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하현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결과는 발로 몇 대 걷어 차이고 뺨 몇 대 얻어 터지는거 아니야?”“개 자식, 이 지경이 되도 계속 날뛰는 거야?”“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용문의 조남헌 도련님까지 모셔왔어. 이따가 그를 만났을 때도 지금처럼 허풍을 떨어 봐!”육재훈은 정말 화가 났다. 이 촌놈이 감히 이렇게 그와 겨루려고 하다니. 하현은 웃었다. “그래?”“조남헌이 너를 실망시킬 텐데.”“쾅______”두 사람이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 도요타 랜드크루저 한 대가 왔다. 짙은 녹색으로 단정하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카리스마가 놀라울 정도로 대단했다. 이 랜드크루저는 도로 한가운데로 곧장 다가갔고 육재훈 앞에 멈춰 섰다.차문이 ‘쿵쿵쿵’하며 발길에 차여 열렸고, 18명의 사나이가 내렸다. 허리춤이 불룩했는데 분명 화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의 카리스마는 육재훈이 부른 그 여우 같은 친구들보다 몇 배는 강했다. 곧 양복 차림의 개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조남헌이 깁스를 한 채 차에서 내렸다. 그는 왼손 왼발이 다 부러졌지만 여전히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지팡이를 집고 있었지만 여전히 안하무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원래 그의 길을 막아서고 있던 사람은 화살에 놀란 새처럼 길을 비킬 수밖에 없었다. “조 도련님, 오셨군요!”조남헌이 하현을 쳐다볼 새도 없이 육재훈은 이미 차에서 뛰어내려 성큼성큼 걸어가 조남헌의 시야를 가렸다. “마침 잘 오셨습니다. 별 볼일 없는 외지 놈이 감히 우리 오프로드 동호회 사람을 건드리고 저를 다치게 하려고 했습니다.”“기고만장해서는 저한테 전화로 사람을 부르라고 하지를 않나, 제 손발을 다 부러뜨리겠다고 소란을 피웠어요!”“제가 조남헌 도련님을 불렀다고 했더니 도련님은 그의 눈에 개 한 마리나 다름없다고 하더라고요!”“조 도련님, 참을 수가 없습니다!”이때 육재훈은 조남헌의 음흉하고 악랄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계속해서 부추겼
깊이를 모르는 사람은 하현을 볼 때 눈동자에 온통 비아냥거림뿐이었다. 그 예쁜 여자 친구들은 하나같이 뼛속까지 하현을 비웃고 하현 이 놈이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개 자식, 이 조남헌한테 도발을 하다니, 너 내가 누군지 모르는 구나……”조남헌은 이때 노발대발하며 하현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두 눈이 마주쳤다. 안하무인이던 조남헌은 하현의 얼굴을 본 순간 놀라 혼비백산했다. 그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 속이 전부 하얘졌다. “하……도련님……”조남헌은 몸에 힘이 풀리더니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 하지만 왼발에 깁스를 한 탓에 무릎을 꿇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는 벌써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을 것이다. “조 도련님, 바로 이 사람이에요! 하현!”육재훈은 하현 쪽을 향해 목을 가로로 기울였다. “이 사람이 방금 저를 발로 걷어차고는 뺨도 몇 대 때리고 벽돌로 내려치기까지 했어요!”“관건은 그가 감히 도련님을 개라고 모욕했다는 거예요!”육재훈은 하현을 놀리는 얼굴로 노려보았다. 그래서 그는 조남헌의 안색이 얼마나 안 좋아졌는지 알 수 없었다.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 조남헌은 개야. 내가 기르는 개.”“자, 몇 마디 짖어봐.”이 말을 듣고 그곳에 있던 사람은 온통 멍한 얼굴이었다. 육재훈은 더욱 냉소하며 말했다. 그는 남 몰래 하현을 바보라고 불렀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큰 소리를 치며 조남헌을 함부로 부르다니. 이것은 죽을 ‘사’자를 어떻게 쓰는 지 모르는 것이다. “하현, 너나 무릎 꿇고 짖는 법이나 배워!”“이렇게 하면 살 길이 있을 지도 몰라!”“설마 조 도련님이 화내실 때까지 기다리려고?”육재훈은 하현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교계의 꽃들은 하현을 진작부터 못마땅하게 여겼고 하나같이 하현이 수습되기를 기다리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건방진 놈!”조남헌은 마침내 반응을 했고 그
“띵!”지금 이 순간, 육재훈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머릿속이 온통 혼란스러워졌다. 하현의 한 마디로 용문 부회장 후보이자 대성 그룹 회장인 조씨 집안 도련님이 바로 무릎을 꿇다니?무릎을 꿇었으면 그만이지!관건은 그가 직접 개처럼 짖어대다니!?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아무도 반응을 하지 못했다. “똑바로 무릎 꿇어.”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멍!”조남헌은 고개를 끄덕이며 굽실거리더니 몸을 곧게 펴고 얼굴을 들이댔다. “퍽!”하현은 따귀를 세게 한대 갈겼다. 조남헌을 때리자 머리가 멍해졌다. “일을 처리하라고 했더니 일은 안하고 육재훈의 자리를 찾아주러 왔어?”조남헌은 감히 변명할 수 없었다. “퍽!”하현은 손등으로 또 뺨을 한 대 때렸다. “내가 너보고 사람들이나 괴롭히라고 밟아 죽이지 않고 살려 둔 거 같아?”조남헌은 여전히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더더구나 꼼짝도 하지 못했다. “퍽!”하현은 또 뺨을 때렸다. “너같이 기회를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한테 기회를 줄 수 있겠어?”조남헌은 부들부들 떨며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하현은 손을 뻗어 조남헌의 얼굴을 두드렸다. “내 개가 됐으니 내가 너한테 누구를 물라고 하든 너는 물어야 해.”“내가 물지 말라고 한 사람을 함부로 물면 내가 너를 죽여 버릴 거야. 알겠어?”“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조남헌은 공손한 손자처럼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그는 다시 혀를 내밀고 비위를 맞추는 표정을 지었다. “멍멍멍!”장내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다들 몸이 굳어졌다. 눈앞의 이 장면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땅바닥에 누워 있던 육재훈은 자신의 뺨을 한대 때리고 싶었다. 자신의 정신이 혼미하다고 느껴졌다. 하현은 조남헌을 발로 걷어찼고 그 후에야 육재훈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말했지,
“퍽______”“누가 너한테 하 도련님을 괴롭힐 배짱을 준 거야?”“퍽______”“누가 하 도련님께 도발할 배짱을 준 거야?”“퍽______”“누가 사람들을 괴롭힐 배짱을 준 거냐고?”조남헌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뺨을 몇 대 날렸다. 그러자 육재훈의 입가에는 피가 흘렀고 코와 얼굴은 부어 올랐다. 육재훈은 얼굴을 감싸며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 도련님, 왜 저를 때리세요?”“하씨를 죽여 주셔야죠!”“그를 죽여야죠!”그는 달갑지 않았고 너무 화가 났다. 유명한 부잣집 도련님이 왜 하현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 개처럼 짖기까지 하다니. 하현이 능력이 있다고 해도 조남헌이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기를 때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스스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다니?조남헌이 두려워하는 사람을 자기가 꼭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쨌든 그는 임복원의 처남이고 배후에는 소남 임씨 가문 같은 큰 빽이 있다. “아직도 고집을 부려!?”“너 하 도련님이 내 주인인 거 모르겠어?”조남헌은 또 뺨을 몇 대 때렸다. “쓸데없는 소리가 왜 이렇게 많아. 무릎 꿇고 사과해!”육재훈은 얼굴을 감싸고는 비틀거리며 말했다. “어르신은 무릎 꿇지 않을 겁니다!”“퍽______”조남헌은 또 뺨을 크게 날렸다. “너 아직도 잘못을 모르겠어?”“조남헌!”육재훈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이때 약간 수치스럽고 화가 나 참을 수 없어 한 걸음 물러나더니 고함을 질렀다. “그만해!”“이 촌놈이 도대체 무슨 재주가 있다는 거야? 너 그렇게 무서워?” “네가 그가 키우는 개라고?”“속이는 거나 잘하는 물건인데 뭐가 그렇게 무섭다는 거야?”“네가 그를 무서워한다고 해도 나 육재훈이 누구야? 내가 어떻게 그를 무서워할 수 있겠어?”“내 뒤에는 임복원이 있고 소남 임씨 집안이 있어. 나는 그를 가볍게 밟아 죽일 수 있어. 근데 내가 왜 무릎을 꿇
주건국이 사는 타운 하우스는 대구시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별장은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위치가 좋고 앞뒤로 정원이 있고 독립된 주차장이 있어 몇 십억의 가치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주건국은 잘 사는 편이었고 돈도 아낌없이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이 왔니?”초인종 소리에 주건국은 웃으며 하현을 응접실로 맞이했다. “어린 녀석이 아저씨한테 무슨 예의를 차린다고 선물을 들고 왔어?”말을 하면서 그는 보이차 선물 상자를 티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웃으며 말했다. “연아, 시현아, 하현이 왔어. 음식 좀 빨리 가지고 와!”분주한 이소연과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가지고 놀고 있던 주시현은 하현이 오는 것을 보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보이차 상자가 조금 망가진 것을 보고 두 사람은 속으로 더욱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촌놈은 역시 촌놈이네. 선물을 고를 때도 흠집 있는 걸 고르다니. 돈이 별로 없나 보네. 사실 하현도 어쩔 수가 없었다. 방금 육재훈이 길을 막아 섰을 때 이 물건이 눌려 망가졌다. 그도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이곳에 와서야 상자가 망가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소연과 주시현 두 사람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가득 차 있었고 하현은 살짝 미소를 띠며 인사를 건넸다. “아저씨, 아주머니, 시현아.”“응!”이소연은 왈가왈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도 웃지 않는 얼굴로 주건국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오늘 밤 부모님이 오시니 객실을 마련해 주세요.”“기억해요. 부모님은 조용한 걸 좋아하세요. 기왕 오셨으니 집에는 외부인을 두지 마세요.”“어르신이 오신다고?”주건국은 살짝 어리둥절했다. 장인 장모님은 모두 관청의 지도자로 은퇴 후 골동품 시장에서 골동품 놀이를 즐기셨고 여전히 과거 관청 사람들과도 인맥을 맺고 있었다. 그래서 정년퇴직 이후에도 그의 성깔은 그대로였고 허세도 계속 부렸다. 이소연도 허튼 말을 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조용한 걸 좋아했
“라이브 방송?”하현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촌놈.”주시현은 입을 삐죽거리며 하현의 핸드폰을 뺏더니 도음 소프트웨어 하나를 다운 받았다. 그런 뒤 라이브 방송실을 열어 보이며 말했다.“봤지? 이게 라이브 방송이야. 이 플랫폼은 우리 대구 대성그룹이 운영하는 거야. 이름은 도음이라고 해. 이게 내 라이브 방송실이야. 한번 봐도 돼.”말을 마친 후 주시현은 방으로 들어가 라이브 방송을 했다. 하현은 대성그룹이라는 몇 글자를 듣고 반응을 보였다. 대성그룹은 이미 자기 명의로 된 그룹인 셈이었다. 자기가 50%정도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요 며칠 대성그룹의 운영 범위를 파악할 시간이 없었는데 라이브 방송까지 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진주희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곧 상대방은 비밀 계정을 보내 주었다. 로그인을 한 후 하현은 이것이 공식 계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간단히 말해 주최측이 아나운서에게 보상을 주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등록된 계정이었다. 진주희는 하현이 뭘 하려고 하는지는 몰랐지만 이 계정을 보내주었다. 이 계정은 다른 권한은 없었고 유일하게 무한으로 보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자기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회사 돈으로 쓸 수 있었다. 물론 플랫폼과 메인 아나운서는 계약을 맺은 관계로 일반적으로 아나운서는 20-30%정도의 보상금만 받았다. 그래서 이 공식계정은 거물들을 속여 돈을 투자하도록 하는 데 자주 사용 되었다. 하현은 전에 유아가 대구에서 촬영을 한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유아가 이런 비슷한 플랫폼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될 때 유아를 자신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생각으로 하현은 주시현의 라이브 방송을 클릭했다. 라이브 방송에서 주시현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예쁜 외모에다가 특별히 명품을 두르고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입이 바짝 마르게 했다. 주시현이 미인이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성격
“맞아요. 저 놈 꺼지라고 하세요!”“가난한 촌뜨기도 사람 흉내를 내나?”“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화면에는 순간 욕설이 가득 찼다. 하현은 냉담한 안색으로 타이핑을 쳤다. “2백만 원도 긁을 수 있나?”“허, 2백만 원은 얼마 안 되지. 근데 네가 이렇게 큰 돈을 본 적이 있어?”대구 왕 도련님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능력이 있으면 나랑 겨뤄 보든가. 누가 선물을 더 많이 긁을 수 있는지. 누가 큰 도련님인지 보자고!”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너 손자가 되려는 거야?”대구 왕 도련님은 아주 능숙한 듯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나는 너희들 같은 키보드 워리어들이 제일 짜증나. 부울 돈은 얼마 없으면서 뻐기는 능력은 하늘을 찌르지!”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아무리 가난해도 너보다는 많아.”“그래. 돈이 많구나! 그럼 로켓 몇 개 쏴서 보여 줄래?”“감히 할 수 있겠어? 못할 거면 꺼져!”대구 왕 도련님은 도도한 어조로 말했다. 화면 맞은편에 있는 사람은 왕동석이었다. 어쨌든 그는 대성그룹의 임원이었기 때문에 도음 플랫폼에 우대 충전 루트가 있었다. 다른 사람이 충전하면 할인이 안되지만 그는 15%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노신이 있으니 그는 다른 사람과 돈으로 겨루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계속해서 주시현의 환심을 사기 위해 호감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지금 누군가 도발을 하고 있으니 왕동석은 당연히 싸움에 응했고, 계속해서 주시현 앞에서 호감을 표시했다. 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대답했다. “비교해 보자. 누가 찌질 한 지, 누가 손자가 될 지!”하현은 전혀 상관이 없었다. 플랫폼은 자기 것이었고, 공식 계정에다가 주시현에게 인기를 더하고 선물을 주는 것은 주건국에 대한 보답인 셈이었다. 겸사겸사 시간을 때울 수 있었다. “자, 라이브 방송에 있는 형님들이 다 증인입니다. 이따가 누군가가 잡아 뗄까 무섭네요!”대구 왕 도련님은
“뭐? 이 부잣집 오빠는 어디서 온 거야?”“아버지가 이남 갑부 심가성인가?”“아무렇게나 2억을 긁었다고? 깜짝 놀라 죽겠네!”“미쳤구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아이고, 돈이 있으면 대단한 거지. 돈이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한 무리의 관중들은 열띤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고 부잣집 오빠 이 다섯 글자는 금색으로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결국 아직 결말이 나지 않자 하현은 대구 왕 도련님에게 말했다. “손자, 패배를 인정하는 거지?”대구 왕 도련님의 얼굴빛은 더없이 안 좋아지더니 이를 살짝 깨물었다. “삭삭삭______”20대의 람보르기니가 화면에 나타났다. 4억! 대구 왕 도련님은 자신의 연봉을 부쉈다. 그는 반드시 이 부잣집 오빠를 짓밟아야 한다. 그는 반드시 자신의 체면을 되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계정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주시현도 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 왕동석도 4억이면 주시현을 쉽게 움직일 수 있고 부순 후에는 그녀를 넘어오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4억!?”“4억이라니!?”장내는 온통 충격이었고 곧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주시현도 흥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며 오빠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대구 왕 도련님은 기세가 등등했다. “손자, 너 계속 놀 수 있겠어?”“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입 다물고 있어!”“어디 한 번 해보시지! 날 죽여봐!”이때 대구 왕 도련님은 거만한 말투로 미친 듯이 도발했다. 하현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대구 왕 도련님은 사납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설마 돈이 없는 건 아니겠지?”“2억도 대출받은 건 아니겠지?”하현이 전투에 응하지 않는 것을 보고 라이브 방송실은 발칵 뒤집혔다. “아무 반응이 없네?”“그렇다면 그 부잣집 오빠는 가짜인 거지?”“역시 대구 왕 도련님, 대단하세요!”“물론 저는 대구 왕 도련님이 용문 대구 지회 부회장 조카라 돈이 많다고 들었어요!”“
하현은 두 여자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며 그녀들에게 힐끔 시선을 떨어뜨린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은아, 우린 들어가자. 사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진서기는 소항 회관으로 들어가려는 하현의 앞을 가로막으라는 듯 임민아에게 슬쩍 눈짓을 했다.하현은 무심코 발을 떼려다가 줄곧 자신을 무시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임민아가 갑자기 앞을 막자 흠칫 놀랐다.“나한테 무슨 볼 일 있어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현, 더 이상 설은아한테 찝쩍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신은 이미 설은아와 헤어졌어요. 그럼 깔끔하게 물러서요.”임민아는 차가운 말투로 내뱉었다.“사람은 눈치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설 씨 집안사람들은 당신을 전혀 반기지 않아요. 모르겠어요?”“이제 알았으면 썩 꺼져요! 어서!”“이곳은 우리 같은 상류층 사람들이 오는 곳이지 당신 같은 얼뜨기가 오는 곳이 아니에요!”하현은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와 설은아 사이의 일은 당신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지 않나요?”“설은아는 내 친구예요. 그러니 친구로서 당연히 이 정도는 할 수 있죠!”임민아는 턱을 치켜들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은아가 마음씨가 고와서 당신이 이러는 것도 가만히 놔두는 거예요!”“그렇지 않고서 당신같이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역량도 부족한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은아와 함께 있을 수 있겠어요?”“은아는 타고난 미모에 붙임성까지 있는 사람이에요. 봉황이 노는 곳에 어찌 꿩이 알짱거릴 수 있겠냐구요?”“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요?”여기까지 말한 임민아는 콧대를 잔뜩 치켜세우며 위엄을 과시하려 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하현은 한쪽 입가를 살짝 말아올리며 냉소를 흘렸다.이윽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임민아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임민아 씨, 맞죠?”“당신은 스스로가 너무 잘난 줄 아는 사람이군요.”“내가 어떤 사람이든, 자격이 있든 없든 그건 당
”아니야.”하현은 설은아가 갑자기 간민효를 언급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엄도훈이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우리 쪽이 계약할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본 거야.”“그래서 회사 법무팀에 직접 물어보라고 연락한 거야.”하현의 설명을 들은 설은아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아, 갑자기 생각났어. 엄도훈이 당신한테 이러는 걸 보니 간민효가 당신한테 엄청 많은 도움을 줬었나 봐, 그렇지?”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조그만 일에 간민효를 들먹일 필요는 없어.”설은아는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만약 무성이나, 혹은 남원이나, 대구였다면 그녀도 그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그러나 금정은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곳이었다.다른 곳과 비교할 곳이 아니었다.금정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하현이 이런 말을 하니 설은아는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억지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하현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분명 금정에도 그의 포석을 두었음이 틀림없다.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인정하기 싫은 질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이런 생각에 사로잡히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슬기를 떠올렸고 왕주아를 떠올렸고, 동리아를 떠올렸다.그녀의 마음은 더욱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청거렸다.질투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그들의 차는 그렇게 달리고 달려 으리으리한 소항 회관에 다다랐다.화려한 불빛이 눈앞에 일렁거렸고 많은 차들이 오갔다.곳곳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퍼졌고 많은 미남미녀들이 드나들었다.차가 멈춘 후 하현은 설은아를 따라 걸어 나왔고 곧이어 마세라티가 멈추어 서는 것이 보였다.빼어난 몸매에 세련된 메이크업을 한 두 여자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두 여자는 설은아가 금정에서 안 지 얼마 안 된 비즈니스 파트너였다.한 사람은 진서기이고 다른 한
”그래, 맞아! 아들이 하는 말에 무슨 토를 달아?”최희정은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이 한 말을 완전히 뒤집을 모양이었는지 싸늘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자네, 그렇게 능력이 많아?”“그렇게 은아랑 재결합하고 싶어?”“그럼, 좋아!”“자네가 우리 은아를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으로 만들면!”“나도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게!”“둘이 같이 살고 싶으면 살아도 돼. 그건 내가 허락해 줄 수 있어.”하현은 최희정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나이에 비해 여전히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최희정이 표독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이렇게 계속하다간 양측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질 거란 걸 잘 알았다.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설은아의 모습을 보던 하현이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대구 정 씨 가문 수장이요? 문제없죠!”“설은아를 그 자리에 올려놓겠습니다!”“그래! 알았네! 자네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두고 보겠어!”최희정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며 하현이 식탁에 않는 걸 더는 막지 않았다.식사 자리는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어색하고 불편한 식사를 마친 뒤 이영산 부부가 떠나자 하현은 방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그때 발코니에 있는 설은아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설은아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오늘 저녁 소항 회관에서 모임이라고?”“그래, 꼭 시간 내서 갈게.”“그런데 내가 말씀드린 그 일은 가닥이 좀 잡혔어?”하현은 이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후 내내 휴식을 취한 설은아는 저녁 6시가 되자 단장을 하고 차를 몰고 어딘가로 떠나려고 했다.차에 시동이 걸리자마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하현이 불쑥 조수석 문을 열고 히죽히죽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여보, 어디 가게?”설은아는 원래 하현을 소항 회관에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지만 하현이 조수석에 올라타는 걸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오늘 저녁 중요한 비즈니스 모임이 있어. 친구가
”그래요?”하현은 최희정에게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우리 처남, 어서 밥이나 먹어!”이영산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아예 하현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겠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최희정은 하현이 자신의 양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음 같아서는 하현을 향해 뺨이라도 한 대 갈기고 싶었다.그러나 문제는 하현이 내놓은 수표와 계약서가 모두 사실이어서 그녀로서도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가짜 처남! 당신은 신분도 가짜라서 한 마디 못하고 있는 거지?”“남자가 되어서 남아일언중천금이란 말도 몰라? 본인이 한 말도 수습하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당신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나 같은 사람보다 훨씬 못한 거 아냐?”하현이 이영산의 체면을 사정없이 깎아내렸다.그는 자신의 아내를 무시했던 이영산을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지금 간이 너무 싱거워? 그렇다면 내가 좀 더 끓어줄까? 그러면 당신의 입맛에 맞게 될 텐데. 어때?”“자네, 그만해!”이때 최희정이 테이블을 세차게 내리치며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아주 기고만장하군!”“오백억 돌려받고 계약 한 건 따낸 것뿐이잖아?”“뭐가 그렇게 기고만장할 게 있어?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고?”“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자네더러 능력 있다고 추켜세울 줄 알았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어쨌든 장모님이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래서 난 돈을 받아왔구요.”“그러면 이제 저는 설은아와 재혼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호적등본은 어딨죠?”“제가 가져가도 되는 거죠?”하현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눈앞의 하현이 못마땅해 죽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절대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허락하지 않으면 하현의 비아냥에 더욱 설 곳이 없어져 도저히 끝까지 버틸 수가 없었다.“설은아, 장모님이 별로 이의가 없으신 것 같으니
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그릇을 꺼내 대문 앞에 세차게 던졌다.이어 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사죄해!”“저기 가서 무릎을 꿇으란 말이야!”딸과의 재결합을 허락받기 위해 온 남자라면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을 것이다.그런데 엄도훈한테서 오백억을 받아왔다고?허튼소리도 정도껏이지!이를 본 설유아는 급기야 울상이 되어 말했다.“형부, 그냥 지금 엄마한테 사과하세요. 대단한 일도 아니잖아요...”“수표도 계약서도 진짜입니다.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이라구요!”하현은 설은아가 건네주는 물컵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그런데 제가 무슨 죄를 인정해야 합니까?”“허허! 하현! 쓴맛을 봐야 피눈물을 흘리며 단념할 모양이군!”하현이 완강한 자세를 보이자 이영산은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저따위 가짜 계약서와 수표는 인터넷에 뒤져보면 얼마든지 위조할 수 있어! 당신 같은 사람이 이걸 모른다고?”“만약에 저것이 가짜로 판명된다면!”“당장 이 집에서 나가! 절대 돌아올 생각하지 마!”설은아를 포함해 설 씨 집안의 모든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이영산은 하현이 철저히 없어져 주길 간절히 바랐다.하현이 끼어들어서 그의 수많은 계획들이 틀어졌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으로 관련 사이트를 열어 계약서 번호를 입력해 조회하기 시작했다.최희정은 하현이 하루아침에 오백억이라는 거금을 받아왔다는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고 계속 짜증스러운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조회는 왜 해 보는 거야?”“거두절미하고 당장 무릎 꿇어! 무릎 꿇기 싫으면 당장 꺼지라고!”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경호원 몇 명을 부르려고 핸드폰을 들었다.“어?!”순간 이영산은 온몸에 전율이 올랐다.“이럴 리가 없는데? 이, 이게 어떻게 진짜일 수가 있어?”“믿을 수 없어!”당황한 이영산의 목소리에 최희정은 어리둥절해하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그러고 나서 이영산의 핸드폰을 잡아채듯 가져와 계약서와 대조해
”탁!”“신사 상인 연합회가 SL그룹에서 빌려 간 돈 오백억이에요!”“탁!”“신사 상인 연합회와의 향후 5년 치 계약서입니다!”“탁!”“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이 선불한 첫해 선입금입니다!”“선입금은 되돌려 줄 필요없이 계약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습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최희정을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 오묘한 미소를 떠올렸다.“설 씨 집안을 대신해 오백억을 돌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5년 치 계약도 성사시켰고 선입금까지 받았어요.”“선입금까지 호주머니에 찔러줬으니 이젠 두 사람, 그 입 다물 수 있겠죠?”하현은 그릇을 집어 들고 이영산의 면전에서 ‘퍽’하고 깨뜨렸다.“가짜 처남! 이제 먹어도 돼. 국물도 먹어가면서 먹어. 체하지 않게.”“뭐?”하현의 말을 듣고 모두들 그가 방금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물건들을 보았다.설 씨 가족은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고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려 더욱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하현은 빚을 돌려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계약서에 선입금까지 받아왔기 때문이다.이것은 결코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말도 안 돼! 이건 절대 불가능해!”이영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장 먼저 벌떡 일어섰다.“신사 상인 연합회가 어떤 곳이야? 그곳은 서남 천문채의 금정 지사가 뒤를 받쳐주는 곳이야!”“호랑이 같은 그들 입에서 먹이를 빼앗아 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어!”“당신 같은 얼뜨기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지?”“가짜야! 계약서도 수표도 모두 가짜일 거야! 틀림없어!”“당신은 설은아를 얻기 위해 이런 뻔뻔한 짓을 벌인 게 분명해!”“잘 들어! 난 설은아의 의붓 오빠야! 어머니 아버지의 장자로서 절대 당신의 그런 더러운 음모가 실현되는 걸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계약서와 수표를 위조하는 것은 중죄야!”“법대로라면 당신은 적어도 십몇 년은 감옥에서 썩어야 해!”말을 하면서 이영산은 이를 갈며 수표
”드셔보세요?”“드셔보면 알 거예요!”“여기 자리 없는 거 안 보여? 여기 이 음식들, 우리가 다 먹기에도 모자라!”“먹고 싶으면 조용히 구석에서 먹고 가. 안 그러면 그냥 가든지!”최희정은 손에 젓가락을 쥐고 설유아를 툭툭 치면서 못마땅한 듯 싸늘하게 내뱉었다.설유아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엄마. 다 차려진 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일이야. 그리고 우린 한 가족이잖아!”“가족? 저놈은 우리와 한 가족이 아니야!”“이 대문을 들어서게 한 것은 그나마 알던 사이라서 체면을 봐준 거야!”“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요리들은 먹성 좋은 우리 아들이 먹기에도 모자라다는 거야!”“남는 게 어디 있어?”최희정은 하현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듯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이영산은 최희정의 말을 듣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정말 제 친어머니나 다름없어요. 아니 제 친어머니보다 더 저한테 잘해 주세요!”“제가 대식가라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맞아요. 여기 있는 음식들, 제가 먹기에도 모자랄지 몰라요.”설유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 닭찜은 형부 먹인다고 해놓고선...”“닥쳐!”설유아의 말대꾸에 최희정은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닥치지 않을 거면 너도 저 몹쓸 놈이랑 함께 꺼져!”“예전에는 상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 얼뜨기랑 우리 집안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내가 잘해 줘야 해?”최희정은 하현의 향해 눈을 부라리며 콧방귀를 뀌었다.“우리 집에 와서 뻔뻔하게 재혼을 한다고 큰소리치는 걸 보니 3년 동안 밥 안 먹어도 굶어 죽지는 않겠어!”장리나가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저 사람은 백두산 산삼까지 먹었는걸요. 평생 밥 안 먹어도 괜찮을 거예요.”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엄마, 그리고 당신들 그만해요!”“하현은 내가 부른 거예요.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세요!”“네가 오라고 했다고?”설은아의 말을 듣고 최희정이 불쑥
엄도훈이 지금까지 무사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건달이었기 때문이다.매일 싸우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인 그의 몸에 혈기가 항상 돌고 있었던 것이다.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이미 수천 번은 죽어도 더 죽었을 것이다.“곧 죽는다구요?!”엄도훈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팔괘경에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형님, 이 물건은 제가 골동품 시장에서 사 온 거예요.”“몇만 원짜리 물건인데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 겁니까?”엄도훈 같은 건달들은 주먹이 곧 도리라고 믿었다.그런 그가 어떻게 풍수나 관상술 같은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하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던 것이다.정말로 풍수라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해도 풍수를 이길 수 없는데 사람들이 뭐 하러 고군분투하겠는가?사실 엄도훈은 하현이 오늘 자신과 싸우고 난 뒤 살짝 겁주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하현에게 밟혀 제대로 호된 맛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사기꾼이 아닌가 의심까지 할 뻔했다.하현은 담담하게 툭 내뱉었다.“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 마음이지.”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문제가 생기면 방금 사람을 찌르려던 그 비수를 가슴에 달고 있어. 그 물건에 혈기가 있으니 당신의 목숨을 구해 줄 거야.”“하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하현은 말을 마치며 돌아섰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자마자 가타부타 말이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사람을 속이는 방법도 어지간해야지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현이 떠난 뒤에 엄도훈은 정형외과에 가서 뼈를 맞추려고 손을 늘어뜨린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가 건물을 나와 막 대문 쪽으로 향하려는데 갑자기 지붕 기와가 미끄러져 내려와서 ‘퍽’소리를 내며 그의 이마에 떨어졌다.엄도훈은 머리를 감싸고 욕을 했지
하현은 차를 마시며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엄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빚진 것은 저희 잘못입니다. 형님이 직접 가져가 주십시오.”“그리고 우리 신사 상인 연합회에서 앞으로 보상 차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이번에는 절대 걱정하는 일 없을 겁니다!”“절대로 더 이상 빚도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백억을 선불로 내겠습니다!”“첫해 합작하는 것에 대한 선입금입니다!”“부디 형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SL그룹의 약품과 기기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금정에서도 우리는 SL그룹만 계약할 겁니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수표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내놓았는데 그것이 오백억이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엄도훈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수려한 언변을 늘어놓은 건 아니지만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이었다.어차피 엄도훈이 또 이상한 짓을 하려 한다면 하현이 한 발로 밟아 죽이면 되는 일이다.“알았어. 그래 그럼 수표와 계약서는 내가 가져가지.”하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하지만 당신들과 합작을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내 아내의 뜻에 달렸어.”“알겠습니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형수님 뜻에 따르겠습니다!”“형수님이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엄도훈은 뒤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하현 앞에 공손히 놓았다.“형님, 이것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이번에 어떻게 하다 보니 서로 싸우면서 안면을 트게 되었지만 성의는 해야죠. 서로 알게 된 인사치레 선물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선물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각양각색의 보석이 가득 박혀 있는 여성용 시계가 있었다.프랑스산 고급 명품 브랜드 시계로 그 가치는 억 단위가 넘었다.“여자시계?”하현이 무심코 입을 열었다.“이거 줘 봐야 소용없어.”“형님, 꼭 받아주십시오.”“사양하지 마시고요. 형님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어서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