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놀라더니 곧이어 웃음이 터졌다.이준은 조롱하며 웃었다. “하현, 이게 당신의 증거야? 웃기지 않아?”“이준 씨, 왜 바보랑 얘기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계세요? 저는 매형이 말한 거 하나도 믿지 않아요!”그 순간, 민혁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앞으로 나서서 하현의 오래된 핸드폰을 덥석 채가 바닥에 힘껏 던졌다. 그리고 민혁은 하현을 가리키며 그를 꾸짖었다. “당신은 그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 왜 항상 쇼를 하는 거예요? 증거도 있다고 하더니! 제기랄!”“당장 꺼져! 우리는 네 존재 자체가 역겨워!”“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집안에…”“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설 씨 집안 사람 모두가 하현에게 심하게 굴욕을 당했다고 생각해, 그들은 순간 말을 퍼부었다.그들은 당연히 하현이 하엔 그룹의 신임 대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하현이 그 순간 그들을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이거…”슬기가 3년 동안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그날 그만 쓰기 시작한 것은 하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슬기가 전화번호를 바꿨다고 하현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하현은 슬기에게 연락하지 못했다.찰싹 뺨을 때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모두가 이 상황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던 때, 옆에 앉아있던 희정이 난데없이 일어섰다. 그녀는 하현을 향해 걸어가더니 아무 예고도 없이 갑자기 그의 뺨을 내리쳤다.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하현은 곧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하현은 비틀거리며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그의 얼굴도 살짝 부었다.“이 개자식! 오늘 이만하면 충분히 망신 주지 않았니?” 희정은 하현을 가리키며 호되게 꾸짖었다. “너는 그냥 우리가 갖고 있는 개야. 누가 여기서 바보짓을 할 수 있대? 이제 자신이 무슨 중요하고 힘 있는 사람이라도 된 줄 아네! 자기가 신임 대표라고 하지를 않나! 당장 꺼져!” 희정은 비웃었다.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다른 이들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하현의 불행과
이준의 말을 듣자, 설 씨 어르신은 심장이 멈춘 듯했다. ‘맞아. 하현이 여전히 우리와 살게 한다면, 설 씨 집안 전체가 하현에 의해 망가질 거야.’“설 씨 어르신, 오늘 밤 여기는 어르신의 잔치입니다. 만약 어르신께서 하현을 팰 생각을 하신다면 좋지 않을 겁니다. 제가 대신 이 눈치 없고 아무짝도 쓸모없는 놈을 혼쭐내겠습니다!”이준이 하현을 때리려 하는데 설 씨 어르신은 그를 막을 생각이 없었다.게다가 설 씨 집안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하현이 역겹게 느껴졌으며 이준이 그를 패길 기다렸다.이준은 악랄하게 웃었다. 그는 몇 걸음 뛰어가더니, 하현의 얼굴에 날아차기를 시전하려고 했다.이준은 몇 년간 훈련하러 헬스장에 다녔다. 그는 소위 개인 코치한테 몇 년 동안 태권도도 배워 검은 띠를 땄다. 그 순간, 이준의 발차기는 꽤 무섭고 강해 보였다.“이준 씨가 검은 띠를 딴 태권도 유단자라고 했던 게 기억나. 하현은 이제 끝났어. 분명 들것에 실려 나갈 거야!”“근데 하현도 과연 바보야. 우리가 하현을 패는 게 적절하지 못하지만 않았다면 나는 한참 전에 이미 그랬을 거야!”“누가 대표인 척하래? 그 대가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도 모르면서!”그들은 끊임없이 토론했다. 모두 웃음을 참으며 그 상황을 즐기고 싶어했다. 상당히 고된 밤이었다.만약 하현이 그 발차기를 참았다면, 그의 머리는 심하게 다쳤을 것이다.눈을 얇게 떠 가까워지는 발차기를 마주하며, 하현은 뒤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하현! 얼른 너의 잘못을 인정해!” 그 아무짝도 쓸모없는 인간이 곧 얻어맞을 것을 보자 자신이 약간 걱정하리라고는 은아는 생각도 못 했다.아마도 은아는 하현을 너무나도 오랫동안 개처럼 데리고 있어 그에게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은아는 자기 마음대로 하현을 꾸짖거나 때릴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면 안 됐다.“당신 공격은 보여 주기 식이야
‘뭐야?’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저 쓸모없는 자식이 방금 오른손을 살짝 들어 올렸어. 왜 이준 씨는 저런 끔찍한 떨어짐을 참은 거야?’‘저 개자식한테 저런 기술이 있었어?’‘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 게 사실인가?’하지만 대부분 하현이 뜻밖의 행운을 가졌고 이준이 지극히도 운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하현은 그저 손을 그렇게 들어 올렸을 뿐인데 이준은 참담하게 내던져졌다.“하현… 두고 봐…” 이준은 몸을 벌벌 떨며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는 일어서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 순간, 이준은 하현을 가리키며 맹렬히 꾸짖었다. “내가 당신을 망가뜨릴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두고 봐…”그 시각, 모두의 눈은 코피를 철철 흘리는 이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고서 그들은 돌아서서 하현에게 불쌍한 눈빛을 보냈다.저 데릴사위에게는 어떠한 자원이 있겠나? 하지만 이준은 달랐다. 그는 하엔 그룹의 중간급 직원이었다. 이준이 의도를 품고 있다면, 그는 분명 손가락을 튕기기만 해도 비교적 손쉽게 하현을 망가뜨릴 수 있었다.하지만 하현은 이준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바닥에서 핸드폰을 주워 태규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이 안녕. 무슨 일이야?” 전화 너머의 태규는 의욕이 넘쳐있는 듯했다.하현은 바닥에 누워있는 이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사의 이름을 이용해서 밖에서 사람들을 속이고 다니는 하엔 그룹 직원이 한 명 있어요. 대신 처리해주세요.”“별거 아니네. 어떻게 처리할까?”“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전부를 빼앗으세요.”이후, 하현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그 순간, 하현은 차분했다. 그는 심지어 이준 앞에서 전화했다. 그걸 보고 있자니, 이준은 이를 악물며 화가 나서 소리쳤다. “개자식아! 어딜 감히 날 때려! 아직 안 끝났어!”“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하엔 그룹에서 일하고 있어! 강남에서 하 씨 집안이 날 보호해주고 있다고. 강남에서 나는 하고 싶
변백범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설 씨 집안 모두가 차가운 숨을 들이쉬었다.백범이 누구던가? 그는 서울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백범의 환심을 사고 싶었으나, 그들은 그러지 못했다.미래의 사위 이준은 그를 이리 와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다. 이준은 과연 영향력이 있고 권위 있는 사람이었다.설 씨 어르신도 이준을 인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어르신은 저 손자사위가 꽤 마음에 들었다.“당신은 내가 내일을 넘기지 못하길 바라는구나. 아주 좋아.” 하현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정말 궁금해. 당신은 모든 걸 잃을 예정이고, 곧 파산을 맞이할 쓸모없는 사람이야. 그건 어쩌려나…”누군가 웃음을 터뜨렸다. “미친 거 아니야? 이준 씨는 젊은 부자야. 십억짜리 수표가 아직 여기 있어. 어떻게 이준 씨가 모든 걸 잃고 파산을 맞이한다고 하는 거지? 파산이 뭔지는 아나?”“아이고! 이놈의 데릴사위는 맨날 집에서 티비 보거나 소설책만 읽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도 못했어. 그러니까 지금 헛소리나 지껄이는 거 아냐!”“내가 저 인간이었으면 당장 도망갔을 거야. 안 그러면 백범 씨가 여기 오면 내일을 넘기지 못할까 봐 무서워.”“그나저나 경찰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바보야? 경찰을 왜 불러? 대신 구급차를 불러야지. 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 여기서 죽게 놔둘 수는 없잖아. 정말 운이 나빠…”설 씨 집안 사람 모두가 기쁘게 웃고 있었다. 저런 아무짝도 쓸모없는 사람이 어딜 감히 여기서 고집을 부려? 죽을 때까지만 처맞지 않으면 별거 아니지.이때, 이준의 핸드폰이 또다시 진동을 했다. 그는 재빨리 핸드폰을 꺼냈다. 그의 상사인 하엔 그룹의 부회장이 걸어온 전화였다.“강이준, 이 쓰레기야! 밖에서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비서가 전화했는데, 네가 회사 프로젝트 자금을 남용한 죄가 밝혀졌대. 넌 지금 회사에서 잘렸어. 네 전 재산이 동결되고 청산됐어.”“내가 경고한다. 감방에 갇힌 순간, 거기 당국에 뭘 밝히고 뭘 밝히지 말아야
이준은 얼른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는 웃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굴려고 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부회장님께서 술 한잔을 하자고 하셔서요.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내일 만나자고 했어요.”그 말을 듣자 설 씨 집안 모두가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하엔 그룹 부회장이 이준한테 술을 같이 마시자고 했다고?게다가 이준은 거절하고 내일로 약속을 다시 잡았다. 그는 분명 지위와 체면이 있었다!설 씨 일가가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서서 이준 주위에 모여 그의 비위를 맞췄다.이때, 빌라 게이트에서 브레이크가 끼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상용차 여러 대가 게이트 앞에 멈추어 섰다.이내 차 문들이 밀어져 열렸다. 힘센 남자 십 몇 명이 수박 칼과 야구 방망이를 든 채 차에서 내렸다.흰색 셔츠를 입고 있던 악랄한 남자 한 명이 그 무시무시한 남자들 중간에서 걸었다. 전설의 변백범이었다.한편, 백범은 입술 사이에 담배를 물고 불을 지피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신 앞에 있는 빌라를 흥미롭게 쳐다보았다.“백범이 형!” 이준은 저 끝까지 달려가 남자 무리를 이끌고 있던 백범에게 허리를 숙였다. 이준은 친절하게 담뱃불을 지피는 걸 도와주기까지 했다.백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걸으면서 말했다. “누가 내 동기 이준이를 괴롭혔을까?”“바로 이 멍청이예요, 백범이 형. 바닥으로 자리를 옮겨요! 마지막 한숨만 남겨줘요!” 이준이 외쳤다.이 순간, 설 씨 집안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거의 모두가 일어서 존경하는 눈빛으로 이준을 바라보았다.변백범!이준은 그렇게나 사회의 이목을 끄는 사람을 여기에 초대했다!그는 말로만 떠벌리는 게 아니었다!변백범은 서울 길거리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수박 칼 두 개로 사람을 죽이는 걸로 유명하다고 한다. 일반인들은 이런 사람을 쉽게 초대할 수 없었다!비록 설 씨 집안은 이류 집안이었지만, 그래도 집에 보안 요원 몇 명이 있었다. 그러나 변백범 같은 남자에게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
하현은 놀란 눈빛으로 은아를 쳐다보았다. 그는 원래 아내가 처음부터 자신을 소홀히 하고 아예 신경 쓰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하현은 그 순간 은아가 그의 안전을 걱정할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 생각을 하니 하현의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러나, 은아는 하현의 머릿속 감정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극도로 긴장했다!이게 누군가? 그 유명한 백범이 형, 변백범이었다. 비록 은아는 실제로 백범을 본 적이 없지만, 많은 사람이 언급한 걸 들어본 적이 있다.변백범은 몇 년 전 한낱 깡패일 뿐이었지만, 그는 누군가에 의해 채용되고 훈련 받고 몸단장을 받았다. 예상외로, 백범은 기나긴 노력 끝에 드디어 서울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백범은 사업도 하고 지난 2년간 더 자제하며 살아왔지만, 그의 평판은 여전히 강력하고 위협적이며 경찰과 범죄 조직 둘 다 그의 체면을 살려야 했다.하현 그 데릴사위가 이런 사람 앞에서 이준을 건드린다면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얼른 가!” 은아는 불안했다. 그녀는 일어서서 하현을 당기려고 했지만, 유아가 다른 쪽에서 그를 붙잡았다.유아는 할 말을 잃었다. 오늘 언니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정신이 나갔나? 언니는 평소 이 별 볼 일 없는 사위를 제일 싫어하지 않았나? 왜 지금 그를 도와주는 거지?유아뿐만 아니라, 다른 설 씨 집안 사람들도 은아를 말렸다.오늘 밤 하현은 설 씨 집안 사위 강이준을 불쾌하게 했다. 심지어 이준을 지원하던 사람인 그 위대한 백범도 여기 와있었다. 누구든 오늘 밤 하현의 편을 들면 아마 그 사람도 백범을 불쾌하게 할 것이다.이 사람들은 분명 하현이 죽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들은 하현을 위해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눈 가리고 공연을 보는 셈이었다.그 시각 놀란 민혁은 말했다. “누나,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왜 이 쓰레기를 걱정하고 있는 거예요? 다행히도 저 사람은 이제 설 씨 집안과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에요. 안
이준이 백범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도 아주 드문 일이었다!한번은 이준이 플래티넘 호텔에 간 적이 있었다. 그는 우연히 한 아름다운 여성과 부딪쳤는데 거의 죽을 뻔했다. 백범이 때마침 지나갔는데 그는 누군가 가게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백범은 이준을 도와 문제를 해결했다.그때 이후로, 이준은 단순히 돈이 많은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았다. 그는 친구가 필요했다.그리하여 이준은 백범과 친구가 되는데 많은 노력을 했으며 백범의 재정문제를 도와주겠다고 나서기까지 했다. 이준은 지난 2년간 백범이 많은 양의 돈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되긴 해서 오늘 밤 백범을 불러낼 엄두가 있었다.그러나 투자란 보장된 시장이 아니었다. 가끔 백범이 돈을 잃은 적도 있었지만, 이준은 이를 악물고 그를 도와주었다.백범이 돈을 잃게 되면 이준이 바지에 똥을 지릴 정도로 처맞을 걸 알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사실 이준이 백범을 도와준 이후로, 이준의 명성은 서울의 젊은 층 사이에서도 높아졌다.심지어 어떤 일류 집안 후계자들도 이준을 감히 자극하지 못했으니, 이준은 지난 2년간 안하무인이 되어버렸다.한편, 백범은 입술 사이에 담배를 물며 하현에게서 고작 십 미터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홀 안의 불빛이 약간 어둡고 자욱한 연기가 앞에 있어, 백범은 하현을 알아보지 못했다.그 순간, 백범은 무작위로 수박 칼을 가져가 땅에 질질 끌며 하현을 향해 걸어갔다.“뛰어! 여보, 뛰어!” 은아는 너무 초조해 하현을 이름으로 부르는 걸 깜빡했다. 하지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래서 은아는 사람들 틈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은아는 좋진 않았지만, 자신의 장난감이 남에게 빼앗기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처럼 지금 무슨 이유 때문인지 속상했다.은아는 원래 자기가 하현을 1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빨리 이혼할수록 자신이 자유로워질 줄 알았다.그러나, 은아는 이 순간 하현을 그래도 조금은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불행
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반대편에 있던 백범은 이 순간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었다.평소 같았으면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였을 이 깡패는 이 시점에서 발이 차가워지며 오줌을 지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특히 백범이 하현의 눈과 마주쳤을 때, 그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오랫동안 아무 말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백범 뒤에 있던 이준은 그의 움직임이 멈춘 걸 보자 조금 초조해졌다. 그리고 이준은 말했다. “백범이 형, 걱정하지 마세요. 쟤는 그저 쓸모없는 개자식이자 데릴사위일 뿐이에요. 쟤를 땅으로 끌어 내려요! 그리고 양손 모두 잘라버려요!”이준은 끊임없이 소리를 질렀다. 그의 눈은 약간 붉어져, 하현이 그 자리에서 죽을 때까지 마구 차이고 베이는 모습을 얼른 보고 싶어 안달 났다.“이 사람이 네가 해치우고 싶다던 사람이야?” 백범은 드디어 반응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이준을 비통하게 쳐다보았다.백범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강이준, 얼른 사람을 잘못 봤다고 말해, 아니면…”“그래, 저 사람이야! 백범이 형, 얼른 패버려!” 이준은 하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설 씨 집안을 말하자면, 모두가 얼굴에 약간의 신남을 띤 채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이 겁쟁이는 오늘 죽은 몸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하현이 어떻게 죽을지 기대했다.그러나, 설 씨 어르신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준아, 그냥 살짝만 혼내주고 죽이지는 마.”“죽이지 말라고요?” 이준은 비웃었다. 하현은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준의 명성을 망가뜨렸다.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이준이 설 씨들과 같은 편에 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것뿐이라 그는 여전히 하현이 죽길 바랐다. 그리고 이곳은 이준이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었다.게다가 이준은 설 씨 집안 사람들에게 겁을 주어서, 그가 파산한 걸 알았다 해도 아무도 그를 감히 비난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 설 씨 집안의 자원을 이용해서 다시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람보르기니 조수석에 앉은 하현은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수상한 시선을 알아차렸다.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려 방금 차창을 내린 포르쉐를 쳐다보았다.“은아...”하현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고 뭐라고 설명하려고 했지만 포르쉐는 이미 쌩하니 지나간 뒤였다.화가 잔뜩 난 여자의 옆모습을 본 하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기회를 봐서 잘 설명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서로 이런 불필요한 오해가 쌓이게 될 것이고 두 사람의 재혼은 아마도 요원해질 것이다.하현이 뭔가 걱정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간민효는 더 이상 그를 놀라게 하지 않고 조용히 집복당으로 데려다준 후 얼른 그곳을 떠났다.하현도 간민효를 붙잡지 않았고 그저 따뜻한 차를 끓인 후 손님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한편으로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집복당이 개업을 한 목적, 장생전이라는 대어를 낚기 위해서였다.문을 열고도 영업을 하지 않으면 장생전 사람들이 어떻게 찾아올 수 있겠는가?얼마 지나지 않아 장용호가 소식을 듣고 로비에 나타났다.두 사람은 서로 협력하며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점을 보러 온 고객들이 들이닥쳤고 몇몇 고객들은 손이 꽤 큰 손님들이었지만 대부분 기본적으로 풍수를 보거나 자녀들의 사주나 이름을 지어 주는 등의 사소한 일들이었다.바쁜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두 사람은 점심을 겨우 먹고 잠시 쉬었다.그리고 다시 문이 열었을 때 골목 어귀에서 꽹과리와 북소리가 들려왔다.동시에 폭죽 소리가 여기저기서 귀를 찢을 기세로 온 동네를 북적거리게 만들었다.하현은 문 앞에 다가가서 밖을 내다보았다.멀지 않은 골목 어귀에 풍수관이 개업한 것이 보였다.풍수관의 이름은 음양관이었다.음양을 두루 잘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집복당보다 외관도 더 크고 인테리어도 매우 화려했다.게다가 입구에 몇 명의 귀빈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여자들도 있었다.그들은 몸에 촥 달라붙는 옷을 입었고 옆으로 트여진 스커트
하현의 말에 주향무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당신을 과소평가했군요.”“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시죠.”“이양범의 사건에서는 당신의 흔적을 지웠긴 하지만...”“이양표의 일에 대해선 뭔가 해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 어떻게 생각하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마지못해서라도 저에게 좋은 시민상을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주향무는 눈꺼풀을 펄쩍 뛰었다가 헛웃음 지으며 말했다.“그건 좀 어렵겠는데요...”하현이 정의를 위해 용감하게 행동했지만 그가 구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전 부인이었다.그래서 이 일을 걸고넘어지면 여기저기서 자꾸 잡음이 나올 것이다.이것이 주향무조차도 함부로 하현에게 좋은 시민상을 수여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주향무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됐어요. 당신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 없습니다.”“사건은 어떻게 처리되는 겁니까?”“내 쪽에서는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보석금을 낼 사람을 찾아야 될까요?”주향무는 서둘러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그건 제가 이미 당신을 위해 다 준비해 뒀죠.”“하현, 부디 이 일로 노여워 마시길 바랍니다.”주향무도 하현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부하들의 부주의로 하현을 조사에 임하게 했지만 절차가 합법적이었기 때문에 하현이 억울한 상황에 놓인 걸 어쩔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당신 같은 사람이라면 기꺼이 가까이 두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감정과는 상관없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공무원이 된 도리고 임무이죠.”하현은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손을 뻗어 주향무의 어깨를 두드린 후 취조서에 서명을 했다.얼마 후 하현은 주향무와 함께 경찰서 문을 나섰다.이어서 람보르기니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와 경찰서 입구에 멈췄다.익숙한 차 번호를 보고 하현은 눈을 찡긋 올렸다 내렸다.주향무는 자신이 하현을 귀찮게 한 것이 계속 신경 쓰였는지
”그리고 김탁우가 그놈의 공을 가로챈 건 다 우리 은아를 위해서였어!”“은아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라고!”“그럴 만도 한 일이야!”최희정은 아예 대놓고 김탁우를 감싸며 해명했다.“지금 이 시대에 한 여자를 위해 모든 대가를 치르려는 남자가 몇이나 돼?”“내가 보기엔 천하에 김탁우 한 사람밖에 없어!”“천하를 버릴지언정 가장 소중한 한 사람을 버릴 수 없었던 거야!”“예전에 로미오가 있었다면 지금은 김탁우가 있어!”설은아가 김탁우의 행동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최희정은 안면몰수하고 억지를 주장하고 있었다.그녀는 김탁우가 보인 치사함과 비겁함을 그대로 미화하여 마치 사랑에 빠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정남으로 둔갑시켜 놓았다.설재석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자신의 아내이지만 도저히 그녀의 말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최희정은 설재석이 자신의 말에 설득된 것으로 생각하며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은아야, 그러니까 넌 내 말 들어. 지금 넌 법적으로 이혼한 상태잖아? 절대 김탁우 같은 보석을 놓치면 안 돼!”“김탁우한테 시집가면 넌 하현이라는 골칫덩어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정 김 씨 가문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그러면 아홉 번째 집안이 대구 정 씨 가문에서 상당히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어!”“네가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이 되는 날도 머지않을 테고 말이야!”설은아는 마음이 복잡하고 정신이 혼란스러웠다.“엄마, 그만해.”“난 정말 김탁우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어!”“감정?”최희정이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딸아, 네가 아직도 지금 열여덟 살이라고 생각하니?”“지금 결혼 얘기를 하는 건데 감정은 무슨 감정?”“잘 들어. 요즘은 그런 감정 따위 중요한 시대가 아니야. 돈이 가장 중요한 시대야!”최희정은 자신의 관점을 직접적이고도 명확하게 말했다.설은아가 자신의 말에 따라 하현이라는 놈과 완전히 결별하고 얼른 최고의 명문가
하현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김탁우와 김나나 두 사람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허둥지둥 떠났다.어쨌든 오늘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창피했다.그들은 남의 공을 가로챈 것을 발뺌하다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김탁우가 아무리 뻔뻔해도 더 이상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설은아는 멍하니 병상에 앉아 밀려오는 후회에 얼굴이 어두워졌다.하현을 완전히 믿지 못한 자신이 너무나 후회스러웠다.동시에 자칫 자신에게 있을 우려스러운 뒷일을 없애기 위해 하현이 사람을 죽이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비록 하현에 대한 경찰들의 태도는 공손했지만 어쨌든 하현은 경찰서로 끌려가게 되었다!“은아야, 너 정말 정신 좀 차려!”“데릴사위가 어쩌다가 널 한번 구해 준 것까지고 너무 감사해하는 거 아니야?”자신의 딸이 넋이 나간 듯한 태도를 보이자 최희정은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데릴사위가 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그래?”“솔직히 말해서 넌 지금 이혼한 걸 기회로 삼아 최고 명문가에 시집갈 궁리를 해야 해!”“최고 수준의 명문가들은 널 뒷받침해 줄 힘이나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구 정 씨 가문도 이제 널 홀대할 수 없을 거야!”“아홉 번째 집안을 관리하면서 네가 수모만 받았지 무슨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어?”후회스러운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서 안색이 일그러졌던 설은아가 말했다.“엄마, 그런 거 아니야!”“하현은 나한테 너무 잘했어!”“잘하면 뭐해?”최희정이 냉소를 흘렸다.“서울에서 남원, 남원에서 대구까지, 또 무성까지, 그리고 금정까지...”“넌 매번 그놈이 너한테 잘해준다고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무슨 혜택을 받았니?”“장모인 날 존중해 주었길 하니?”“무성에 있을 때, 그놈이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도 왜 나한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던 거야?”“매번 내 일에 초를 친 것 외에 그놈이 한 게 뭐냐고?”“똑똑히 들어. 그놈은 너와 김탁우의 결혼을 막았어. 네가 김탁우와 좋은 결실
김나나의 아름다운 얼굴에 잠시 멈칫하던 경찰이 입을 열었다.“이양표의 진술에 따르면 그에게 뇌진탕을 일으킨 사람은 바로 그날 밤 사람들을 데리고 와 그의 동생을 죽인 사람입니다.”“현재 이양표는 뇌신경이 눌려 눈이 먼 상태입니다.”“그렇지만 상관없습니다.”“어쨌든 증거는 충분하니까요!”“우리 법의 양형 기준에 의하면 사형도 피할 수 없습니다.”“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말을 마치며 경찰은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영웅이 미녀를 구했는데 오히려 결과가 지경이 된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양표가 눈이 멀었다고?!이양표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이양범을 죽인 사람이라고?사형도 피할 수 없다고?!김나나의 눈이 튀어나올 듯 휘둥그레졌다.끝났다!완전히 망했다!사람을 구한 공을 가로채려다 이 지경에 이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이봐! 어서 연행해!”경찰들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동료들에게 손짓을 했다.그들은 넋이 빠져 있는 김탁우에게 다가가 수갑을 채우고 데려가라는 신호를 보냈다.“경찰관님, 오해입니다. 정말 오해라고요!”김나나는 혼비백산한 얼굴로 경찰들에게 달려들었다.“그날 밤 사람을 구한 건 우리 오빠가 아니었어요...”최희정과 설재석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김탁우가 아니라고?”“네, 아니에요! 정말이에요!”김나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고개를 저었다.“우리 오빠가 한 게 아니에요. 하현이에요! 하현이 사람을 구했어요!”“하현이 이양표를 때려 뇌진탕에 걸리게 한 거라고요!”“이시운! 어서 말해! 당신이 거짓 진술했다고 어서 사실대로 말하라고!”“우리가 당신한테 입막음용으로 십억을 줘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라고!”“우리 오빠 같은 거물이 어떻게 하현 대신에 모든 죄를 덤터기 쓸 수 있어? 절대 그럴 수 없어!”“농담하는 거야?!”이시운은 머릿속이 완전히 하얘졌다.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변할 수
김나나는 잠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이양범이 죽었다고요?”“이여웅 부자가 죽었어요?”경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입니다.”“게다가 우리는 이양표를 다치게 한 사람이 이 두 사건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린 증거에 근거하여 수사를 하니까요.”“수사에 협조해서 조사해 보면 꼭 유죄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김탁우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뜬 뒤 경찰들을 노려보았다.“당신들,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겁니까?”김탁우는 경찰들이 자신을 잘못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결국 경찰서 측이 이양표의 진술을 받아 보면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하지만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졌길래 경찰서 사람들이 모든 단서들을 무시하고 감히 자신을 범인으로 몰게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설마 하현 이놈이 이 사건의 모든 흔적을 지울 만큼 엄청난 능력을 가진 건 아니겠지?자신이 그의 공을 가로채려 할 때를 기다려 모든 혐의를 자신에게 덮어씌우려는 건가?설마?순간 김탁우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지만 그는 이내 이런 생각을 지웠다.하현이 건방지고 거침없기는 했지만 경찰서와 관청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게다가 경찰서와 관청은 주 씨 가문이 쥐고 있었다.주 씨 가문은 항상 공명정대를 중시한 집안이었다.그런데 어떻게 하현이 그런 주향무를 매수해 사건의 흔적을 다 지우게 할 수 있겠는가?경찰들은 근엄한 얼굴로 김탁우에게 예의를 갖춘 뒤 입을 열었다.“김탁우, 우리도 당신이 억울하다는 걸 압니다.”“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우리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설은아의 증언이나 이시운의 증언이나 모두 당신이 로열 회관에 들어와 사람을 구하고 이양표를 때려 뇌진탕을 일으킨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나중에 이양표
하현은 자조 섞인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다른 사람 말은 믿고 내 말은 안 믿는 거야?”“당신을 믿으라고? 어떻게 당신을 믿으라는 거야?”설은아는 달려들어 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지금 내 앞에 이런 사진이 있는데!”“내 비서도 자기 입으로 진실을 말했는데!”“나더러 어떻게 당신을 믿으라는 거야?”“하현!”“내가 전에 당신을 너무 많이 믿었던 거지!”하현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입을 떼었으나 그때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이어 제복을 입은 몇몇 경찰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왔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여러분, 저희는 금정 경찰서에서 왔습니다. 우리 신분증입니다.”최희정은 그들의 신분증을 힐끔 쳐다보았고 일개 직급 낮은 경찰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자 갑자기 냉랭한 태도로 돌변했다.“무슨 일이죠?”“이양표 사건이라면 어제 다 조사하지 않았어요?”설재석도 입을 열었다.“맞아요. 우린 이미 어제 사실을 다 말했는데.”“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선두에 선 경찰은 냉랭한 표정으로 사무적인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이양표는 사람을 능욕하려고 했으니 마땅한 대가를 치를 겁니다.”“하지만 구조자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양표를 때리고 뇌진탕까지 일으켰어요. 중상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었죠.”“이양표의 동생 이양범은 시신으로 발견되었고요.”“그래서 우리는 구조자인 김탁우를 이양범을 죽인 용의자로 보고 있습니다.”“김탁우, 당신은 저희와 경찰서로 가서 수사에 좀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김탁우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수사에 협조를 해달라고요?”최희정의 얼굴이 얼어붙었다.“이양범이 죽은 건 그가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에요!”“이양표가 뇌진탕을 입은 건 우리와 전혀 상관이 없어요!”“우리는 양해 각서에 아직 서명도 안 했어요!”“그런데 지금 우리 사람을 경찰서에 데려가 수사하겠다니?! 농담
이시운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계속 뒤로 물러서다 벽에 몸이 가로막혔다.그럼에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하지만 당신이 그랬다고 해도 난 당신을 탓하지 않아.”“그날 밤 당신은 은아를 위해 앞장서다가 얻어맞았어. 하마터면 그놈들한테 끌려가 고초를 당할 뻔했지.”“그래서 난 당신을 용서했어.”“이 일이 이렇게 끝나면 나와 은아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빚진 게 없게 되지.”“김 씨 남매가 당신한테 준 것으로 충분할 테니까.”하현은 화도 내지 않고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이시운의 아픈 곳을 콕콕 찔렀다.이시운의 얼굴은 더욱더 창백해지고 핏기를 잃어갔다.김탁우는 핏기 잃은 이시운의 모습을 보고 김나나에게 눈짓을 했다.김나나는 얼른 앞으로 나서며 하현을 향해 호통쳤다.“하 씨! 자꾸 사실을 왜곡하며 진실을 흐려놓지 마!”“이시운은 현장에 있었던 장본인이야. 그녀 입으로 우리 남매야말로 은아를 구한 영웅이라고 말했잖아!”“당신은 이미 은아를 보호할 능력도 자격도 없어. 그러니 우리 남매처럼 능력 있는 사람한테 은아를 맡겨!”최희정도 이때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정말 다시 한번 똑똑히 자네 민낯을 봤네!”“이게 자네가 바라던 건가?!”“난 자네가 정말 능력이 있는 줄 완전히 착각했어!”“보아하니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 능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우리 집에 데릴사위가 되지도 않았을 거야!”“퉤!”설은아는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그녀는 이시운이 뭔가 의심스럽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김탁우가 그 사이에 주위 사람들을 구워삶았을 줄은 몰랐다.자신을 구한 공로를 선점하기 위해 김탁우가 이시운을 매수할 줄은 정말 몰랐다.설은아가 의문을 제기하려고 하자 김탁우가 눈치를 채고 선수를 쳤다.“은아,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었는데 깜빡했어요.”“난 그날 우연히 사진을 몇 장 찍었어요. 원래는 꺼내지 않으려고 했었어. 괜히 당신과 하현의 감정만 상하게 하니까!”“하지만 하
”자네, 은아한테 아무 일이 없으니 우리도 이쯤에서 그만하겠네!”“하지만 경고하는데 앞으로 함부로 날뛰지 마!”“질투 난다고 별짓을 다 하고 그래!”최희정은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분명 협박의 의미가 가득 담긴 말이었다.“자네가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정 김 씨 가문 김탁우의 능력을 능가하겠어?”“그러니 당장 김탁우한테 사과해. 그러면 없던 일로 칠 거야!”“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설재석도 차갑게 말했다.“자네, 우리가 자네 체면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소중히 새겨들어, 알겠어?”“자네 따위가 김탁우보다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래서 이렇게 사람을 때린 건가?”설은아의 마음속이 갈팡질팡했다.비록 그녀의 이성은 하현의 능력이 그녀를 구하기에 충분하다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이 사건의 증거가 모두 확실하니, 하현이 중간에서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려는 것처럼 들릴 법한 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뭔가 망설이고 있는 듯한 설은아의 표정을 보고 하현은 설은아도 김탁우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담담하게 이시운에게 말했다.“이시운, 들어와!”이시운은 최희정 일행을 따라 들어왔지만 하현을 보고도 들어오지 못하고 머뭇거렸다.하현의 목소리를 들은 이시운은 화들짝 놀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병실 안으로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안녕하세요.”“이시운, 마침 잘 왔어!”김나나가 이시운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를 감싸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그날 밤 우리 오빠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은아를 이양표에게서 구했잖아? 그렇지?”“당신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우리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했잖아!”“그래서 우리 오빠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달려왔지!”“영웅이 미녀를 구한 거야!”“이시운, 모든 걸 다 털어놓고 말해 봐!”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