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602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섬나라 검객?”

하현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용인서는 웃으며 말했다.

“이 자는 섬나라 검객입니다. 대구에 검도관을 열어 공개적으로 검도를 가르쳤는데 은밀하게 한 짓은 모두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일들입니다.”

“위남풍이 찾아온 사람입니까?”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네. 그의 계산에 의하면 일석이조였죠. 오늘 당신이 내 손에 죽지 않는다면 이 섬나라 검객이 당신에게 싸움을 청할 겁니다.”

“당신이 지면 죽을 거고 이기면 섬나라 검객들도 휘말려 골치 아프게 될 겁니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지 않았다.

현장에는 다섯 병의 용문 제자들이 손에 장도를 들고 어둠 속에서 나왔다.

섬나라 검객은 오른손으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장도를 눌렀고 다음 순간 칼날이 스쳐 지나갔다.

뛰쳐나온 다섯 명의 용문 제자들은 온몸을 떨며 하나같이 목구멍을 감싸며 쓰러졌다.

그들은 섬나라 검객이 이렇게 강하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달갑지 않은 기색을 띠었다.

“섬나라 발도술.”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섬나라 검객은 이름은 검객이지만 모두 섬나라 검을 사용한다.

섬나라 발도술은 완성하기가 어려운데 눈앞의 섬나라 검객이 이 수를 쓸 수 있다는 것은 그의 검도 기술이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쓱!”

그 순간 이 섬나라 검객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왼발을 내디디며 앞쪽을 향해 몸을 날렸고, 기세를 몰아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해왔다.

그러나 사방에서 용문 고수들이 죽임을 당하자 양측은 순간 접전에 돌입했다.

섬나라 검객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고 손에는 장도를 휘두르고 있었다.

“싹싹싹______”

다음 순간 사방의 십여 명의 용문 고수들은 하나같이 목을 감싸며 무릎을 꿇더니 곧이어 부추가 베이듯 머리가 하나씩 날아올랐다.

섬나라 검객은 열명을 연달아 죽였지만 조금도 주춤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나갔다.

“쓱_____”

칼날이 스쳐 지나가자 앞을 가로막고 있던 용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1603장

    현장에서 섬나라 검객은 이미 만인의 적이 되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섬나라 장도는 마치 매섭게 감전이 되는 것 같았다. 매번 칼을 휘두를 때마다 무서운 빛을 뿜어댔다. 장도를 든 용문 제자 두 명이 이때 동시에 앞으로 나섰다. 이 두 사람의 실력은 이전 용문 제자들 보다는 한 수 위였다. 칼이 번쩍이는 사이에 섬나라 검객의 모습이 어렴풋이 잡혔다. 하지만 섬나라 검객은 피하지 않았고 손에 든 장도를 찍어 내렸다. “챙______”장검 두 자루가 순식간에 두 동강 나면서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두 고수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천천히 뒤로 물러 나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결과 더없이 강한 용문 제자들은 앞으로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하나같이 두려워하는 얼굴로 뒤로 물러서며 용인서와 하현을 감쌌다. 누가 봐도 이 용문제자들이 이미 죽었다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변백범은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서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당도를 뽑아 들고 차갑게 말했다. “너 누구야?”“내가 누구냐고?”섬나라 검객은 싸늘한 표정으로 칼에 묻는 피를 천천히 닦아낸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신당류 야마구치야. 위남풍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었지.”“오늘 하현 네가 위 선생님 일가를 죽이면 내가 너를 죽여서 복수할 거야!”“네가 감히 손을 대겠다고!?”“야마구치!?”변백범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대구 신당검도 관장?”야마구치는 천천히 말했다. “맞아. 바로 나야.”변백범의 안색이 안 좋아진 것을 보고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범아, 이놈은 정체가 뭐야?”변백범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회장님, 이 놈은 섬나라에서 검도 10대 군주로 통합니다!”“섬나라 검도 젊은 세대에서 가장 강한 열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대구에 와서 검도관을 차린 후 벌써 수십 년째 강호들이 그에게 단칼에 죽임을 당했습니다.”“듣기로 그가 우리 대하 사람들은 극동의 병자들이라 누구도 대적할

  • 재벌 사위면 될까?   1604장

    “쓱______”섬나라 발도술은 여전하다!하지만 이번에 그는 칼을 앞을 향해 날리지 않았고 몸을 한 바퀴 돌렸다. 단순히 한 바퀴만 돌았을 뿐인데 마치 하나의 아우라가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풉______”20여명의 용문 자제들은 막을 겨를도 없이 전부 가슴에 피를 튀기며 뒤쪽으로 날아갔다. 강하다!정말 너무 강하다! 단검을 뽑아 든 야마구치는 방금 전보다 더 강해졌다.한번의 검을 휘둘러 20여 명을 죽이다니.그리고 난 후 야마구치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고 한번에 한 사람씩 눈 깜짝 할 사이에 50여명을 바닥에 쓰러뜨렸다. 용인서를 지키던 용문 제자들은 점점 줄어들었다. 한 무리의 용문 고수와 강호들은 이 광경을 보더니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강하다! 섬나라 검도는 정말 대단하다! 이런 살인 수법이 발동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변백범은 당도를 눌렀고 눈꺼풀에 경련이 일었다. 그는 자신이 야마구치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때 하현이 명령을 내리지 않아 감히 나서지 못했다. 이때 하현은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갑자기 앞을 향해 날렸다. “챙______”야마구치는 단칼에 찻잔을 두 동강 냈다. 하지만 그의 무적의 기세는 오히려 이순간 꺾였고,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응집된 강력한 기세는 마치 거대한 풍선이 터진 듯 무너져 내렸다.야마구치는 눈가를 살짝 씰룩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야마구치를 쳐다보더니 잠시 후에야 천천히 말했다. “너 실력은 좋은데 아쉽게도 나랑은 싸울 수 없어. 나랑 싸우고 싶으면 최소한 네 스승이 와야 해.”하현이 말한 것은 사실이었다. 섬나라 검도 성인이 오면 볼만한 가치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야마구치는 더없이 강해 보이긴 했지만 만약 하현이 손을 댄다면 세 수도 못 갈 것이다. 야마구치는 하현을 노려보며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위 선생님의 말씀처럼 능력은 없으면서 허풍

  • 재벌 사위면 될까?   1605장

    “너 스스로 목숨을 끊어.”용인서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손을 대면 넌 보기 흉하게 죽을 거야.”“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고!?” 야마구치는 냉소했다.“네가 뭔데?”“너희 대하 사람들은 대하 국술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사실 그건 모두 헛소리일 뿐이야.”“도대체 나한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저력이 뭐야?”“너 죽을 ‘사’자를 어떻게 쓰는 지 몰라?”용인서의 측근이 냉담한 얼굴로 걸어 나오더니 호통을 치며 말했다. “우리 용문 문주를 모욕하다니 너 죽고 싶어!”“용문 문주?”야마구치는 냉담한 얼굴이었다. “요즘 같은 때도 늙은이가 나와서 위세를 부리려고 하는 거야?”“아무 고양이나 개들이 우리 섬나라 신당류 앞에서 날뛰려고 하는 거야?”“대하 사람들은 다 극동 병자들이야!”야마구치는 냉담한 얼굴로 깔보며 용인서를 아무 쓸모없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극동 병자?”용인서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전에 이런 말을 했던 섬나라 사람은 이미 내가 직접 찢어버렸어.”말을 마치고 용인서는 몸을 움직이더니 마치 귀신처럼 야마구치의 뒷편에 나타났다. 방금 까지 더없이 강세를 보이던 야마구치는 반응을 했고 그의 안색은 순간 급변했다.천하의 모든 무술은 모든 강한 것들을 깨뜨릴 수 있지만 빠른 것은 누구도 깨뜨릴 수 없다!용인서는 공포스러운 기운을 뿜어내지 않았고 단지 속도가 빨랐을 뿐이었는데 이미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방금까지 날뛰던 야마구치는 지금 지옥에 빠진 듯 온몸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쓱______”야마구치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돌리면서 동시에 단검으로 겨드랑이를 찔렀다. 이것은 신당류의 무서운 복중검이었다. 이 검술은 빠르고 매서워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동시에 자신도 해를 입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 칼이 막 떨어지려는 순간 용인서는오른손을 이미 가볍게 손을 뻗어 야마구치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야마구치의 온몸이 순간 뻣뻣하게

  • 재벌 사위면 될까?   1606장

    하현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식이 전해졌다. 섬나라 신당류 야마구치가 용인서를 암살하려 하자 위남풍 일가가 힘써 싸우다 죽었다! 용인서는 신당류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이렇게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이 일에 이미 하현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현은 살짝 어리둥절해 하다가 뒤이어 반응을 했다. 용인서는 그가 대구로 가기 전에 이름을 날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현을 조용히 대구로 보내 대국을 주관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용인서의 이익에도, 용문의 이익에도 부합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하현이 대구로 가는 것은 거의 확실해졌다. 스마트 밸리로 돌아온 설은아는 아직 강남 설씨 집안의 일을 처리하고 있어 한동안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하현도 방해할 마음이 없었다. 어쨌든 이번에 상석에 앉았으니 은아에게도 기회였고 은아의 집안을 명문 가문으로 만들겠다는 하현의 목표에도 한 발짝 더 다가갔다. 하현은 변백범에게 대구의 자료를 보내오라고 했고 은아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면서 자료를 보고 있었다. “따르릉______”마침 하현이 대구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의 번호는 낯설었지만 대구 번호였다. 하현의 눈동자가 약간 움츠러들었다. 이 번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어야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가 대구로 떠나려고 할 때 대구에서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하현은 핸드폰을 주시하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손을 뻗어 탁자를 몇 번 두드리는 등 사색에 잠긴 듯 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전화를 걸었다. 하현은 세 번째 울렸을 때에야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현이야?”전화 맞은편에서는 쾌활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하현의 오랜 기억을 일깨웠다. 그는 약간 어리둥절해 하다가 살짝 주저하며 말했다. “주씨 아저씨세요?”“하하하. 역시 현이구나? 전화를 잘못한 게 아니네? 내가 적지 않은 인맥을 동

  • 재벌 사위면 될까?   1607장

    주건국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하현은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당시 그 계집애, 그의 딸 주시현을 생각하자 하현도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때 그 계집애가 계속 자기를 따라다녔었는데 지금은 분명 처녀로 자랐겠지? 그러나 하현은 조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주건국 일가와 연락이 닿았으니 대구에 가면 분명 주씨 집안과 만나게 될 것이다. ……밤 9시가 되도록 설은아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하현이 아래층으로 내려가 은아를 찾으러 막 설씨 집안에 가려고 하는데 입구에서 갑자기 검은색 롤스로이스 한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하현 앞에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더니 우윤식이 온통 굳은 기색으로 차에서 내렸다. “회장님, 한 시간 전에 이 비서한테서 갑자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이 비서는 천일그룹의 모든 일을 저에게 넘기고 사직서 한 통을 건네 준 뒤 바로 공항으로 갔습니다.”“이 비서 말로는 떠나면 많게는 반 년, 적게는 몇 주 안에 돌아올 거라고 했어요.”“제 생각에는 이 비서에게 무슨 큰 일이 생긴 것 같아요. 회장님이 도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슬기가 갑자기 대구로 갔다고?”하현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고 안색은 조금 굳어졌다. 전에 슬기 엄마의 일은 이미 해결되었고 자신도 다음 달 15일에 대구로 가서 심가와 한바탕 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이치대로라면 심가가 무슨 일을 벌이면 슬기도 자기에게 말을 해야 맞다. 이렇게 갑자기 떠나다니 일이 이상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하현은 잠시 생각한 후 슬기 엄마에게 서둘러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는 또 슬기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고 나왔다. 하현은 안색이 갈수록 어두워졌다. 일반적으로 이 두 사람의 번호는 개인 번호이고 전용 통신 채널이 있어 함부로 꺼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두 사람 다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정말……하현은 눈을 가늘

  • 재벌 사위면 될까?   1608장

    다음날 아침, 우윤식과 변백범 쪽에서 슬기에 대한 아무런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슬기가 소식을 전해왔는데 딱 네 글자뿐이었다. “괜찮아요.”비록 이 메시지를 받긴 했지만 하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특히 전화를 걸었을 때 상대방은 다시 전화를 끊었다. 결국 하현은 반드시 먼저 대구에 다녀와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하현도 은아에게 무슨 설명을 할 겨를이 없었다. 다만 당인준에게 남원에 머물러 은아네 식구들의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 설씨 집안의 권력을 이양하는 것을 돕도록 했다. 우윤식은 남아서 천일그룹의 여러 일을 맡았다. 하현은 결국 변백범만 데리고 고속철도를 타고 대구로 향했다. 변백범 곁에 있던 공해원과 대도경수 두 사람은 며칠 전 이미 대구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캐고 있었는데 하현이 대구에 온다 것을 알고 그들은 모두 힘을 합쳐 언제든지 국면을 타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고속철도에서 하현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이번에 대구에 가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일이 너무 뒤엉켜 있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잠시 중얼거리더니 하현은 핸드폰을 들고 대구 전화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현이니? 갑자기 무슨 일이야?”전화 맞은 편에서 주건국의 목소리는 다소 의심스러웠다. 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제가 오늘 마침 일이 있어서 대구로 가는 길이에요. 괜찮으시면 며칠 후에 식사나 같이 하실래요? 어떠세요?”전화 맞은편에서 조건국은 어리둥절해하더니 곧이어 말했다. “비행기 타고 오는 거야? 아니면 기차 타고 오는 거야? 오늘 언제쯤 도착해?”하현은 손목에 찬 골동품 롤렉스를 들여다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점심 전쯤이요. 근데……”주건국은 하현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재빨리 말했다. “그럼 오늘 내 기사보고 너 마중 나가라고 할게.”“오늘 점심에 마침 모임이 있으니 같이 참석하자.”“그때 네 이모와 시현이

  • 재벌 사위면 될까?   1609장

    하현은 냉담한 기색으로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을 휘두르려고 했다. 바로 이때 푸드 트럭에서 온화하고 위엄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정민, 함부로 하지 마!”“푸드 트럭을 점용하고 있는 건 원래 우리가 잘못한 거야. 사람을 함부로 때리는 건 더더욱 잘못된 일이고.”임정민은 이 말을 듣고 얼굴에 거만한 기색이 사라졌고 이때 손을 드리우고 말했다. “네.”말을 마친 후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는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리고 난 후에야 다소 심드렁한 얼굴로 길을 비켜주었다. 하현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푸드 트럭으로 들어갔다. 푸드 트럭 안에는 종업원이 딱 두 명뿐이었다. 맨 가운데 자리에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화려한 옷차림은 아니지만 기세가 대단하고 높은 사람의 기품이 있어 보이는 중년의 남녀들이 서 있었다. 한 중년의 남자만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의 앞에는 열 몇 가지의 맛있는 음식들이 놓여있었다. 하지만 거의 먹지 않고 젓가락만 살짝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하현의 시선은 뭇사람들을 뛰어넘어 이 중년 남성의 얼굴에 떨어졌다. 아마 방금 입을 연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일 것이다. 상대방도 이때 여유로운 얼굴로 보고 있었는데 눈동자에는 어떤 도도한 분위기는 없었고, 오히려 하늘이 무너져도 놀라지 않을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하현은 이 중년의 남자가 틀림없이 이곳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때 하현의 시선이 쓸려오는 것을 보고 중년의 남성은 웃으며 말했다. “젊은이, 우리가 잘못했네. 지체가 돼서 식사가 늦어졌네.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이해해줘. 필요한 게 있으면 빨리 가져가고 전부 내 장부로 계산해.”하현을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중년 남자에게 대답을 한 셈이었다. 그는 이 중년 남자의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의 신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는 누구에게도 기댈 필요가 없고 누구의 힘도 빌릴 필요가 없었다. 하현의 이런 태도를 보고 임정민은 눈

  • 재벌 사위면 될까?   1610장

    임정민이 제일 먼저 호통을 치며 말했다. “망나니 같으니라고! 네가 감히 우리 집 선생님을 저주 하다니!”말을 마치고 그녀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화기를 손에 들고 하현의 머리에 가까이 댔다. 몇몇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도 모두 허리춤을 눌렀다. 하현은 오히려 이 사람들을 무시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길어야 3일이에요. 당신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손을 쓸 거예요. 그때는 염라대왕이 와도 당신을 구해 줄 수 없을 거예요.”“누가 감히 선생님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다고!?”임정민의 얼굴빛은 싸늘했다! “나는 네가 누구든 상관 안 해. 이런 말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하다니 몇 분만에 너를 죽여버릴 거야.” “너 우리 집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우리 집 선생님은 대구……”여기까지 말하자 중년 남성은 임정민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녀의 목소리를 뚝 그치게 했다. 그녀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것을 눈치채고 이때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빨리 우리 집 선생님께 사과해. 그렇지 않고서 내가 너를 죽였다고 탓하지 마!”말을 하는 사이에 임정민은 화기를 열었고 이번에는 하현의 이마를 짚었다. “시끄러워!”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뺨을 내리쳤다. 임정민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얼굴이 너무 아파 온몸이 떨렸고 뒤쪽으로 물러섰다. 이어 ‘펑’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푸드 트럭 벽에 부딪혀 온몸에 경련이 일었다. 이 장면을 보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임정민 자신도 너무 놀라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평범해 보이는 이 녀석이 어떻게 이렇게 날뛸 수 있지? 그녀는 대구의 젊은 세대이고 유명한 고수였다. 하지만 하현이 그녀를 뺨 한대로 날려 버렸다. 이런 나이에 이런 실력이 있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때 임정민은 자신이 왜 하현에게 도발을 했는지 조금 후회가 되었다. 보아하니 방금 자신이 잘못 본 것 같았다. 이 평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169장

    하현은 형나운의 말을 듣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의 상황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음기가 몸에 들어온 것뿐입니다.”“그 뿌리만 뽑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예요.”“음기가 몸에 들어왔다고?”형홍익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난 매사 조심스럽게 행동했고 지금까지 음험한 곳에 간 적도 없어.”“게다가 내 집 마당도 모두 풍수지리사의 손을 거쳐서 특별히 설계된 거야. 애초에 지하 공사할 때도 음기가 배어들 만한 음험한 곳은 없었어! 그런데 어떻게 음기가 들어왔을 수가 있어?”“난 여기서 수십 년을 산 사람이야.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일은 없었어!”하현은 돌리지 않고 사실대로 솔직히 말했다.“이 음기가 이 댁에 들어온 것은 최근의 일이기 때문이죠!”“최근에 우리 집에 들어왔다고?”형나운은 실소를 금하지 못했다.“아니, 하 씨! 우리 집안이 아무것도 모르는 천치인 줄 알아?”“음기라는 것은 보통 더럽고 음험한 곳에서 생겨나는 거야.”“우리 집처럼 깨끗한 저택에 어떻게 그런 몹쓸 기운이 들어올 수 있다는 거야?!”“게다가 그 음기가 최근에 들어온 거라고?”“왜? 그 음기의 근원이 할아버지라고 말하지 그래?”하현은 인내심을 갖고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음기의 근원은 어르신이 아닙니다. 그게 언제쯤이라고 한다면, 말하기 좀 그렇지만...”형나운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할아버지의 상황이 지금 너무 안 좋아서 우리가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러 다니는 입장이긴 하지만 우리가 바보는 아니야!”“할아버지의 몸속에 음기가 뿌리내렸다면 지금 우리 할아버지가 죽은 사람이라는 뜻이야?”형나운은 얼굴 가득 분노로 가득 차올랐다.그녀는 화가 치밀어 오른 데다 간민효에 대한 원망도 불쑥 치솟았다.이런 헛소리나 하는 사기꾼을 감히 형 씨 가문에 데려오다니!형 씨 가문이 아무리 은둔의 집안이라고 해도 무슨 개나 고양이나 다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허무맹랑한 말로 사람을 치료해

  • 재벌 사위면 될까?   4168장

    형나운은 형홍익의 면전에서 그날 밤의 일을 한 번 더 언급하고는 하현을 쳐다보며 이를 갈았다.“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했다구요.”“그때 할아버지가 운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마 벌써 죽은 목숨이 되었을 거예요.”“당신 같은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떠벌리겠지!”“난 당신 같은 사람 상대 안 해!”말을 하는 형나운의 눈동자에는 경멸의 빛이 가득했다.하현은 이를 듣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날 밤 내가 벤츠 차량의 철골 골격을 들지 않았더라면 이 어르신은 차량 밑에 깔렸을 거야.”형나운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개자식! 감히 우리 할아버지 목숨을 두고 뭐라고 하는 거야?”“당신이 한 말, 여러 사람 앞에서 책임질 수 있어?”“당신이 그러지 않았더라면 우리 할아버지는 이틀 동안 입원할 일도 없었을 거라고!”형나운은 얼굴 가득 한기를 드러내며 하현을 쏘아보았다.그날 밤 자신의 할아버지가 하현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스치자 소름이 돋았다.“형나운, 하현은 무술을 익힌 사람이야. 그의 힘은 보통 사람보다 훨씬 세. 그가 손을 쓴 이상 분명 자신이 있었을 거야.”간민효가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섰다.“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가 손을 쓴 것은 호의로 한 것이지 돈 몇 푼 때문에 한 것이 아닐 거야. 하현은 인격적으로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내가 보장할 수 있어.”“게다가 그는 풍수지리에도 아주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어.”“신사 상인 연합회의 엄도훈이 하마터면 불운하게 죽을 뻔했는데 그를 구한 사람도 하현이고.”“바로 그 때문에 내가 오늘 이 자리에 하현을 데리고 온 거야.”“돈에 관해서는 말도 꺼내지 마! 하현이 필요하다면 내가 언제든지 그에게 백억이든 천억이든 줄 수 있어!”“비행기에서 날 구해 줬기 때문이야!”간민효가 하현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하현의 인품을 인정해서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167장

    그런데 간민효가 이 노인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 그의 뒤에 서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뭔가 언짢은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지금 이런 상태라면 아마도 이 노인은 머지 않아 죽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 너무 신경 쓰지 마.”노인은 자신이 별로 가망이 없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 옅은 미소를 보였다.“민효야. 나 때문에 슬퍼할 필요없어. 생사는 운명이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 난 진작에 내 몸이 가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참, 너 며칠 전에 비행기 안에서 피격당했다면서?”“그건 괜찮아?”“나한테 백 년 산삼이 몇 뿌리 있으니 가져가서 기운을 차리는데 써.”노인은 간민효에게 애정이 깊은 듯했다.간민효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삼촌,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괜찮아요.”말을 하면서 간민효는 하현을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삼촌, 소개할게요. 이분은 하현이에요. 바로 이 사람이 비행기 안에서 날 구해 줬어요.”“하현, 이분은 내 삼촌, 형홍익 어르신이야.”“형 씨 가문은 금정 은둔가 중 하나이며 조상 중에는 어느 황실을 모신 적도 있어.”“형 씨 가문은 조용하지만 금정의 정상급 왕 씨 가문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집안이야.”“오늘 내가 당신을 여기 데리고 온 건 당신이 이분의 증상을 좀 도와줄 수 있는지 어떤지 좀 봐줬으면 해서였어.”간민효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자신의 뜻을 밝혔다.“하현, 당신이 비행기 안에서 우리 민효를 구했단 말이야?”형홍익은 하현을 향해 빙긋 웃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마워. 우리 민효의 친구라면 앞으로 우리 형 씨 가문의 친구가 되는 거야.”하현은 서둘러 손을 뻗어 형홍익의 손을 잡았다.“어르신, 그런 말씀 마십시오. 민효한테 소중한 사람은 저한테도 소중한 사람입니다.”잠시 후 하현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형혹익의 양미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하현의 눈에는 형홍익의

  • 재벌 사위면 될까?   4166장

    ”붕!”15분 후 빨간 페라리 한 대가 설 씨 집안 앞에 멈추었다.차창이 천천히 내려갔고 간민효의 아름다운 얼굴이 고개를 내밀었다.세련된 선글라스를 낀 그녀의 얼굴은 고혹적이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었다.그녀는 하현의 얼굴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보였다.“하현! 여기!”하현은 이전에 간민효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지금 햇빛 아래서 빛나는 그녀의 매혹적인 자태에 흠칫 놀랐다.설은아가 절세미인이긴 했지만 간민효도 절대 설은아에게 밀리는 얼굴은 아니었다.둘 다 절세미인에 한 떨기 아리따운 꽃이었지만 각기 다른 빛깔과 향기를 지니고 있어서 누가 더 예쁘다고 감히 말할 수 없었다.정상적인 남자라면 절대 둘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수 없을 것이다.단지 딱 한마디 할 수 있을 것이다.둘 다!하현은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차 문을 열고 안으로 올라탔다.차 안은 그윽한 향기로 가득 차 있었고 힐끔힐끔 보이는 간민효의 긴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설은아에게 인사 안 해도 될까?”간민효는 설은아와 친한 사이라도 되는 양 싱긋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하현은 인사는 무슨 인사냐는 듯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설은아가 질투라도 하면 어쩌려는 것인지?!하현의 맑은 눈빛과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보고 간민효는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지금까지 자신의 매혹적인 모습을 보고 뜨거운 눈빛을 보내지 않은 남자는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알고 있었다.금정은 말할 것도 없고 연경 사람들조차 자신의 외모에 군침을 흘리기 일쑤였다.하지만 하현이 이렇게 냉정하고 침착한 얼굴을 보이다니!정말 이 남자는 특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이번이 그들의 두 번째 만남이었기 때문에 간민효도 별다른 말 없이 선글라스를 낀 채 액셀을 밟았다.30분 후 페라리는 고즈넉한 호숫가 주택지에 들어섰다.이곳은 넓은 부지를

  • 재벌 사위면 될까?   4165장

    이런 생각이 스치자 하현은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두며 더 이상 이 주제에 대해 파고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리고 싱긋 웃으며 돌아서서 설은아의 방에서 나갔다.하현의 행동을 보고 설은아는 내심 못마땅한 듯 조용히 콧방귀를 뀌었다.남자가 너무 마음이 약한 거 아닌가 하고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던 것이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김 씨 가문의 일을 좀 더 조사해 보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나가기도 전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하현은 핸드폰을 힐끔 보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하현,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하지 않으면 연락 안 할 셈이었어?”전화기 맞은편에서 간민효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간민효?”하현은 간민효가 이런 이른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해했다.“아직도 간민효야? 그냥 성 떼고 이름 불러!”간민효의 목소리에는 살짝 비트는 어조가 실려 있었다.“아, 민효.”하현는 간민효의 성화에 응하며 말했다.“아침 일찍부터 웬일이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하현은 간민효 같은 사람이 아무 일 없이 아침 일찍 전화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아침 일찍 차라도 한잔하자고 전화할 리 만무했다.“사실 공항에서부터 당신한테 관심이 많았어.”“그래서 사람을 보내 당신을 좀 살펴보라고 했지.”간민효는 자신의 행동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어쨌든 누군가가 날 상대하려고 당신을 보낸 거라면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미리 말하지 않은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사과할게.”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이해해.”기내에서 C4 총기도 발견되었으니 간민효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고 찝찝한 일이었을 것이다.간민효가 사람을 보내 자신을 미행하고 조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래서 요 며칠 동안 당신이 한 일을 난 거의 다 알고 있어.”“그래서?”하현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시선을 올리며 물었다.“친한 어른이 한 분 계신데 한 달 전부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164장

    설은아는 김나나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김나나, 난 네 오빠랑 일면식도 없고 얼굴도 몰라.”“그러니까 그만해.”김나나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훌륭한 사람이야. 우리 김 씨 가문 어른인 김준영의 심복이기도 해!”“금정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우리 오빠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인 줄 알아?”“난 네가 내 절친이니까 너한테 기회를 주려던 것뿐이야. 우리 오빠 같은 격조 높은 인물을 너한테 주는 거야!”“남들한텐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고!”김나나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설은아, 너 절대 지금의 행복에 젖어 살지 마!”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베개에 기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이제 그만해. 나 내일 할 일 있어서 그만 자야겠어.”설은아는 김나나와 더 이상 이런 얘기로 왈가왈부하기 싫은 것이 분명했다.“그래, 잘 자.”화면 속 김나나는 빙긋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하지만 설은아, 난 우리 오빠한테 큰소리쳤단 말이야!”“너와 전 남편이 3년 동안 함께 했지만 한 번도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그러니 너 절대 엉뚱한 짓 하지 마!”“그렇지 않으면 우리 오빠가 네 전 남편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말을 마친 김나나는 ‘뚝’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설은아는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이 입을 열었다.“김나나는 뭐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 왜 이렇게 거만한 거야?”설은아는 하현이 묻는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씨 가문의 출신인 김나나는 예전에 대구에 있을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그때 그런대로 사이가 괜찮았어.”“하현, 나나가 좀 거침없는 성격이라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러니 나나가 한 말, 마음에 두지 마.”“그리고 나나가 자기 오빠에 대해 한 말도 신경 쓰지 마. 난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이야!”말을 마친 설은아는 문득 자신이 왜 하현에게 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163장

    하현은 그 여자를 알지 못해서 살짝 의아해하며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설은아는 금정에 온 이후로 아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어찌 보면 사업상 많은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어머, 설은아. 지금 너 뒤에 있는 사람이 설마 그 소문으로만 듣던 네 남편은 아니겠지?”전화기 건너편에 있던 여자는 하현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갑자기 싫은 티를 팍팍 내었다.“그런 남자를 아직도 방에 들이는 거야?”설은아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내가 말하지 않았어? 그와 재결합한다고.”“설은아! 너 정말 진심이야? 아니면 농담하는 거야?”화면 속 김나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 남자 정말 아니잖아! 그건 금정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렇게 어렵게 이혼했는데 왜 갑자기 또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거야?”“무엇보다 너 내가 한 말 잊었어?”“널 우리 오빠한테 소개해 주려고 한다는 말 잊었냐고?!”“우리 오빠는 김 씨 가문 거물이야!”“너와 우리 오빠가 함께 한다면 완전히 강대강의 연합이라고!”말을 하는 김나나의 얼굴에는 꼭 두 사람을 연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설은아가 금정 김 씨 가문 사람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게다가 이 여자는 설은아를 김 씨 가문 사람과 연결시켜주려고 했다.자신에게 짓밟힌 김탁우를 떠올리자 하현은 이 모든 것이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후 설은아가 하는 말을 듣고 하현의 미간이 다시 한번 살짝 일그러졌다.“내 기억이 맞다면 네 오빠가 김탁우 맞지?”“어? 내가 듣기로는 그가 항성에서 누군가와 이미 약혼했다던데.”“어떤 것들이 그딴 쓸데없는 말을 퍼뜨리는 거야?”김나나는 하현을 향해 시위라도 벌이는 양 소리를 높였다.“설은아, 너 소식이 좀 늦구나!”“우리 오빠가 항성에 있을 때 남영 여자가 우리 오빠한테 첫눈에 반한 건 사실이야.”“하지만 어떤 남자가 달려

  • 재벌 사위면 될까?   4162장

    왕인걸의 말은 이의진을 탓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더 깊은 뜻이 있었다.순간 이의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왕 사장님이 안 물어보셨잖아요?”“물어봤으면 진작에 알려줬을 거예요.”“그리고 하현과 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씀만 하세요. 내가 왕 사장님을 도와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죠!”말을 마치며 이의진은 자신이 하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듯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나 이의진은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자신의 오빠가 최희정을 압박하기만 한다면 데릴사위인 하현이 절대 최희정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의진의 말에 왕인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좋아, 좋아! 내일 내 사무실로 와.”이의진은 눈에는 점점 더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자신의 앞날에 환한 서광이 비치는 듯했기 때문이다.이 씨 가족들도 모두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 있었다.마음속으로는 역시 이의진이 인재는 인재라며 감탄해 마지않고 있었고 훗날 자신들의 뒤를 확실히 봐줄 인물이라고까지 여겼다.이러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밖에!“이의진,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의진을 앞에 두고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환상 같은 꿈이 일순 깨져버렸다.“왕인걸, 당신도 성인인데 왜 그렇게 쉽게 속는 거야? 옳고 그름이 분간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설은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 알겠어!”왕인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하현을 배웅했고 이어 몸을 돌려 이의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의진은 낭패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 상황은 전적으로 그녀가 자초한 것이었다.만약 그녀가 몇 마디 하지 않았더라면 하현이 그녀의 면전에서 체면을 뭉개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체면이 뭉개지는 하현의 말에도 이 관계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는

  • 재벌 사위면 될까?   4161장

    그러나 왕인걸은 이 씨 가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무시했다.그 대신 왕인걸은 재빨리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하현?!왕인걸의 목소리는 존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대도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진의 부모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이의진의 집안 친척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뭐야, 이게?하현?하 씨 성을 가진 데릴사위가 정말 이렇게나 능력이 있다는 얘긴가?이의진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왕 사장님, 지금 누굴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왕인걸은 이의진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향해 굽신거리며 말했다.“하현, 아! 형수님도 와 계셨군요!”“이곳에서 두 분을 만나다니 제 생의 영광입니다!”“정말 오늘은 대운이 열린 날인가 봐요!”“만나서 영광입니다.”“너무 반가워요!”왕인걸은 흥분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왕인걸과 하현이 아는 사이란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왕인걸이 반가워서 잔뜩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이의진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하현이 자신의 직속상관, 그것도 왕인걸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왕인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의상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그러나 하현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왕인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아내를 탐하려고 했던 자에게 한 손만 부러뜨리고 놓아준 것만 해도 하현은 많이 봐준 셈이었다.“하현, 지난번엔 내가 많이 잘못했어. 두 사람이 돌아간 뒤 간민효한테 아주 호되게 혼났어!”“나도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하현의 냉담한 표정에서 초조함을 느낀 왕인걸은 마음이 떨려 허리까지 구부리며 안절부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