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헛기침을 했다.“어때, 내기 할거야?” 정몽연은 입을 삐죽내밀었다. “변태같은 너랑은 내기 안해! 부끄럽지도 않나봐..”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몽연은 은근히 기뻐했다 심지어 자신이 지기를 바랬다. 해총성의 사과에 기뻐도 할테지만 강책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더 기뻤다. 사실 이런 충동은 하루,이틀도 아니고 오랜 기간 지속 되었는데, 강책이 먼저 얘기해주니 오히려 더 좋았지만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몸이여서 그런지 이 주제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 설령 하고 싶어도 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했다. 강책이 한 마디 한 뒤 잠시 자리를 떴다.“앉아있어, 처리할게 있어. 금방 돌아올게.” 카페 밖으로 나간 그는 정단정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시작했다.“여보세요. 단정, 어제 강남시 모든 거래 성사 된거야?”“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대로 진행할 수 있는 거야?” “가능은 한데, 저희가 연예쪽에서는 아직 건설이 다 완성을 하지 못했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내용을 올릴까요?” “일단 기사 좀 내보고 이 경로가 좋은 지 안좋은지 한번 봐줘.” “네, 알겠습니다. 무슨 기사를 내드릴까요?” “잠시만, 내가 메일로 보내줄게.” 전화를 끊고 난 뒤, 강책은 기사 몇 장을 보내고 방금 전 해총성과 왕아미를 몰래 찍은 사진도 같이 첨부하여 단정에게 보냈다. 그리고는 목양일에게 전화를 걸고 대화를 이어갔다. “네 형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내용심사부서에 전화해서 ‘징명상호’라는 연예회사 경로에 대해서 알아봐달라고 해서, 기사 한 줄도 못나가게 하라고 해줘.” ”넵 알겠습니다. 금방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응.부탁해.” 그리고는 통화가 끝났다. 모든 일을 다 끝내고 강책은 뒤를 돌아 회사 건물의 14층을 향해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무차별폭격’이 어떤 건지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강책에게 무기따위 없어도 그들을 죽일 방법은 백만가지였
정몽연은 눈이 돌아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계속 확대를 하며 자신이 잘 못 본 게 아닌지 확인을 했다.“뭐뭐...” 그녀는 강책을 보다가 다시 핸드폰을 보고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강책은 음흉한 웃음을 내보이며 말했다.“이게 바로 이열치열 이라는 거야, 쟤네들 한테도 자기 얼굴에 먹칠 당하는 느낌은 알려 줘야할 것 같아서.” 정몽연이 물었다.“어떻게 한 거야?” 강책은 답했다.“침몽 하이테크 에서 알 던 친구가 몇 명 있었어. 친구들이 새로운 매체 경로를 얻었고, 난 그냥 가서 도와달라고 한 것 뿐이야.” 정몽연이 물었다.“아, 그렇구나. 근데 안 좋은 거 아니야?” 강책은 웃으며 되물었다.“그럼, 기사 내릴까?” 정몽연은 바로 고개를 들고 말했다.“흥,아니! 절대로! “ 한편, 징명상호사장의 사무실에서는 해총성이 사장과 몇 마디 나눈 뒤, 밖으로 나왔다. 그가 나오자마자 주변사람들이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비웃기도 했다. 직장생활에 예민하고 이를 중요시여기는 해총성은 분위기가 이상한 걸 바로 눈치챘다. 그리고는 한 사람을 끌고 물었다.“왜 웃는거야?” 직장동료가 말했다.“성이 형님, 제가 왜 웃는 지는 잘 아실 텐데요.” 해총성이 답했다.“내가 알긴 뭘 알아!” 직장동료는 말을 이어갔다.“아이, 성이 형님, 그만 하세요. 사장님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거 세상천지 다 아는데요. 아무것도 모르시는 척 하지 마시 라구요. 너무 숨기시는 거 아니에요? 저번에 사장님한테 월급 좀 올려달라고 형님 한테 부탁드렸는데 형님께서는 사장님이랑 별로 안 친하다고 그러시고. 쯧쯧쯧.” 이게 무슨 소리지? 해총성은 동료의 멱살을 잡고는 험악하게 소리를 질렀다.“다시 한번 더 지껄여봐.” 직장동료는 그를 침착 시키며 말했다.“형님, 제가 없는 말을 지어 낸 게 아니라, 기사에 다 올라왔다고요.” 해총성은 기사를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열 몇 군
왕아미가 그를 재촉하며 말했다.“그래그래, 얼른 가서 써.” 해총성이 답했다.“네! 바로 쓸게요!” 두 사람이 반격을 준비 하고 있을 찰나, 비서가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는 조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장님, 큰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왕아미가 물었다.“또 무슨 일이에요?” 비서는 말을 이어갔다.“방금 전에 심사부서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저희 회사의 기사가 조작, 악의적인 편집 혐의가 있어 모든 매체 경로를 다 막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회사 운영을 잠시 멈추라고도 말씀하시고 부서에서 기사마다 심사를 진행하고, 혹시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매체 경로를 다 막을 거라고 하시네요. 어쩌죠?” 왕아미는 멍을 때렸다. 자신들의 문제가 겉잡을 수 없이 퍼지게 된 상황 이였다. 연예매체회사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화제성을 잡아 다른 매체에 뿌리는 것 이였는데, 경로를 다 막아서 기사 한 줄도 못 내보낸 다니..기사를 내보내지 못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있어 총을 뺏은 거나 다름없었다. 이 상황에서 무슨 반격을 하겠다고.. 해총성이 편집도 잘하고, 루머도 잘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한들 매체경로가 다 막아 논 상태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만약 다른 매체를 통해 올린다고 해도 바로 들킬 게 뻔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강책과 ‘글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한쪽에서는 마음대로 말할 수 있고, 한 쪽에서는 말도 못하게 입을 막아놓는 이 상황에 징명상호는 질게 뻔했다. 띠링~~띠링~~해총성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의 엄마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는 전화를 받고 대화를 이어나갔다.“네, 엄마, 무슨 일이에요?” “아들아, 방금 전에 기사에서 네가 남의 집 팬티를 훔쳤다가 주인한테 들켜서 네 다리가 부러졌다고 하는데, 괜찮은 거냐? 내가 그래서 여자친구를 빨리 만들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하지 않았어? 그리고 남의 집 팬티를 왜 훔쳐가? 너 때문에 이 엄마 창피해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생겼
왕아미의 남편은 그녀가 하는 말이 귀로 들어오지 않았다. 원래부터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태였는데 자신의 아내와 해총성이 같이 있는 걸 보고는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그는 왕아미의 뺨을 때렸고, 발로 해충성을 까서 책상 안으로 몰고는 쓰레기통을 해충성의 머리 위에 뒤집어 씌웠다. 그 남자는 “쓰레기같은 연 놈들이야! 쓰레기 같은 연 놈들!” 라고 크게 욕을 하며 회사에서 나왔다. 왕아미는 사무실에서 엉엉-울었고, 해총성은 자신 머리위에 씌워진 쓰레기통을 빼고 입안에 있는 종이들을 뱉으며 흉악하게 말했다.“신고 할거야! 신고할거라고! “ 왕아미가 물었다.“신고하면 해결할 수 있어? 네 덕에 오늘 신고해서 기사를 내렸다고 치자, 근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데?” 해총성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맞는 말 이였다. 이 업계에서 몇 년 동안 일한 덕에 신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신고를 해 봤자 기사를 올릴 경로도 없었다. 왕아미가 말을 이어갔다.“가서 사과하는 방법밖에 없어.” 그리고는 손목시계를 보고는 다급하게 말했다.“그 남자가 한 시간만 기다려준다고 했던 것 같아, 지금 10분도 안 남았어, 얼른! 가서 찾아야해!!” 어쩔 수 없던 해총성은 바닥에서 일어나 왕아미와 함께 카페로 몸을 옮겼다. 한편, 카페에서는 강책과 정몽연은 계속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정몽연은 기지개를 피고는 말했다.“네가 틀린 거 같은데, 그 두 사람 안 올 것 같아.” 강책은 손목에 찬 시계를 보고는 “10분 남았어, 안 급해.” 라고 답했다. 정몽연은 말을 이었다.“흥, 그 왕아미, 해총성 같이 선도 못 지키는 사람들한테 이 방법이 통할까? 완전 철면피 던데..” 강책이 답했다.“통할지 안 통할지는 곧 알게 될 거야.” 탁탁탁탁- 순간 어디서 바쁘게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눈 깜짝할 새에 왕아미와 해총성이 그들 앞에 나타나서는 울면서 말을 꺼냈다.“두 분께 저희가 죽을 죄
“네네네, 그럼요.” 해총성은 재빨리 답했다. 정몽연의 마음은 한결 나아졌다. 화도 내려갔고, 상대방의 사과도 받고, 해명도 할 수 있고, 명예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건 강책 덕분 이였다. 강책의 도움이 아니 였다면 이 기사들 때문에 무슨 꼴을 당했을지 알 수 없었다. 해총성이 물었다.“이..이제..용서해 주시는 건가요? 저희 가도 되는 건가요?” “잠시만요.”강책이 그를 막았다. 그리고는 다시 되물었다.“몽연이를 아는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왜 몽연이에 관해서 기사를 쓰신 거죠?” 해총성은 울면서 그에게 답했다.“맹지정 이라는 놈이 보낸 편지 때문에 기사를 올리게 됐습니다. 안에는 합성한 그 사진 들이랑 ‘배경’이라고 써져 있는 글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소재를 가지고 기사를 쓴 거에요, 제가 미쳤었 나봐요.” “맹..지..정?!” 그의 말을 듣고 파악이 완료 된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잘 알겠습니다. 돌아가셔도 좋아요. 기사 내려 줄 테니까. 대신 돌아가시면 꼭 약속 지키세요. 사과문이랑 기자회견도 여시고요. 저희 인내심도 한계가 있습니다.” 해총성은 “네,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한 뒤, 왕아미와 함께 카페를 떴다. 회사로 돌아 가서 한 사람은 사과문을 쓰기 바빴고, 한 사람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편, 카페점에서는.정몽연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아,이 모든 게 다 맹지정, 그 놈 때문 이였구나! 분명히 자기 아빠가 우리 가족 망하게 하려다가 실패하고 오히려 감옥에 들어가게 돼서 그러는 게 틀림없어,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이야! 몰래 숨어서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니는 비겁한 놈, 진짜 역겨워!” 강책은 커피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 담담히 말을 꺼냈다.“뿌리부터 뽑아야 해. 맹지정한테 여지를 주어서는 안돼.” “어떻게 하려고?” 정몽연이 물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좀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서.” 라고 강책은 짧게
맹지정은 깜짝 놀라 일어나서는 그들을 가리키며 물었다.“누구..누구세요?” 대머리무리들이 길을 트고, 한 남자가 그에게 다가갔다. 맹지정은 그를 자세히 보고는 말했다.“그 미친 여자 남편, 강책?!” 맹지정은 강책을 자세히 보았지만 그의 눈에서 나오는 살기는 보지 못했기에 말을 이어갔다.“당장 안나가?! 여긴 우리 집 이라고! 이거 주거침입죄야! 지금 당장 신고해서 잡..” 그가 말을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빠르게 맹지정에게 바짝 다가가 그의 머리를 잡고는 벽으로 밀었다. 푸슉- 순간 맹지정은 피토를 했고,바닥이 피로 흥건해졌다. 강책의 살기를 건드렸다면 맹지정은 물론이고, 호랑이도 그 자리에서 처참하게 죽는 꼴을 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쉽게 죽는 것도 바라지 않았기에 강책은 손을 놓았다. 맹지정은 진흙처럼 바닥에 내팽겨졌고, 아파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강책은 의자를 그의 앞으로 끌고 가서 앉아 입을 열었다.“맹지정,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더 말할 필요 없겠지?” 맹지정은 이를 꽉 깨물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알면 어떡 할건데? 오늘 네가 나 안 죽이면 영원히 너네 두 사람 괴롭히면서 다닐 거야!”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그럴 기회는 없을 거야.” 라고 답했다. 기회가 없다니?무슨 뜻이지?맹지정은 강책이 정말로 자신을 죽이는 줄 알고 너무 무서웠지만 입 밖으로는 절대로 내뱉고 싶지 않았다.“네가 날 못 죽일 리는 없잖아?” 강책은 담담히 말했다.“안 죽일건데? 그냥 계속 때릴 거야.” 강책이 손을 흔들자 주변에 있던 대머리무리들이 맹지정의 어깨를 잡고는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사람에게 한대씩 맞고는 결국 피토를 하고, 어지러워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강책이 멈추라고 하기 전까지 무리들은 절대로 멈추지 않았다. 맹지정은 계속해서 기절을 하고, 기절을 했다 하면 차가운 물로 깨우고, 계속 때리고..끝없는 반복 이였다. 강책을 이렇게까지 화나 게 한 건 이번이 처음 이
맹지정은 이미 강책에 의해 완전히 불구가 되었고,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이것이 바로 강책의 발작 버튼을 누른 최후였다!현장을 떠난 뒤, 강책은 광두용에게 주소를 건네주었다.“형님, 이게 뭡니까?”“침몽 하이테크 주소야, 내일 애들을 데리고 가, 내가 한 약속을 지켜야겠어.”“네, 잘 알겠습니다. 내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겠습니다.”말을 끝내자, 강책은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 택시를 불러 집으로 돌아갔다.캄캄한 밤, 그는 마치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았고, 갈라져버린 땅의 흔적 만이 수라 군신의 두려움을 알 수 있었다!……집에 돌아온 강책은 곧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덤덤한 표정을 했다.정몽연은 이내 강책에게 다가가 그의 가슴팍을 치며 말했다.“돌아왔구나, 큰일 난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그러자 강책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회사에 가서 업무 좀 보고 왔는데, 무슨 큰일이 나겠어?”한편에서는 정계산과 소청이 밥 한 상을 이미 다 차려 놓았고, 두 사람을 불러 식탁에 앉혔다.네 식구가 한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즐기던 도중, TV에서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징명 상호회사의 회장인 왕아미와 회사의 편집인인 해총성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 해명한다는 뉴스속보였다.정몽연은 그 뉴스를 보면 볼수록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 때, 강책이 그녀의 귀에다 대고 말했다.“우리가 내기한 건 안 잊었지? 내가 분명 저들이 사과를 한다고 했으니까 이 내기는 내가 이긴 거야. 이제 약속을 지켜야지……”그러자 정몽연의 두 볼이 빨개지고, 시선을 회피하곤 강책을 밀며 말했다.“엄마 아빠 다 계신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저리 가.”정계산은 두 사람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물었다.“두 사람 뭐 하는 건가? 밥상머리 앞에서 싸우기라도 하는 거야?”“아뇨……”정몽연은 창피한 듯 고개를 떨구고는 말했다.“저는 배불러서 이만 자러 갈게요.”그녀는 몸을 일으켜 재빨리 방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소청은 의아해
”아니, 여기로 오지 마.”정몽연은 머리맡으로 몸을 바짝 움크리며 두 손으로 이불을 꽉 쥐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그녀는 강책이 외투와 신발을 벗고 침대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강책도 사실 이런 일은 해본 적이 없었다.그는 오늘 조금은 흥분되어 있는 상태였고, 연속적으로 고강도의 일들을 하다 보니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수라군신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해 보려고 시도했었지만, 정몽연을 보기만 하면 그의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그는 자신이 이미 정몽연을 사랑한다는 걸 마음속 깊이 알고 있었고, 그녀에게서 헤어 나올 수도 없다.정몽연은 말로는 싫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고, 오히려 조금은 좋고, 기대하며 심지어는 자신의 감정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강책,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이러지 마.”“부모님도 다 집에 계셔서 좀 그래.”하지만 강책은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고, 정몽연은 이내 수줍게 두 눈을 감았다.순간, 그녀의 입술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강책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과 맞닿았다.정몽연의 마음이 활짝 열리며, 모든 준비가 끝난 듯 그녀는 몸을 강책에게 바짝 갖다 대었다.이때, 전화벨이 다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다.띠리리……띠리리……왜 하필 이 시간에 전화가 온 건지, 강책은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정몽연도 놀라 두 사람은 서로 눈이 마주쳤고, 전화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입을 다시 맞췄다.띠리리……“짜증 나게!!!”정몽연은 강책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있던 두 손을 놓으며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보았고, 할아버지 정중이 걸어온 전화였다.그녀는 성가시다는 듯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할아버지, 무슨 일이에요?”“몽연아, 회사로 빨리 와야겠다, 프로젝트가 큰 문제가 생겼어, 빨리 와서 방법을 좀 찾아보거라.”“꼭 오늘 밤에 가야 하는 거예요?”“오늘 밤이 아니라, 지금 당장!”정몽연은 씩씩거리며 전화를 끊고, 강책을 바라보며 미안한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