 방면의 전문가시니 저는 선생님을 믿습니다.”“만에 하나 정말 사고가 나더라도 아무도 선생님께 책임을 묻지 않을 겁니다.”방 집사의 말을 듣고 주이명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양복을 벗어 던지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섰다. 그는 걸어가면서 말했다. “방 집사님 안심하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 방 아가씨를 구하겠습니다!”“제 커리어를 걸고 말씀 드려요!”말을 마치고 주이명은 람보르기니에 발을 디딜 준비를 했다. “멈춰!”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네가 발로 걷어차면 이 엄청난 엔진이 더 빨리 폭발할 가
하현은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 “나는 당신이 무슨 전문가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이렇게 하면 얼마나 위험해 지는지 모르겠어?”“지금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대한 빨리 차 문을 열고 안전벨트를 풀어 방 아가씨를 데리고 나오는 거야!”“3초안에 움직여야 해!”“실패하면 당사자와 같이 물에 빠질 거야!”“이렇게 하면 성공할 확률이 50%정도 될 거야!”“만약 당신이 전문가라면 분명 이렇게 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건 알아 챌 수 있었을 거야.”“유일한 방법이라고?”주이명도 하현이 말한 방법이 실행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군자는 위험한 벽 앞에 서지 않는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구하다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주이명이 어떻게 그 방안대로 할 수 있겠는가? “내가 보기에 당신이 말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건 자기 자신이 같이 죽는 것 말고는 전혀 실행 가능성이 없어 보여!”“3초 안에 차 문을 열고 안전벨트를 풀로 사람을 데리고 나오라고?”“누가 할 수 있겠어?”“할 수 있다고 해도 방 아가씨가 운전석에 끼어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어?”“걸려 있다고 하면 아가씨를 꺼내는 건 1,2초 안에 할 수 있는 게 아니야!”“게다가 이렇게 하는 도중에 차가 폭발할 가능성도 커!”“인마, 알면서 모르는 척 하지마.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데 시간 끌게 하지 말라고!”“너 내가 너 같은 사람의 마음을 모를 줄 알아?”“너 방 아가씨의 신분을 듣고 대중들의 환심을 사려고 그러는 거지? 방씨 집안에게 호감을 얻고싶어서!”“너 내 말 잘 들어. 나 주이명은 너 같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품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방 아가씨의 생사야 말로 가장 중요한 거니까!”“네가 계속 재잘대다가 사람 구하는 일이 지체가 되면 이 일은 네가 책임 져야 돼!”말을 마치고 주이명은 방 집사를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 “방 집사님, 죄송하지만 사람을 데리고 가서 진
더군다나 하현을 그 자리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도박꾼으로 만들어버렸다!이런 사람이 방가 아가씨의 목숨까지 가져가려고 하다니 이건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많은 아리따운 여사들도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멸시하고 무시하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사기꾼도 안전 관리 전문가와 경쟁을 하려고 하다니 너무 자기 분수를 모른다. “하지만 설령 그의 방안대로 한다고 해도 맨손으로 밀어낼 수는 없어요. 사람 몸에는 정전기가 있기 때문에 맨손으로 했다간 차 뒤쪽에 있는 연료 탱크에 불을 붙이게 될 거예요……”하현이 세심하게 한 마디 일깨워 주었다. 하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 관리 집사는 차갑게 말했다. “이봐,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다시 한번 우리가 사람 구하는 거 방해해놓고 우리보고 무례하다고 뭐라 하지마!”말을 하면서 경호원 두 명이 하현이 있는 곳을 노려보며 다가왔다. 만약 하현이 계속 쓸데없는 말을 하면 그들은 손을 쓸 태세였다. 이 모습을 보고 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어떤 일들은 인연이 중요하다. 그는 정말 진심으로 사람을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방가 사람들이 그를 믿지 않으니 그가 어떻게 구할 수 있겠는가?일이 이렇게 되자 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소녀는 아마……“됐어요. 알아서 해요. 잘 되길 바라요.”사람들이 구하지 말라고 하니 하현도 억지로 할 수가 없어 발길을 돌리고 떠났다. 한 무리의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잘 배우지를 못해서 잘난 척만 한다니까!”“함부로 뻐길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걸 설마 잘 모르는 건가?”“보기에는 좋아도, 조금도 현실적이지 않아!”구경꾼들은 모두 욕설을 퍼부었다. 하현처럼 말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강물에 빠뜨려야 한다. 주이명은 비웃으며 앞으로 나와 오른손으로 람보르기니의 차체를 뒤로 눌렀다……“쾅______”그가 손바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떠들썩해졌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지금 상황은 아주 긴급했다. 거의 1분 1초마다 방 아가씨는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지금 정신을 차린 방 아가씨에게는 자신의 죽음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 “얼른 방법을 찾아!”방 관리 집사는 주이명의 목을 조르며 고함을 질렀다. 주이명은 울상을 짓고 있었다. “구할 수 없어요. 이런 상황에선 정말 구할 수 없어요!”“소방대원을 불러! 빨리, 빨리 불러와!”“안 그러면 큰일 나. 사람이 죽는다고!”주이명은 눈앞이 캄캄하다고 느꼈다. 비록 방금 방 집사가 보증을 서긴 했지만 여전히 그에게 책임을 떠넘길 여지가 있었다. 문제는 그가 예상했던 대로 일이 전혀 진행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경 방씨 가문은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다. 그랬기에 가문에는 대단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많았다. 전문가를 찾아 현장 상황을 살펴보기만 해도 그가 방금 한 행동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해도 여론 때문에 방가는 그를 죽일 수 없었다. 하지만 10대 최고 가문이 그를 가지고 놀다 죽이려고 하면 수단은 너무 많을 것이다. “이 봐, 대구 전체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하 전체에서 당신만큼 뛰어난 안전 관리 전문가가 없다며?”“지금 우리보고 소방대원을 부르라니, 왜 진작부터 그러지 않았어!”방 집사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주이명을 발로 걷어찼다. 그리고는 경호원을 향해 고함을 치며 말했다. “빨리 소방대원을 찾아와!”“빨리!”“집사님, 요즘은 소방대원이 오는 데 최소한 5분은 걸려요. 거기다 지금 차가 많이 막혀서 오다 보면 다 끝나버릴 수 있어요.” 구경하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방금 그 젊은이는 주이명 이 사기꾼의 허점을 알아봤으니 어쩌면 그가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요!”“그를 찾아야 해요!”“그런 꼴로 어떻게 사람을 구할
“다들 비켜요. 잠시 후에 차가 다시 폭발할 수 있어요!”“당신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요. 절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세요!”십여 초 후 하현은 군중들 앞에 도착했다. “누구 장갑 있는 사람, 한 켤레만 빌려 주세요!”곧 군중들 속에서 고무장갑 한 쌍이 던져졌고, 하현도 별 생각 없이 바로 손에 끼운 다음 앞을 향해 돌진했다. 주위를 둘러보던 군중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하나같이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주이명이 잘난 척 하는 것에 비하면 하현은 정말 사람을 구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았다. “위기에 직면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게 진정한 전문가, 진정한 고수지!”“고수님, 조심하세요!”“떠들지 말고 빨리 차를 옆으로 옮길 방법을 생각해 봐. 구급차와 소방차가 곧 올 거야!”“……”이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은 매우 빠르게 움직여 바로 차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겁에 질려 있는 소녀의 표정을 보며 하현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더니 왼손으로 차 문을 잡고 위쪽으로 휙 잡아 당겼다. “털컥______”커다란 굉음과 함께 차문이 열리려는 순간 아슬아슬했던 철근대가 완전히 부서졌다. 람보르기니는 느리지만 단호한 속도로 아래쪽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하현은 눈꺼풀이 펄쩍 뛰더니 튀어나갔다. “풍덩______”“쾅______”하현이 뛰어내린 후 차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모든 사람들은 강 위의 불빛을 멍하기 바라보며 잠시 정신을 잃었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방금 그 젊은이가 목숨을 걸로 사람을 구하긴 했지만 결국 한 발 늦었다. 방 집사와 두 경호원은 절망적인 얼굴로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이내 절망적이고 창백한 얼 굴로 다리 가장자리에 ‘퍽’하고 무릎을 꿇었다. “내가 진작에 말했지. 내가 진작에 말했었잖아!”“살릴 수 없을 거라고!”“내가 전문가인데 내 판단이 틀릴 리가 있겠
이 모습을 본 하현은 무슨 남녀간의 경계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빠르게 손을 뻗어 소녀의 가슴을 누르며 입과 입을 맞대고 여러 번 인공호흡을 했다. “후______”잠시 후 소녀는 끙끙거리더니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녀의 입가는 기침으로 피가 맺혔고, 마침내 호흡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이 모습을 본 하현은 마침내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 집사를 향해 말했다. “자, 괜찮아요!”“그래도 안전을 위해 이따 구급차가 오면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을 거예요.”“그리고 회복이 되고 나서도 스포츠카는 몰고 다니게 하지 마세요. 이런 큰 마력의 스포츠카는 제어가 잘 안 돼서 사고 당하기 쉬워요.”“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방 집사는 이때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방금 하현 앞에서 부렸던 거만한 자세를 취할 수 있겠는가? 방금 그 위험했던 장면을 생각하면 그는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이 소녀가 괜찮아 진 것을 보고 모든 사람은 환호성을 질렀다. 원래 하현을 무시했던 몇몇 여자들을 지금 흠모하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정의를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용감하게 소녀를 구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남자다!방금 전까지 하하 큰소리로 웃어대던 주이명은 지금 마치 누가 입을 틀어 막은 듯 얼굴빛은 어두워졌고 안색은 극도로 안 좋아졌다. 하현이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조마조마했다. 이번에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하현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거기다 방가 사람들은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 생각에 미치자 주이명은 땅에 머리를 처박고 죽고 싶었다. “선생님,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나중에 저희 연경 방가에서 보답을 해드리겠습니다.”방 집사는 경호원에게 방 아가씨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라고 시키고는 깍듯하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별 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말
“아이고, 은인……”방재인은 안달이 난 얼굴로 따라가려고 했지만 지금 몸에 힘이 없어서 몇 걸음 뛰기 시작하자 숨이 너무 헐떡거리기 시작해 전혀 달릴 수가 없었다. “아가씨, 쫓아가지 마세요.”방 집사는 서둘러 앞으로 나와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안에는 하현의 옆모습 사진이 있었다. “제가 방금 은인의 사진을 찍었어요. 걱정 마세요. 우리 방가의 능력으로 대구에서 사람 하나 찾는 건 어렵지 않아요!”“그리고 그도 이렇게 능력이 있으니 찾기가 더 쉬울 거예요.”이 말을 듣고 방재인은 겨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가문에서 태어났기에 자연스레 비상한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방 집사, 이 일은 암암리에 진행해야 돼.”“이 은인은 놀라운 신분을 가지고 있거나 뭔가 비밀이 있어서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던 거야.”“그러니 우리는 그를 찾되 절대 그를 해치게 해서는 안돼.”방 집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걱정 마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습니다.” “음, 이 일은 너한테 맡길게!”방재인은 기색은 물론 눈빛도 이상했다. 그녀가 자주 접하는 세자, 도련님들에 비하면 이 은인이야말로 진정한 남자였다. 자기의 오빠인 방현진은 연경 네 도련님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때 하현은 자신이 방현진을 제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하현은 방금 주차했던 곳으로 돌아와 자신이 몰고 온 도요타 엘파를 찾지 못하자 육태영이 벌써 몰고 갔다는 것을 순식간에 알아차렸다. 하현은 한숨을 쉬고는 외진 구석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조남헌에게 차를 보내 자신을 향산 1호 별장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마침내 차가 반쯤 왔을 때 하현의 전화가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은 후 맞은편에서 설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부, 일이 생겼어요. 빨리 오실 거죠?”하현은 어리둥절해졌다. 자신이 잠깐 떠난 사이에
별장 로비에 들어서자 보석으로 치장한 아줌마들과 양복을 차려 입은 남자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옷차림이 화려했지만 상류층 테두리에서 마땅히 가져야 할 온화함과우아함은 없었고 오히려 조금 사나워보였다. 이때 설재석과 설유아 두 사람은 지친 얼굴로 구석에 숨어있었다. 오직 육혜경과 육태영 모자만 이 사람들과 욕을 하고 있었다. “배상해. 당장 돈 내 놔!”“향산 별장에서 산다고 주차장에서 우리 고급차를 막 들이 받아도 되는 거야?”“당장 보상해!”“당신들이 누구든지 간에 지금 반드시 배상해야 돼. 안 그러면 우리가 관청에 신고할 거야!”하현은 옆에서 듣고는 상황을 이해했다. 향산 별장 구역의 모든 별장에는 자신들만의 독립된 주차 차고가 있는데 육태영은 와본 적이 없어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길 건너 고급 별장 구역 주차장에 차를 세웠고 그 안에 있던 수십 대의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부잣집 별장 구역의 사람들은 모두 벼락부자들이었고 소양이 좋지 않았다. 차가 부딪혔으니 어디 그렇게 쉽게 말한다고 되겠는가? 분명 육혜경 모자에게 돈을 물어내라고 할 것이다. 이때 이 벼락부자들은 하나같이 육혜경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들이밀고 있었다. “그 차는 우리 매장용으로 산 거야. 우리에게 배상하지 않으면 너랑 목숨 걸고 싸울 거야!”“향산 별장에서 살면서 돈이 없다고? 웃기는 소리 하네!”“빨리 돈 내놔. 안 그럼 오늘 넌 여기서 맞아 죽을 거야!” 이러쿵저러쿵 손가락질을 받자 육혜경은 조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사납게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다들 입 다물어!”“당신들 너무 억지를 부리네!”“내가 말했지, 내 소중한 아들도 피해자라고!”“차는 내 아들 게 아니야. 내 아들은 운전면허도 없어. 그 운전 기사가 내 아들한테 운전을 시켜서 이렇게 된 거야!”“당신들은 그 운전기사한테 가서 배상을 요구해야 해. 최희정네 일가를 찾아가서 배상해 달라고 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