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하던 로비는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생방송에서 들려오는 절단 소리 외에는 아무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쓰레기 원석, 처음 잘라낸 것이 쓰레기 원석이라니, 누가 감히 짐작할 수 있었겠는가? 유사는 무대 위에 서서 불빛이 끊임없이 그의 몸을 때리자 그는 마치 광대처럼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하나하나 다 일품 원석이라더니 첫 번째에 쓰레기 원석이 나오니 웃음이 터질 지경이다.유사는 손에 든 술잔을 제대로 쥐지 못하고 손을 떨면서 수시로 술을 쏟았다.무대 밑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잠시 후 누군가 유사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주려 말을 꺼냈다."원석이 어떻게 다 적중할 수 있겠어요? 쓰레기 원석 한두 개쯤은 대수롭지 않죠.” 하지만 말이 끝나자마자 두 번째, 세 번째 원석도 다 잘렸고 마찬가지로 쓰레기 원석이었다. 첫 번째가 쓰레기 원석었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세 개의 쓰레기 원석이 연속으로 나왔다면 이것 또한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을까? 모두 일품 원석이라고 했는데, 결국 세 개의 쓰레기 원석이 연속으로 나온 것이다. 기진이 손을 뻗어 수박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고, 먹으면서 말했다.“쯧쯧, 오늘 수박이 참 달군!” 그렇다, 오늘의 열매는 달콤했다! 다만 기진에게는 달콤하고 유사에게는 고통스러울 뿐이다. 강책은 의자에 앉아 스크린을 올려다보며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렸다. 방금 세 개의 쓰레기 원석은 시작에 불과할 뿐 볼거리는 아직 뒤에 있다.이어진 '공연'은 더욱 멋졌다. 쓰레기 원석이 하나씩 잘려나가는데 대부분이 똑같이 보잘것 없는 원석이었고 일부는 일반석이지만 최고급 원석은 하나도 없다.일품은커녕 조금이라도 봐줄 만한 원석이 단 하나도 없었다. 순식간에 20여 개의 라이브 방송이 터지기 시작했다. "재미있네, 쓰레기 원석 전문 절단?” "하하, 그야말로 대형 전복 현장인데 무슨 일품 원석이라고 하더니 일품은 하나도 안 보이고 말이야.”“이건 이상하지도 않지,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일어나겠어? 모든
강책은 그에게 적을 유인해 폭로케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강책은 일부러 소문을 내서 이 일을 알게 한 것인데, 이틀 동안 유사를 위해 틈을 준 것은 강책이 방심한 것이 아니라 그가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강책은 화난 연기를 하면서도 자신의 사무실에 숨어서 자축을 했고, 유사는 반박할 수 없이 완벽히 패배했다. 지금까지 그는 자신의 비상한 머리를 자랑스럽게 여겼지만, 이번에 그는 무너져 내렸다. 강책이 골라낸 이 원석들은 일품 원석이 아니라 쓰레기 원석이었다.웃기는 건, 유사가 3대 공급업체의 손에서 이 쓰레기 원석을 다 뺏어오다니, 모든 게 망했다. 그는 이 물건들을 가로채기 위해 회사 전체의 돈을 넣었고 심지어 은행으로부터 천억의 구매대금을 대출받기까지 했다. 원석을 다 절단한 후면 아르아 주얼리는 명성을 떨치고 떼돈을 벌 줄 알았는데.결국 이번 생방송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설령 그가 이 일을 숨기려 해도, 결국 전부 생방송으로 나갔으니 내일이면 은행 사람들이 직접 찾아가서 결산을 할 것이었다. 회사 전체의 돈을 모두 잃었고, 은행에 많은 대출금도 빚졌고 도저히 갚을 수 없다. 아르아 주얼리의 결말은 파산뿐이다. 유사는 업계 진출 이후 이렇게 비참하게 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자신의 자부심과 경솔함을 위해 돈을 지불했고 이 금액은 너무 비싸고 교훈은 너무 깊었다. 우당탕 소리와 함께 유사는 그대로 땅에 넘어졌다.몸이 상당히 좋은 그도 이 엄청난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머리가 무겁고 두 눈이 감긴 채 무대에서 쓰러졌다. “팀장님?”"어서 구급차를 불러!"“빨리!!”몇 분도 안 돼 구급차가 문 앞에 도착하자 일반인들은 유사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옮겼다.로비 현장에는 여전히 절단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더 이상 계속 보는 사람은 없었고, 쓰레기 원석을 절단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가질 수 없었으며 거물들과 사장들도 모두 일어나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괜히 오지는 않았다,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지는 못
같은 시간, 항성 주얼리 팀장실 안에 두 남자가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고, 옷을 적게 입지 않았지만 온몸이 차갑게 느껴졌다. 이 두 사람은 바로 원용진과 장주하였다. 두 사람은 원래 다른 사람들처럼 컴퓨터 앞에 서서 아르아 주얼리 절단 현장을 보면서 뭔가 기쁜 일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신분이 특수해 현장 참석에 적합하지 않아 당분간 사무실에서 볼 수밖에 없다.한 조각씩 일품 원석이 나올 것을 기대한 그들은 예상 밖의 결과에 넋을 잃었다. 특히 유사가 충격을 받고 기절해 구급차에 실려가는 것을 본 그들은 온몸이 말라 오기 시작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바보도 속았다는 것을 안다.원용진은 이마의 식은땀을 닦고, 끊임없이 숨을 헐떡거렸는데 오늘 이번 일은 그의 '배신'의 길을 완전히 막아버린 셈이었다. 이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원용진은 수심에 잠긴 채 생각할수록 점점 더 막막해졌고 두 다리가 끊임없이 떨려오며 잠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옆에 있던 장주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정말 강책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이미 함정을 심어놓았고 우리는 거기에 완전 빠진 셈이네요, 하하,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군.” 사실, 그들은 무조건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깅책이 던진 소식은 만약 그들이 이 물건을 뺏지 않는다면, 항성 주얼리는 이 물건을 이용해서 큰 이익을 얻을 것이고, 아르아 주얼리의 길을 차단할 것이기 때문이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유사와 원용진 그들은 모두 속임수를 쓸 것이고 이것은 분명했다. 원용진은 비록 강책을 싫어했지만, 이 일에서는 그가 진 것에 승복했다."그럼 이제 어떡하지?”원용진이 당황해하며 말했다. “뭘 어떡합니까? 저희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니 저희가 할 일을 그냥 하면 됩니다.” “응?” 원용진은 이미 매우 뻔뻔하지만, 그는 장주하가 그보다 더 뻔뻔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그들이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으로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이 두 놈들은 ‘파렴치한’이라는 글자의 진수를 극치로 발휘하여, 누가 득세하면 바로 그곳으로 달려가며 조금의 체면도 바라지 않았다. 이때 비서가 다가와 말했다."회장님께서 돌아오셨으니 경영진 회의를 한 번 여신다고 합니다."“또 회의야?" 원용진은 짜증이 몰려왔다.지난번 회의에서는 유사가 화를 입었고, 이번 회의는 또 누가 재수 없게 될지 모른다. "가자." 그는 힘없이 일어나 석민한과 함께 회의실로 향했다.그들이 회의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대부분의 경영진이 도착했고, 기진 회장은 강책과 동시에 회의 테이블 끝에 앉아 있었다.이치에 따르면, 기진 옆에 있는 그 자리는 원용진 총 지배인이 앉아야 하는데, 지금 강책이 앉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이는 원용진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다. "흥!"원용진은 콧방귀를 뀌며 아예 아랫자리를 찾아 앉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진은 그를 상대하지 않았습니다.몇 분 후 경영진이 모두 도착했고, 비서가 회의실 문을 닫자 온 방안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모두가 동시에 기진을 쳐다보았는데, 이번 회의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기진은 심각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기진은 갑자기 깔깔 웃으며 손뼉을 쳤다.“다들 긴장하지 마세요, 이번에 여러분을 회의에 소집한 것은 큰 경사를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큰 경사?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기진은 이어서 말했다."이 일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일입니다. 불과 30분 전 우리의 최대 라이벌인 아르아 주얼리가 대형 생방송 절단 연회를 개최해 유명 거물들을 대거 초청했죠.”"이번 기회에 우리 회사를 압박해 우두머리 자리를 굳건히 잡겠다는 속셈이었습니다.” "결국 다들 보셨겠지만, 아르아 주얼리는 엉망진창이었죠. 구매금 6천억을 다 까먹어서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돈만 손해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의 명성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기진은 웃으
역시나 원용진은 강책에게 화살을 겨누었고, 직접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원용진 패거리들은 보스가 말을 하는 것을 보고, 하나같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하나둘씩 비난하기 시작했다."원 사장님 말이 맞습니다. 하루 종일 일도 안 하고 월급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밑에 있는 부하직원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겠습니까?” "기 회장님, 저는 진심으로 회사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무식한 사람들이 계속 돈을 사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회사에 이익을 주겠다는 말이 나왔는데, 결과는요? 하마터면 회사가 엉망이 될 뻔했습니다, 만약 아르아 주얼리가 아니었다면 우리 항성 주얼리는 파산했을 겁니다."이 사람들의 말은 매우 근면했으며 당장이라도 강책을 회사에서 쫓아낼 수 없다는 것이 한스러웠다. 강책에 대한 그들의 증오가 뼛속까지 파고들었으며 항성 주얼리를 무너뜨릴 방법이 없으니 강책이라도 쫓아내야 했다. 그가 더 이상 가지 않으면 모두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는가?맞은편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분노가 터졌지만 기진과 강책은 모두 미소만 지으며, 조금도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모든 것이 그들의 예상 뒤에 있는 것 같았다.기진이 줄곧 말을 하지 않자 모두의 열기도 점차 식기 시작했고, 뒤에 있던 사람들도 점차 입을 다물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회의실 전체가 조용해지자 기진은 기침 소리를 내며 매우 엄숙하게 말을 꺼냈다."여러분이 이 일에 대해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오늘 제가 여러분들에게 설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군요.”"원용진 사장의 말이 맞습니다, 몇몇 사람을 정리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 회사는 조만간 이런 사람의 손에 무너질 겁니다!” 기진의 말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원용진조차도 기진이 실제로 자신과 통일전선에 서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그는 자신의 말 몇 마디만으로 강책을 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상황이 이렇게 빨리 변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강책을
장주하도 옆에서 말을 거들었다."원 사장님 말이 맞습니다. 기 회장님께서는 지금 우리 임원들을 무시하고 있고, 우리 전부를 해고하려 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당신은 회장이고 이렇게 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에게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은 내가 관여할 수 없지만 저처럼 월급과 근속 연수에 따라 나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6억 원을 내서 배상을 해야 합니다!"한 사람이 6억 원을 요구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을 합치면 회사는 20억 정도는 보상해야 했다.기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이 돈은 사실 그리 많지 않았고 그는 당장이라도 줄 수 있었다.20억이라는 돈을 써서 이 사람들을 내보내고 원용진의 패거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사실 받아들일 수 있다.기진이 장주하의 말에 동의하려 할 때 강책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12억."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했다."12억이요?"장주하가 물었다."6억은 적으니 12억으로 하겠다는 말입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어안이 벙벙했다.값을 깎는 건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올리는 건 본 적이 없는데, 바보가 아니고서야 배상금을 올리는 사람이 있을까?기진조차도 강책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장주하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아요, 당신은 아직 양심이 좀 있는 편이네요. 그래요, 당신이 나에게 12억만 주면 나는 즉시 엉덩이를 털고 떠나겠습니다. 그 이후로는 서로 다시는 보지 말고 각자 갈 길만을 가죠."다른 사람들도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더 이상 있을 수 없다면 보상금을 받고 떠나는 것도 적절한 선택이었다.하지만, 강책의 그다음 말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턱을 빠지게 할 정도로 놀라웠다.강책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오해하셨군요, 제 뜻은 당신에게 12억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우리 항성 주얼리에 12억 줘야 한다는 겁니다. 돈을 내놓고 떠나시면 됩니다."장주하는 순간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이것이 진정 강책 입에서
모두들 이렇게 말없이 시간을 보내자 강책 또한 말을 하지 않고 심지어 휴대전화를 꺼내 게임까지 하기 시작했다.그는 눈앞의 이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고소를 하면 됐으니 감히 가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양측은 10분 동안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누군가가 버티지 못하며 회사 임원이 일어서서 겁에 질려 말했다. "강 매니저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당신 말대로 할게요, 돈을 지불하고 가겠습니다."마침내 한 사람이 포기를 하며 말했고,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2억 원입니다. 재무실로 가면 청산해 줄 사람이 있을 거예요."그 임원은 이를 갈았다.2억 원이라는 돈은 기업의 중간층에게는 이미 매우 많은 편이지만, 그는 몇 년 동안 더 많은 돈을 탐냈고, 지금은 그가 탐내는 돈의 일부만 토해낼 뿐이었다.감옥에 가지 않으려면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 임원은 곧장 회의실을 떠나 재무실로 가서 보고했다.돈을 낸 뒤 사직하고 회사를 떠났고, 강책은 이날을 위해 일찌감치 전문적인 재무회계를 꾸려 책임졌으며 모든 것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속도가 매우 빨랐다.한 사람이 선두에 서자 다른 사람들도 그를 따라 일어서기 시작했다.그들은 원래 이익 때문에 손을 잡았는데 지금은 이익이 없어졌으니 따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아무도 원용진이게 목숨을 바치려 하지 않았고, 모두가 돈을 써서 자신들을 지키려 했다.더구나 강책이 토해내라고 한 돈은 지나치지도 않고 납득할 만했다.욕심이 많았으면 더 많이 뱉고, 욕심이 적으면 덜 뱉었다. 어쨌든 강책이 제시한 숫자는 모두가 받아들였다.강책이 갖고 있는 자료가 매우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렇지 않다면 그들 모두를 다르게 대할 수 없다.한 사람 한 사람씩 모두 승복했고,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은 원용진과 장주하 뿐이다.장주하는 요 몇 년 동안 빼돌린 돈이 많았지만 10억 원을 토해내기는 좀 힘들었고 이는 그가 번 돈을 거의 다 토해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만약
항성 주얼리는 몇 시간 만에 경영진을 거의 청소하고 한 푼도 잃지 않고 이들에게서 큰돈을 벌었다.업계에선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회장 집무실 안.강책은 기진과 마주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었고, 기진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정말 자네한테 아주 놀랐어, 정말 대단해. 사실 나는 수십억 원을 써서 그 사람들을 내쫓으려고 했는데, 넌 나한테 돈을 내라고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돈을 다 벌어다 주었으니, 정말 대단해!”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그들이 수년간 그렇게 많은 회사 돈을 횡령했으니 도로 토해내는 건 당연한 일이죠.” 기진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사실 난 아직 이해가 안 되는군, 왜 넌 그 사람들을 모두 감옥에 보낼 선택을 하지 않은 거지? 난 그 사람들 얼굴을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라서 당장이라도 잡아서 감옥에 쳐넣고 싶은 심정인데 말이야.” 강책은 이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이 일을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저는 그 사람들을 모두 감옥에 보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있겠어요?” "그들을 감옥에 넣는 것은 우리 항성 주얼리가 수년간 횡령과 적자에 시달렸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으니 회사 평판에 매우 좋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소송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듭니다. 회사에서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해고하는데, 얼마나 많은 소송을 해야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할까요?” "무엇보다 지금 회사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빨리 회복하는 것이 관건인데 굳이 이런 사람들과 시간을 끌 필요가 없죠.” "그러니 이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회사의 명성을 지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잃은 돈으로 회사의 피를 조금이나마 돌려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런 방법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이제 이 사람들이 모두 해고됐으니 서둘러 다른 곳에서 사람들을 대거 투입해 인원을 충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