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석준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상동수, 여기는 시장터가 아니야. 너 너무 자주 오는 거 아니야?”간석준은 상동수가 일을 잘 처리했다면 그가 여기에 나타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나타난 이상 이것은 그가 일을 망쳤다는 뜻이었다. 상동수는 눈꺼풀이 뛰더니 이때 무릎을 꿇고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간 세자님, 제가 능력이 없어서 세자님의 체면을 구겼습니다!”간 세자는 차가운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그를 제압하지 못한 거야?”“네! 그가 세자의 요패를 부쉈고, 사기 혐의로 저를 경찰서로 보냈습니다.”“또 그는 동문성을 해치웠어요. 듣기로 육재훈의 사지를 그가 잘랐다고 해요.”“어?”간석준은 얼굴에 다소 흥미로운 빛을 띠었다. “보아하니 재미있는 상대네.”“하지만 별거 아니야.”“육재훈은 10대 최고 가문 사람이 아니야. 임복원의 처남이라는 신분을 믿고 대구에서 힘주고 다니는 것뿐이지.”“임복원은 항상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야. 육재훈의 사지가 잘렸다고 해도 그의 무능한 처남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키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정상 참작이 된 거야.” “이런 것 때문에 작은 인물을 두려워할 필요 없어.”“너는 나의 대변인이라는 것을 잊지 마.”간석준은 비록 상동수의 행동에 약간의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쓸만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 너무 어려워 세심하게 몇 마디 가르쳐주었다. 만약 그가 이렇게 겁을 먹는다면 이 개도 쓸모없게 될 것이다. 상동수는 이 말을 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하지만 그 놈이 내 권위를 무시하고 사람들 앞에서 내 요패를 망가뜨렸으니 이건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은 거야.”간석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둑판이 있는 곳으로 가서 자기 혼자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그 요패는 20년 넘게 내 곁에 있었고 줄곧 사람을 돌보듯 요패를 돌봤어!”“대구는 고사하고 대하 전체라고 해도 내 체면을 구긴 사람이
상동수의 표정은 원래 이런 표정이었다. “간 세자님, 제가 얼마 전 듣기로 임복원이 죽을 뻔했다고 들었는데 최근 건강을 회복했다고 해요.”“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에 눈독을 들여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믿었어요!”“그래서 그가 지금 이런 일련의 행동을 하고 있는 거예요.”“만약 하현이 그의 손에 있는 개라면 오직 사람을 물어 협박하는 용으로 쓸 겁니다.”“그러면 모든 게 말이 됩니다!”“어쨌든 임복원은 지금 몸이 회복되었으니 당연히 대구 각지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할 겁니다.”“다만 그가 갑자기 이렇게 하면 결국 자멸하게 될까 두렵지 않겠어요?”“단숨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면 전에 그를 공격했던 사람들이 다시 그를 공격할까 봐 두렵지 않겠어요?”상동수는 비록 상류층 인물이긴 했지만 최고의 거물이 되기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적을 알 수 없었다. 간석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임복원에게 있어서 몇 사람을 화나게 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니야.”“이제 그의 목표는 한 사람을 찾는 것이고 더 나아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서서 압력을 가하게하는 거야.” “이렇게 해야만 이전에 그에게 손을 댔던 사람들이 조심할 수 있어.”“임복원이 소남 임씨 집안 사람이긴 하지만 직계는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그래서 그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결코 안정적이지 않아. 사람들이 나와서 소란을 피우고 사람을 죽여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은 우리 울타리 안에서는 작은 수단일 뿐이야.”“하현 같은 외지인은 능력이 좀 있고 솜씨가 좀 있어도 대구에서는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을 거야.”“기왕 이렇게 된 거 그가 나서서 사람을 물도록 하는 게 상책이야!”“압력을 가한 이후에 그가 하현을 직접 죽이면 대구 상류층에게 해명을 해주는 셈이 되는 거야.”“이런 수법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비교할 수 있겠어?”이때 간석준은 바둑돌을 들고 천천히 문지르며 가루로 만든 다음에야 미소를 지으며 말했
하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일은 너희들 책임이 아니야. 그리고 상대방이 조만간 우리에게 해명을 해야 해.”“임 아가씨는 걱정 마. 이 일은 내가 혼자 처리할 테니까.”임정민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하 도련님, 이번 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앞으로 아무도 병원에 와서 괴롭히지 못하게 할 것을 약속……”“쾅!”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귀빈 병동의 문이 발길에 차여 열렸다. 그리고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기세등등하게 들어왔다. 앞장 선 사람은 상동수와 천명진 두 사람이었다. 원래 구속됐어야 할 천명진이 지금 나타났다는 것은 이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이번에는 상동수가 중심이 아니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중심이 되었다. 이 여자는 흰색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엄숙한 제복조차도 그녀의 성숙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녀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예쁘게 생겼고, 걸을 때는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듯한 자태를 드러내며 일종의 우쭐대는 분위기를 풍겼다. “하씨, 무릎 꿇어!”문을 걷어찬 순간 천명진이 먼저 큰 소리로 상대의 기세를 꺾으며 사나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후에 사기꾼이라는 이유로 잡혀가 조사를 받은 여자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헝클어진 머리에 원망하는 얼굴이었다. 그들이 언제 이런 억울함을 겪어 봤겠는가?이번에 그들은 반드시 억울함을 벗겨야 한다. “재미있네.”하현은 소파에 앉아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임정민이 자신에게 사과를 하고 있는 와중에 또 누군가가 찾아온 것이다. 임정민은 원래 나가려고 했는데 하현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방에 남에 있으라고 손짓을 했다. 변백범과 사람들은 현장에 있었지만 떠들썩하게 굴지 않고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지켜보았다. 이때 하현은 귀빈 병동의 거실로 가더니 방으로 들어서는 상동수를 쳐다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 선생, 또 만났네!”“보아하니 경찰서도 당신을
하현의 말은 상동수와 천명진 두 사람의 얼굴을 다소 보기 흉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줄곤 하현을 밟고 루나 시네마를 위해 정의를 되찾기를 원했다. 하지만 매번 하현에게 밟히고 돌아오니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네가 하현이야?”이때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한 여인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하이힐이 땅바닥을 디디며 매번 걸을 때마다 소리를 냈고 거만하고 도도해 보였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방을 쳐다보며 반문했다. “누구세요?”“이 분은 대구 경찰서의 정세민 서장님이야!”“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인 대구 정씨 가문 출신이기도 해!”“이번엔 내가 특별히 공정하게 처리를 하려고 정 서장님을 모셨어.”“어느 눈먼 경찰서 꼬맹이가 나를 경찰서로 데리고 가서 차를 마시게 하는 지 한 번 봐야겠어!”상동수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현이 경찰서에 약간의 인맥이 있다고 해도 또 뭐 어떤가?정세민의 배경과 실력은 대구 세자 도련님이 그녀를 만난다고 해도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할 수 있었다. 하현이 이전처럼 그들의 얼굴을 때리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망상일 것이다! 하현은 실눈을 뜨고 정세민을 쳐다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 선생이 결국 여자를 버팀목으로 세울 줄은 몰랐네.”“나는 이 정도 일로는 간석준이 혼자 올 줄 알았는데.”상동수는 하현을 쳐다보며 여유롭고 가벼운 얼굴이었다. “하씨, 간 세자가 어떤 인물이야? 너 같이 작은 배역을 상대할 시간이 어디 있어?”“너 같은 사람을 간 세자 앞으로 보내 밟아 달라고 하면 자기 신발이 더러워져 싫어할 거야!”“그리고 내가 너한테 확실하게 말해 주겠어!”“소위 네 능력, 빽은 지금 우리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못 믿겠으면 전화해봐! 네가 만약 경찰서에서 사람을 불러 올 수 있으면 내가 너한테 무릎 꿇을 게!”상동수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며 거드름을 피웠다. 한 무리의 여자 연예인들도 덩달
“해명?”하현이 웃었다. “그래. 우리 정 서장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네. 앞으로 내가 당신한테 무슨 해명을 해야 할지, 또 어떻게 해명을 해야 할지 알려줘!”이 정세민은 대구 정가 출신이라 보기에 힘이 적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하현에게는 아직 상동수에게 플랫폼을 줄 자격이 없었다. 물론 그녀도 대구 정가에서 왔기 때문에 하현은 그녀를 밟아 죽여 정용을 더욱 화나게 만드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어떻게 해명하냐고?”“기왕 네가 물었으니 내가 말해주지!”“지금 가격이 바뀌었어. 5조야!”“상 선생님께 무릎 꿇고 세 번 절해!”“네 세 손가락 네 스스로 잘라.”“할 수 있겠지?”정세민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네가 할 수 없으면 돌아가서 천천히 상의해봐.”“우리는 언제든 대화로 풀 수 있으니까!”말을 하는 동안 정세민이 손가락을 튕기자 순간 바로 뒤에 서 있던 수십 명의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더없이 사나운 눈빛과 놀라운 기세로 나타났다. 마치 그들의 동작 하나, 눈빛 하나만으로 하현을 굴복시킬 수 있을 듯했다. 하현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 서장, 네 스타일을 알겠네. 너는 너를 경찰 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구나.”“난 네가 길바닥의 여 두목이라고 생각이 드는데!”“너 내가 전화로 너를 신고할까 무섭지 않아?”“신고?”정세민은 ‘피식’하고 웃었다. “얼마든지 신고해봐. 한 사람이라도 부를 수 있으면 내가 너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잠자리까지 대접할 테니.”하현은 불쾌한 얼굴이었다. “싫어. 네 생활이 너무 문드러져 있어서 병 날까 봐 무서워.”“우드득______”정세민은 은니를 거의 악물었다. 그녀는 비록 이미 서른이 다 되었지만 우아한 자태는 여전했다. 몸매든 외모든 모두 최고였다.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이런 것들에 기대어 대구에서 순조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세상 물정 모르는 이 녀석이 그녀를 불쾌해하다니.
하현은 웃으며 천명진의 손가락을 꺾었다.천명진은 시큰둥한 얼굴로 다시 가까이 다가서며 말했다. “왜? 나한테 시비 거는 거야? 덤벼보라고?”“자, 자! 때려봐!”“어디 한번 나를 때릴 수 있는 지 보자!”“나를 때릴 수 없으면 너는 개자식……”“퍽!”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현은 뺨을 세게 때렸다. ‘풉’하는 소리와 함께 천명진은 비명을 지르며 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벽에 부딪혀 떨어졌고 당황한 기색이 극에 달했다. 장내 전체가 경악했고 몇몇 아름다운 여자 연예인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다. 상동수는 시가에 불을 붙인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원래 차분하고 느긋했던 정세민 조차도 살짝 멍해졌다. 그녀는 하현이 정말 천명진에게 손을 댈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그녀의 면전에서?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라 계속 횡포를 부리던 정세민은 자신의 얼굴이 밟히는 느낌이었다. 외지인이자 어린 놈이 감히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다니? 그를 장식품으로 여기는 건가?“개자식!”정세민은 원망스러운 얼굴로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예쁜 얼굴은 모두 일그러졌다. “하씨, 너 나를 죽은 사람 취급하는 거야?”그녀가 사납게 호통을 치자 수십 명의 제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살기등등하게 달려들었다. 하현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며 불쾌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천명진이 자기를 때려달라고 했잖아.”“만약 그가 부탁하지 않았으면 얼굴이 너무 더러워서 나는 때리고 싶지도 않았을 거야!”“정 서장, 그 사람이 내 손을 더럽혔으니 너는 나를 위해 정의를 세워줘야 해!”“그 사람한테 세탁비 물어내라고 해!”“푸흡______”땅바닥에서 허우적거리며 일어선 천명진은 화가 나서 피를 한 모금 내뿜었다. 사람을 모욕하는 건 봤지만 이렇게 모욕하는 건 본 적이 없었다. 너무 하다! 정말 너무 하다! “하씨, 너의 오만함은 마음에 들지만 동시에 너무 화가 나.”“내가 화나면 그 결
정세민은 들어온 사람을 보고 살짝 어리둥절해했다. 그리고 난 후 또 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진작에 상동수와 사람들로부터 이 사람이 하현의 빽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놀라긴 했지만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정세민은 콜라겐이 가득한 상대방의 얼굴을 잠시 질투 섞인 눈빛으로 쳐다본 후에야 냉정하게 말했다. “나는 누가 허풍을 떠나 했네!”“대구 이름난 규수 임정민 아가씨네!”“근데 임 아가씨, 당신은 유명인이긴 하지만 임복원의 비서일 뿐이야.”“서류 보고, 스케줄 짜고, 심지어 차 내주고 화장실 청소하는 것도 네 전문이잖아.”“근데 정의를 수호하려고 사람을 잡아다가 이런 일로 심문을 하다니 그러다가 죽을 텐데!”“게다가 당신은 비서에 불과해. 나에 대한 어떤 권한도 없어.”“임복원의 체면을 봐서 오늘 네가 공무를 방해한 죄는 묻지 않을게.”“당장 비켜줘.”정세민은 임정민의 신분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관건은 그녀 자신은 대구 정가 사람이라는 것이다! 대구 정가와 소남 임씨는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이며 어느 누구도 서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는 지금 뒤에 대구 여섯 세자 중 한 사람인 간석준이 있으니 금정 간씨 집안도 빽인 셈이었다. 그래서 임정민에 대해 그녀도 별로 거리끼는 것이 없었다. 어쨌든 오늘 그녀는 하현을 반드시 점령할 것이다. 임정민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정 서장, 너와 나도 오랜 친구잖아.”“그걸 봐서라도 지금 돌아가면 아무일도 없었던 걸로 할게.”“어때?”정세민은 차가운 눈빛으로 천천히 말했다. “임 아가씨, 어떤 일은 네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네가 관여할 자격이 없는 일도 있어!” “네가 비록 임복원의 수양딸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것 역시 네가 날뛸 수 있는 밑천이 안돼.”“대구의 수심이 깊다는 건 너도 분명 잘 알 거야!”“네가 정말 작은 인물 때문에 나서서 물 속의 어룡에게 미움을 사려고 그러는 거야
“당연히 확실하지.”임정민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 정세민은 헛웃음을 지었다.“천명진 감독을 때려서 이렇게 만든 건 상 선생님에게 큰 손실을 입힌 거야. 더구나 간 세자의 요패를 부러뜨리다니……”“임정민, 네 이름으로 그를 지키기에는 부족할 거 같아!”“그럼 나 임복원을 더하면 충분할 거 같아?”바로 이때 위엄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임복원이 비서와 경호원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임복원!?임복원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을 때 정세민의 얼굴은 순간 창백해졌다. 상동수와 사람들은 옆에서 안색이 달라지고 또 달라졌다. 임정민과 마주했을 때 정세민은 여전히 건방지게 굴며 몇 마디를 더 했었다. 그런데 직속상관을 마주하자 정세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때 임복원은 정세민에게 다가와 담담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하 형제는 나 임복원의 귀한 손님이자 나 임복원의 은인이야!”“하지만 나는 법을 중시하는 사람이야. 네가 하 형제가 법을 어겼다는 증거를 제사할 수 있다면 나는 할 말이 없어!” “근데 만약 아무런 증거도 없으면서 제멋대로 사람을 데려가려고 한다면”“너 나한테 해명을 해야 할 거야.”“나는 오늘 그를 지킬 거야. 정 부서장도 동의하는지 모르겠네?”임복원이 ‘부서장’이라는 세 글자를 이를 악물고 무겁게 말하자 정세민은 안색이 변하고 또 변했다. 지금 대구 경찰서에는 잠시 머리가 없었고, 그녀는 머리가 될 수 있는 가장 기회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임복원에게 미움을 샀으니 이 자리는 그녀와는 반푼어치도 관계가 없을 것이다. 정세민이 득과 실을 따지고 있을 때 임복원이 벌써 차갑게 말했다.“증거는? 증거가 어디 있냐고 묻잖아!”“없어요.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는 있습니다……”정세민은 이를 악물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이미 간석준의 편에 섰고 이때도 임복원의 허벅지를 다시 끌어안을 여유가 없었다. 동시에 그녀의 마음 속은 후회로 가득 찼다. 임정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