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수의 표정은 원래 이런 표정이었다. “간 세자님, 제가 얼마 전 듣기로 임복원이 죽을 뻔했다고 들었는데 최근 건강을 회복했다고 해요.”“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에 눈독을 들여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믿었어요!”“그래서 그가 지금 이런 일련의 행동을 하고 있는 거예요.”“만약 하현이 그의 손에 있는 개라면 오직 사람을 물어 협박하는 용으로 쓸 겁니다.”“그러면 모든 게 말이 됩니다!”“어쨌든 임복원은 지금 몸이 회복되었으니 당연히 대구 각지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할 겁니다.”“다만 그가 갑자기 이렇게 하면 결국 자멸하게 될까 두렵지 않겠어요?”“단숨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면 전에 그를 공격했던 사람들이 다시 그를 공격할까 봐 두렵지 않겠어요?”상동수는 비록 상류층 인물이긴 했지만 최고의 거물이 되기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적을 알 수 없었다. 간석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임복원에게 있어서 몇 사람을 화나게 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니야.”“이제 그의 목표는 한 사람을 찾는 것이고 더 나아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서서 압력을 가하게하는 거야.” “이렇게 해야만 이전에 그에게 손을 댔던 사람들이 조심할 수 있어.”“임복원이 소남 임씨 집안 사람이긴 하지만 직계는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그래서 그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결코 안정적이지 않아. 사람들이 나와서 소란을 피우고 사람을 죽여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은 우리 울타리 안에서는 작은 수단일 뿐이야.”“하현 같은 외지인은 능력이 좀 있고 솜씨가 좀 있어도 대구에서는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을 거야.”“기왕 이렇게 된 거 그가 나서서 사람을 물도록 하는 게 상책이야!”“압력을 가한 이후에 그가 하현을 직접 죽이면 대구 상류층에게 해명을 해주는 셈이 되는 거야.”“이런 수법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비교할 수 있겠어?”이때 간석준은 바둑돌을 들고 천천히 문지르며 가루로 만든 다음에야 미소를 지으며 말했
하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일은 너희들 책임이 아니야. 그리고 상대방이 조만간 우리에게 해명을 해야 해.”“임 아가씨는 걱정 마. 이 일은 내가 혼자 처리할 테니까.”임정민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하 도련님, 이번 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앞으로 아무도 병원에 와서 괴롭히지 못하게 할 것을 약속……”“쾅!”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귀빈 병동의 문이 발길에 차여 열렸다. 그리고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기세등등하게 들어왔다. 앞장 선 사람은 상동수와 천명진 두 사람이었다. 원래 구속됐어야 할 천명진이 지금 나타났다는 것은 이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이번에는 상동수가 중심이 아니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중심이 되었다. 이 여자는 흰색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엄숙한 제복조차도 그녀의 성숙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녀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예쁘게 생겼고, 걸을 때는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듯한 자태를 드러내며 일종의 우쭐대는 분위기를 풍겼다. “하씨, 무릎 꿇어!”문을 걷어찬 순간 천명진이 먼저 큰 소리로 상대의 기세를 꺾으며 사나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후에 사기꾼이라는 이유로 잡혀가 조사를 받은 여자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헝클어진 머리에 원망하는 얼굴이었다. 그들이 언제 이런 억울함을 겪어 봤겠는가?이번에 그들은 반드시 억울함을 벗겨야 한다. “재미있네.”하현은 소파에 앉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임정민이 자신에게 사과를 하고 있는 와중에 또 누군가가 찾아온 것이다. 임정민은 원래 나가려고 했는데 하현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방에 남에 있으라고 손짓을 했다. 변백범과 사람들은 현장에 있었지만 떠들썩하게 굴지 않고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지켜보았다. 이때 하현은 귀빈 병동의 거실로 가더니 방으로 들어서는 상동수를 쳐다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 선생, 또 만났네!”“보아하니 경찰서도 당신을
하현의 말은 상동수와 천명진 두 사람의 얼굴을 다소 보기 흉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줄곤 하현을 밟고 루나 시네마를 위해 정의를 되찾기를 원했다. 하지만 매번 하현에게 밟히고 돌아오니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네가 하현이야?”이때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한 여인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하이힐이 땅바닥을 디디며 매번 걸을 때마다 소리를 냈고 거만하고 도도해 보였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방을 쳐다보며 반문했다. “누구세요?”“이 분은 대구 경찰서의 정세민 서장님이야!”“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대구 정씨 가문 출신이기도 해!”“이번엔 내가 특별히 공정하게 처리를 하려고 정 서장님을 모셨어.”“어느 눈먼 경찰서 꼬맹이가 나를 경찰서로 데리고 가서 차를 마시게 하는 지 한 번 봐야겠어!”상동수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현이 경찰서에 약간의 인맥이 있다고 해도 또 뭐 어떤가?정세민의 배경과 실력은 대구 세자 도련님이 그녀를 만난다고 해도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할 수 있었다. 하현이 이전처럼 그들의 얼굴을 때리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망상일 것이다! 하현은 실눈을 뜨고 정세민을 쳐다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 선생이 결국 여자를 버팀목으로 세울 줄은 몰랐네.”“나는 이 정도 일로는 간석준이 혼자 올 줄 알았는데.”상동수는 하현을 쳐다보며 여유롭고 가벼운 얼굴이었다. “하씨, 간 세자가 어떤 인물이야? 너 같이 작은 배역을 상대할 시간이 어디 있어?”“너 같은 사람을 간 세자 앞으로 보내 밟아 달라고 하면 자기 신발이 더러워져 싫어할 거야!”“그리고 내가 너한테 확실하게 말해 주겠어!”“소위 네 능력, 빽은 지금 우리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못 믿겠으면 전화해봐! 네가 만약 경찰서에서 사람을 불러 올 수 있으면 내가 너한테 무릎 꿇을 게!”상동수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며 거드름을 피웠다. 한 무리의 여자 연예인들도 덩달
“해명?”하현이 웃었다. “그래. 우리 정 서장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네. 앞으로 내가 당신한테 무슨 해명을 해야 할지, 또 어떻게 해명을 해야 할지 알려줘!”이 정세민은 대구 정가 출신이라 보기에 힘이 적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하현에게는 아직 상동수에게 플랫폼을 줄 자격이 없었다. 물론 그녀도 대구 정가에서 왔기 때문에 하현은 그녀를 밟아 죽여 정용을 더욱 화나게 만드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어떻게 해명하냐고?”“기왕 네가 물었으니 내가 말해주지!”“지금 가격이 바뀌었어. 5조야!”“상 선생님께 무릎 꿇고 세 번 절해!”“네 세 손가락 네 스스로 잘라.”“할 수 있겠지?”정세민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네가 할 수 없으면 돌아가서 천천히 상의해봐.”“우리는 언제든 대화로 풀 수 있으니까!”말을 하는 동안 정세민이 손가락을 튕기자 순간 바로 뒤에 서 있던 수십 명의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더없이 사나운 눈빛과 놀라운 기세로 나타났다. 마치 그들의 동작 하나, 눈빛 하나만으로 하현을 굴복시킬 수 있을 듯했다. 하현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 서장, 네 스타일을 알겠네. 너는 너를 경찰 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구나.”“난 네가 길바닥의 여 두목이라고 생각이 드는데!”“너 내가 전화로 너를 신고할까 무섭지 않아?”“신고?”정세민은 ‘피식’하고 웃었다. “얼마든지 신고해봐. 한 사람이라도 부를 수 있으면 내가 너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잠자리까지 대접할 테니.”하현은 불쾌한 얼굴이었다. “싫어. 네 생활이 너무 문드러져 있어서 병 날까 봐 무서워.”“우드득______”정세민은 은니를 거의 악물었다. 그녀는 비록 이미 서른이 다 되었지만 우아한 자태는 여전했다. 몸매든 외모든 모두 최고였다.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이런 것들에 기대어 대구에서 순조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세상 물정 모르는 이 녀석이 그녀를 불쾌해하다니.
하현은 웃으며 천명진의 손가락을 꺾었다.천명진은 시큰둥한 얼굴로 다시 가까이 다가서며 말했다. “왜? 나한테 시비 거는 거야? 덤벼보라고?”“자, 자! 때려봐!”“어디 한번 나를 때릴 수 있는 지 보자!”“나를 때릴 수 없으면 너는 개자식……”“퍽!”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현은 뺨을 세게 때렸다. ‘풉’하는 소리와 함께 천명진은 비명을 지르며 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벽에 부딪혀 떨어졌고 당황한 기색이 극에 달했다. 장내 전체가 경악했고 몇몇 아름다운 여자 연예인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다. 상동수는 시가에 불을 붙인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원래 차분하고 느긋했던 정세민 조차도 살짝 멍해졌다. 그녀는 하현이 정말 천명진에게 손을 댈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그녀의 면전에서?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라 계속 횡포를 부리던 정세민은 자신의 얼굴이 밟히는 느낌이었다. 외지인이자 어린 놈이 감히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다니? 그를 장식품으로 여기는 건가?“개자식!”정세민은 원망스러운 얼굴로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예쁜 얼굴은 모두 일그러졌다. “하씨, 너 나를 죽은 사람 취급하는 거야?”그녀가 사납게 호통을 치자 수십 명의 제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살기등등하게 달려들었다. 하현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며 불쾌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천명진이 자기를 때려달라고 했잖아.”“만약 그가 부탁하지 않았으면 얼굴이 너무 더러워서 나는 때리고 싶지도 않았을 거야!”“정 서장, 그 사람이 내 손을 더럽혔으니 너는 나를 위해 정의를 세워줘야 해!”“그 사람한테 세탁비 물어내라고 해!”“푸흡______”땅바닥에서 허우적거리며 일어선 천명진은 화가 나서 피를 한 모금 내뿜었다. 사람을 모욕하는 건 봤지만 이렇게 모욕하는 건 본 적이 없었다. 너무 하다! 정말 너무 하다! “하씨, 너의 오만함은 마음에 들지만 동시에 너무 화가 나.”“내가 화나면 그 결
정세민은 들어온 사람을 보고 살짝 어리둥절해했다. 그리고 난 후 또 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진작에 상동수와 사람들로부터 이 사람이 하현의 빽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놀라긴 했지만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정세민은 콜라겐이 가득한 상대방의 얼굴을 잠시 질투 섞인 눈빛으로 쳐다본 후에야 냉정하게 말했다. “나는 누가 허풍을 떠나 했네!”“대구 이름난 규수 임정민 아가씨네!”“근데 임 아가씨, 당신은 유명인이긴 하지만 임복원의 비서일 뿐이야.”“서류 보고, 스케줄 짜고, 심지어 차 내주고 화장실 청소하는 것도 네 전문이잖아.”“근데 정의를 수호하려고 사람을 잡아다가 이런 일로 심문을 하다니 그러다가 죽을 텐데!”“게다가 당신은 비서에 불과해. 나에 대한 어떤 권한도 없어.”“임복원의 체면을 봐서 오늘 네가 공무를 방해한 죄는 묻지 않을게.”“당장 비켜줘.”정세민은 임정민의 신분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관건은 그녀 자신은 대구 정가 사람이라는 것이다! 대구 정가와 소남 임씨는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이며 어느 누구도 서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는 지금 뒤에 대구 여섯 세자 중 한 사람인 간석준이 있으니 금정 간씨 집안도 빽인 셈이었다. 그래서 임정민에 대해 그녀도 별로 거리끼는 것이 없었다. 어쨌든 오늘 그녀는 하현을 반드시 점령할 것이다. 임정민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정 서장, 너와 나도 오랜 친구잖아.”“그걸 봐서라도 지금 돌아가면 아무일도 없었던 걸로 할게.”“어때?”정세민은 차가운 눈빛으로 천천히 말했다. “임 아가씨, 어떤 일은 네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네가 관여할 자격이 없는 일도 있어!” “네가 비록 임복원의 수양딸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것 역시 네가 날뛸 수 있는 밑천이 안돼.”“대구의 수심이 깊다는 건 너도 분명 잘 알 거야!”“네가 정말 작은 인물 때문에 나서서 물 속의 어룡에게 미움을 사려고 그러는 거야
“당연히 확실하지.”임정민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 정세민은 헛웃음을 지었다.“천명진 감독을 때려서 이렇게 만든 건 상 선생님에게 큰 손실을 입힌 거야. 더구나 간 세자의 요패를 부러뜨리다니……”“임정민, 네 이름으로 그를 지키기에는 부족할 거 같아!”“그럼 나 임복원을 더하면 충분할 거 같아?”바로 이때 위엄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임복원이 비서와 경호원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임복원!?임복원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을 때 정세민의 얼굴은 순간 창백해졌다. 상동수와 사람들은 옆에서 안색이 달라지고 또 달라졌다. 임정민과 마주했을 때 정세민은 여전히 건방지게 굴며 몇 마디를 더 했었다. 그런데 직속상관을 마주하자 정세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때 임복원은 정세민에게 다가와 담담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하 형제는 나 임복원의 귀한 손님이자 나 임복원의 은인이야!”“하지만 나는 법을 중시하는 사람이야. 네가 하 형제가 법을 어겼다는 증거를 제사할 수 있다면 나는 할 말이 없어!” “근데 만약 아무런 증거도 없으면서 제멋대로 사람을 데려가려고 한다면”“너 나한테 해명을 해야 할 거야.”“나는 오늘 그를 지킬 거야. 정 부서장도 동의하는지 모르겠네?”임복원이 ‘부서장’이라는 세 글자를 이를 악물고 무겁게 말하자 정세민은 안색이 변하고 또 변했다. 지금 대구 경찰서에는 잠시 머리가 없었고, 그녀는 머리가 될 수 있는 가장 기회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임복원에게 미움을 샀으니 이 자리는 그녀와는 반푼어치도 관계가 없을 것이다. 정세민이 득과 실을 따지고 있을 때 임복원이 벌써 차갑게 말했다.“증거는? 증거가 어디 있냐고 묻잖아!”“없어요.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는 있습니다……”정세민은 이를 악물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이미 간석준의 편에 섰고 이때도 임복원의 허벅지를 다시 끌어안을 여유가 없었다. 동시에 그녀의 마음 속은 후회로 가득 찼다. 임정민이
“정 서장?”임복원은 담담한 기색이었다. “그녀는 예전에도 서장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서장이 될 기회가 없을 거야.”“이제부터는 부서장도 아니야.”악행을 일삼는 정세민을 제거하는 것은 임복원의 말 한 마디면 될 일이었다. “넌 아무것도 아니야!”방금 입을 연 여자 연예인은 인정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정 서장님은 대구 경찰서의 부서장일 뿐 아니라!”“관건은 대구 정가 사람이라는 거야!”“당신이 정 서장님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입을 연 여자 연예인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스타로 연예계에서 신분과 지위가 천명진과 거의 비슷했다. 자신의 우상인 정세민이 다른 사람에게 얻어맞았을 뿐 아니라 그녀의 직위를 박탈하겠다고 큰소리 치는 것을 보고 이 여자 연예인은 마음이 언짢았다.임복원은 비서가 건넨 손수건을 받아 들고 손가락을 천천히 닦으며 동시에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정세민에게 물어봐. 대구 정가가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지 없는지!”“입 닥쳐!”이때 정세민은 벌써 일어서서 손등으로 입을 연 여자 연예인의 뺨을 한 대 때렸다. “여기가 어디라고 너 같은 광대 하나가 큰 소리로 떠들어 대는 거야?”이 여자 연예인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정세민이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말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과 정세민의 신분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만약 정세민이 정말 앞에 있는 이 사람에게 미움을 살 수 없다면. 그렇다면 그녀는 더욱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 이때 그녀는 정세민에게 감히 대들 수 없고 임복원에게도 대들 수 없어 하현을 매섭게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보기에 그녀가 이런 곤욕을 치르게 된 것은 전부 이 하현이라는 놈 때문이었다. 하현 이 놈이 순순히 무릎을 꿇어서 일을 이 지경으로까지 만들지 않았다면 그녀가 어찌 정세민에게 뺨을 맞을 수 있었겠는가?하현
왕인걸의 말은 이의진을 탓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더 깊은 뜻이 있었다.순간 이의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왕 사장님이 안 물어보셨잖아요?”“물어봤으면 진작에 알려줬을 거예요.”“그리고 하현과 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씀만 하세요. 내가 왕 사장님을 도와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죠!”말을 마치며 이의진은 자신이 하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듯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나 이의진은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자신의 오빠가 최희정을 압박하기만 한다면 데릴사위인 하현이 절대 최희정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의진의 말에 왕인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좋아, 좋아! 내일 내 사무실로 와.”이의진은 눈에는 점점 더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자신의 앞날에 환한 서광이 비치는 듯했기 때문이다.이 씨 가족들도 모두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 있었다.마음속으로는 역시 이의진이 인재는 인재라며 감탄해 마지않고 있었고 훗날 자신들의 뒤를 확실히 봐줄 인물이라고까지 여겼다.이러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밖에!“이의진,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의진을 앞에 두고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환상 같은 꿈이 일순 깨져버렸다.“왕인걸, 당신도 성인인데 왜 그렇게 쉽게 속는 거야? 옳고 그름이 분간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설은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 알겠어!”왕인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하현을 배웅했고 이어 몸을 돌려 이의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의진은 낭패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 상황은 전적으로 그녀가 자초한 것이었다.만약 그녀가 몇 마디 하지 않았더라면 하현이 그녀의 면전에서 체면을 뭉개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체면이 뭉개지는 하현의 말에도 이 관계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는
그러나 왕인걸은 이 씨 가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무시했다.그 대신 왕인걸은 재빨리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하현?!왕인걸의 목소리는 존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대도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진의 부모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이의진의 집안 친척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뭐야, 이게?하현?하 씨 성을 가진 데릴사위가 정말 이렇게나 능력이 있다는 얘긴가?이의진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왕 사장님, 지금 누굴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왕인걸은 이의진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향해 굽신거리며 말했다.“하현, 아! 형수님도 와 계셨군요!”“이곳에서 두 분을 만나다니 제 생의 영광입니다!”“정말 오늘은 대운이 열린 날인가 봐요!”“만나서 영광입니다.”“너무 반가워요!”왕인걸은 흥분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왕인걸과 하현이 아는 사이란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왕인걸이 반가워서 잔뜩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이의진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하현이 자신의 직속상관, 그것도 왕인걸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왕인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의상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그러나 하현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왕인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아내를 탐하려고 했던 자에게 한 손만 부러뜨리고 놓아준 것만 해도 하현은 많이 봐준 셈이었다.“하현, 지난번엔 내가 많이 잘못했어. 두 사람이 돌아간 뒤 간민효한테 아주 호되게 혼났어!”“나도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하현의 냉담한 표정에서 초조함을 느낀 왕인걸은 마음이 떨려 허리까지 구부리며 안절부
”장청 캐피털은 사채업으로 시작한 회사야. 결코 깨끗한 회사가 아니라구!”“고명원도 사실 깨끗하지 않아!”“그런 더러운 인물과 호형호제하는 게 뭐가 그리 잘났어?”“지금은 옛날이 아니야!”“깨끗하게 돈을 벌어야 오래가지!”“고명원 같은 사람이 언제까지 기고만장하게 살 수 있겠어?”이의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한껏 교만하고 오만한 자세를 보였다.“시대가 변했어. 더러운 방법으로 얻은 영광은 결코 오래갈 수 없어. 결국 우리처럼 큰 회사가 정도를 걷고 있는 거지!”“맞아. 가문을 빛내려면 큰 회사에 들어가야 해!”이영산은 자신의 모친과 여동생이 자신을 위해서 하현을 마구 헐뜯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표정을 지었다.이참에 다 같이 퍼부어 하현을 짓밟고 싶었지만 그는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정도를 걸어야지! 정정당당하게!”이의진은 하현에게 훈계하듯 말했다.“당신이 내가 이룬 성과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이룬다면 설 씨 집안에서 당신한테 한 번 더 데릴사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줄지도 몰라!”여기까지 말한 이의진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룸 바깥 복도를 보았더니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보였다.그들은 당당하게 얼굴을 든 채 값나가는 명품 옷으로 온몸을 치장한 모습이었다.제일 앞에 선 사람은 더욱 건들거리는 표정으로 들어왔고 내딛는 발걸음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이의진은 하현을 몰아붙이다 말고 갑자기 흥분한 얼굴로 문 앞까지 달려왔다.“왕 사장님, 안녕하세요!”하현이 힐끔 쳐다보니 왕인걸이었다.왕인걸은 여전히 지방시에서 맞춤한 옷을 입고 있어서 부티가 팍팍 풍겼고 이루 말할 데 없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다만 머리와 얼굴에 칭칭 감은 거즈가 그를 약간 바보스럽게 보이게 할 뿐이었다.이의진이 왕 사장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이의진의 부모는 하나같이 얼른 일어나 자신들도 모르게 일어나서 맞이했다.“왕 사장님. 여기서
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넋이 빠지는 듯했다.왜?왜 고 사장이 데릴사위인 하현한테 사과를 해야 하지?설마 다들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이 씨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건 말건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됐습니다. 별일 아닌 일입니다. 이대로 없던 일로 하시죠.”“그렇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니 정말로 감사합니다.”고명원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고 하현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하현,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겠습니까?”“나중에 여쭤볼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아무렇게나 티슈를 꺼내 번호를 적은 뒤 그의 앞에 내놓았다.“고맙습니다.”고명원은 보물이라도 얻은 듯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은 뒤 이 씨 가족들을 냉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실례 많았습니다. 내가 식사를 방해한 것도 있고 하니 오늘 이 식사는 내가 계산하겠습니다.”몇몇 장청 캐피털 핵심 간부들도 모두 겁에 질려 굽실거리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이제 좀 꺼져 주시죠!”하현은 말을 툭 내뱉으며 마치 고명원을 그의 부하처럼 대했다.이 광경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설은아는 이를 보고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현, 다음에 제가 식사 대접 제대로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말을 마치며 고명원은 직원에게 가더니 마오타이 몇 병을 테이블로 보내라고 지시했다.그의 공손한 자세에 장내는 순식간에 충격에 빠졌다.이영산의 부모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방금 하현에게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퍼부으며 공사장에서 벽돌이나 나르라고 모욕했던 그들이었다.그러나 순식간에 하현이 장청 캐피털 고명원이 떠받드는 인물이 될 줄은 몰랐다.고명원이 공손히 차를 따르던 모습은 그들에게 직접 얼굴을 두들겨 맞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몰고 왔다.이영산은 더욱 마음이 착잡하고 복잡했다.그
이의진도 눈살을 찌푸리며 거들었다.“하현, 내 말 잘 들어! 지금 당장 사과해!”“그리고 무릎 꿇어!”“그렇지 않으면 공사장에서 벽돌 나를 생각은 하지도 마!”“당신은 그냥 굶어 죽어!”하현은 이 씨 남매가 하는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오만방자한 사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3분, 고명원에게 어서 와서 차를 따르라고 해.”“나 하현이 말했다고 전해.”“어서 어서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을 넘길 시엔 차를 따르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야.”이영산을 비롯한 이 씨 가족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얼굴빛이 새까맣게 변했다.하현이 이렇게 고명원을 도발하는 것은 그들을 불구덩이로 집어넣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이놈이 이 씨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야! 당신이 뭔데? 감히 고 사장님을 오라 마라, 차를 따르라 마라 하는 거야?”장발의 사내는 냉랭한 눈빛으로 말했다.“사는 게 지겨워?”장발의 사내는 여차하면 하현을 밟아 죽일 듯 눈을 부라렸다.그때 온몸에 거즈를 두른 남자가 뒤에서 들어왔다.알고 보니 소항 회관에서 하현과 충돌한 그 남자였다.남자는 하현의 얼굴을 똑똑히 본 순간 두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그는 장발의 사내에게 얼른 귓속말로 속삭였다.소항 회관에서 그는 하현에게 단번에 걷어차였다.고성양의 손발은 부러졌다.엄도훈은 하현 앞에서 나라님 모시듯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이로 미루어 보아 하현의 신분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장발의 사내는 남자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그의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났다.“하현! 당신은 이제 죽었어!”이영산은 하현을 가리키며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의 최후를 한스러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따가 일이 생기면 당신 혼자 다 책임져! 절대 우리 끌어들이지 마!”이 씨 가족의 친척들도 모두 사나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며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았
장리나는 이 말을 듣고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하현, 얼른 형님께 감사하다고 해야지!”“형님이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그렇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겠어?”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그러다 혓바닥 깨물까 봐 겁도 안 나?”“하 씨! 당신 나한테 무슨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당신 정말...”장리나는 하현에게 조롱이 가득 담긴 말을 퍼부으려고 했다.그런데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발로 문을 차고 들어왔다.차를 마시고 있던 하현은 들고 있던 찻잔을 든 채 눈을 가늘게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이어 러닝셔츠를 입은 남자 몇 명이 들이닥쳤다.그들 앞에 서서 담배를 물고 있는 긴 머리의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씨 가족들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모두 꺼져! 이 룸은 우리가 접수한다!”이영산은 오늘 아침 마침내 인생의 절정을 맞이했는데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술기운을 내뿜으며 테이블을 세게 쳤다.“무슨 소리야? 우리 아직 다 못 먹었다구!”“우리 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이 여기서 밥을 먹을 건데 당신들 감히 이런 식으로 굴 거야?”시가를 물고 있던 남자는 무심한 듯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장청 캐피털 고 사장님?고명원?고명원의 이름을 듣자마자 이영산은 술이 확 깨는 듯했다.방금까지의 원망과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무례하다고 느끼던 이 씨 가족들도 장청 캐피털이라는 말을 듣고 모두 겁을 먹었다.고명원은 어쨌든 그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란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게 어떻게...”이영산은 말할 수 없이 난감한 표정이었다.그는 얼굴을 돌려 주변 친척들을 몇 번이나 쳐다본 뒤 멋쩍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 거의 다들 드셨죠?”“고 사장님이 이렇게 내 사업을 챙겨주시고 수백억짜리 프로젝트도 맡겨주셨는데 이 룸을 원하셨다니 드려야죠!”“다
설은아는 안색이 약간 변하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하현에게 제지당했다.그가 오늘 여기 온 것은 이영산이 도대체 어떻게 기고만장한 허풍을 떠는지 보기 위해서였다.이제 막 좋은 볼거리가 시작되었는데 못하게 막아서면 얼마나 무례한 일인가!이영산의 부모도 소리를 듣고 와서 눈동자에 살벌한 눈빛을 떠올린 채 주시하고 있었다.데릴사위인 주제에 우리 아들의 경사를 축하하는 자리에 와서 재를 뿌리겠다는 것인가?!하현이 아니었으면 자신의 아들에게 아내가 하나 더 생겨 설 씨 가문의 모든 자산을 손에 넣었을지도 모른다.“아이고, 이게 누구야? 바로 그 전설의 데릴사위 아니야?!”“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어쩜 저렇게 머리가 안 돌아갈까?!”“머리가 좋았으면 노점에서 사 온 무 따위를 장모에게 선물했을까?! 흥!”“게다가 우리 영산이가 선물한 그림을 감히 가짜라고 모욕하다니!”“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꼴같잖게 센 척하기는!”이영산은 그동안 설 씨 가문에서 있었던 일을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포장해서 이 씨 일가들에게 한껏 허풍을 떤 것이 분명했다.장리나는 당연히 이영산의 편이니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은아는 이영산이 이렇게 낯짝이 두꺼울 줄은 몰랐다.순간 그녀는 참지 못하고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뭔가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됐어! 뭐가 어떻게 되고 저렇게 되고 상관없어!”“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고 그 분수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 거야!”“자기 것이 아니라면 노력해서 얻을 생각을 해야지!”이 씨 가문 둘째 할아버지는 경험자 같은 자태로 말을 이었다.“젊은이, 내가 자네라면 지금쯤 순순히 설 씨 집안을 떠나 경비원이라도 해서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했을 거야. 그게 데릴사위보다는 훨씬 나아!”“자네가 그러는 걸 자네 조상이 알면 무덤에서도 벌떡 일어날 거야!”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맞는 말씀입니다. 딱 봐도 데릴사위 경험자로서 하시는 말씀이신 듯하군요!”“뭐?
”물론 두 사람이 오늘의 이 성과를 이룬 데는 여러 친척들, 어른들, 형제, 자매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저와 제 남편이 이런 연회를 마련한 것은 여러분에게 감사하기 위해서입니다.”이영산의 부친은 거만한 자세로 껄껄 웃으며 일어섰다.“여러분, 오늘은 마음 편히 즐겁게 먹고 마시길 바랍니다!”“필요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82년산 마오타이든 뭐든 원하는 만큼 준비해 뒀으니까요!”이영산도 의기양양한 얼굴로 일어섰다.“부모님, 여기 어르신들, 형제, 자매 여러분!”“오늘 저를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를 빛내 주셔서 고맙습니다.”“저 이영산, 절대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건배!”말을 마치며 그는 호탕한 얼굴로 술 한 잔을 마셨다.“영산이와 의진이가 능력이 있었던 거죠. 그러니 이렇게 빨리 출세할 수 있었던 거구요! 앞으로 우리 친척들 좀 많이 살펴 주세요!”“맞아요. 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런 대단한 성과를 거두다니! 정말 대단해요!”“장청 캐피털 일을 따내다니! 그게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성월TV도 마찬가지예요! 배후에 금정 간 씨 가문이 떡 받치고 있는 곳이죠! 따라서 이것은 금정 간 씨 가문과 연줄을 맺은 거나 마찬가지예요!”“이제 우리 이 씨 가문이 완전히 떴어요!”친척들은 하나같이 영광스러운 얼굴로 이영산 남매를 바라보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았다.항렬이 가장 높은 둘째 할아버지가 테이블을 탁 치며 큰소리로 말했다.“자손을 낳으려거든 이영산 같은 아들을 낳아야지!”“우리 이 씨 가문에 이영산이 있으니 이제 우리 가문은 더 높은 곳으로 갈 일만 남은 거야!”이에 이영산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입에 내걸며 호탕하게 웃었다.“둘째 할아버지, 숙모님, 숙부님. 과찬이십니다!”“저와 제 여동생이 아무리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이 씨 가족이라는 사실은 바꿀 수 없습니다!”“이 씨 가문에 꼭 보답하겠습니다!”이어 이의진도 곱게 화장한 얼굴
이튿날 아침, 밤잠을 설친 하현은 방을 나서자마자 설은아의 차에 몸을 실었다.차에 오르자마자 그녀는 하현을 원망하기 시작했다.분명 오늘 이영산이 밥을 사기로 했다고 어제 다 얘기를 했는데 결국 하현은 이렇게 늦게 일어난 것이다.설은아의 스포츠카에 올라타서야 하현은 알게 되었다.이영산이 요 며칠 동안 무슨 개똥 같은 운이 그렇게 좋았는지 수천억짜리 공사를 수주했고 그와 함께 신분이 순식간에 치솟았다는 것이다.그리고 그의 여동생, 이의진도 직장에서 순풍에 돛 단 듯 승진하며 겹경사를 맞았다고 했다!최희정과 설재석 부부도 원래 이 자리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임시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설은아를 대표로 내세웠다.설은아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이영산은 하현을 콕 집어 말하며 꼭 데려오라고 했다.말하자면 자신의 높아진 위상을 하현에게 보여줌으로써 코를 납작하게 할 셈인 것이다.하현도 이영산이 절대 좋은 마음으로 자신을 부른 게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상관없었다.설은아가 참석하라고 하니 함께 가 보는 것이다.낮 12시.하현과 설은아가 홍궁관 2번 룸에 도착했다.룸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안에는 커다란 테이블 다섯 개가 놓여 있어서 한 번에 오십 명 정도가 함께 식사할 수 있었다.테이블당 최소 몇백만 원이 든다고 하니 이영산이 떼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나올 만도 했다.테이블에는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고 화색이 가득한 그들의 얼굴은 상류층 자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설은아는 낮은 목소리로 이 사람들이 모두 이 씨 집안사람들이라고 하현에게 설명했다.이 씨 집안은 삼류 가문이었지만 그 수는 적지 않았다.게다가 금정 토박이였기 때문에 항상 자신들의 지위가 높다고 생각하며 한껏 자존심을 치켜세우고 다녔다.설은아와 하현의 등장은 이 씨 집안사람들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이영산의 친부모는 이 자리를 주최한 장본인이지만 하현을 보고는 고개만 살짝 끄덕이며 거만하기 짝이 없는 자태로 문 바로 앞자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