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에서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머지 여섯 명의 아름다운 소녀들은 모두 와인 잔을 흔들며 즐겁게 미소를 지으며 하현을 압박했다. “그래? 왕씨 집안이 그렇게 대단해?”“그러면 내가 한번 물어 보지. 내가 어제 용문 무도관에서 왕화천의 뺨을 한 대 때렸는데……”“왕씨 집안이 나를 어떻게 처리할 지 모르겠네?”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김애선과 사람들의 미소는 순식간에 굳어졌다. 왕화천의 뺨을 때렸다고?이 더없이 간단한 말에 김애선과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했다. 심지어 왕주아 조차도 충격을 받은 얼굴로 하현을 쳐다 보았다. 왕화천이 어떤 사람인가?왕씨 집안의 주인이자 용문 대구 지회 부회장이다. 높은 권위와 둘도 없는 힘을 갖춘 실력파 거물이다!그런데 하현이 감히 그의 뺨을 때렸다니 지금 여기서 무사할 수 있겠는가? 무슨 웃기는 소리인가! 왕화천의 솜씨는 말할 것도 없고 오랜 세월 그를 따라 다니던 수십 명의 용문 제자들만 하더라도 보통 사람은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녀석이 허풍을 떨기 위해 이런 말까지 하다니?장난하나!?김애선은 평정을 되찾고 하현을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인마, 네가 왕화천의 뺨을 때렸다고?”“너 차라리 대구 1인자 임복원과 목숨을 나눈 사이라고 말하지 그래!”“네가 뭔데? 네가 무슨 능력으로 왕 어르신을 건드려?”“네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건드려?”“내가 너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왕 어르신이 네 앞에서 너를 때린다고 해도 네가 감히 그를 건드렸다간 네 온 집안 식구들이 죽게 될 거야!”김애선은 품에 안긴 페르시아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맨 마지막으로 너에게 기회를 줄게. 최대한 멀리 꺼져!”한 무리의 여인들이 웃을 듯 말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 허풍쟁이가 지금 꺼지지 않고서 뭘 할 수 있겠는가?오직 왕주아만 조금 놀랄 뿐이었다. 그녀는 하현의 능력을 잘 알고
왕주아에 대해 말하자면 그녀의 친어머니는 식물인간이 되어 북유럽의 한 병원에 입원을 했다. 아버지가 계모와 결혼을 한 후부터 그녀는 자기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다. 외부인의 눈에 그녀는 강하고 냉혹한 대구의 유명한 아가씨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만든 성이 얼마나 연약한지를 알고 있었다. 밤이 깊어 인기척이 없을 때 그녀는 자신 앞에 웅장한 그림자가 자신을 보호해 주기를 바랐다. 원래 왕주아는 이런 사람은 존재할 수 없고 나타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하현이 갑자기 나서서 바람과 비를 막아 줄 줄은 몰랐다. 이때 강하고 차가운 왕주아는 따뜻한 느낌이 받았다.“개자식!”김애선은 벌떡 일어섰고 품에 안긴 페르시아 고양이는 ‘야옹’하며 땅바닥으로 뛰어내렸다. “하씨, 너 정말 뻔뻔하다!”“너 이 촌놈아, 정말 네가 거물인 줄 아는 거야?”김애선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하현을 잠시 바라보다가 잠시 후 왕주아에게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내가 기회를 줄게.”“너 스스로 뺨 두 대 때리고 그를 내보내!”“아니면 내가 경호원보고 그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꺼지게 할까?”그녀의 한 마디가 떨어지자 거실에 있던 검은 양복의 경호원 십여 명이 살벌하게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왕주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둘 다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지금 왕주아는 태연한 눈빛으로 김애선을 노려보았다. “저는 하현을 데리고 같이 갈 거예요!”“제가 오늘 온 건 당신과 타협하거나 협상하러 온 게 아니에요. 알려주려고 온 거예요!”“저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어요. 그러니 단념하세요!”“저를 정용에게 시집 보낼 생각은 다시 하지 마시라고요!”“당신들도 우리 엄마를 가지고 나를 협박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나를 계속 조이면 연을 끊어버릴 거예요.”“다같이 안고 죽읍시다!”“당신이든 우리 아버지든 당신들은 나를 강요할 수 없어요!”하현은 한숨을 쉬며 왕주아를 쳐다보고 말했다.
하현은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아주머니, 당신이 계모인 것을 봐서 내가 다시 한 마디 할게.”“주아는 내 여자야. 닭에게 시집가면 닭을 따르고, 개에게 시집가면 개를 따르는 법인데 내가 물러 가면 당연히 주아도 같이 가야지!”김애선은 얼굴을 찡그리며 차갑게 말했다. “젊은이, 네가 내 앞에서 소란을 피운다고 정말 네가 무슨 능력이 있는 줄 알아?”“두꺼비가 백조 고기를 먹으려고 하는데 나는 네가 그럴 자격이 없을까 걱정이다!”곧이어 김애선은 고개를 돌려 왕주아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주아야, 내가 너한테 마지막 기회를 줄게!”“정 세자와 네 결혼은 네가 반드시 승낙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는 네가 잘 알고 있을 거야!”왕주아는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엄마, 제가 분명히 말하는데 저는 하현 말고는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네가 나를 엄마라고 부른 이상 그럼 너는 나를 안 주인이라고 인정했다는 거야!”김애선은 위엄 있는 얼굴로 왕주아에게 어떤 여지도 주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너의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은 내가 결정할 거야!”“그러니 내가 마지막으로 충고하는데 네 옆에 있는 놈한테 꺼지라고 해!”“그렇지 않았다가 내가 손을 쓰기를 기다리면 다들 체면이 서지 않게 될 거야!”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말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부인,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부모님 말을 듣습니까?”“너무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너!”김애선은 냉랭한 기색으로 호통을 쳤다. “이 자식아, 내가 너를 상대하지 않는 건 너에게 살길을 내주려고 그런 거야!”“너 자꾸 나를 도발하는데, 너 내가 너를 정말 죽이지 못할 것 같아?”“내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는 우리 왕가의 일에 관여할 자격이 없어.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꺼져!”“그렇지 않으면 네가 세상에 나온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야!”지금 김애선은 눈에 살의를 숨기
반신마비가 김애선의 목숨을 빼앗아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현의 말대로 식물인간이 된다면 차라리 죽도록 내버려두는 게 나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이 이때 한 마디로 잘라 말하자 김애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김애선도 인물인 셈이라 인상을 찡그리며 왕주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감히 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하지만 말을 막 마치고 김애선 자신도 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왕주아도 이 일을 몰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왕주아도 어리둥절해 하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제가 어떻게 반신마비인걸 알았겠어요?”하지만 김애선이 자신의 어머니처럼 식물인간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자 왕주아는 순간 몸서리를 쳤다. 이렇게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깔끔했다. 너무 처참했다! 김애선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하현은 의도적으로 왕주아와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정보를 캐물었을 것이다. 이 순간, 그녀는 하현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인마, 너 빌붙으려고 공부를 많이 했나 보구나!”“공부?”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런 일에 왜 공부를 해?”“숨이 가쁘고 거친 소리를 낼 때마다 가슴이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낄 거야.”“그래서 당신은 성격이 거칠고 급한데도 자신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을 테고, 이것이 당신을 심란하게 만들었을 거야.”“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면 반신마비를 가중시킬 수 있어.”“그래서 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이 안주인이 된 관계로 당신의 반신마비의 상황은 더 심각해졌을 거야!”“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한의학이든 서양 의학이든 아무도 당신을 치료해 줄 수 없고, 심지어 고통을 완화시켜 주지도 못한다는 거야!”“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상황이 계속 가중되는 것을 지켜보다가 결국은 당신을 요양원으로 보내 산 채로 죽게 하는 거지!”하현은 가볍게 말했지만 김애선의 안색은 더 없이 안 좋아졌고 왕주아도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그녀는 하현이 이런 능력을 가
김애선은 안색이 차가워졌고 하현을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본 후 차갑게 말했다. “말도 안돼!”“너는 한의사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야. 심지어 내가 보기에 너는 의학 지식도 없는 것 같은데!”“네가 감히 내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내가 말하는데!”“네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대구에는 의사들이 수도 없이 많아. 내 문제를 고치는 건 쉬운 일이야. 그러니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하현은 가타부타 말을 아꼈다. “예로부터 의학과 무술은 서로 상통한다는 말이 있어.”“하지만 우리 대하 전통의 고대 무술과 고대 의학은 현대 의학과는 완전히 다른 계통이야.”“고대 무술을 수련하다 폐인이 된 것을 현대 의학으로 고치려고 하는 거야?”“어리석은 사람은 헛소리라고 말하겠지!”“믿지 못하겠으면 기다려봐. 곧 찬 공기가 불어오면 식물인간이 될 테니.”“그때가 되면 내가 주아랑 같이 보러 올게!”김애선은 눈가에 경련이 일며 약간 당황하는 기색이었지만 끝내 강한 태도를 유지하며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 “하씨, 너 내가 너 같은 사기꾼 말을 믿을 거 같아?”“나는 현대 과학만 믿을 거야!”“게다가 나는 오늘 이 일에는 흥미가 없어. 내가 너랑 얘기하고 싶은 건 주아 일이야!”“나는 너와 주아와의 사이가 사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어. 하지만 너는 우리 상류층과는 접할 수 없어!”“왕가 이 두 글자가 도대체 어떤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 잘 모르는 거 같네!”“이 정도 무게면 너를 쉽게 부술 수 있어! 압사 시킬 수 있지!”“그러니 젊은이 마지막으로 한 마디 권하는데!”“끼어들지 마!”“그 결과는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너와 네 가족 모두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 없어!”김애선의 얼굴은 눈빛 하나, 동작 하나만으로 하현을 쉽게 부수고 압사시킬 수 있을 것처럼 차가웠다. “나를 협박하는 거야?”하현은 냉담한 기색으로 김애선을 쳐다보며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
이 순간, 우뚝 선 김애선은 결국 분노했다. 과거 그녀는 항상 때리고 싶은 사람은 때렸고, 맞는 사람은 감히 반격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 얼굴을 그녀에게 가까이 대 주었다. 하지만 하현은 오늘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녀의 뺨을 때렸다. 순간 김애선은 분노로 의식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곧이어 김애선의 마음에는 살의가 가득 찼고 그녀는 하현을 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를 죽여!”“쾅______”십여 명의 경호원들은 몸에 지니고 있던 경찰봉을 꺼내 돌진했다. 하현은 왕주아를 뒤에 두고 혼자 한 걸음 앞으로 나가더니 십여 명의 사람들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십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를 죽이러 왔지만 하현은 이따금 뺨을 때리고 가볍게 발길질을 했다. 하지만 그가 손과 발을 휘두를 때마다 어떤 사람은 얼굴을 감싼 채 날아갔고 어떤 사람은 배를 움켜쥐고 풀썩 주저앉았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왕씨 집안의 경호원들은 모두 녹초가 되었고 하나같이 온몸에 경련이 일어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무서웠다!너무 무서웠다!이 왕가 경호원들은 두려운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을 뿐 아니라 지울 수 없는 공포감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하현은 너무 잔인했다. 속도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빨랐다. 쌍방은 같은 급이 아니었다. 그들의 수가 열 명이 넘었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수가 열 배가 넘었는데도 하현의 털 한 톨도 건드리지 못했다. 이때 김애선는 얼굴에 한기가 가득한 채 뒤로 물러섰고 벽난로 쪽으로 물러나 장식품으로 쓰이던 사냥용 화기를 움켜 쥐었다. 화기는 오래되었지만 위력은 대단했다. 이때 하현을 향해 겨누자 순간 살의가 번졌다. 왕주아는 깜짝 놀랐다. “하현, 이건 해가 지지ㅜ않는 제국의 화기야. 살상력이 막강해.”“싹______”하현은 김애선을 한 번 쳐다보지도 않았고 발끝을 땅에 디디자 순간 경찰봉이 날아 올랐다. “퍽__
“폐물!”“쓰레기!”“깡그리 다 폐물이야!”하현과 왕주아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김애선은 펄쩍 뛰며 분노가 극에 달했다. 그녀는 경호원들을 발로 걷어차 땅에 쓰러뜨렸고 안색은 흉악하기 짝이 없었다. “열 몇 사람이! 하나같이 고수라고 하는 놈들이! 평소에 한 사람이 열 사람은 상대할 수 있다고 했잖아!”“결과는? 지금 사기꾼 하나 당해내지 못하다니!“못 이기는 건 그렇다 쳐도 개처럼 맞고 나까지 죽을 뻔 했잖아!”“내가 너희 같은 폐물을 키워봐야 무슨 소용이야?”“내가 죽으면 너희들도 같이 묻혀야 돼!”이때 김애선은 마치 아무에게나 고래고래 욕지거리를 하는 무지막지한 여자처럼 화를 냈다. 그녀는 금정 김씨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잘 자라 왔는데 언제 이런 일을 당해 봤겠는가?털도 다 자라지 않은 새끼가 뺨을 한 대 때리고 그녀를 위협하더니 하마터면 한 방에 끝날 뻔 했다! 이건 창피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녀의 절친들이 모두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이렇게 망신을 당하고 그녀가 현장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대구 상류층 무리에서 지낼 수 있겠는가? 한 무리의 왕가 경호원들은 하나같이 모두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얻어맞았고, 지금은 감히 반박도 하지 못했다. 김애선이 화가 나 한방에 그들을 죽일까 봐 몸부림치고 있었다. “개자식! 개자식!”김애선은 홀의 물건들을 다 깨부순 후에야 직접 핸드폰을 꺼내 왕화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왕씨! 당신 따님이 사람을 데리고 와서 나를 때렸어요!”“경호원 열 몇 명을 때렸을 뿐 아니라 내 뺨도 한 대 때렸어요.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총으로 쏴서 죽일 뻔했다는 거예요!”“왕씨, 당신 딸은 너무 극악무도해요!”“이건 반란을 일으킨 거예요!”“나는 그저 정용에게 시집을 가라고 한 것뿐인데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하다니요!”“절 위해 중재자가 돼 주셔야 해요!”“참, 그녀가 데려온 그 녀석이 어제 당신 뺨을
하현과 정면으로 마주치자 왕화천은 하현 같은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폐물 같아 보이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작은 경비원, 촌놈을 쳐다보듯 그를 취급한다면 분명 큰 손해를 볼 것이다. 게다가 그는 하현을 이용해 상석에 앉으려고 했다. 그래서 전화를 끊기 전에 당분간 하현을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눈치채지 못한 김애선은 남편이 겉으로는 자신을 아끼면서도 실제로는 왕주아를 두둔하고 있는 것이라 여겼다. 화가 난 그녀는 전화를 끊고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한편 해안가를 달리는 페라리 488에서 하현은 생수 한 병을 들고 닥치는 대로 마셨다. 운전석의 왕주아는 이상한 기색으로 하현을 잠시 쳐다본 후에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내가 지금 공항으로 바래다 줄게!”“내가 너 주려고 10억과 새로운 신분을 준비했어. 너는 항성, 도성, 해외 어디든 가서 피신할 수 있어!”“돌아올 수 있을 때 너한테 전화 할게.”말을 하면서 왕주아는 카드 한 장을 하현에게 건넸다. 하현은 아무렇지 않게 검은색 카드를 받아 들고는 몇 번 쳐다본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왜? 나보고 남자친구 노릇을 하라고 하더니 네가 대극을 준비했네.”“나는 광대일 뿐이야.”“이제 노래가 끝났고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졌으니 너와 나는 대로를 따라 각자 길을 가면 돼.”“네가 뜻밖에도 내 안전을 걱정하다니? 왜? 네 엄마가 나한테 복수 할까 봐?”“그럼 너 나한테 마음이 움직였다는 거야?”하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왕주아를 쳐다보았다. 왕주아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마.”“네가 오늘 김애선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았으면 그녀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야!”“너는 그녀의 신분을 몰라. 그녀는 금정 김씨 집안 딸이야.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야. 적어도 우리 왕씨 집안은 비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