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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1:55:09
다음 날 아침, 하현은 게슴츠레한 눈과 지저분한 머리로 전기 자전거를 타고 서울의 제일 번창한 비즈니스 지구로 향했다.

하엔 그룹은 이 중심이 되는 위치에 있었다.

어젯밤 태규가 하현에게 전화해 하엔 그룹 인수인계 절차를 다 밟았다고 말했다. 오늘 서류에 서명을 하면 회사는 이제 하현의 소유이다.

하현은 이 일에 대해 꽤 걱정했다. 어쨌든 간에 하현은 1조 원으로 회사를 산 것이다. 하현이 아침도 먹지 않고 이른 아침에 여기로 달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회사에 도착하자 하현은 말문이 막혔다. 과연 서울의 제일 번창한 지역이다. 여기저기 고급 자동차들이 많았다. 하현은 전기 자전거를 타고 왔다. 만약 하현이 자전거를 아무데나 주차했으면 아마도 나중에 끌려갔을 것이다.

하현은 회사 한 바퀴를 돌고 드디어 게이트 앞에 주차 공간을 찾았다. 그가 주차를 하자마자 갑자기 끼익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다.

그런 다음 쾅 소리가 났다. 하현의 전기 자전거가 포르쉐에 치여 날라갔다.

"젠장!"

하현은 할 말을 잃었다. 그의 전기 자전거는 며칠 전에 도난 당했는데 지금은 또 포르쉐에 치였다.

어쨌든 포르쉐는 고급 자동차였다. 포르쉐에는 긁힘 자국 몇 개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현의 전기 자전거는 뒤에서 아작이 났고 이제 탈 수가 없었다.

'나랑 3년이나 같이한 전기 자전거인데!'

하현은 눈물 날 것 같았다. 그는 이 전기 자전거와 매우 정들었다.

한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많았다.

포르쉐 차 페인트 값은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이 남자가 그 돈을 감당할 수 있을까?

"도대체 자전거를 어떻게 타는 거예요?" 아리따운 한 여성이 포르쉐 문을 열고 걸어 나오자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와…"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에 감탄을 했다. 여자는 정교한 근무 복장에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우아해서 마치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여자 같았다.

이런 미인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게 할 것이다.

"김겨울?" 하현은 웃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하현은 출근 첫 날에 오래된 동기를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겨울이 하현과 그의 전기 자전거를 들이박았지만, 오래된 동기이니 그는 눈 감아줄 생각이 있었다.

하현은 겨울의 책임을 묻지 않고 가서 인사라도 할 생각이었다. 이때, 겨울은 하현을 쳐다보았다.

"너야? 하현? 네가 왜 여기 있어?"

겨울은 한껏 긴장했다. 어젯밤 하현은 플래티넘 호텔에서 동기생들에게 사기 쳤다. 오늘 여기에 왜 온 걸까? 겨울을 따라온 것인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기 치려고 온 건가?

겨울은 그런 생각을 하자 증오로 가득 찼다. 그녀는 이 포르쉐를 대출과 더불어 8억 원 넘게 주고 구매했다. 겨울은 자신의 차를 굉장히 애지중지했다. 그녀는 이 사기꾼이 자동차에 긁힘 자국을 몇 개 더 추가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걸 수리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지는 몰랐다.

"하현, 너 왜 자꾸 나쁜 짓을 해?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나 치고!" 겨울은 격정적으로 말했다.

"이거, 네가 나를 들이박은 거야, 알아?" 하현은 어이가 없는 듯했다. "우리가 동기였으니까 나는 원래 그냥 넘어가려고 했어. 근데 어떻게 내가 너를 쳤다고 말할 수가 있어?"

"무슨 일이에요?" 그때, 힘센 중년 남성이 빠르게 걸어왔다. 그는 회사의 경비실장이었다. 그는 무시무시한 경비들을 데리고 왔다.

현장을 목격하자, 경비실장은 겨울을 알아보며 얼른 말했다. "김 부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겨울이 본부장으로 승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래서 경비실장은 겨울에게 잘 보일 기회를 찾기 급급해,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알랑거리고 있었다.

"이거 안 보여요?" 겨울은 차갑게 말했다.

경비실장은 웃으며 말했다. "김 부장님, 안심하시고 쉬고 계세요, 제가 대신 처리하겠습니다."

경비실장은 말을 하며 하현에게로 걸어갔다. 그는 전기 자전거를 발로 차고 소리질렀다. "당신은 누구세요? 여기는 하엔 그룹만을 위한 주차 공간인 거 모르세요? 여기에다 전기 자전거를 주차하시면 안 돼요!"

"오, 멋지네요, 누가 그 규정을 만들었어요?"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그는 처음에 화가 나지는 않았으나, 누가 전기 자전거를 발로 차는 걸 보니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누가 만들었냐고요? 당연히 저죠!" 경비실장은 차갑게 말했다. "헛소리 하지 마세요. 손해배상 하시고 김 부장님에게 사과하세요. 아니면 제가 오늘 당신을 경찰서로 넘길 거예요!"

겨울은 경비실장의 말을 듣더니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그만해요, 괜히 어렵게 가지 말자고요. 손해배상만 하게 하세요. 경찰한테 넘기지는 말고."

하현은 겨울을 힐끗 쳐다보았다. 겨울에게 아직 조금의 친절함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하현은 여전히 바닥에 나뒹구는 전기 자전거를 가리키며 말했다. "눈을 뜨고 똑바로 보세요. 내가 먼저 여기에 주차했어요. 제가 인심 써서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말하지도 않았어요. 근데 반대로 제가 배상을 하라고요. 제정신이에요?"

"당신!" 경비실장은 하현을 가리켰다. "이 사람 바보에요? 김 부장님께서 이미 경찰을 부르지 않기로 결정하셨는데, 당신은 왜 자꾸 부장님께서 배상해야 한다고 우기는 거예요? 누가 포르쉐를 운전하고 당신 전기 자전거를 들이박아요?"

경비실장은 이를 악물며 계속했다. "잘 보세요, 여기는 저희 회사의 개인 주차 공간이에요. 외부인은 여기에 주차하면 안 돼요."

"오, 이런 우연이? 저도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하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근데 어딜 감히 김 부장님을 불쾌하게 해요? 부장님은 말 한마디로도 손쉽게 당신이 일자리를 잃게 만들 수 있어요." 경비실장은 하현을 가엽게 쳐다보았다.

'얘는 너무 가난해. 옷은 길가의 가판대에서 산 거고. 전기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해. 청소부가 맞겠지? 김 부장님을 불쾌하게 했으면 오늘 화장실 청소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 맞지?'

"이 사람은 누구야? 왜 전에 본 적이 없지? 김 부장님을 불쾌하게 했는데 무섭지 않나?"

"그러니까, 우리도 다 같은 생각이야. 왜 굳이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거지?"

"그냥 김 부장님의 관심을 받고 싶었나 봐!"

"말이 되네! 백조를 삼키려는 두꺼비인 셈이네! 거울 속의 자신을 안 들여다보나? 싼 옷을 입고 있잖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현은 조용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직원 몇몇도 전부 하현에 대해 작게 수근수근 거리고 있었다.

겨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우리 회사에서 일해? 누가 널 뽑았어? 왜 난 모르지? 근데 네 태도로 봐선 누가 뽑았던 간에, 너는 해고됐다고 말할게. 손해배상도 할 필요 없어. 그냥 네 전기 자전거를 들고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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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18장

    이준의 말을 듣자, 설 씨 어르신은 심장이 멈춘 듯했다. ‘맞아. 하현이 여전히 우리와 살게 한다면, 설 씨 집안 전체가 하현에 의해 망가질 거야.’“설 씨 어르신, 오늘 밤 여기는 어르신의 잔치입니다. 만약 어르신께서 하현을 팰 생각을 하신다면 좋지 않을 겁니다. 제가 대신 이 눈치 없고 아무짝도 쓸모없는 놈을 혼쭐내겠습니다!”이준이 하현을 때리려 하는데 설 씨 어르신은 그를 막을 생각이 없었다.게다가 설 씨 집안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하현이 역겹게 느껴졌으며 이준이 그를 패길 기다렸다.이준은 악랄하게 웃었다. 그는 몇 걸음 뛰어가더니, 하현의 얼굴에 날아차기를 시전하려고 했다.이준은 몇 년간 훈련하러 헬스장에 다녔다. 그는 소위 개인 코치한테 몇 년 동안 태권도도 배워 검은 띠를 땄다. 그 순간, 이준의 발차기는 꽤 무섭고 강해 보였다.“이준 씨가 검은 띠를 딴 태권도 유단자라고 했던 게 기억나. 하현은 이제 끝났어. 분명 들것에 실려 나갈 거야!”“근데 하현도 과연 바보야. 우리가 하현을 패는 게 적절하지 못하지만 않았다면 나는 한참 전에 이미 그랬을 거야!”“누가 대표인 척하래? 그 대가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도 모르면서!”그들은 끊임없이 토론했다. 모두 웃음을 참으며 그 상황을 즐기고 싶어했다. 상당히 고된 밤이었다.만약 하현이 그 발차기를 참았다면, 그의 머리는 심하게 다쳤을 것이다.눈을 얇게 떠 가까워지는 발차기를 마주하며, 하현은 뒤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하현! 얼른 너의 잘못을 인정해!” 그 아무짝도 쓸모없는 인간이 곧 얻어맞을 것을 보자 자신이 약간 걱정하리라고는 은아는 생각도 못 했다.아마도 은아는 하현을 너무나도 오랫동안 개처럼 데리고 있어 그에게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은아는 자기 마음대로 하현을 꾸짖거나 때릴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면 안 됐다.“당신 공격은 보여 주기 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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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990장

    심지어 자신이 어떤 상황에 직면해도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원천신조차도 지금 오른손이 벌벌 떨렸고 엄청난 압력을 느꼈다.만약 양가백약이 정말로 해외로 수출된다면 양씨백약으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그리고 누구보다 노부인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노부인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겨우 입을 열었다.“필립 선생님, 평소 우리는 선생님을 공경해 왔는데 왜 우리 양 씨 가문을 괴롭히려는 겁니까?”“괴롭혀요?”필립 선생님은 노부인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하다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노부인, 전 누구와 엮일 마음도 누구를 괴롭힐 마음도 없습니다.”“당신들의 원한은 나와 무관합니다.”노국의 귀족인 그가 어떻게 남양의 양 씨 가문을 겁내하겠는가?그의 눈에 양 씨 가문은 그럴 만한 자격도 가치도 없었다.“우릴 괴롭힐 생각이 없다구요?”노부인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워졌다.“선생님은 자신의 명성과 지위, 체면을 이용해 하현과 양유훤이라는 천한 사람들을 도와 노국에 가게를 열게 했는데, 뭐라구요? 우릴 괴롭힐 생각이 없었다구요?”“그런 일은 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하 씨 저놈이 대체 무슨 능력이 있길래 필립 선생님 같은 분이 그런 일을 했단 말입니까?”“도대체 저 하 씨 놈이 당신한테 얼마를 줬길래요?!”“아니면 양유훤 저 천한 것과 함께 밤이라도 보냈습니까?”“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말을 하는 동안 노부인은 들고 있던 지팡이로 땅바닥을 짚으며 구부러져 있던 등을 꼿꼿이 세웠다.노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도저히 이 일은 간과할 수가 없었다!무엇보다 이 일은 양 씨 가문 내에 파멸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필립 선생님의 체면 따위 세워 줄 마음이 없었다.“노부인, 저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저한테 더러운 오명을 뒤집어씌우지 말란 말입니다!”“저는 신사답게 행동해 왔습니다. 한

  • 재벌 사위면 될까?   3989장

    원가령은 더욱 득의양양한 얼굴로 일부러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도발하는 표정을 지었다.필립 선생님의 가치는 이슬기와 우윤식을 훨씬 능가한다.필립 선생님의 등장은 이슬기, 우윤식의 등장이 준 충격을 일거에 만회할 만했다!“필립 선생님, 어서 오세요!”양 씨 가문 노부인은 양호남을 이끌고 활짝 웃으며 걸어갔다.“이렇게 걸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원천신과 원가령도 그들을 따랐다.만면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가 번졌다.결국 페낭에서 필립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들의 높은 신분 때문이었다.“아, 노부인. 그리고 원 사장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필립 선생님은 자신이 가려는 길을 사람들이 막아서 좀 불쾌했지만 신사답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양 씨 가문도 더욱 번창하시길 바랍니다.”노부인 일행은 모두 크게 웃으며 얼굴 가득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맙습니다, 필립 선생님. 고맙습니다!”원천신은 필립의 손에 뭔가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축하 선물인 줄 알고 얼른 입을 열었다.“가령아, 호남아. 얼른 저거 들어드려!”“필립 선생님이 일부러 저렇게 선물까지 들고 오셨는데 계속 들고 있게 해서야 되겠니?!”원가령과 양호남은 상기된 얼굴로 필립 선생님이 들고 있는 꾸러미를 들어주려고 다가갔다.그들 눈에 노국의 귀족이 주는 선물은 거름 밭의 똥이라도 향기로울 정도였다.“아. 죄송합니다.”필립 선생님은 원가령과 양호남의 행동에 고개를 저으며 멋쩍은 듯 입을 열었다.“아, 이건 양 씨 가문을 위한 게 아닙니다. 나는 오늘 양 씨 가문 기념일에 참석하러 온 게 아니라서요.”“하현의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왔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의 심복들에게 사람들을 밀쳐내 길을 좀 정리해 달라고 지시했다.그리고 그는 반가운 표정으로 하현의 가게 앞으로 가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꾸러미를 건넸다.“하현, 이건 내가 당신을 도우려고 며칠 동안 공들인

  • 재벌 사위면 될까?   3988장

    ”내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대하에서 사람을 불러올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아쉽지만 난 격이 너무 높고 신분도 대단한 사람이야.”“그런데 당신의 개가죽 고약은 나한테 들이밀기에는 너무 볼품없지. 그렇다고 이런 거물을 앞세우는 건 너무 우스꽝스럽고 억지스러운 일이잖아!”“아무리 연기를 하고 있어도 쉽게 간파할 수 있어.”“하현, 사람됨이 진실해야지! 손님을 못 끌어오겠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일부러 이런 행세까지 하다니! 사석에서 얼마나 무릎을 꿇었길래 이런 거물을 데려온 거야?!”“백억짜리 주문? 왜? 아예 천억이라고 하지?”“전 세계에 있는 상처치료제를 다 당신이 가져온다고 해도 안 될 걸?”원가령은 시건방진 얼굴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말했다.“오늘은 당신과 연기 호흡을 맞추러 온 이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축하해 주는 사람이 없을 거야.”“만약 있다면 내가 바로 물러나겠어.”말을 하면서 원가령은 하현의 개가죽 고약 간판을 가리키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원천신은 정색을 하고 원가령을 꾸짖었다.“가령아, 어떻게 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이 연기를 할 수 있겠니?”“이 비서님과 우 사장님은 마음이 너무 약해서 그런 거야, 알겠어?”“어쨌든 대하 사람이니까 봐주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야.”“그렇지 않았으면 하현이 무릎이 찢어지도록 꿇는다 해도 두 분은 절대 봐주지 않았을 거야!”“대하인은 서로 같은 대하인이라는 끈끈한 정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우리가 이해해야지.”“그렇구나.”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은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 원천신의 해명에 고개를 끄덕였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연신 하현을 비웃었다.체면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다니!마침 해외였으니 같은 대하인이라는 정서에 호소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이 일이 대하 안에서 일어났더라면 이슬기와 우윤식 같은 거물이 어떻게 하현을 상대하겠는가?절대 마주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우윤식은 하현에 대한 냉대와 멸

  • 재벌 사위면 될까?   3987장

    이슬기와 우윤식은 원천신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심지어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귀찮아하며 그녀 곁을 스쳐 지나갔다.눈길도 주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의미였다.이슬기와 우윤식은 하현에게 다가갔다.이슬기는 방긋 웃어 보였고 우윤식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오랜만이야.”하현과 이슬기가 가볍게 포옹했다.두 사람이 친근하게 인사를 하는 것과 이슬기의 독보적인 외모가 원가령의 심기를 마구 휘저어 놓았다.원가령은 지금 이런 감정이 무엇인지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최고의 절세미인인 양유훤과 이슬기가 왜 하현을 이렇게 따르는지 이해되지 않았다.하현은 결국 원가령이 뻥 차버린 남자일 뿐이었다!이때 하현은 우윤식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앞으로 합작 파트너를 고를 때는 좀 더 신중하게 하는 게 좋겠어. 안목을 좀 더 키워.”“개나 소나 다 덤빈다고 합작하면 안 돼.”우윤식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누군가 밖에서 우리 천일그룹의 이름을 함부로 놀리고 기만하려 한 것 같은데 제 불찰입니다. 제가 살피지 못했어요.”“이번에 페낭에 온 이유는 이 가게 개업을 축하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결판을 내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여기까지 말한 우윤식은 의도한 듯 원천신을 힐끔 쳐다보았다.순간 원천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하현은 우윤식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모든 것은 규칙에 따라 처리하면 돼. 나와의 관계 때문에 곤란하게 생각하거나 혹은 가볍게 생각할 필요없어.”하현과 우윤식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원천신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우윤식이 어떤 인물인가?원 씨 가문 출신인 자신도 공손히 대해야 할 남자가 아닌가?그런데 왜 이런 남자가 하현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지?하현이 뭐길래 이런 대접을 받는 거지?“쳇! 대하인 두 명이 온 것 가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3986장

    ”붕!”바로 그때 거대한 엔진음과 함께 벤츠 마이바흐 한 대가 천천히 멈추는 것이 보였다.노부인 일행이 미소를 지으며 마중 나가려는데 양씨백약 입구에는 더 이상 주차 공간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래서 그런지 마이바흐는 하현의 가게 앞에서 멈춰 섰다.곧이어 마이바흐 문이 열렸고 그 안에서 네댓 명의 남녀가 걸어 나왔다.그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옷차림에 도도한 표정으로 상류 귀족 엘리트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맨 앞에 선 사람은 이슬기였다.우윤식은 반 발짝 뒤에 서 있었다.양 씨 가문 노부인은 어리둥절해하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슬기와 우윤식이 남양에 온 지 이틀이나 지났다.경제 신문에도 특별히 보도되어서 대하 거물이 페낭에 온 일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하지만 양 씨 가문은 이런 거물을 초대할 역량은 없었다.어쨌든 아직까지 양 씨 가문의 역량이 그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노부인의 눈에 희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설마 원천신이 청한 건 아니겠지?!듣자 하니 원 씨 가문은 이미 천일그룹이랑 접촉을 했다고 하던데!그렇다면 원천신만이 이 거물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일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노부인 일행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흘렀다.어쨌든 이 두 사람은 대하의 거물이었고 상류층 중의 상류층 인물이었다.그들이 양 씨 가문에게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양씨백약이 대하에 팔릴 수 있고 양 씨 가문은 단번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다.아니, 이전보다 더 부강한 가문이 될 수도 있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노부인은 손을 흔들어 양 씨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하나같이 앞으로 나가 공손히 손을 모았다.“이 비서님, 우 사장님 오셨군요!”원천신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긴 다리를 휘적거리고 앞으로 나갔다.“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오늘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저희가 자리를 예약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의 불찰입니다.”“자, 자. 우선 이쪽으로 오세요.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두 분의 방

  • 재벌 사위면 될까?   3985장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흘겨보았다.그러나 오늘은 어쨌든 개업일이었다.좋은 날 원가령과 따지고 싶지 않았던 하현은 양유훤 일행을 보고 입을 열었다.“모두들 좀 쉬고 물 많이 마셔.”“이따가 손님이 왔을 때 정신없이 인사해야 할 테니까.”말을 마친 하현은 다시 찻잔을 손에 쥐고 오직 찻잔 속에만 시선을 고정하며 차를 마셨다.몸을 돌려 떠나려던 원가령 일행은 하현의 그런 모습을 보고 하나같이 냉소를 흘렸다.모두들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하현을 얕잡아 보았다.강한 척하며 허세 부리는 사람,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 왔지만 하현처럼 뻔뻔한 사람은 드물었다!손님도 없고 화환도 없는데 손님이 올 거라고 예상하며 찻잔이나 기울이다니?!얼마나 더 뻔뻔해야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거지?“쯧쯧쯧, 허풍이 하늘을 찌를 태세구만! 정말 자기 눈에는 안 보이는 건가?”이때 하현의 가게에 있는 원가령 일행을 보던 양 씨 가문 노부인과 양호남, 양신이도 슬슬 하현에게로 발걸음을 했다.차를 마시고 있는 하현을 보고 그들은 코웃음을 쳤다.“양유훤, 남양에서 감히 그런 꼴로 어떻게 우리 양 씨 가문에 대항하겠다는 거야?”“그러고도 우리 양 씨 가문을 갈라놓겠다고? 흥!”양신이는 평소에도 그랬듯이 여전히 눈엣가시처럼 양유훤을 노려보며 빈정거렸다.“뭘 믿고 양 씨 가문을 갈라놓는다는 거야?”“개가죽 고약이나 팔아서?”“내가 당신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에 보따리 싸서 항성으로 도망가서 쥐구멍에라도 숨었을 거야!”“여기 와서 이렇게 망신당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양호남은 시위하듯 다가와 원가령의 허리를 끌어안고 하현에게 코웃음을 쳤다.“원가령, 저런 남자는 친구는커녕 당신의 개가 될 자격도 없어!”“개한테는 적어도 혈통이란 게 있잖아. 그런데 저런 놈한테 무슨 혈통이 있겠어?”“키워 봤자 창피할 뿐이야!”원천신과 그녀의 무리들도 하현의 가게 쪽으로 왔다.매끈한 정장 차림에

  • 재벌 사위면 될까?   3984장

    양 씨 가문 가게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자태를 본 원가령은 하현의 쓸쓸한 모습에 다시 눈길을 돌리며 비아냥 섞인 미소를 참지 못했다.“내가 화환 하나 사 줄까? 아니면 연고라도 좀 사서 매출이라도 올려 줘야 하나?”원가령의 말에 그녀가 이끌고 온 여자들이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거렸다.대하 촌뜨기가 갖은 고생 끝에 개가죽 고약 가게를 개조해 가게를 열었는데 이 모양이라니!개업하고 나서도 손님 한 명 없고 예전에 가까이 지낸 정으로 겨우 화환 하나 구걸하다니!이건 뭐 불쌍한 정도가 아니라 가엾고 슬퍼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하현은 찻잔을 움켜쥐고 한 모금 마신 뒤 심드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아니야. 당신 화환은 여기에 들일 수 없어. 우리 가게에 놓을 가치도 없거든!”“가게가 좁아서 놓을 데도 없고!”원가령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허! 허! 뭐라고? 놓을 데가 없어?”“계속 그렇게 센 척해 봐!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겠어!”“하현! 황천화랑 아는 사이라고 천하를 가진 것 같아?”“너무 거만하게 구는 거 아니야?”“페낭 일인자라도 되는 줄 알아?”원가령은 참지 못하고 냉소를 흘리며 퍼부었다.그녀의 얼굴에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가득했다.“솔직히 말해서, 우리 페낭에서는 말이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어!”“내 엄마는 페낭 무맹과 사이가 엄청 좋아.”“아 참. 좀 있으면 대하 강남 천일그룹의 사장이랑 대구 대성그룹 회장의 비서가 양 씨 가문 가게를 축하하러 올 거야!”“양 씨 가문 가게에는 지금도 화환이 너무 많아서 정말로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어.”“그런데 이 콧구멍만 한 가게에는 누가 올 것 같아?”“웃기지 마!”원가령의 눈에 경멸하는 빛이 더욱 짙어졌다.젊기만 하고 능력은 없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태어난 계층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능력 없는 사람이 거물과의 차이도 잘 이해하지 못하니 자신의 어머니가 하현과 왕래하지 못하게 것도 당연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3983장

    시간이 흐르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벤츠, BMW, 포르쉐 등 고급차들이 연이어 등장했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귀티 나는 얼굴을 뽐내며 들어왔다.가게 앞에는 끊임없이 폭죽이 터지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곧 사오십 명의 남녀들이 들어왔다.그들은 하나같이 반듯한 정장 차림에 화려한 보석으로 온몸을 치장한 채 손에는 와인 잔을 쥐고 군중 속을 여유롭게 누비며 고급 만찬에 참석하는 귀족들의 면모를 보였다.그들은 가끔 작은 소리로, 가끔은 큰소리로 웃었고 하현에게 힐끔힐끔 시선을 던지며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양 씨 가문의 규모와 화려함에 비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양가백약의 모습은 어딘가 어둡고 칙칙해 보였다.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방송국이나 일간지 기자는 취재도 하러 가지 않았다.귀빈들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스타나 인플루언서 등 이목을 끌 만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화려한 폭죽이나 장식, 술과 음식을 비롯해 손님을 대접할 만한 구석이 없어 일반인들조차 가기를 꺼릴 정도였다.하현의 가게 앞에 걸려 있는 개가죽 고약 간판에는 ‘무료 테스트’라는 큰 글자 외에는 양가백약을 설명할 어떤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저 가게 문만 열어 둔 모양새였다.썰렁한 가게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비웃음을 참지 않았다.양측의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의 거리만큼이나 극명했다.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어떻게 양 씨 가문과 겨룰 수 있겠는가?장난하는 것인가?!자기 분수도 모르는가?그러나 하현 일행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하구봉과 강옥연은 하현을 도와 샘플과 상품들을 진열대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다른 직원들은 현장에서 큰 냄비에 상처치료제 원액을 계속 끓였고 향긋한 약 냄새가 가게 안에 풍겼다.양유훤은 계산대 자리에 앉아 동전 몇 개를 손에 쥐고 조물락거리고 있었다.“하현, 오늘이 개업일이라면서 어째 문 앞에 서서 손님도 맞이하지 않는 거야?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거야?”하현 일행

  • 재벌 사위면 될까?   3982장

    이슬기와 우윤식 두 사람은 원천신을 보고 살짝 놀란 듯 어리둥절해했다.잠시 후 우윤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원 씨 가문 원천신 사장님이시군요.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항공편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알고 계셨습니까?”“당연히 알고말고요.”원천신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내 딸이 양 씨 가문 며느리가 될 사람입니다.”“우윤식 사장님과 이슬기 비서님이 양 씨 가문 기념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러 이곳에 오셨는데 어떻게 제가 모르겠습니까?!”“양 씨 가문 기념일?”이슬기와 우윤식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원천신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두 분이 모처럼 이렇게 페낭에 오셨으니 두 분 체면을 세워 드릴 기회를 좀 주시죠.”“오늘 밤은 제가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우리 페낭 음식에 가장 정통한 곳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어떠세요?”“원 사장님. 죄송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회장님을 만나러 가야 합니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시죠.”이슬기는 정중하게 사양하며 바로 돌아섰다.우윤식은 원천신을 향해 미안한 미소를 보이며 곧바로 사람들을 이끌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슬기가 거절을 하자 원천신은 마뜩잖은 표정을 지었으나 대놓고 화를 내지는 못하다가 갑자기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우윤식이 방금 회장이라고 했지?그럼 그 회장이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그 거물?그분이 지금 페낭에 있다니?!설마 양 씨 가문의 영향력이 이렇게 컸단 말인가?순간 원천신은 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보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딸을 양 씨 가문으로 시집을 보낼 수만 있다면 자신도 간접적으로 어마어마한 역량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물론 자신의 딸이 벼락 맞을 확률로 운이 좋다면 그분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원천신은 자신의 딸이 설령 그분의 내연녀가 된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그녀의 허황된 망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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