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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장

하현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왕주아가 벌써 약간 망설이며 말했다.

“하현, 방금 우리 아버지가 병원에서 깨어나셨어. 깨어나신 후에 나보고 내일 왕가 저택로 가라고 하셨어.”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왕가 저택에서 왕씨 집안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한테 해명을 하시겠대.”

“그래서 내 생각엔……”

“아니면 넌 가지마.”

“어쨌든 이건 집안 망신이야.”

이 말을 할 때 왕주아의 얼굴은 다소 처량했다.

하현은 어리둥절해 하더니 곧 알아차렸다.

왕주아는 사건의 진상을 거의 짐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진상을 알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그녀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만약 자신 앞에서 밝혀지면 왕주아의 심성상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 생각에 미치자 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그럼 너 혼자 가. 내가 사종국한테 같이 가라고 할 테니까 만에 하나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나한테 연락해.”

“그래.”

왕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일이 더 있어. 아버지는 지금 왕씨그룹에서 완전히 힘을 잃어서 큰 타격을 입으셨어. 내일 너 김애선을 고칠 수 있겠어?”

“이건 나를 도와주시고 키워주신 은혜를 갚는 셈이야.”

하현은 비록 왕화천은 이 딸에 대한 어떤 애정도 없지만 왕주아의 심성으로 볼 때 그녀는 부녀의 정을 과감히 버릴 수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게다가 왕화천이 지금 이런 지경으로 떨어졌으니 왕주아는 더욱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었다.

“좋아. 내일 우리 두 길로 나누자. 나는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갈 테니, 너는 왕가로 가.”

“일이 잘 풀리면 우리 같이 점심도 먹을 수 있겠다.”

하현은 기지개를 켰다.

점심은 같이 먹을 수 있어도 저녁은 정말 시간이 없었다.

……

같은 시각, 대구 벨라루스.

“퍽!”

소파에 앉아있던 왕화천은 흉악하기 그지 없는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갑자기 벽 모퉁이로 사납게 내던졌다.

정용은 그의 맞은 편에 앉아 무덤덤한 표정으로 손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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