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애!”“안돼!”심재욱은 멍해졌다. 곧이어 그는 미친 듯이 구신애의 시체를 덮치려 했다. 심가성이 한 걸음 내딛자 ‘퍽’하는 소리와 함께 심재욱은 심가성에게 밟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 순간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라더니 극도로 충격을 받은 기색이었다. 모두 심가성이 구신애에게 습격을 당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을 때 뜻밖에도 심가성이 구신애 고수를 죽인 것이다. 심재욱은 땅에 짓밟혔다.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이런 솜씨는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하현도 재미있어하는 표정을 드러냈다.전신급이다!심가 가주는 전신급 고수다. 보아하니 자신이 이 최정상 가문을 우습게 본 것 같다. 임복원, 청허 도장조차도 순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심가성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남 갑부로 불리며 이런 솜씨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몰랐다. 심재욱은 이때도 반응을 했다. 그는 발버둥을 치며 고개를 들더니 마치 오랜 세월 동안 그 같은 사람은 처음 만나 본다는 듯 원망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잠시 후 심재욱은 갑자기 처량한 미소를 지었다. “이해할 수가 없어요.”심가성은 담담하게 말했다. “뭘 이해할 수가 없다는 거야?”“너는 8살 때부터 네 큰 형 심재철을 능가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어.”“그때 나는 네 큰 형이 아니라 네가 가업을 물려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이 모든 건 너를 테스트 해본 거였어. 이해하겠어?”“네가 이런 상황에서 이 여자를 해결하고 나를 물러나게 했다면 나는 두 말 없이 너에게 내 자리를, 심가의 모든 것을 너에게 물려줬을 거야.”“하지만 넌 나를 너무 실망시켰어. 네가 이렇게 한 모든 게 다 이 여자를 위해서 그런 거라니!”“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데 내가 이 자리를 너에게 줄 수 있을 거 같아? 심씨 가문을 너 같이 쓸모없는 사람 손에 맡길 수 있겠어?”“그래서 내
그곳의 수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멍해졌다. 하지만 하현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담담한 기색으로 식사를 했다. 당시 하씨 가문의 할머니 이일해를 상대할 때 그는 이 최정상 가문의 책임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게 되었다. 하씨 가문은 평범한 최정상 가문에 불과했다. 하지만 심가는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이다. 심가성이 능력이 없었다면 심가는 진작에 몇 번이나 삼켜졌을지 모른다. 심가성은 심가의 일을 처리한 후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그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술이 세 바퀴를 돌고 잔치는 끝이 났다. 하현이 떠나려고 할 때 심가성이 직접 그를 남겨두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심가성과 하현이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하현이 목소리를 내기도 전에 심가성이 하현에게 청하는 손짓을 하며 심가 홀 밖으로 불러냈다. 이 곳은 높은 곳에 있는 정원으로 대구 외각의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곳이었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입을 열지 않았다. 오히려 심가성은 옆의 사람들을 물러가게 하고 나서야 웃으며 말했다. “하현, 아니 하 지회장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하현은 심가성 이 늙은 여우가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전혀 놀라지 않았다. 지회장이라는 이 신분은 원래 자신이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심가성이 이것도 몰랐다면 심가의 정보 시스템은 너무 형편없을 것이다. 그러자 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보잘것없는 용문 대구 지회장은 심 어르신 앞에서는 언급할 가치도 없습니다.”“어르신께서는 저를 하현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어르신께서 무슨 일로 저를 특별히 남겨 두셨는지 모르겠네요?”심가성은 웃으며 사양하지 않고 멀리서 일렁이는 파도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하현,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바다 풍경이 어떻다고 생각해?”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어 장관이네
“맏이는 관청에 헌신적이라 관청의 힘을 이용해서 심가를 도우려고 해.”“둘째는 또 쓸모가 없고.”“지금의 심가는 보기에는 그대로지만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 20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심가성은 탄식하는 얼굴이었다. 하현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나는 심 아주머니가 좋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아주머니가 심가를 계승하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죠.” 심가성은 담담하게 말했다. “슬기 엄마도 확실히 괜찮지. 슬기를 포함해 나도 아주 좋게 생각해.”“근데 안타깝게도 내가 그 모녀를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이 계층의 사람들이나 우리 심가의 모든 협력 파트너가 그들을 좋게 보는 건 아니야.” “더구나 이 큰 가업을 지탱해 줄 남자가 없으면 백 년 후에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거야.” “그래서 하현, 내가 방금 잔치 전에 너에게 말했던 것처럼 난 너를 좋게 생각해.”“네가 우리 심가의 데릴사위가 되기를 원한다면.”“네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10년 안에 네 손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증할게.”“이제부터 너는 대하, 그리고 세계의 최고 거물 중 한 사람이 될 거야.”“한 걸음에 하늘에까지 닿을 수 있으니 오백 년은 아끼는 거야. 이건 아주 귀하고 드문 기회야.”하현의 얼굴에 미소가 약간 굳어지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심가 어르신,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저는 이미 결혼을 했어요.”심가성은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정가 강남 혈통의 설은아 말하는 거지? 이 일은 내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 줄 수 있어.”심가성의 확실하게 말했다. 네가 승낙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된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하현은 이 순간에도 눈을 가늘게 떴다. 심가성 이 늙은 여우가 도대체 자신의 일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자신의 신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인가?한마디 말도 없이 외손녀를 보내고는 재산과 가문을 넘겨 주다니, 이건 심가 가문 전체를 자신의 손에 맡기려는 느낌이었다.하현은 애써 놀란 표정을 짓더
하현이 일단 서명을 하기만 하면 앞으로 심가 그룹에서는 어느 정도 발언권이 있을 것이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정식적으로 대구 상류층에 발을 들여놓는 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하현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심가 어르신, 별말씀을요.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되죠. 게다가 심가그룹의 주식 10% 가격은 만만치 않잖아요.”“게다가 오늘 제가 심가에 나타났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잖아요.”“그래서 받을 수가 없어요.”이 주식의 가치는 높았지만 하현은 이 늙은 여우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어 함부로 받을 수가 없었다. “왜 안 받아?”심가성은 빙긋이 웃었다. “너 이번에 대구에 온 목적 중 하나가 우리 심가 일 때문에 온 거 아니야?”“게다가 네가 방현진이랑 여러 번 부딪혀 그와 신당류를 크게 다치게 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오늘 밤에 분명히 나타났을 거야.” “네가 주동적으로 심재욱 그 불효자식을 화나게 하지 않았다면 그는 크루즈 선착장에서 큰 손실을 입지 않았을 거야.” “이런 전제조건들이 없었다면 오늘 밤 나도 모험을 하지 않았을 거고.” “소루를 깨끗하게 해결할 방법이 없었을 거야.”“간단히 말하자면 네가 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얘기야. 우리 심가의 작은 성의일 뿐이야.”심가성은 계약서를 하현의 손에 쥐어주었다. 하현은 다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심가 어르신, 제가 이런 일들을 하는 건 다 슬기를 위한 것이지 이런 것들을 위해서 한 게 아니에요.” “만약 정말 상을 주시고 싶으시면 다 슬기에게 주세요.”“슬기 모녀는 별개로 내가 결코 손해 보게 하지 않을게.” 심가성은 고집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네가 꼭 받아야 돼.”“친구, 방금 한 번 거절 했는데 또 거절하려는 건 아니지?”“그리고 만약 네가 승낙하지 않으면 내가 부탁이 있어도 말하기가 곤란하잖아.” 하현은 멍해졌다. “심 어르신이 무슨 부탁을 하시려는 지 모
하현은 핸드폰에 뜬 이름을 보았다. 최희정.그러자 그는 할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며칠 전에 그는 설은아로부터 최희정과 설재석이 대구에 미리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일이 많아서 잊어버렸다. 하현과 심가성은 합의를 하고는 인사를 하고 재빨리 떠났다. 하현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심가성은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한참 후 방금 그 집사가 다가와 똑같이 하현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어르신, 이게 정말 투자 가치가 있어요?”“심가그룹의 10% 주식으로 일년에 몇 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야……”심가성은 웃으며 말했다. “너 잊었어? 우리 심가는 투자 사업을 시작한 셈이야.”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30분 후, 대구 국제 공항, 귀빈 출입 통로. 이 날씨에 밍크를 입은 여인은 위아래로 벼락부자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거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 곁에는 십여 개의 큰 가방이 있었고, 그의 곁에 있던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바로 최희정과 설재석 두 사람이었다. 정용이 죽은 후로 설은아가 상석에 올라 대구 정가의 제9혈통의 분가가 되어 그 동안 정용의 자리를 대신했다. 갑작스럽게 상석에 올라 희정과 재석 두 사람의 지위가 높아졌다. 요즘 강남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추켜세워주었다. 설은아는 지금 자원을 통합하고 있었다. 이틀 후면 대구에 도착할 것이다. 희정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대구 국제 도시에 위세를 떨치려 설재석을 데리고 조금 일찍 온 것이다. 방금 퇴원한지 얼마 안된 설유아도 이때 그 자리에 앉아 긴장한 얼굴로 희정을 쳐다보고 있었다. 설유아는 방금 자신의 전학 절차 수속이 이미 처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그녀는 대구 대학에서 계속 공부하게 될 것이다. 설유아는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예전보다 강해진 희정에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1분 1초가 흐르고 희정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손목에 차
설유아는 어머니의 오만방자한 모습에 한동안 머리가 아프고 조금 무서웠다. 언니가 상석에 오른 이후로 자기 어머니는 벌써 오만 방자하게 날뛰고 있었다. 원래 남원에 있을 때는 그래도 좀 정상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또 당시 서울에 있었을 때처럼 변했다. 설재석도 지금 희정이 조금 무서워 몇 마디 말로 말리려고 해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때 앞에 도요타 엘파 한 대가 멈춰 섰고 하현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 차는 하현이 슬기 쪽에서 빌린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한 동안 마땅한 차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희정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하현이 여전히 평범한 운동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희정의 눈동자에는 불쾌한 분위기를 숨길 수가 없었다. 이때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하씨, 너 대구에 와서 며칠 날아다니더니 자기 날개가 단단해졌다고 생각하는 거야?”“감히 어머니를 여기서 한 시간 동안이나 기다리게 만들다니!”“거기다 낡은 도요타를 몰고 어머니 마중을 나온 거야?”“너 지금 너무 날뛰네!”하현은 의심스러운 얼굴로 설유아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았다. 설유아는 황급히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형부, 언니는 이틀 후에나 오는데 엄마가 먼저 오신 거예요.”“아니면 엄마를 향산 별장에 보내서 지내게 해요. 아니면 엄마 성격상 나중에 소란을 일으킬 거예요.”하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희정의 태도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어쨌든 자신이 한 시간 이상 늦긴 했다. 그래서 희정이 지금 욕을 하고 있어도 하현도 아무 말 없이 빨리 짐을 트렁크에 실었다. 욕설을 퍼붓고 차에 올라타고 나서야 희정의 고함소리가 멈췄다. 그녀도 분명 고급차를 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때 운전석에 앉은 하현을 보며 말했다. “하현, 이 차 괜찮아 보이네. 한 대에 얼마야?”하현은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아마 2억정도 할 거예요.”“2억?” 희정은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대구 심가 산하, 심가그룹 주식 양도 합의서?”“착한 사위, 이건 날 위해 준비한 선물이야? 좋네. 아주 좋아.”희정은 원래 하현에게 호통을 치고 있었지만 지금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이 주식 양도 합의서는 최소 20조 원의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윗면 하현의 이름엔 서명이 되어있었지만 아직 도장을 찍지는 않았다. 희정이 보기에 하현의 이름을 지우고 자신의 이름으로 바꾸기만 하면 이 주식은 자신의 손에 넘어갈 것 같았다. 하현은 순간 머리가 아팠다. 그는 희정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 물건이 그녀의 손에 넘어가면 사고가 날 것 같았다. 결국 하현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희정은 이미 차 문을 열었고 눈앞에 새로 단장한 향산 1호 별장을 보고 더욱 눈이 번뜩 뜨였다. “착한 사위, 여기가 대구 최고급 별장구역인 거야?”“거기다 우리가 살게 될 곳이 1호 별장이라니!?”이 생각에 미치자 희정은 눈동자를 돌려 하현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봐. 너 일찍 대구에 왔잖아. 은아가 도대체 돈을 얼마나 준 거야?”하현은 할 말을 잃었다. “제가 대구에 와서 왜 은아의 돈을 가져가요?”“은아가 너에게 돈을 안 줬는데 네가 어떻게 이런 주식 양도 합의서를 구할 수 있었다는 거야?”“하현, 내가 분명히 말하는 데 네 물건들은 다 내 딸 거야. 내 딸 물건은 다 내 거고. 간단히 말해 이 물건들은 다 내 거야!”말을 마치고 희정은 신이 나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별장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설재석도 뒷짐을 지고 걸어갔다. 그도 이곳을 꽤 마음에 들어 했다. 설재석은 이 곳이 하현 자신의 재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때 희정에게 점령당한 셈이었다. 유아는 조금 죄책감을 느끼며 말했다. “형부, 나도 우리 엄마가 갑자기 왜 이렇게까지 변했는지 모르겠어요. 언니가 오면 다시 방법을 생각해 봐요.”“지금 이렇게……”유아는 여기까지 말하고
“근데 남원 일들이 많아서 잠시도 떠날 수가 없어. 마무리 단계니까 최대한 빠르면 내일 모레 정도나 되야 대구로 갈 수 있어.” “그러니 이틀 동안 대구에서 네가 부모님을 잘 돌봐드렸으면 좋겠어.”“불편할 게 뭐가 있어. 기껏해야 이틀 공짜 운전기사가 되는 건데 뭐. 부모님들 모시고 재미있게 놀면 되지.”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 이상이 될까 봐 무서워서 그러지……”설은아는 조금 지친 말투였다. “너 우리 엄마 친구들 모임 못 봤지?”“방금 엄마가 벌써 알고 지낸 지 며칠 안된 대구 친척들이랑 친구들 모임에서 얘기를 나눴어.”“내가 듣기로 그 사람들은 다 정가의 바깥 사람들이야. 하나같이 가난한 걸 역겨워 해. 그 중에 한 사람은 이미 엄마와 향산 별장 구역의 대저택에 방문하기로 약속했어.”“우리 엄마가 대답하기론 너보고 마중 가라고 할 거래……”설은아의 말을 듣고 하현은 순간 머리가 아팠다. 그는 대구에서 천군만마 앞에서도 두통을 느끼지 못했는데 결국 희정이 나타나자 이렇게……“어쨌든 하현, 며칠 동안 우리 엄마랑 사이가 틀어지면 안돼.”“내 추측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엄마가 서둘러 대구에 간 가장 중요한 목적은 너랑 나랑 이혼시키는 걸 거야.”“내가 최대한 빠르게 모레 정도에 도착할 거야. 이틀 동안 고생해.”하현은 전화를 끊을 때까지도 계속 할 말을 잃은 얼굴이었다. 그는 설은아의 뜻을 이해했다. 희정의 눈에 싸구려 사위는 대구 정가 아홉 번째 수장인 은아와 어울릴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희정의 관점에서 보면 그럴 만도 했다. 그녀는 전에 최가에서든 설가에서든 무시를 당했었다. 의욕은 넘쳤지만 자신의 딸은 어쩔 수 없이 폐인과 결혼을 했고 그녀 자신도 고통을 겪었다. 설은아는 지금 벼락출세를 해서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대구 정가의 한 혈통의 수장이 되었다. 이런 신분적 지위는 대하 상류권 전체에서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다. 희정은 자기 딸의 도움으로 인생 역전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