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이……"강책은 한순간에 넋을 잃었다. 비록 윤석현과의 갈등이 매우 깊었지만, 강책과 윤석현은 사제지간이며 아름다운 과거가 있었고, 윤석현이 직접 강책을 키운 것은 사실이다. 한이 한으로 돌아가도 은혜는 잊을 수 없다.강책은 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살짝 젖혀 울분을 풀었다.윤석현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지만 결국 자신은 지켜내지 못했고, 자신이 이런 식으로 세상을 떠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을 즐겨야 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항상 내일을 기대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내일이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강책은 눈을 뜬 뒤 이영호를 바라보았다. 이영호가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왜죠? 물어볼 필요가 있나요? 내가 선배처럼 평생 윤석현의 통제를 받아야 하나요? 선배, 나한테 고마워해야죠, 내가 정말 선배를 도와 큰 문제를 제거한 셈입니다. 내가 아니면 언제까지 윤석현에게 속아넘어갔을지 모르는 거니까요."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윤석현이 죽지 않았다면, 그는 반드시 평생 강책을 이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도 강책을 도운 셈인가?강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스승님께 원한이 있든 없든, 너와 나는 오늘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나갈 수 있을 거야." 이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나와 선배의 의견이 종종 다르긴 하지만, 선배의 그 말에는 동의해요. 내가 무대 위에 올라선 순간부터 선배를 살려둘 생각은 없었어요.""그래, 좋은 기세야."처음으로 강책은 진지한 자세를 취했고 그의 두 눈은 이영호에게 고정되었다. 강책은 이영호에게 달려들었고, 그 속도는 육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이영호는 자신의 스피드가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강책 앞에서는 여전히 녹록지 않았다.이영호가 반응 하기도 전에 강책의 주먹은 이미 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퍽!주먹이 단단하게 이영호의 어깨를 내리쳤고, 순간 그의 어깨는 탈구되었다."아직 안 끝났어."강책은 높이 날아올라 두 무릎을 이영호의 양쪽
"강 선배, 선배의 실력은……역시 천하제일이네요.""하지만 천하제일이란 게 날 이길 수 있다는 건 아니죠."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영호는 주머니에서 약 상자를 꺼낸 후 고개를 들어 다섯 알의 약을 모두 집어삼켰다. 윤석현은 그에게 최대 세 알만 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영호가 어떻게 그의 말을 듣겠는가? 정말 세 알만 먹을 수 있다면, 윤석현은 왜 세 알이 아니라 다섯 알을 준 것이지? 이유는 단 하나, 윤석현이 세 알로는 절대 강책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섯 알을 준비했고, 이영호의 모든 신체 기능을 다 소모해서라도 강책을 죽음으로 몰아넣어야 했다.천천히, 이영호는 몸을 일으켰다. 약물은 그의 몸 안의 모든 상처를 회복시켰고, 지금의 그는 아픔을 느끼지 않고, 머릿속에는 오직 전투밖에 없었다! 이영호는 돌아서서 강책을 바라보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강 선배, 이 약은 스승님이 특별히 준비한 거예요. 그는 내가 선배를 죽이지 못할까 봐 이 약을 준비한 거죠. 그런데 아직도 스승님을 위해서 복수를 하고 싶나요?"이 말은 너무나 가슴을 파고들었다. 어느 누가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대신해서 복수하고 싶겠는가? 스승과 제자의 감정이 되살아난다고 해도 강책은 성인이 아니지 않은가. 그때, 누군가가 밑에서 소리쳤다."심사위원님, 어떻게 약을 먹을 수 있죠? 이건 규칙 위반이 아닌가요?"그러자 심사위원이 다가가서 말했다."이영호, 당신은 규칙을 어기고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심사 자격을 박탈하니 여기서 나가세요!""심사 자격을 박탈한다고?"이영호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고개를 들어 껄껄 웃었다."헛소리는 하지 말지. 내가 이 엉터리 자격에 신경 쓸 것 같아? 내가 그렇게 군신이 되고 싶은 줄 아느냐고?""내가 원하는 것은 강책을 이기는 것뿐이다!"이영호는 단숨에 심사위원에게 다가가 힘껏 내리쳤고, 심사위원의 목은 세 번이나 꺾이며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미쳤다, 이영
늑대의 야성이 이영호의 몸에서 잘 드러나는 순간이다. 누구든지 그를 만나면 산산조각이 나고, 설령 수라 군신이라 할지라도 이 늑대 앞에서는 아무런 이득도 얻을 수 없다.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침을 삼켰다.그들은 끝까지 싸우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그렇지 않으면 이영호에게 몇 조각으로 찢겼을 지도 모른다. 군중 속에 있던 양자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는 지금의 강책이 이미 체력이 다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엊그제 강책이 독이 든 차를 마신 후 독소를 배출하기 위해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몸은 피로에 지쳐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어제 하루 종일 쉬고 보약도 많이 먹었는데도 큰 부상에서 막 회복한 그는 평소 실력의 7할에 불과했다.체력도 큰 문제다.단숨에 전투를 치르려고 했는데 이영호에게 끌려가 연장전에 들어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필이면 이영호는 또 약물에 의해 무적의 존재가 됐으니, 이런 이영호에게 강책이 워낙 밀린 데다 체력도 버텨내지 못해 패배가 확정적이다.패하면 죽는다.양자리는 이를 악물고 있었고, 그는 이미 언제든지 무대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설령 강책에게 호되게 야단맞더라도 강책이 산 채로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리 없었다."총수님, 이 양자리가 반드시 총수님을 구하겠습니다!"무대 위. 강책은 몸을 일으켰지만 호흡이 거칠어지고 땀이 등을 적시는 게 느껴졌다. 이영호는 손목을 흔들고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선배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네요? 아, 기억났다. 스승님이 그저께 차를 먹이신 것 같은데, 차가 맛이 없었죠?"이영호는 이 계략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강책은 심호흡을 한 뒤 몸을 바로 세우고 계속 싸울 자세를 취했다."오, 계속 싸울 수 있겠어요?""역시 선배님답게 의지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감동적이에요.""하지만 난 당신 꼴이 눈에 거슬려!""죽어라!"이영호가 달려들자 강책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고, 주먹은 강책의 관자놀이로 향했다.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강책은 팔
양자리는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이영호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금지된 약물 먹고 체력 키운 게 무슨 자랑이야? 실력이 되면 우리 총수님이랑 정정당당하게 한판 붙어볼래?”이영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 규칙 위반했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양자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도 규칙을 어겼으니까 우리도 규칙을 지킬 필요가 없네!”양자리는 말을 끝내고 강책을 도와주러 갔다. “양자리!!!”강책이 소리를 치며 양자리를 불러 세웠다. 강책이 양자리에게 말했다. “양자리, 이건 나의 싸움이자 시련이야. 잃어버린 것을 쉽게 되찾으면 그 소중함을 몰라, 이왕 되찾을 거 피나는 노력을 해야 돼. 하느님이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으니 나를 위해 기뻐해 줘야지.”강책은 힘겹게 일어서며 말했다. 양자리는 강책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힘이 다 떨어진 강책이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이미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양자리도 알고 있다. 강책은 지금 싸움커녕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이다. 양자리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강책이 양자리에게 링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한 것은 이미 죽을 각오를 했다는 뜻이다. 강책은 링 위에서 죽을지언정 절대 다른 사람의 도음을 받지 않을 것이다. “총수님!”양자리는 애타게 소리쳤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이영호가 고개를 들고 하하 웃으며 강책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선배님, 품성이 고상하시네요. 선배님 같은 사람이야말로 진정하고 멋있는 군인입니다. 선배님 같이 대단한 사람을 죽여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죠.”강책은 비웃으며 말했다. “나를 죽여? 이영호, 너는 영원히 내 밑이야. 절대 나를 죽일 수 없어, 내가 셋까지 세고 나면 너는 영원히 일어나지 못할 거야.”이영호는 더욱 건방지게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말했다. “선배님 허풍이 이렇게 심할 줄 몰라네요. 선배님은 이미 벼랑 끝에 서있어요. 저랑 싸우기는커녕 서있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그 몸으로 저를 어떻게 때리시려고요?”강책이 하하 웃으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 넋이 나갔다. 분명 강책은 손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까지 강책을 죽이겠다고 큰소리치던 이영호가 왜 갑자기 쓰러진 걸까? 설마 약물 효과가 떨어진 걸까?사람들은 모두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양자리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매우 기뻤다. 강책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양자리는 기적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총수님, 저는 총수님이 이길 줄 알았습니다!”강책이 이기고 나서 말하니 뒷북치는 것 같았다. 링 위, 이영호는 바닥에 엎드려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강책에게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강책이 한숨을 내쉬고 웃으며 말했다. “그 힘이 네 것이 아니라 약물로 체력을 촉진해서 싸우는데 모든 에너지를 쓴다고 했잖아, 그래서 힘이 다 떨어지면 누가 건드리지 않아도 스스로 쓰러지게 되어 있어.”이영호가 말했다. “그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이미 시간 계산을 다 해놔서 3분은 더 버틸 수 있었는데 왜 그전에 쓰러진 거죠?”이영호는 어째서 자신이 계산한 시간보다 더 빨리 쓰러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책은 이영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물었다. “이영호, 너 내가 군인 외에 다른 직업이 있는 거 알아?”“네?”“나, 의사야.”이영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자기가 의사인 거랑 무슨 상관이지?’강책이 말했다. “내가 의사이니까 약물이 네 힘을 어디서 어떻게 끓어오르게 하는지 알고 있지, 그래서 네 힘이 10배는 더 빨리 떨어지게 혈관에 수를 좀 썼지.”‘뭐?’ 강책이 이렇게 비열할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이영호는 깜짝 놀랐다. ‘도대체 언제 내 혈관에 수를 쓴 거지?’잠시 생각을 하던 이영호가 문득 생각났다. “설마 총검술 훈련할 때입니까?”그렇다. 총검술 훈련 때였다. 강책의 주먹은 힘이 없어 보였다. 강책은 그 당시 천하무적 상태인 이영호에게 아무리 주먹을 휘둘러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주먹으로 이영
이번 싸움은 강책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싸움이었다. 이영호는 처음으로 강책을 서 있을 힘조차 없을 정도로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사람이다. 하지만...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강책은 죽을힘을 다해 버텨내서 수라 군신의 호칭과 직위를 되찾게 되찾게 되었다.하지만 심사원이 죽었는데 누가 이 시합을 진행할지가 문제였다. 사람들은 한동안 서로 눈치만 볼 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때, 흰 수염의 노인이 신선의 풍아한 모습을 하고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종 씨 어르신!”누군가 종 씨 어르신을 알아봤다. 아니, 종 씨 어르신을 몰라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종 씨 어르신은 비록 지금은 평민이지만 그 누구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도 종 씨 어르신이 데리고 온 사람들이었다. 종 씨 어르신은 링 위로 올라갔다. 종 씨 어르신은 흐뭇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강책은 종 씨 어르신이 살면서 본 가장 훌륭한 후배이다. “강책, 역시 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종 씨 어르신은 링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심사원이 죽었기 때문에 제가 대신해서 강책에게 봉호와 직위를 수여하고, 기관에 보고하겠습니다. 의견 있습니까?”누가 의견이 있을까? 아무도 없었다!종 씨 어르신의 지위가 아니더라도 강책은 오직 본인의 실력만으로도 수라 군신의 호칭을 얻을 수 있다.원래 강책을 인정하지 않던 사람들도 강책의 실력에 겁을 먹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세상에서 수라 군신의 호칭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강책뿐이다!“다들 의견 없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종 씨 어르신은 이영호의 주머니에서 도장을 꺼내 강책에게 다가갔다. “몇 년 전에 네가 젊고 의기양양했을 때 수라 군신의 봉호를 줬었지,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너는 진중하고 굳건하게 수라 군신의 봉호를 가져가는구나. 강책, 내가 너랑 인연이 깊구나.”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과 인연이 깊은 것은 타고난 복입니다.”종 씨 어르신은 수염을 만지며
오늘은 강책이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은 아주 영광스러운 날이다. 영웅이 돌아왔다!강책은 수라 군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양자리는 제자리를 되찾은 강책의 모습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잠시 후, 쏟아지던 사람들의 박수갈채 소리도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모두 강책의 능력을 존경했다. “콜록!” 부상이 심해 똑바로 앉을 수 없는 강책은 몸을 쭈그린 채 기침을 했다. 양자리가 재빨리 링 위에 올라가 강책을 부축했다. “총수님, 지금 당장 늘푸른 약국으로 모시겠습니다!”양자리는 강책을 부축해서 링 밖으로 나왔다. 이전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더 심한 부상을 당했다. 현재 강책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태이다. “다들 비키세요!”양자리는 강책을 부축하여 시합장을 떠났다. 양자리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여 늘푸른 약국에 도착했다. “모지안 씨, 빨리 수술 준비해 주세요!”“스승님 또 다쳤습니까?”모지안은 재빨리 수술 준비를 마치고 강책을 병상으로 옮겨 치료하기 시작했다. 모지안과 모한철이 돌아가며 총 10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강책은 안정을 되찾았다. 모한철이 말했다. “강 선생님을 이지경으로 만들다니, 시합이 정말 치열했나 보네요.”모한철의 말대로 시합이 치열하기 했다. 양자리는 이영호의 맹수 같던 모습이 떠오르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영호는 양자리가 지금까지 봤던 가장 무서운 상대였다. 목숨을 걸고 강책을 죽이겠다는 이영호의 신념은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강책이 이영호 같은 막강한 상대를 물리친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었다.3일이 쏜살같이 흘렀다. 양자리와 모지한 등 많은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강책은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 하지만 싸움을 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하지만 강책도 지금은 누구와 싸울 필요가 없었다. 강책은 권력과 수라 군신의 자리를 되찾고 도시 외각 도시의 호위대도 강책 손아귀에 있는데 누가 감히 강책에게 맞서겠는가?다음 날 아침.모
허선우의 건방진 태도에 화가 난 모한철은 옷소매를 걷어올리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죄송하지만 진찰해 드릴 수 없습니다.”허선우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이봐, 무슨 의사가 진찰을 안 해?”허선우의 태도에 모한철은 말이 안 나왔다. 모한철이 언짢은 듯 말했다. “늘푸른 약국은 아직 정식으로 영업 시작을 안 했습니다. 현재 재건축 중이니 정식으로 영업 시작하면 다시 오세요.”모한철의 말은 허선우를 쫓아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보통 사람들 같으면 이런 상황에 사과하고 진찰을 받지만 허선우는 달랐다. 허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한철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알겠어요, 저한테 무슨 그런 허세를 부려요? 돈 달리는 소리죠? 돈 줄게요!”허선우는 주머니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당신이 내 병을 고친다면 이 돈 줄게요.”모한철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돈 문제가 아닙니다. 늘푸른 약국은 아직 개원하지 않아서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당장 나가세요!”허선우는 모한철의 말에 화가 났다. ‘의사 나부랭이가 감히 나한테 저딴 식으로 말을 해?’허선우는 더욱 화를 냈다. “모한철 씨, 뻔뻔하게 굴지 마요. 오늘 당신은 무조건 나를 치료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약국 재건축 못하게 다 밀어버릴 겁니다!”모한철은 화가 났다. ‘어쩜 저렇게 막무가내야?’허선우가 손가락을 까닥하자 부하들이 달려와 허선우의 명령을 기다렸다. “말하세요, 진찰합니까? 안 합니까?”모한철은 허선우의 기세를 더 이상 꺾을 수 없었다. 진찰을 해줄 수밖에 없다. 모한철이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양자리가 웃으며 들어왔다. “무슨 일 이길래 이렇게 시끄러워요?”모한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양자리도 분명히 다 들었을 텐데 더 이상 설명할 것이 있을까?허선우는 양자리를 어디서 본 것 같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허선우는 양자리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진찰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