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750장

슬기의 일을 처리하고 바로크 팰리스 호텔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원경천이 보낸 경호원들이 있으니 하현은 슬기의 안전에 대해서는 안심했다.

이제 조용히 심가가 공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회를 봐서 상대를 죽이면 그만이었다.

하현은 3일 동안 용문 대구 지회의 일을 완전히 해결하려고 했다.

원경천이 보낸 사람들을 만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앞쪽 멀지 않은 곳에서 그림자가 다가왔다.

샤넬 블랙 스커트에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외모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현은 눈앞이 살짝 밝아졌고 잠시 후에야 그 사람이 왕주아인 것을 알아차렸다.

왕주아는 약간 허둥거리며 걸어오다 하현을 발견하는 순간 눈 앞이 번쩍 뜨였다.

“하현, 정말 너구나!”

“정말 나라고? 너 왜 이렇게 나를 급하게 찾은 거야?”

하현은 웃을 듯 말 듯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못 봤는데 여자 친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준비가 된 거야?”

“그럼 우리 밥 먹고 영화 보러 갈래?”

“아니면 너희 집에 데려 갈래?”

왕주아는 큰 눈을 반짝이더니 입가에 곡선을 그렸다.

“오늘은 네가 남자친구 역할을 할 때야!”

“한 마디로 날 따라 와!”

하현은 어리둥절했다.

“기다려. 나 일이 있어!”

“기다리긴 뭘 기다려. 여자친구한테 일이 있다는 데 뭘 그렇게 꾸물거려?”

말을 하면서 왕주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호텔 문 밖으로 끌어낸 다음 페라리 488 조수석으로 밀어 넣었다.

이 광경에 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원래 슬기의 안전을 책임질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기회가 없었다.

조수석에 앉은 하현은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슬기에게 보내준 다음 차분하고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 앉았다.

이 모습을 본 왕주아는 눈동자에 한 줄기 웃음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난 후 그녀는 순간 가속페달을 밟았고 페라리는 곧바로 날아가듯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

같은 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