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헛기침을 했다.“어때, 내기 할거야?” 정몽연은 입을 삐죽내밀었다. “변태같은 너랑은 내기 안해! 부끄럽지도 않나봐..”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몽연은 은근히 기뻐했다 심지어 자신이 지기를 바랬다. 해총성의 사과에 기뻐도 할테지만 강책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더 기뻤다. 사실 이런 충동은 하루,이틀도 아니고 오랜 기간 지속 되었는데, 강책이 먼저 얘기해주니 오히려 더 좋았지만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몸이여서 그런지 이 주제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 설령 하고 싶어도 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했다. 강책이 한 마디 한 뒤 잠시 자리를 떴다.“앉아있어, 처리할게 있어. 금방 돌아올게.” 카페 밖으로 나간 그는 정단정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시작했다.“여보세요. 단정, 어제 강남시 모든 거래 성사 된거야?”“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대로 진행할 수 있는 거야?” “가능은 한데, 저희가 연예쪽에서는 아직 건설이 다 완성을 하지 못했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내용을 올릴까요?” “일단 기사 좀 내보고 이 경로가 좋은 지 안좋은지 한번 봐줘.” “네, 알겠습니다. 무슨 기사를 내드릴까요?” “잠시만, 내가 메일로 보내줄게.” 전화를 끊고 난 뒤, 강책은 기사 몇 장을 보내고 방금 전 해총성과 왕아미를 몰래 찍은 사진도 같이 첨부하여 단정에게 보냈다. 그리고는 목양일에게 전화를 걸고 대화를 이어갔다. “네 형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내용심사부서에 전화해서 ‘징명상호’라는 연예회사 경로에 대해서 알아봐달라고 해서, 기사 한 줄도 못나가게 하라고 해줘.” ”넵 알겠습니다. 금방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응.부탁해.” 그리고는 통화가 끝났다. 모든 일을 다 끝내고 강책은 뒤를 돌아 회사 건물의 14층을 향해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무차별폭격’이 어떤 건지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강책에게 무기따위 없어도 그들을 죽일 방법은 백만가지였
정몽연은 눈이 돌아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계속 확대를 하며 자신이 잘 못 본 게 아닌지 확인을 했다.“뭐뭐...” 그녀는 강책을 보다가 다시 핸드폰을 보고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강책은 음흉한 웃음을 내보이며 말했다.“이게 바로 이열치열 이라는 거야, 쟤네들 한테도 자기 얼굴에 먹칠 당하는 느낌은 알려 줘야할 것 같아서.” 정몽연이 물었다.“어떻게 한 거야?” 강책은 답했다.“침몽 하이테크 에서 알 던 친구가 몇 명 있었어. 친구들이 새로운 매체 경로를 얻었고, 난 그냥 가서 도와달라고 한 것 뿐이야.” 정몽연이 물었다.“아, 그렇구나. 근데 안 좋은 거 아니야?” 강책은 웃으며 되물었다.“그럼, 기사 내릴까?” 정몽연은 바로 고개를 들고 말했다.“흥,아니! 절대로! “ 한편, 징명상호사장의 사무실에서는 해총성이 사장과 몇 마디 나눈 뒤, 밖으로 나왔다. 그가 나오자마자 주변사람들이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비웃기도 했다. 직장생활에 예민하고 이를 중요시여기는 해총성은 분위기가 이상한 걸 바로 눈치챘다. 그리고는 한 사람을 끌고 물었다.“왜 웃는거야?” 직장동료가 말했다.“성이 형님, 제가 왜 웃는 지는 잘 아실 텐데요.” 해총성이 답했다.“내가 알긴 뭘 알아!” 직장동료는 말을 이어갔다.“아이, 성이 형님, 그만 하세요. 사장님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거 세상천지 다 아는데요. 아무것도 모르시는 척 하지 마시 라구요. 너무 숨기시는 거 아니에요? 저번에 사장님한테 월급 좀 올려달라고 형님 한테 부탁드렸는데 형님께서는 사장님이랑 별로 안 친하다고 그러시고. 쯧쯧쯧.” 이게 무슨 소리지? 해총성은 동료의 멱살을 잡고는 험악하게 소리를 질렀다.“다시 한번 더 지껄여봐.” 직장동료는 그를 침착 시키며 말했다.“형님, 제가 없는 말을 지어 낸 게 아니라, 기사에 다 올라왔다고요.” 해총성은 기사를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열 몇 군
왕아미가 그를 재촉하며 말했다.“그래그래, 얼른 가서 써.” 해총성이 답했다.“네! 바로 쓸게요!” 두 사람이 반격을 준비 하고 있을 찰나, 비서가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는 조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장님, 큰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왕아미가 물었다.“또 무슨 일이에요?” 비서는 말을 이어갔다.“방금 전에 심사부서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저희 회사의 기사가 조작, 악의적인 편집 혐의가 있어 모든 매체 경로를 다 막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회사 운영을 잠시 멈추라고도 말씀하시고 부서에서 기사마다 심사를 진행하고, 혹시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매체 경로를 다 막을 거라고 하시네요. 어쩌죠?” 왕아미는 멍을 때렸다. 자신들의 문제가 겉잡을 수 없이 퍼지게 된 상황 이였다. 연예매체회사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화제성을 잡아 다른 매체에 뿌리는 것 이였는데, 경로를 다 막아서 기사 한 줄도 못 내보낸 다니..기사를 내보내지 못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있어 총을 뺏은 거나 다름없었다. 이 상황에서 무슨 반격을 하겠다고.. 해총성이 편집도 잘하고, 루머도 잘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한들 매체경로가 다 막아 논 상태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만약 다른 매체를 통해 올린다고 해도 바로 들킬 게 뻔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강책과 ‘글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한쪽에서는 마음대로 말할 수 있고, 한 쪽에서는 말도 못하게 입을 막아놓는 이 상황에 징명상호는 질게 뻔했다. 띠링~~띠링~~해총성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의 엄마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는 전화를 받고 대화를 이어나갔다.“네, 엄마, 무슨 일이에요?” “아들아, 방금 전에 기사에서 네가 남의 집 팬티를 훔쳤다가 주인한테 들켜서 네 다리가 부러졌다고 하는데, 괜찮은 거냐? 내가 그래서 여자친구를 빨리 만들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하지 않았어? 그리고 남의 집 팬티를 왜 훔쳐가? 너 때문에 이 엄마 창피해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생겼
왕아미의 남편은 그녀가 하는 말이 귀로 들어오지 않았다. 원래부터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태였는데 자신의 아내와 해총성이 같이 있는 걸 보고는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그는 왕아미의 뺨을 때렸고, 발로 해충성을 까서 책상 안으로 몰고는 쓰레기통을 해충성의 머리 위에 뒤집어 씌웠다. 그 남자는 “쓰레기같은 연 놈들이야! 쓰레기 같은 연 놈들!” 라고 크게 욕을 하며 회사에서 나왔다. 왕아미는 사무실에서 엉엉-울었고, 해총성은 자신 머리위에 씌워진 쓰레기통을 빼고 입안에 있는 종이들을 뱉으며 흉악하게 말했다.“신고 할거야! 신고할거라고! “ 왕아미가 물었다.“신고하면 해결할 수 있어? 네 덕에 오늘 신고해서 기사를 내렸다고 치자, 근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데?” 해총성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맞는 말 이였다. 이 업계에서 몇 년 동안 일한 덕에 신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신고를 해 봤자 기사를 올릴 경로도 없었다. 왕아미가 말을 이어갔다.“가서 사과하는 방법밖에 없어.” 그리고는 손목시계를 보고는 다급하게 말했다.“그 남자가 한 시간만 기다려준다고 했던 것 같아, 지금 10분도 안 남았어, 얼른! 가서 찾아야해!!” 어쩔 수 없던 해총성은 바닥에서 일어나 왕아미와 함께 카페로 몸을 옮겼다. 한편, 카페에서는 강책과 정몽연은 계속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정몽연은 기지개를 피고는 말했다.“네가 틀린 거 같은데, 그 두 사람 안 올 것 같아.” 강책은 손목에 찬 시계를 보고는 “10분 남았어, 안 급해.” 라고 답했다. 정몽연은 말을 이었다.“흥, 그 왕아미, 해총성 같이 선도 못 지키는 사람들한테 이 방법이 통할까? 완전 철면피 던데..” 강책이 답했다.“통할지 안 통할지는 곧 알게 될 거야.” 탁탁탁탁- 순간 어디서 바쁘게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눈 깜짝할 새에 왕아미와 해총성이 그들 앞에 나타나서는 울면서 말을 꺼냈다.“두 분께 저희가 죽을 죄
“네네네, 그럼요.” 해총성은 재빨리 답했다. 정몽연의 마음은 한결 나아졌다. 화도 내려갔고, 상대방의 사과도 받고, 해명도 할 수 있고, 명예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건 강책 덕분 이였다. 강책의 도움이 아니 였다면 이 기사들 때문에 무슨 꼴을 당했을지 알 수 없었다. 해총성이 물었다.“이..이제..용서해 주시는 건가요? 저희 가도 되는 건가요?” “잠시만요.”강책이 그를 막았다. 그리고는 다시 되물었다.“몽연이를 아는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왜 몽연이에 관해서 기사를 쓰신 거죠?” 해총성은 울면서 그에게 답했다.“맹지정 이라는 놈이 보낸 편지 때문에 기사를 올리게 됐습니다. 안에는 합성한 그 사진 들이랑 ‘배경’이라고 써져 있는 글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소재를 가지고 기사를 쓴 거에요, 제가 미쳤었 나봐요.” “맹..지..정?!” 그의 말을 듣고 파악이 완료 된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잘 알겠습니다. 돌아가셔도 좋아요. 기사 내려 줄 테니까. 대신 돌아가시면 꼭 약속 지키세요. 사과문이랑 기자회견도 여시고요. 저희 인내심도 한계가 있습니다.” 해총성은 “네,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한 뒤, 왕아미와 함께 카페를 떴다. 회사로 돌아 가서 한 사람은 사과문을 쓰기 바빴고, 한 사람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편, 카페점에서는.정몽연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아,이 모든 게 다 맹지정, 그 놈 때문 이였구나! 분명히 자기 아빠가 우리 가족 망하게 하려다가 실패하고 오히려 감옥에 들어가게 돼서 그러는 게 틀림없어,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이야! 몰래 숨어서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니는 비겁한 놈, 진짜 역겨워!” 강책은 커피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 담담히 말을 꺼냈다.“뿌리부터 뽑아야 해. 맹지정한테 여지를 주어서는 안돼.” “어떻게 하려고?” 정몽연이 물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좀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서.” 라고 강책은 짧게
맹지정은 깜짝 놀라 일어나서는 그들을 가리키며 물었다.“누구..누구세요?” 대머리무리들이 길을 트고, 한 남자가 그에게 다가갔다. 맹지정은 그를 자세히 보고는 말했다.“그 미친 여자 남편, 강책?!” 맹지정은 강책을 자세히 보았지만 그의 눈에서 나오는 살기는 보지 못했기에 말을 이어갔다.“당장 안나가?! 여긴 우리 집 이라고! 이거 주거침입죄야! 지금 당장 신고해서 잡..” 그가 말을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빠르게 맹지정에게 바짝 다가가 그의 머리를 잡고는 벽으로 밀었다. 푸슉- 순간 맹지정은 피토를 했고,바닥이 피로 흥건해졌다. 강책의 살기를 건드렸다면 맹지정은 물론이고, 호랑이도 그 자리에서 처참하게 죽는 꼴을 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쉽게 죽는 것도 바라지 않았기에 강책은 손을 놓았다. 맹지정은 진흙처럼 바닥에 내팽겨졌고, 아파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강책은 의자를 그의 앞으로 끌고 가서 앉아 입을 열었다.“맹지정,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더 말할 필요 없겠지?” 맹지정은 이를 꽉 깨물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알면 어떡 할건데? 오늘 네가 나 안 죽이면 영원히 너네 두 사람 괴롭히면서 다닐 거야!”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그럴 기회는 없을 거야.” 라고 답했다. 기회가 없다니?무슨 뜻이지?맹지정은 강책이 정말로 자신을 죽이는 줄 알고 너무 무서웠지만 입 밖으로는 절대로 내뱉고 싶지 않았다.“네가 날 못 죽일 리는 없잖아?” 강책은 담담히 말했다.“안 죽일건데? 그냥 계속 때릴 거야.” 강책이 손을 흔들자 주변에 있던 대머리무리들이 맹지정의 어깨를 잡고는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사람에게 한대씩 맞고는 결국 피토를 하고, 어지러워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강책이 멈추라고 하기 전까지 무리들은 절대로 멈추지 않았다. 맹지정은 계속해서 기절을 하고, 기절을 했다 하면 차가운 물로 깨우고, 계속 때리고..끝없는 반복 이였다. 강책을 이렇게까지 화나 게 한 건 이번이 처음 이
맹지정은 이미 강책에 의해 완전히 불구가 되었고,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이것이 바로 강책의 발작 버튼을 누른 최후였다!현장을 떠난 뒤, 강책은 광두용에게 주소를 건네주었다.“형님, 이게 뭡니까?”“침몽 하이테크 주소야, 내일 애들을 데리고 가, 내가 한 약속을 지켜야겠어.”“네, 잘 알겠습니다. 내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겠습니다.”말을 끝내자, 강책은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 택시를 불러 집으로 돌아갔다.캄캄한 밤, 그는 마치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았고, 갈라져버린 땅의 흔적 만이 수라 군신의 두려움을 알 수 있었다!……집에 돌아온 강책은 곧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덤덤한 표정을 했다.정몽연은 이내 강책에게 다가가 그의 가슴팍을 치며 말했다.“돌아왔구나, 큰일 난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그러자 강책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회사에 가서 업무 좀 보고 왔는데, 무슨 큰일이 나겠어?”한편에서는 정계산과 소청이 밥 한 상을 이미 다 차려 놓았고, 두 사람을 불러 식탁에 앉혔다.네 식구가 한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즐기던 도중, TV에서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징명 상호회사의 회장인 왕아미와 회사의 편집인인 해총성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 해명한다는 뉴스속보였다.정몽연은 그 뉴스를 보면 볼수록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 때, 강책이 그녀의 귀에다 대고 말했다.“우리가 내기한 건 안 잊었지? 내가 분명 저들이 사과를 한다고 했으니까 이 내기는 내가 이긴 거야. 이제 약속을 지켜야지……”그러자 정몽연의 두 볼이 빨개지고, 시선을 회피하곤 강책을 밀며 말했다.“엄마 아빠 다 계신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저리 가.”정계산은 두 사람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물었다.“두 사람 뭐 하는 건가? 밥상머리 앞에서 싸우기라도 하는 거야?”“아뇨……”정몽연은 창피한 듯 고개를 떨구고는 말했다.“저는 배불러서 이만 자러 갈게요.”그녀는 몸을 일으켜 재빨리 방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소청은 의아해
”아니, 여기로 오지 마.”정몽연은 머리맡으로 몸을 바짝 움크리며 두 손으로 이불을 꽉 쥐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그녀는 강책이 외투와 신발을 벗고 침대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강책도 사실 이런 일은 해본 적이 없었다.그는 오늘 조금은 흥분되어 있는 상태였고, 연속적으로 고강도의 일들을 하다 보니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수라군신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해 보려고 시도했었지만, 정몽연을 보기만 하면 그의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그는 자신이 이미 정몽연을 사랑한다는 걸 마음속 깊이 알고 있었고, 그녀에게서 헤어 나올 수도 없다.정몽연은 말로는 싫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고, 오히려 조금은 좋고, 기대하며 심지어는 자신의 감정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강책,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이러지 마.”“부모님도 다 집에 계셔서 좀 그래.”하지만 강책은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고, 정몽연은 이내 수줍게 두 눈을 감았다.순간, 그녀의 입술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강책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과 맞닿았다.정몽연의 마음이 활짝 열리며, 모든 준비가 끝난 듯 그녀는 몸을 강책에게 바짝 갖다 대었다.이때, 전화벨이 다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다.띠리리……띠리리……왜 하필 이 시간에 전화가 온 건지, 강책은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정몽연도 놀라 두 사람은 서로 눈이 마주쳤고, 전화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입을 다시 맞췄다.띠리리……“짜증 나게!!!”정몽연은 강책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있던 두 손을 놓으며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보았고, 할아버지 정중이 걸어온 전화였다.그녀는 성가시다는 듯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할아버지, 무슨 일이에요?”“몽연아, 회사로 빨리 와야겠다, 프로젝트가 큰 문제가 생겼어, 빨리 와서 방법을 좀 찾아보거라.”“꼭 오늘 밤에 가야 하는 거예요?”“오늘 밤이 아니라, 지금 당장!”정몽연은 씩씩거리며 전화를 끊고, 강책을 바라보며 미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