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동석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 그는 왕화천의 먼 친척이었다. 게다가 키도 크고 잘 생겼고 재능도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사람도 심지은과 장가영을 계약서에 사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하현이 지금 출근한지 10분도 안돼서 회사에서 뭘 파는지 조차 모른 채 전화 한 통으로 일을 해결하겠다고? 무슨 웃기는 소리야!?한 예쁜 직원이 이때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말했다. “왕 도련님, 뒷문으로 들어와 우리 회사에서 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렇게 심하게 허풍을 떨다니, 이건 허풍 떠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거예요!”또 다른 여직원은 조롱하는 얼굴로 말했다. “전화 한 통으로 심지은과 장가영을 부르다니 자기가 10대 최고 가문의 세자 도련님인 줄 아나 보지?”또 다른 여직원은 입을 비죽거리며 말했다. “뻐겨도 이렇게 뻐겨서는 안돼. 지금 즐겁게 뻐길수록 나중에 맞을 때는 더 아플 거야!”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커피를 한 잔 타서 몇 모금 마신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30분만 기다리면 알 수 있어.” “하현, 너 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뻐기는 거야?”“너 재미있어?”입을 열지 않으려던 주시현은 이때 참을 수가 없어 차가운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됐어.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촌놈아, 내가 너한테 일자리를 주지 않았다면 너는 경비원이나 하면서 배달이나 했을 거야!”“네가 뭘 가지고 계약을 성사시킬 거야?”“게다가 사람들이 하는 말도 다 맞아. 너는 우리 회사에서 파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뻐기는 거야?”“너 가서 자료 좀 보고 와서 뻐겨!”“내가 이렇게 하면 너 나를 믿을 수 있겠어?”주시현은 화가 났다. “30분은 말할 것도 없고!”“반 주, 반 개월, 반 년, 반 평생이라고 해도 너는 이 계약서를 체결할 수 없어!”“빨리 왕 도련님과 모두에게 사과해!”“그렇지 않으면 오늘 입사하자마자 쫓겨 날 거야. 내 체면도 구겨 질 거고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왕동석을 쳐다보았다. “자, 약속 한 겁니다!”“하현, 너 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주시현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나는 정말 후회 돼. 너를 소개하지 말았어야 했어!”“네 존재는 나를 망신시킬 뿐이야!”“나는 네가 속으로 나를 생각하고 내 앞에서 네 능력을 보여 주려고 한다는 거 알아!”“내가 너를 높이 평가 할 수 있도록 해줘!”“백조 고기를 먹고 싶으면 너의 두꺼비 망상을 현실이 되게 해야지!”“제발 그만 좀 할 수 없어?”“체면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네가 이렇게 하면 내가 너를 미워하게 되는 거 말고 또 뭐가 있겠어?”“게다가 어제 내가 이미 너한테 분명히 말했잖아. 우리가 소위 어릴 적 혼사 얘기를 나눈 건 그 당시의 헛소리에 불과해!”“어떻게 꿩이 봉황과 어울릴 수 있겠어!?”“너 이 허무맹랑한 약속을 믿고 봉황이 되고 싶은 거야? 너는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주시현의 눈에 하현은 기둥서방이 되고 싶어하는 쓰레기였다! 막 데릴사위 노릇을 하다가 쫓겨나고 나서 또 엄친딸에게 매달리려고 하다니. 자기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좀 볼 수 없나?그녀 같은 엄친딸이 하현 같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인가? “시현씨, 화낼 필요 없어요. 30분이면 돼요. 우리는 그냥 연극을 본 거라고 생각해요!”“30분이면 내가 그를 문 밖으로 쓸어내 버릴 수 있어요!”“당신은 이미 의리를 다 했고 부모님께도 그런 셈이니 해명할 게 있잖아요!”왕동석은 마음 좋은 오빠 같은 표정을 지으며 주시현을 위로했다. 옆에 있던 예쁜 여직원들도 모두 주시현을 동정하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세대의 엄친딸이 하현 같은 사람에게 이렇게 휘둘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마음속으로 조금도 푸시하지 않고 온갖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해서 주시현을 망신시켰다는 것이다. “왕 도령은 나를 내보낼 방법이 없어.”하현은 또 커피 한 잔을 탔다.
말하고 있는 두 여인을 보며 그 자리에 있던 직원들은 모두 멍해졌다. 주시현은 아연실색했다!왕동석도 놀랐다!이게 진짜야?그들은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뜻밖에도 하현의 전화 한 통으로 이 두 아가씨가 찾아왔다!관건은 30분이면 30분이지 감히 늦지도 못하고 미리 오다니……이이이……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주시현이 가장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은 심지은이든 장가영이든 두 사람이 하현에게 말할 때 깍듯이 대했다는 것이다. 마치 하현이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왕동석은 눈에 경련이 일었다.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한 무리의 예쁜 여직원들도 얼굴이 뜨거워졌다. 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 장면은 그들의 얼굴을 때리는 것과 같았다. “응, 왔구나.”하현은 담담하게 일어서서 아무렇게나 계약서를 던졌다.“이건 내가 새로 입사해서 맺는 계약서야. 사인하면 돼.”고객에게 이렇게 대한다고!?공손하게 대해야 하는 거 아닌가?어떻게 하현은 명령을 내리는 말투로 말하는 거지?주시현과 왕동석은 모두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치대로라면 눈앞의 광경은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이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이때 심지은과 장가영 두 사람은 계약서의 내용도 보지 않고 계약서에 쓱쓱 사인을 했다는 것이다. 아주 간단했다. 그들은 하현이 정확이 어떤 내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임정민이 그에게 깍듯하게 대한다는 것은 하현의 신분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반드시 그에게 잘 보여야 했다. 게다가 왜 슬기가 그의 비서가 되어야 했겠는가? 이런 점에서 보면 하현의 힘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주저 없이 계약을 했다. 몇 억짜리 화장품 계약일 뿐이었다. 몇 억짜리로 하현과 정을 쌓는 것은 이전에 실수로 하현에게 미움을 샀던 일을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었다. 정말 가치 있는 일이었다. 하
오후 3시, 대구 명주와 3킬로 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강변대로. 지금 이 순간 붉은색 포르쉐 파나메라 한 대가 도로변을 질주하고 있었다. 운전석에는 치마를 입은 청아한 여인이 있었다. 검은 선글라스를 낀 그녀의 얼굴은 눈부시게 빛났다. 조수석 쪽에는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생긴 여자가 한 명 더 있었다. 이 여자는 손에 화기를 들고 있었고 뒤쪽에서 마치 누가 쫓아올까 두려운 듯 뒤를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조수석의 여자는 차를 운전하고 있는 슬기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가씨, 왜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뛰쳐나오신 거예요?”“우리는 이미 잡혀있다는 걸 아시잖아요!”“우리는 여전히 마당에서 활동하며 먹고 마실 수 있어요.”“그런데 만에 하나라도 들키면 우리는 완전 끝장이에요!”“거기다 가문에서 사모님의 일을 조사하고 있으니 아가씨도 중대한 용의자에요!”“이렇게 도망쳤다는 건 아마 그 일이 사모님이 한 것이라고 모두에게 알리는 일이 될지도 몰라요!”“아가씨,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장 집사가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틈을 타서 다시 돌아가요.”“그렇지 않았다가 장 집사가 우리가 도망쳤다는 것을 알고 폭발하면 누구도 우리를 지켜주지 못할 거예요!”이 젊은 여자의 이름은 이소리였다. 슬기의 어머니가 그녀 옆에 배치한 경호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지금 슬기에게 대하는 태도를 볼 때 슬기에게 조금도 공손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인이 주인에게 말할 때는 절대 이런 태도로 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뒤에 앉아 있던 다른 경호원, 당시 슬기 엄마와 함께 나타났던 학범은 어두운 얼굴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소리, 너 이게 무슨 태도야?”“너 사모님이 떠나기 전에 너한테 당부했던 말 잊은 거야?”“우리의 임무는 아가씨를 보조하는 거야.”“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든, 무슨 계획을 하든, 우리는 부하 노릇만 하면 되는 거야. 뭘 그렇게 투덜거려?”“네 자리 좀 지킬 수
학범은 싸늘한 기색으로 시큰둥하게 말했다. “이소리, 내가 알아채지 못했을 것 같아?”“너 다른 마음 품고 새 주인한테 빌붙으려고 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너랑 나 둘 다 심씨 집안에서 오랫동안 있었는데 내가 심씨 집안의 천성을 모를 수 있겠어?”“우리가 떠나든 떠나지 않든 심씨 집안 사람을 꾀한 죄명은 결국 부인과 아가씨에게로 돌아간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부인께서도 능력이 많으시고 아가씨도 훌륭하시니 심 세자와 사람들도 부인과 아가씨를 여러 가지로 조심하고 있잖아!”“지금 심씨 주인이 죽어 가는데 심 세자는 어떻게 평화롭게 재산을 물려 받을 수 있을지만 생각할 뿐 진실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있잖아”“그렇기 때문에 아가씨가 오늘 떠나기로 한 건 잘 한 거야. 만약 떠나지 않았으면 그녀는 상품으로 팔렸을 거고, 이걸로 심씨 집안은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됐을 거야!”“그래서, 나는 아가씨를 응원해!”비록 학범은 슬기가 왜 이 결정적인 순간에 심가를 떠났는지는 몰랐지만 지금 심가의 정세가 이러하니 지금 떠나지 않으면 정말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부인은 남원에서 돌아온 후 심가의 세력을 주도적으로 장악하려고 했으나 결국은 3일도 안돼서 심가의 직계 가족 몇 명이 죽었다. 심가에서 부인을 밀고자로 인정했다는 각종 풍문이 돌고 있었다. 지금 심씨 집안에는 한때 권세를 잡았던 부인이 종신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심씨 가문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이 부인이 쓰러지면서 슬기는 정말 상품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도망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이소리는 지금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한 번에 자신의 처지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왜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거예요?”“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고 세자가 분부한 대로 얌전히 따르는 게 좋지 않겠어요?”“이러다가 설마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자기자신까지 해치게 되는 거 아니예요?”학범은 싸늘한
“심가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요?”이소리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얼굴에는 경멸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오늘을 견뎌낼 수 있을지 아닐지도 모르면서 심씨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아가씨, 언제부터 백일몽을 꾸기 시작하신 거예요?”이소리가 보기에 슬기가 만약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고 부인이 권력을 잡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녀는 계속 비열한 방법을 쓰는 것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심씨 집안의 대세는 이미 더없이 분명했다. 외부적으로는 킬러가 심가의 모든 직계들을 없애려고 했다. 내부적으로는 심가는 중병에 걸렸고 이 부인은 구금 당했고, 심재욱이 권력을 잡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슬기에게 무슨 기회가 있겠는가?안팎으로 어려운 가운데 그녀가 도망치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때 이소리가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심재욱의 허벅지를 껴안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야만 남은 여생이라도 부귀영화를 계속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슬기의 일에 자기가 연루되지 않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지금 이런 도망가는 상황에서……이소리는 눈을 번뜩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슬기는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쾅______”바로 이때 뒤쪽에서 자동차 굉음이 들렸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도요타 열 대가 우르르 몰려왔다. 차 한대 당 최대 5명, 10대니 50명이었다! 이 장면을 보고 방금 메시지를 보냈던 이소리의 안색이 광변했다. “완전 망했네! 우리는 장준성에게 쫓기면 다 끝장이에요!”학범도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 장준성은 심가의 관리 집사이자 동시에 심재욱의 심복 중 하나였다. 현재 심가에서 절대적으로 권세가 높은 인물이었다. 요 며칠 동안 그는 슬기를 감독하는 일을 맡았고 계속 기회와 구실을 찾아 슬기를 제거하려고 했다.
이소리를 바라보는 학범의 표정에는 한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소리는 오히려 웃었고 그리고 난 후 손에 든 화기를 땅에 던지고는 자기는 양복 입은 남자에게 악의가 없다는 듯 두 손을 들어 올렸다. 한편, 마지막 도요타에서 구렛나루를 가진 남자가 예쁜 여자 몇 명을 데리고 내렸다. 그는 가죽 옷을 입고 있었는데 보기에 건들건들 흉악해 보였다. 심씨네 관리 집사, 장준성! “장 집사님!”장준성을 만났을 때 이소리는 재빨리 마중을 나갔고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이슬기가 감히 도망을 가길래 제가 발견하고는 그들을 막았습니다!”“저는 살아서도 집사님의 사람이고 죽어서도 집사님의 귀신이 될 겁니다. 제가 어떻게 그들이 도망가는 걸을 눈뜨고 빤히 지켜볼 수 있겠습니까?”“그래서 제가 방금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협조하겠다고 약속합니다!”“장 집사님, 제 공적을 기억하셔야 해요!:말을 하면서 그녀는 장준성에게 기대어 그의 왼손을 잡아 끌며 바짝 달라 붙었다. 학범은 이것을 보며 이를 갈았지만 이슬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한 사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일은 좋은 일인 것 같다. 장준성은 흥겹게 손을 뻗어 이소리의 몸을 주무르며 웃었다. “이 대장, 너 네 주인을 팔아 먹은 거야?”이소리는 웃으며 말했다. “장 집사님, 좋은 새는 좋은 나무를 선택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바보도 아닌데 당연히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는 알죠!”“게다가 제 마음속에는 심가밖에 없어요!”“지금 이슬기가 궁지에 몰렸는데 제 머리가 망가지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녀와 같이 죽을 수 있겠어요?”“저는 허벅지를 끌어안는다고 해도 당신의 허벅지를 끌어안을 거예요!”말을 하면서 그녀의 가슴에 있던 단추 두 개가 갑자기 깨졌다. 그러나 이소리는 마치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제가 지금 그들을 막았어요. 집사님께 드리는 투항장이니 받아주세요!”“너 좀 재미있구나……”장준성은 대중의
“건방진 놈!”이슬기는 안색이 더없이 어두워 졌다!“내가 건방지다고?”장준성은 웃었다. “이슬기, 너 정말 네가 높은 윗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내가 분명히 말하는 데 심가성은 이미 끝났어. 심가의 하늘은 곧 변할 거야!”“네 어머니도 붙잡혔어!”“내가 너랑 억지로 잔다고 해도 심가에서 누가 너를 위해 정의를 되찾아 줄 거 같아?”“헛된 꿈은 꾸지마. 꿈 깨!”“순순히 나를 섬기면 내가 세자 앞에서 좋은 말 몇 마디 해 줄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장준성은 마치 그가 말하는 것이 진리이고 사실인 것처럼 큰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있었다. 이슬기는 얼굴을 찌푸리며 천천히 말했다. “심재욱이 너한테 나를 상대하라고 시켰어?”“이런 얘기하면 재미 없잖아.”장준성의 얼굴에는 장난끼가 묻어났다. “너는 지금 곤경에 처해있다는 것만 알면 돼. 오직 나만이 너를 구할 수 있어!”“참, 내가 너한테 말한다는 걸 깜빡 했네. 너를 지키던 몇 명의 심가 자제들도 전부 잔인하게 살해당했어.”“이슬기, 너 정말 독하다. 네 어머니랑 똑같네. 자기 사람한테 손을 대다니!”이슬기는 안색이 변했다. “너 정말 뻔뻔하다!”학범은 비록 손을 대기는 했지만 경중을 알기에 다치게는 해도 죽이지는 않았다. 지금 심씨 집안 자제들이 처참하게 죽었다는 것은 장준성이 한 짓이 분명했다. 학범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장준성, 너 이렇게 본분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굴다가 어떻게 될 지 생각해 본 적 있어?”“심씨 집안 자제들이 누구의 손에 죽게 됐는지 확실히 찾아내기만 하면 당신 같은 집사 하나가 살 길이 있을 거 같아?”“내가 살길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지금 너희들이 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정말 살길이 없을 거야.”장준성은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뒷짐을 지었다. “아가씨, 지금 나를 섬기든지, 아니면 지금 나한테 죽든지 해.”“너, 어떻게 할래?”“건방진 놈!”학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