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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장

조용했다. 장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다들 이상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더니 잠시 후 누군가 참지 못하고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 회장님, 머리가 아프신 건 아니죠? 회장님이 이명준의 손을 부러뜨린 후에 그가 회장님께 책임을 묻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순순히 대리권 계약서에 서명을 해서 갖다 줄 거 라고 우리에게 말씀하고 싶으신 건가요?”

“하 회장님, 바보세요? 아니면 우리를 다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대표님이 회장님을 고소하지 않고 몇 통의 변호사 서신을 보낸다면 고맙겠지만 이건 완전 불가능한 일이에요. 머리가 이상해진 거죠?”

김정준은 과장된 얼굴로 말했다.

“여러분, 기억이 났네요. 오늘 유람선에 탔을 때 우리 하 회장님이 이 대표님에게 오늘 오후 2시까지 대리권 계약서를 우리 왕씨그룹으로 가지고 오라고 경고했어요!”

“만약 하지 못하면 자기가 직접 관을 사가지고 와야 할 거라고요!”

“우리 집행 회장님이 오만하고 제멋대로 횡포를 부린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나 김정준이 대구에서 이렇게 오랜 세월을 보냈는데 무슨 세자 도련님을 만나본 적이 없었겠어요?”

“이렇게 재주도 없는 놈이 허세를 부리면서 제멋대로 구는 사람은 정말 처음 만나봤어요!”

사람들은 김정준의 말을 듣고 아침의 장면을 떠올리며 하현을 비웃었다.

이 놈이 세 살짜리 아이 다루듯 하는 건가?

이명준의 손을 부러뜨리고 제 시간에 계약서에 서명을 하라고 협박을 하다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몇몇 아름다운 임원들은 지금 모두 팔짱을 끼고 경멸하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털도 다 자라지 않은 이 녀석은 위아래 입은 옷을 다 합쳐도 20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꼴을 하고 감히 뻐기다니?

이것은 그야말로 병이다.

왕화천은 이때도 빙그레 웃는 얼굴이었다. 그는 가늘고 긴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을 마신 후 담담하게 말했다.

“하 도령, 나는 네가 혼자서도 여러 명과 싸울 만큼 솜씨가 좋다는 걸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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