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0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다음 날 아침, 하현은 게슴츠레한 눈과 지저분한 머리로 전기 자전거를 타고 서울의 제일 번창한 비즈니스 지구로 향했다.

하엔 그룹은 이 중심이 되는 위치에 있었다.

어젯밤 태규가 하현에게 전화해 하엔 그룹 인수인계 절차를 다 밟았다고 말했다. 오늘 서류에 서명을 하면 회사는 이제 하현의 소유이다.

하현은 이 일에 대해 꽤 걱정했다. 어쨌든 간에 하현은 1조 원으로 회사를 산 것이다. 하현이 아침도 먹지 않고 이른 아침에 여기로 달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회사에 도착하자 하현은 말문이 막혔다. 과연 서울의 제일 번창한 지역이다. 여기저기 고급 자동차들이 많았다. 하현은 전기 자전거를 타고 왔다. 만약 하현이 자전거를 아무데나 주차했으면 아마도 나중에 끌려갔을 것이다.

하현은 회사 한 바퀴를 돌고 드디어 게이트 앞에 주차 공간을 찾았다. 그가 주차를 하자마자 갑자기 끼익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다.

그런 다음 쾅 소리가 났다. 하현의 전기 자전거가 포르쉐에 치여 날라갔다.

"젠장!"

하현은 할 말을 잃었다. 그의 전기 자전거는 며칠 전에 도난 당했는데 지금은 또 포르쉐에 치였다.

어쨌든 포르쉐는 고급 자동차였다. 포르쉐에는 긁힘 자국 몇 개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현의 전기 자전거는 뒤에서 아작이 났고 이제 탈 수가 없었다.

'나랑 3년이나 같이한 전기 자전거인데!'

하현은 눈물 날 것 같았다. 그는 이 전기 자전거와 매우 정들었다.

한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많았다.

포르쉐 차 페인트 값은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이 남자가 그 돈을 감당할 수 있을까?

"도대체 자전거를 어떻게 타는 거예요?" 아리따운 한 여성이 포르쉐 문을 열고 걸어 나오자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와…"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에 감탄을 했다. 여자는 정교한 근무 복장에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우아해서 마치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여자 같았다.

이런 미인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게 할 것이다.

"김겨울?" 하현은 웃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하현은 출근 첫 날에 오래된 동기를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겨울이 하현과 그의 전기 자전거를 들이박았지만, 오래된 동기이니 그는 눈 감아줄 생각이 있었다.

하현은 겨울의 책임을 묻지 않고 가서 인사라도 할 생각이었다. 이때, 겨울은 하현을 쳐다보았다.

"너야? 하현? 네가 왜 여기 있어?"

겨울은 한껏 긴장했다. 어젯밤 하현은 플래티넘 호텔에서 동기생들에게 사기 쳤다. 오늘 여기에 왜 온 걸까? 겨울을 따라온 것인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기 치려고 온 건가?

겨울은 그런 생각을 하자 증오로 가득 찼다. 그녀는 이 포르쉐를 대출과 더불어 8억 원 넘게 주고 구매했다. 겨울은 자신의 차를 굉장히 애지중지했다. 그녀는 이 사기꾼이 자동차에 긁힘 자국을 몇 개 더 추가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걸 수리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지는 몰랐다.

"하현, 너 왜 자꾸 나쁜 짓을 해?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나 치고!" 겨울은 격정적으로 말했다.

"이거, 네가 나를 들이박은 거야, 알아?" 하현은 어이가 없는 듯했다. "우리가 동기였으니까 나는 원래 그냥 넘어가려고 했어. 근데 어떻게 내가 너를 쳤다고 말할 수가 있어?"

"무슨 일이에요?" 그때, 힘센 중년 남성이 빠르게 걸어왔다. 그는 회사의 경비실장이었다. 그는 무시무시한 경비들을 데리고 왔다.

현장을 목격하자, 경비실장은 겨울을 알아보며 얼른 말했다. "김 부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겨울이 본부장으로 승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래서 경비실장은 겨울에게 잘 보일 기회를 찾기 급급해,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알랑거리고 있었다.

"이거 안 보여요?" 겨울은 차갑게 말했다.

경비실장은 웃으며 말했다. "김 부장님, 안심하시고 쉬고 계세요, 제가 대신 처리하겠습니다."

경비실장은 말을 하며 하현에게로 걸어갔다. 그는 전기 자전거를 발로 차고 소리질렀다. "당신은 누구세요? 여기는 하엔 그룹만을 위한 주차 공간인 거 모르세요? 여기에다 전기 자전거를 주차하시면 안 돼요!"

"오, 멋지네요, 누가 그 규정을 만들었어요?"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그는 처음에 화가 나지는 않았으나, 누가 전기 자전거를 발로 차는 걸 보니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누가 만들었냐고요? 당연히 저죠!" 경비실장은 차갑게 말했다. "헛소리 하지 마세요. 손해배상 하시고 김 부장님에게 사과하세요. 아니면 제가 오늘 당신을 경찰서로 넘길 거예요!"

겨울은 경비실장의 말을 듣더니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그만해요, 괜히 어렵게 가지 말자고요. 손해배상만 하게 하세요. 경찰한테 넘기지는 말고."

하현은 겨울을 힐끗 쳐다보았다. 겨울에게 아직 조금의 친절함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하현은 여전히 바닥에 나뒹구는 전기 자전거를 가리키며 말했다. "눈을 뜨고 똑바로 보세요. 내가 먼저 여기에 주차했어요. 제가 인심 써서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말하지도 않았어요. 근데 반대로 제가 배상을 하라고요. 제정신이에요?"

"당신!" 경비실장은 하현을 가리켰다. "이 사람 바보에요? 김 부장님께서 이미 경찰을 부르지 않기로 결정하셨는데, 당신은 왜 자꾸 부장님께서 배상해야 한다고 우기는 거예요? 누가 포르쉐를 운전하고 당신 전기 자전거를 들이박아요?"

경비실장은 이를 악물며 계속했다. "잘 보세요, 여기는 저희 회사의 개인 주차 공간이에요. 외부인은 여기에 주차하면 안 돼요."

"오, 이런 우연이? 저도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하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근데 어딜 감히 김 부장님을 불쾌하게 해요? 부장님은 말 한마디로도 손쉽게 당신이 일자리를 잃게 만들 수 있어요." 경비실장은 하현을 가엽게 쳐다보았다.

'얘는 너무 가난해. 옷은 길가의 가판대에서 산 거고. 전기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해. 청소부가 맞겠지? 김 부장님을 불쾌하게 했으면 오늘 화장실 청소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 맞지?'

"이 사람은 누구야? 왜 전에 본 적이 없지? 김 부장님을 불쾌하게 했는데 무섭지 않나?"

"그러니까, 우리도 다 같은 생각이야. 왜 굳이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거지?"

"그냥 김 부장님의 관심을 받고 싶었나 봐!"

"말이 되네! 백조를 삼키려는 두꺼비인 셈이네! 거울 속의 자신을 안 들여다보나? 싼 옷을 입고 있잖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현은 조용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직원 몇몇도 전부 하현에 대해 작게 수근수근 거리고 있었다.

겨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우리 회사에서 일해? 누가 널 뽑았어? 왜 난 모르지? 근데 네 태도로 봐선 누가 뽑았던 간에, 너는 해고됐다고 말할게. 손해배상도 할 필요 없어. 그냥 네 전기 자전거를 들고 꺼져!"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11장

    "지금 나보고 가라는 거야?"하현은 웃음이 터졌다. 일개 직원이 어떻게 상사한테 가라고 말할 수가 있나?"내 말 못 알아듣겠어? 너 얼른 가라고! 누가 뽑았든, 네가 무슨 배경 출신이든, 지금 당장 꺼져!" 겨울은 이를 악물었다.겨울은 말을 끝마치자 가방에서 돈다발을 꺼내더니 바닥에 던졌다. 그녀는 거칠게 말했다. "너 안 갈 거지? 그냥 돈이 필요한 거 아니야? 돈 챙기고 얼른 꺼져!"이때, 굉장히 큰 경적 소리가 울리더니, 벤틀리 한 대가 회장님의 주차 공간에 멈춰서자 직원들은 재빨리 흩어졌다.다음,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하얀 셔츠와 정교한 가죽 바지를 입고, 포니테일을 하고 파우치를 든 채 빠른 걸음으로 나왔다.여자의 외모는 겨울과 거의 동급이었지만 그녀의 성품은 겨울과 비교 불가였다.여자는 다른 사람도 쳐다보지 않고 얼른 하현에게로 걸어갔다. 그녀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말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차가 막히는 바람에 제가 늦었습니다."하현은 이 미녀를 힐끗 쳐다보자 그녀가 바로 이슬기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하현이 하엔에 있었을 때, 그녀가 그의 밑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하현은 슬기가 하엔 그룹 대표의 비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오랜만이에요." 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슬기 씨, 헷갈리신 것 같아요." 겨울은 한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누가 대표님이신지 모두가 알아요. 청소부 아무나 골라 그렇게 부르시면 안 되죠!""청소부요?" 슬기는 하현을 조심히 살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았다. 그러더니 슬기는 뒤돌아서 차갑게 겨울을 쳐다보았다. "김 부장님, 눈을 뜨고 똑바로 들으세요. 오늘부로, 저희의 새로운 대표님 하 대표님이십니다.""네?!" 모든 사람, 특히 경비실장이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의 다리에 힘이 빠졌다.그는 대표님의 차를 발로 찼는데, 이건…"이게 어떻게 가능해?! 불가능해!" 겨울은 자신의 얇은 입술을

  • 재벌 사위면 될까?   12장

    하현이 겨울을 빤히 쳐다보고 있자 그녀의 얼굴은 붉어졌다. 그녀는 민망해했다. 겨울은 어젯밤 하현 앞에서 여전히 거만했고, 심지어 옆에 앉아 있는 하현을 경멸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서서 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하현은 한동안 그녀를 응시했다. 비록 그의 오랜 동기는 약간 냉담해 보였지만, 그녀의 천성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그걸 생각하자마자 하현은 침착하게 말했다. "나는 이 문제로 너를 해고하지 않을 거야. 너의 승진에 대해서는, 네가 얼마나 유능한 사람인지 나에게 보여준 다음에 이야기하자."하현은 이 말을 한 후 겨울을 무시했다. 그는 막 회사를 인수한 참이었는데 아직도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겨울과 헛소리를 하며 시간을 낭비할 수 있겠나?겨울은 아름다웠지만, 하현은 더 아름다운 여자들을 많이 보았다. 적어도 그의 아내인 은아는 그녀보다 더 예뻤다.…하엔 그룹의 대표가 바뀌었다. 진행 중이던 모든 투자는 종료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고품질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6조 원을 추가했다.이 소식은 마치 지상의 천둥과 같아서, 짧은 시간 안에 서울 곳곳으로 퍼져나갔다.모든 이들은 이것이 서울 주요 집안 세력들의 대대적인 개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어느 집안이든 하엔 그룹이 그들의 프로젝트에 투자하게 할 수 있다면, 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결국 서울의 상위권 집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설 씨 집안은 확실히 넋을 놓고 있지 않았다. 설 씨 어르신은 즉시 가족 만찬을 열어 가족 모두에게 참석하라고 했다.은아는 재빨리 하현을 불렀다. 그러고서 은아는 하현에게 집에 가서 함께 저녁 식사 참석 준비를 하자고 했다.하현은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한편, 은아는 이미 빨간 포르쉐에 앉아 초조하게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여보, 나 늦었어." 하현은 달려서 은아에게 왔다.은아는 오늘 밤 홀터 드레스를 입고 가슴에 독특한 장미 브로치를 달았다."프라하의 심장?

  • 재벌 사위면 될까?   13장

    "응?" 하현은 잠시 놀라 입에 있던 스테이크를 삼키는 걸 잊었다. 왜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날지 몰랐을까?유아는 하현이 게걸스럽게 먹는 것을 보고 더욱 혐오감을 느꼈다.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저는 당신에게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이준 오빠는 설 씨 집안에 정식으로 청혼했어요. 오빠는 오늘 밤에 지참금을 보낼 거에요. 만약 당신이 충분히 똑똑하다면,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이렇게 말하자 유아가 비웃었다. 설 씨 집안은 합법적인 사업을 했지만, 집안에는 여전히 몇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 만약 이 패배자가 문제를 일으키기를 원했다면, 그들은 분명히 그를 쓰러뜨렸을 것이다."자, 여러분, 조용히 하세요. 어르신께서 발표할 게 있습니다!"맨 위 자리에서 설 씨 어르신이 손을 내밀어 테이블을 두드렸다. 그는 기대된다는 듯이 말했다. "다들 그 소식에 대해 들었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하엔 그룹의 대표가 갑자기 바뀌었어. 신임 대표는 이전에 협상했던 모든 투자를 종료했어. 투자를 위해 6조 원이 추가로 투입될 거야…""저는 신임 대표가 얼마나 신비로운지 모르지만, 그의 등장은 설 씨 집안에게 좋은 기회입니다!""서울의 수많은 가족들과 사업체들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서울에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설 씨 집안은 수년간 서울에서 부유한 가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히 물어봅시다, 우리는 단지 2류 집안일 뿐이에요….""만약 우리가 서울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설 씨 집안이 더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부족합니다…""저희 설 씨 집안이 일류 집안이 되고 싶다면, 나아가 미래에 강남에 영향을 미치는 상류층 집안이 되고 싶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우리가 하엔 그룹과 협력할 수 있는 한, 우리가 신임 대표와 함께 할 수 있는 한, 6조 원의 몫을 얻을 수 있는 한! 그러면 서울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겁

  • 재벌 사위면 될까?   14장

    모두 저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고서 그들은 이준이 섬세한 디자인의 슈트를 입고 머리를 뒤로 곱게 빗은 것을 보았다. 그는 잘생기고 똑똑해 보였다. 이준은 선물 상자를 손에 들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 들어왔다. "이준 씨를 따뜻한 박수로 환영합시다!" 한 젊은이가 소리쳤다.갑자기 온갖 종류의 응원이 들려왔다.이준처럼 재능 있는 젊은이가 하현에 비해 설 씨 집안에서 더 인정받고 환영 받는 것은 분명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준이 설 씨 집안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이 시각, 모든 설 씨 집안 사람이 이준을 부의 신인 마냥 쳐다보고 있었다!이준은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레드카펫 위를 걷는 스타처럼 보였고, 높이 나는 기대주처럼 보였다."설 씨 어르신,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여기에 초대받지 않고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할 말이 있으면 다 말하겠습니다!"돈은 야심차게 웃고 있었다. 그는 크게 말했다. "저는 은아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안타깝게도 은아는 한 패배자와 결혼했습니다!""저는 이 결혼을 3년 동안 농담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은아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요? 저는 은아를 사랑합니다. 은아가 이런 고통을 견디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오늘 설 씨 집안 모두들 앞에서 이 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이준은 심호흡을 했다. "저는 은아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은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이준은 방 전체를 뒤흔들어놨다. '강이준은 너무 직설적이야. 그는 하현의 체면을 고려하지도 않아! 하현도 지금 여기 와있는데.''하지만 잘 생각해 봐, 하현, 데릴사위는 그저 패배자일 뿐이야. 왜 이준이 그의 체면을 세워야 하지? 이준은 하현을 불쾌하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하현은 지금쯤 화가 많이 났을 것이다. 그는 정말 운이 나빴다!"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은아 생각을 해왔습니다!" 이준은 말을 이었다. "저는 은아를 위해

  • 재벌 사위면 될까?   15장

    처음에 속으로 이상하다 느꼈던 은아는 순간 마음 속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녀의 마음속에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그녀는 어제 장미꽃을 보내온 사람이 이준이라고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이준이 그것을 인정했으니, 그녀의 짐작은 맞았던 것이다.그녀는 이준이 그가 한 말을 실행으로 옮길 거라곤 생각지도 못 했다. 그는 불과 어제 아침에 프라하의 장미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나서, 오후에 그녀에게 장미가 보내졌고, 프라하의 심장도 조금 더 들어있었다.이 물건은 쉽게 구할 수 없다. 그러니, 그는 이미 이것을 오래전부터 그녀를 위해 계획했다는 게 맞지 않은가?은아는 자신이 이미 유부녀이기에 이 혼인을 수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무척이나 흔들렸고 쑥스러웠다.“야, 너희들 봤어? 매형 표정 진짜 웃겨! 이 형 충격 받았어! 하하하!”한편, 민혁이 일어서고, 하현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웃었다.많은 사람들이 민혁의 말을 들은 후, 하현의 표정을 보고 야유를 퍼부었다.그 순간 하현의 얼굴은 실로 어두웠다. 다름이 아니라, 이준이 너무 뻔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발송인인 냥 하현의 노력을 앗아갔다. 그는 사실이 밝혀질까 두렵지 않았던 걸까?“이준 형, 우리 사위 표정 좀 봐. 형을 때리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 민혁이 이어서 말했다.“쟤가? 쟤는 겁쟁이야. 이준 씨 털 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 할 걸, 그치? 하하하!”“매형은 이준이 형이랑 상대가 안 되지. 만약 건드리면, 우리가 매형을 때려죽일 거야!”“왜? 말하기 무서워요? 겁먹었어요?” 민혁이 웃었다. “하현, 당신 정말 패배자에요. 이준이 형은 오늘 밤 매형 아내에게 올 예정이었는데 매형은 그거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 정말 바보 같지 않아?”“하하하!”그가 말을 끝내자 주변 사람들은 더 즐겁게 웃었다.은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아직 명목상 하현의 아내였다. 하현이 굴욕을 당하고 있으면, 그녀도 그걸 느꼈

  • 재벌 사위면 될까?   16장

    그 순간, SL 빌라 전체가 고요해졌다. 모두 뒤돌아서 하현을 불신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저 데릴사위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하엔 그룹에 투자한 신임 대표가 누구인지 정말 알고 있는 걸까?이준은 하현을 믿지 않았다. 그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 말해봐! 우리 회사의 신임 대표가 누군데?"하현은 손을 뻗더니 자신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말했다. "하엔 그룹의 신임 대표는 바로 나야."모두 충격에 빠져 잠깐 말을 잃었다.하지만 바로 이어서…"당신?" 이준은 처음에 멍했다. 그러더니 그는 배를 잡으며 웃음을 터뜨렸다.한참 뒤에, 이준은 힘겹게 웃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는 설 씨 어르신을 쳐다보았다. "설 씨 어르신, 어르신 댁 데릴사위가 쇼하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바보 연기를 해서 놀랐습니다."그 말을 한 순간, 민혁과 다른 이들도 웃음이 터졌다. 그들은 바보를 바라보듯이 하현을 바라보았다.민혁은 차갑게 말했다. "매형, 당신은 그냥 데릴사위일 뿐이에요. 왜 대표인 척을 해요?"지연은 하현을 조롱했다. "당신, 이런 연기를 하는 게 재밌어요? 왜 여기서 헛소리를 지껄이고 자랑하고 있어요?"희정도 불안해졌다. “하현, 얼른 이리 돌아와! 자신을 바보로 만들지 말고!"“하현, 발끈하지 말고 함부로 행동하지 마. 이런 식으로 헛소리를 지껄이면 안 돼. 무모하게 행동하면 너만 다쳐.” 은아는 걱정하는 듯했다. 그녀는 하현이 그날 밤 엄청난 타격을 받아 자신에게 거짓말하기 시작해, 자신이 마치 하엔 그룹 신임 대표가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은아는 몇 걸음 앞으로 걸어 나와 하현을 끌고 나갈 생각이었다. “더 이상 장난치지 마. 의사한테 상담 받으러 가자.”“은아야, 내가 하엔 그룹 신임 대표라는 걸 증명할 수 있어. 제발 날 믿어줘.” 하현은 핸드폰을 꺼내더니 그의 연락처에 저장된 이름 하나를 보여주었다.“강이준, 당신은 하엔 그룹 직원이지. 이 이름이 무슨

  • 재벌 사위면 될까?   17장

    그들은 놀라더니 곧이어 웃음이 터졌다.이준은 조롱하며 웃었다. “하현, 이게 당신의 증거야? 웃기지 않아?”“이준 씨, 왜 바보랑 얘기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계세요? 저는 매형이 말한 거 하나도 믿지 않아요!”그 순간, 민혁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앞으로 나서서 하현의 오래된 핸드폰을 덥석 채가 바닥에 힘껏 던졌다. 그리고 민혁은 하현을 가리키며 그를 꾸짖었다. “당신은 그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 왜 항상 쇼를 하는 거예요? 증거도 있다고 하더니! 제기랄!”“당장 꺼져! 우리는 네 존재 자체가 역겨워!”“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집안에…”“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설 씨 집안 사람 모두가 하현에게 심하게 굴욕을 당했다고 생각해, 그들은 순간 말을 퍼부었다.그들은 당연히 하현이 하엔 그룹의 신임 대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하현이 그 순간 그들을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이거…”슬기가 3년 동안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그날 그만 쓰기 시작한 것은 하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슬기가 전화번호를 바꿨다고 하현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하현은 슬기에게 연락하지 못했다.찰싹 뺨을 때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모두가 이 상황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던 때, 옆에 앉아있던 희정이 난데없이 일어섰다. 그녀는 하현을 향해 걸어가더니 아무 예고도 없이 갑자기 그의 뺨을 내리쳤다.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하현은 곧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하현은 비틀거리며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그의 얼굴도 살짝 부었다.“이 개자식! 오늘 이만하면 충분히 망신 주지 않았니?” 희정은 하현을 가리키며 호되게 꾸짖었다. “너는 그냥 우리가 갖고 있는 개야. 누가 여기서 바보짓을 할 수 있대? 이제 자신이 무슨 중요하고 힘 있는 사람이라도 된 줄 아네! 자기가 신임 대표라고 하지를 않나! 당장 꺼져!” 희정은 비웃었다.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다른 이들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하현의 불행과

  • 재벌 사위면 될까?   18장

    이준의 말을 듣자, 설 씨 어르신은 심장이 멈춘 듯했다. ‘맞아. 하현이 여전히 우리와 살게 한다면, 설 씨 집안 전체가 하현에 의해 망가질 거야.’“설 씨 어르신, 오늘 밤 여기는 어르신의 잔치입니다. 만약 어르신께서 하현을 팰 생각을 하신다면 좋지 않을 겁니다. 제가 대신 이 눈치 없고 아무짝도 쓸모없는 놈을 혼쭐내겠습니다!”이준이 하현을 때리려 하는데 설 씨 어르신은 그를 막을 생각이 없었다.게다가 설 씨 집안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하현이 역겹게 느껴졌으며 이준이 그를 패길 기다렸다.이준은 악랄하게 웃었다. 그는 몇 걸음 뛰어가더니, 하현의 얼굴에 날아차기를 시전하려고 했다.이준은 몇 년간 훈련하러 헬스장에 다녔다. 그는 소위 개인 코치한테 몇 년 동안 태권도도 배워 검은 띠를 땄다. 그 순간, 이준의 발차기는 꽤 무섭고 강해 보였다.“이준 씨가 검은 띠를 딴 태권도 유단자라고 했던 게 기억나. 하현은 이제 끝났어. 분명 들것에 실려 나갈 거야!”“근데 하현도 과연 바보야. 우리가 하현을 패는 게 적절하지 못하지만 않았다면 나는 한참 전에 이미 그랬을 거야!”“누가 대표인 척하래? 그 대가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도 모르면서!”그들은 끊임없이 토론했다. 모두 웃음을 참으며 그 상황을 즐기고 싶어했다. 상당히 고된 밤이었다.만약 하현이 그 발차기를 참았다면, 그의 머리는 심하게 다쳤을 것이다.눈을 얇게 떠 가까워지는 발차기를 마주하며, 하현은 뒤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하현! 얼른 너의 잘못을 인정해!” 그 아무짝도 쓸모없는 인간이 곧 얻어맞을 것을 보자 자신이 약간 걱정하리라고는 은아는 생각도 못 했다.아마도 은아는 하현을 너무나도 오랫동안 개처럼 데리고 있어 그에게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은아는 자기 마음대로 하현을 꾸짖거나 때릴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면 안 됐다.“당신 공격은 보여 주기 식이야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128장

    하현은 두 여자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며 그녀들에게 힐끔 시선을 떨어뜨린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은아, 우린 들어가자. 사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진서기는 소항 회관으로 들어가려는 하현의 앞을 가로막으라는 듯 임민아에게 슬쩍 눈짓을 했다.하현은 무심코 발을 떼려다가 줄곧 자신을 무시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임민아가 갑자기 앞을 막자 흠칫 놀랐다.“나한테 무슨 볼 일 있어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현, 더 이상 설은아한테 찝쩍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신은 이미 설은아와 헤어졌어요. 그럼 깔끔하게 물러서요.”임민아는 차가운 말투로 내뱉었다.“사람은 눈치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설 씨 집안사람들은 당신을 전혀 반기지 않아요. 모르겠어요?”“이제 알았으면 썩 꺼져요! 어서!”“이곳은 우리 같은 상류층 사람들이 오는 곳이지 당신 같은 얼뜨기가 오는 곳이 아니에요!”하현은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와 설은아 사이의 일은 당신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지 않나요?”“설은아는 내 친구예요. 그러니 친구로서 당연히 이 정도는 할 수 있죠!”임민아는 턱을 치켜들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은아가 마음씨가 고와서 당신이 이러는 것도 가만히 놔두는 거예요!”“그렇지 않고서 당신같이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역량도 부족한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은아와 함께 있을 수 있겠어요?”“은아는 타고난 미모에 붙임성까지 있는 사람이에요. 봉황이 노는 곳에 어찌 꿩이 알짱거릴 수 있겠냐구요?”“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요?”여기까지 말한 임민아는 콧대를 잔뜩 치켜세우며 위엄을 과시하려 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하현은 한쪽 입가를 살짝 말아올리며 냉소를 흘렸다.이윽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임민아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임민아 씨, 맞죠?”“당신은 스스로가 너무 잘난 줄 아는 사람이군요.”“내가 어떤 사람이든, 자격이 있든 없든 그건 당

  • 재벌 사위면 될까?   4127장

    ”아니야.”하현은 설은아가 갑자기 간민효를 언급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엄도훈이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우리 쪽이 계약할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본 거야.”“그래서 회사 법무팀에 직접 물어보라고 연락한 거야.”하현의 설명을 들은 설은아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아, 갑자기 생각났어. 엄도훈이 당신한테 이러는 걸 보니 간민효가 당신한테 엄청 많은 도움을 줬었나 봐, 그렇지?”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조그만 일에 간민효를 들먹일 필요는 없어.”설은아는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만약 무성이나, 혹은 남원이나, 대구였다면 그녀도 그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그러나 금정은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곳이었다.다른 곳과 비교할 곳이 아니었다.금정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하현이 이런 말을 하니 설은아는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억지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하현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분명 금정에도 그의 포석을 두었음이 틀림없다.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인정하기 싫은 질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이런 생각에 사로잡히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슬기를 떠올렸고 왕주아를 떠올렸고, 동리아를 떠올렸다.그녀의 마음은 더욱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청거렸다.질투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그들의 차는 그렇게 달리고 달려 으리으리한 소항 회관에 다다랐다.화려한 불빛이 눈앞에 일렁거렸고 많은 차들이 오갔다.곳곳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퍼졌고 많은 미남미녀들이 드나들었다.차가 멈춘 후 하현은 설은아를 따라 걸어 나왔고 곧이어 마세라티가 멈추어 서는 것이 보였다.빼어난 몸매에 세련된 메이크업을 한 두 여자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두 여자는 설은아가 금정에서 안 지 얼마 안 된 비즈니스 파트너였다.한 사람은 진서기이고 다른 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126장

    ”그래, 맞아! 아들이 하는 말에 무슨 토를 달아?”최희정은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이 한 말을 완전히 뒤집을 모양이었는지 싸늘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자네, 그렇게 능력이 많아?”“그렇게 은아랑 재결합하고 싶어?”“그럼, 좋아!”“자네가 우리 은아를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으로 만들면!”“나도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게!”“둘이 같이 살고 싶으면 살아도 돼. 그건 내가 허락해 줄 수 있어.”하현은 최희정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나이에 비해 여전히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최희정이 표독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이렇게 계속하다간 양측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질 거란 걸 잘 알았다.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설은아의 모습을 보던 하현이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대구 정 씨 가문 수장이요? 문제없죠!”“설은아를 그 자리에 올려놓겠습니다!”“그래! 알았네! 자네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두고 보겠어!”최희정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며 하현이 식탁에 않는 걸 더는 막지 않았다.식사 자리는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어색하고 불편한 식사를 마친 뒤 이영산 부부가 떠나자 하현은 방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그때 발코니에 있는 설은아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설은아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오늘 저녁 소항 회관에서 모임이라고?”“그래, 꼭 시간 내서 갈게.”“그런데 내가 말씀드린 그 일은 가닥이 좀 잡혔어?”하현은 이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후 내내 휴식을 취한 설은아는 저녁 6시가 되자 단장을 하고 차를 몰고 어딘가로 떠나려고 했다.차에 시동이 걸리자마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하현이 불쑥 조수석 문을 열고 히죽히죽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여보, 어디 가게?”설은아는 원래 하현을 소항 회관에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지만 하현이 조수석에 올라타는 걸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오늘 저녁 중요한 비즈니스 모임이 있어. 친구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125장

    ”그래요?”하현은 최희정에게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우리 처남, 어서 밥이나 먹어!”이영산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아예 하현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겠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최희정은 하현이 자신의 양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음 같아서는 하현을 향해 뺨이라도 한 대 갈기고 싶었다.그러나 문제는 하현이 내놓은 수표와 계약서가 모두 사실이어서 그녀로서도 뭐라고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가짜 처남! 당신은 신분도 가짜라서 한 마디 못하고 있는 거지?”“남자가 되어서 남아일언중천금이란 말도 몰라? 본인이 한 말도 수습하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당신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나 같은 사람보다 훨씬 못한 거 아냐?”하현이 이영산의 체면을 사정없이 깎아내렸다.그는 자신의 아내를 무시했던 이영산을 조금도 봐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지금 간이 너무 싱거워? 그렇다면 내가 좀 더 끓어줄까? 그러면 당신의 입맛에 맞게 될 텐데. 어때?”“자네, 그만해!”이때 최희정이 테이블을 세차게 내리치며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아주 기고만장하군!”“오백억 돌려받고 계약 한 건 따낸 것뿐이잖아?”“뭐가 그렇게 기고만장할 게 있어?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고?”“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자네더러 능력 있다고 추켜세울 줄 알았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어쨌든 장모님이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래서 난 돈을 받아왔구요.”“그러면 이제 저는 설은아와 재혼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호적등본은 어딨죠?”“제가 가져가도 되는 거죠?”하현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눈앞의 하현이 못마땅해 죽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절대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승낙할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허락하지 않으면 하현의 비아냥에 더욱 설 곳이 없어져 도저히 끝까지 버틸 수가 없었다.“설은아, 장모님이 별로 이의가 없으신 것 같으니

  • 재벌 사위면 될까?   4124장

    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그릇을 꺼내 대문 앞에 세차게 던졌다.이어 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사죄해!”“저기 가서 무릎을 꿇으란 말이야!”딸과의 재결합을 허락받기 위해 온 남자라면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을 것이다.그런데 엄도훈한테서 오백억을 받아왔다고?허튼소리도 정도껏이지!이를 본 설유아는 급기야 울상이 되어 말했다.“형부, 그냥 지금 엄마한테 사과하세요. 대단한 일도 아니잖아요...”“수표도 계약서도 진짜입니다.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이라구요!”하현은 설은아가 건네주는 물컵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그런데 제가 무슨 죄를 인정해야 합니까?”“허허! 하현! 쓴맛을 봐야 피눈물을 흘리며 단념할 모양이군!”하현이 완강한 자세를 보이자 이영산은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저따위 가짜 계약서와 수표는 인터넷에 뒤져보면 얼마든지 위조할 수 있어! 당신 같은 사람이 이걸 모른다고?”“만약에 저것이 가짜로 판명된다면!”“당장 이 집에서 나가! 절대 돌아올 생각하지 마!”설은아를 포함해 설 씨 집안의 모든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이영산은 하현이 철저히 없어져 주길 간절히 바랐다.하현이 끼어들어서 그의 수많은 계획들이 틀어졌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핸드폰으로 관련 사이트를 열어 계약서 번호를 입력해 조회하기 시작했다.최희정은 하현이 하루아침에 오백억이라는 거금을 받아왔다는 말을 조금도 믿지 않았고 계속 짜증스러운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조회는 왜 해 보는 거야?”“거두절미하고 당장 무릎 꿇어! 무릎 꿇기 싫으면 당장 꺼지라고!”말을 마치며 최희정은 경호원 몇 명을 부르려고 핸드폰을 들었다.“어?!”순간 이영산은 온몸에 전율이 올랐다.“이럴 리가 없는데? 이, 이게 어떻게 진짜일 수가 있어?”“믿을 수 없어!”당황한 이영산의 목소리에 최희정은 어리둥절해하며 이영산을 쳐다보았다.그러고 나서 이영산의 핸드폰을 잡아채듯 가져와 계약서와 대조해

  • 재벌 사위면 될까?   4123장

    ”탁!”“신사 상인 연합회가 SL그룹에서 빌려 간 돈 오백억이에요!”“탁!”“신사 상인 연합회와의 향후 5년 치 계약서입니다!”“탁!”“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이 선불한 첫해 선입금입니다!”“선입금은 되돌려 줄 필요없이 계약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습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최희정을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 오묘한 미소를 떠올렸다.“설 씨 집안을 대신해 오백억을 돌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5년 치 계약도 성사시켰고 선입금까지 받았어요.”“선입금까지 호주머니에 찔러줬으니 이젠 두 사람, 그 입 다물 수 있겠죠?”하현은 그릇을 집어 들고 이영산의 면전에서 ‘퍽’하고 깨뜨렸다.“가짜 처남! 이제 먹어도 돼. 국물도 먹어가면서 먹어. 체하지 않게.”“뭐?”하현의 말을 듣고 모두들 그가 방금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물건들을 보았다.설 씨 가족은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고는 하현에게 시선을 돌려 더욱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하현은 빚을 돌려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계약서에 선입금까지 받아왔기 때문이다.이것은 결코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말도 안 돼! 이건 절대 불가능해!”이영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장 먼저 벌떡 일어섰다.“신사 상인 연합회가 어떤 곳이야? 그곳은 서남 천문채의 금정 지사가 뒤를 받쳐주는 곳이야!”“호랑이 같은 그들 입에서 먹이를 빼앗아 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어!”“당신 같은 얼뜨기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지?”“가짜야! 계약서도 수표도 모두 가짜일 거야! 틀림없어!”“당신은 설은아를 얻기 위해 이런 뻔뻔한 짓을 벌인 게 분명해!”“잘 들어! 난 설은아의 의붓 오빠야! 어머니 아버지의 장자로서 절대 당신의 그런 더러운 음모가 실현되는 걸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계약서와 수표를 위조하는 것은 중죄야!”“법대로라면 당신은 적어도 십몇 년은 감옥에서 썩어야 해!”말을 하면서 이영산은 이를 갈며 수표

  • 재벌 사위면 될까?   4122장

    ”드셔보세요?”“드셔보면 알 거예요!”“여기 자리 없는 거 안 보여? 여기 이 음식들, 우리가 다 먹기에도 모자라!”“먹고 싶으면 조용히 구석에서 먹고 가. 안 그러면 그냥 가든지!”최희정은 손에 젓가락을 쥐고 설유아를 툭툭 치면서 못마땅한 듯 싸늘하게 내뱉었다.설유아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엄마. 다 차려진 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일이야. 그리고 우린 한 가족이잖아!”“가족? 저놈은 우리와 한 가족이 아니야!”“이 대문을 들어서게 한 것은 그나마 알던 사이라서 체면을 봐준 거야!”“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요리들은 먹성 좋은 우리 아들이 먹기에도 모자라다는 거야!”“남는 게 어디 있어?”최희정은 하현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듯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이영산은 최희정의 말을 듣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어머니, 어머니는 정말 제 친어머니나 다름없어요. 아니 제 친어머니보다 더 저한테 잘해 주세요!”“제가 대식가라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맞아요. 여기 있는 음식들, 제가 먹기에도 모자랄지 몰라요.”설유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 닭찜은 형부 먹인다고 해놓고선...”“닥쳐!”설유아의 말대꾸에 최희정은 더욱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닥치지 않을 거면 너도 저 몹쓸 놈이랑 함께 꺼져!”“예전에는 상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 얼뜨기랑 우리 집안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내가 잘해 줘야 해?”최희정은 하현의 향해 눈을 부라리며 콧방귀를 뀌었다.“우리 집에 와서 뻔뻔하게 재혼을 한다고 큰소리치는 걸 보니 3년 동안 밥 안 먹어도 굶어 죽지는 않겠어!”장리나가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저 사람은 백두산 산삼까지 먹었는걸요. 평생 밥 안 먹어도 괜찮을 거예요.”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엄마, 그리고 당신들 그만해요!”“하현은 내가 부른 거예요.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세요!”“네가 오라고 했다고?”설은아의 말을 듣고 최희정이 불쑥

  • 재벌 사위면 될까?   4121장

    엄도훈이 지금까지 무사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건달이었기 때문이다.매일 싸우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인 그의 몸에 혈기가 항상 돌고 있었던 것이다.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이미 수천 번은 죽어도 더 죽었을 것이다.“곧 죽는다구요?!”엄도훈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팔괘경에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형님, 이 물건은 제가 골동품 시장에서 사 온 거예요.”“몇만 원짜리 물건인데 그렇게 큰 문제가 있는 겁니까?”엄도훈 같은 건달들은 주먹이 곧 도리라고 믿었다.그런 그가 어떻게 풍수나 관상술 같은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하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던 것이다.정말로 풍수라는 것이 있다면 아무리 해도 풍수를 이길 수 없는데 사람들이 뭐 하러 고군분투하겠는가?사실 엄도훈은 하현이 오늘 자신과 싸우고 난 뒤 살짝 겁주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하현에게 밟혀 제대로 호된 맛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사기꾼이 아닌가 의심까지 할 뻔했다.하현은 담담하게 툭 내뱉었다.“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 마음이지.”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문제가 생기면 방금 사람을 찌르려던 그 비수를 가슴에 달고 있어. 그 물건에 혈기가 있으니 당신의 목숨을 구해 줄 거야.”“하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하현은 말을 마치며 돌아섰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자마자 가타부타 말이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사람을 속이는 방법도 어지간해야지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현이 떠난 뒤에 엄도훈은 정형외과에 가서 뼈를 맞추려고 손을 늘어뜨린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가 건물을 나와 막 대문 쪽으로 향하려는데 갑자기 지붕 기와가 미끄러져 내려와서 ‘퍽’소리를 내며 그의 이마에 떨어졌다.엄도훈은 머리를 감싸고 욕을 했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120장

    하현은 차를 마시며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엄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빚진 것은 저희 잘못입니다. 형님이 직접 가져가 주십시오.”“그리고 우리 신사 상인 연합회에서 앞으로 보상 차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이번에는 절대 걱정하는 일 없을 겁니다!”“절대로 더 이상 빚도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백억을 선불로 내겠습니다!”“첫해 합작하는 것에 대한 선입금입니다!”“부디 형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SL그룹의 약품과 기기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금정에서도 우리는 SL그룹만 계약할 겁니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수표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내놓았는데 그것이 오백억이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엄도훈을 바라보았다.비록 그가 수려한 언변을 늘어놓은 건 아니지만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이었다.어차피 엄도훈이 또 이상한 짓을 하려 한다면 하현이 한 발로 밟아 죽이면 되는 일이다.“알았어. 그래 그럼 수표와 계약서는 내가 가져가지.”하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하지만 당신들과 합작을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내 아내의 뜻에 달렸어.”“알겠습니다!”엄도훈은 하현의 말을 듣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형수님 뜻에 따르겠습니다!”“형수님이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엄도훈은 뒤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하현 앞에 공손히 놓았다.“형님, 이것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이번에 어떻게 하다 보니 서로 싸우면서 안면을 트게 되었지만 성의는 해야죠. 서로 알게 된 인사치레 선물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말을 하면서 엄도훈은 선물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각양각색의 보석이 가득 박혀 있는 여성용 시계가 있었다.프랑스산 고급 명품 브랜드 시계로 그 가치는 억 단위가 넘었다.“여자시계?”하현이 무심코 입을 열었다.“이거 줘 봐야 소용없어.”“형님, 꼭 받아주십시오.”“사양하지 마시고요. 형님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어서 형님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