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이……"강책은 한순간에 넋을 잃었다. 비록 윤석현과의 갈등이 매우 깊었지만, 강책과 윤석현은 사제지간이며 아름다운 과거가 있었고, 윤석현이 직접 강책을 키운 것은 사실이다. 한이 한으로 돌아가도 은혜는 잊을 수 없다.강책은 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살짝 젖혀 울분을 풀었다.윤석현은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지만 결국 자신은 지켜내지 못했고, 자신이 이런 식으로 세상을 떠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을 즐겨야 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항상 내일을 기대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내일이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강책은 눈을 뜬 뒤 이영호를 바라보았다. 이영호가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왜죠? 물어볼 필요가 있나요? 내가 선배처럼 평생 윤석현의 통제를 받아야 하나요? 선배, 나한테 고마워해야죠, 내가 정말 선배를 도와 큰 문제를 제거한 셈입니다. 내가 아니면 언제까지 윤석현에게 속아넘어갔을지 모르는 거니까요."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윤석현이 죽지 않았다면, 그는 반드시 평생 강책을 이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도 강책을 도운 셈인가?강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스승님께 원한이 있든 없든, 너와 나는 오늘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나갈 수 있을 거야." 이영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나와 선배의 의견이 종종 다르긴 하지만, 선배의 그 말에는 동의해요. 내가 무대 위에 올라선 순간부터 선배를 살려둘 생각은 없었어요.""그래, 좋은 기세야."처음으로 강책은 진지한 자세를 취했고 그의 두 눈은 이영호에게 고정되었다. 강책은 이영호에게 달려들었고, 그 속도는 육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이영호는 자신의 스피드가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강책 앞에서는 여전히 녹록지 않았다.이영호가 반응 하기도 전에 강책의 주먹은 이미 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퍽!주먹이 단단하게 이영호의 어깨를 내리쳤고, 순간 그의 어깨는 탈구되었다."아직 안 끝났어."강책은 높이 날아올라 두 무릎을 이영호의 양쪽
"강 선배, 선배의 실력은……역시 천하제일이네요.""하지만 천하제일이란 게 날 이길 수 있다는 건 아니죠."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영호는 주머니에서 약 상자를 꺼낸 후 고개를 들어 다섯 알의 약을 모두 집어삼켰다. 윤석현은 그에게 최대 세 알만 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영호가 어떻게 그의 말을 듣겠는가? 정말 세 알만 먹을 수 있다면, 윤석현은 왜 세 알이 아니라 다섯 알을 준 것이지? 이유는 단 하나, 윤석현이 세 알로는 절대 강책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섯 알을 준비했고, 이영호의 모든 신체 기능을 다 소모해서라도 강책을 죽음으로 몰아넣어야 했다.천천히, 이영호는 몸을 일으켰다. 약물은 그의 몸 안의 모든 상처를 회복시켰고, 지금의 그는 아픔을 느끼지 않고, 머릿속에는 오직 전투밖에 없었다! 이영호는 돌아서서 강책을 바라보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강 선배, 이 약은 스승님이 특별히 준비한 거예요. 그는 내가 선배를 죽이지 못할까 봐 이 약을 준비한 거죠. 그런데 아직도 스승님을 위해서 복수를 하고 싶나요?"이 말은 너무나 가슴을 파고들었다. 어느 누가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대신해서 복수하고 싶겠는가? 스승과 제자의 감정이 되살아난다고 해도 강책은 성인이 아니지 않은가. 그때, 누군가가 밑에서 소리쳤다."심사위원님, 어떻게 약을 먹을 수 있죠? 이건 규칙 위반이 아닌가요?"그러자 심사위원이 다가가서 말했다."이영호, 당신은 규칙을 어기고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심사 자격을 박탈하니 여기서 나가세요!""심사 자격을 박탈한다고?"이영호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고개를 들어 껄껄 웃었다."헛소리는 하지 말지. 내가 이 엉터리 자격에 신경 쓸 것 같아? 내가 그렇게 군신이 되고 싶은 줄 아느냐고?""내가 원하는 것은 강책을 이기는 것뿐이다!"이영호는 단숨에 심사위원에게 다가가 힘껏 내리쳤고, 심사위원의 목은 세 번이나 꺾이며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미쳤다, 이영
늑대의 야성이 이영호의 몸에서 잘 드러나는 순간이다. 누구든지 그를 만나면 산산조각이 나고, 설령 수라 군신이라 할지라도 이 늑대 앞에서는 아무런 이득도 얻을 수 없다.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침을 삼켰다.그들은 끝까지 싸우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그렇지 않으면 이영호에게 몇 조각으로 찢겼을 지도 모른다. 군중 속에 있던 양자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는 지금의 강책이 이미 체력이 다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엊그제 강책이 독이 든 차를 마신 후 독소를 배출하기 위해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몸은 피로에 지쳐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어제 하루 종일 쉬고 보약도 많이 먹었는데도 큰 부상에서 막 회복한 그는 평소 실력의 7할에 불과했다.체력도 큰 문제다.단숨에 전투를 치르려고 했는데 이영호에게 끌려가 연장전에 들어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필이면 이영호는 또 약물에 의해 무적의 존재가 됐으니, 이런 이영호에게 강책이 워낙 밀린 데다 체력도 버텨내지 못해 패배가 확정적이다.패하면 죽는다.양자리는 이를 악물고 있었고, 그는 이미 언제든지 무대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설령 강책에게 호되게 야단맞더라도 강책이 산 채로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리 없었다."총수님, 이 양자리가 반드시 총수님을 구하겠습니다!"무대 위. 강책은 몸을 일으켰지만 호흡이 거칠어지고 땀이 등을 적시는 게 느껴졌다. 이영호는 손목을 흔들고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선배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네요? 아, 기억났다. 스승님이 그저께 차를 먹이신 것 같은데, 차가 맛이 없었죠?"이영호는 이 계략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강책은 심호흡을 한 뒤 몸을 바로 세우고 계속 싸울 자세를 취했다."오, 계속 싸울 수 있겠어요?""역시 선배님답게 의지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감동적이에요.""하지만 난 당신 꼴이 눈에 거슬려!""죽어라!"이영호가 달려들자 강책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고, 주먹은 강책의 관자놀이로 향했다.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강책은 팔
양자리는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이영호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금지된 약물 먹고 체력 키운 게 무슨 자랑이야? 실력이 되면 우리 총수님이랑 정정당당하게 한판 붙어볼래?”이영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 규칙 위반했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양자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도 규칙을 어겼으니까 우리도 규칙을 지킬 필요가 없네!”양자리는 말을 끝내고 강책을 도와주러 갔다. “양자리!!!”강책이 소리를 치며 양자리를 불러 세웠다. 강책이 양자리에게 말했다. “양자리, 이건 나의 싸움이자 시련이야. 잃어버린 것을 쉽게 되찾으면 그 소중함을 몰라, 이왕 되찾을 거 피나는 노력을 해야 돼. 하느님이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으니 나를 위해 기뻐해 줘야지.”강책은 힘겹게 일어서며 말했다. 양자리는 강책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힘이 다 떨어진 강책이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이미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양자리도 알고 있다. 강책은 지금 싸움커녕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이다. 양자리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강책이 양자리에게 링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한 것은 이미 죽을 각오를 했다는 뜻이다. 강책은 링 위에서 죽을지언정 절대 다른 사람의 도음을 받지 않을 것이다. “총수님!”양자리는 애타게 소리쳤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이영호가 고개를 들고 하하 웃으며 강책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선배님, 품성이 고상하시네요. 선배님 같은 사람이야말로 진정하고 멋있는 군인입니다. 선배님 같이 대단한 사람을 죽여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죠.”강책은 비웃으며 말했다. “나를 죽여? 이영호, 너는 영원히 내 밑이야. 절대 나를 죽일 수 없어, 내가 셋까지 세고 나면 너는 영원히 일어나지 못할 거야.”이영호는 더욱 건방지게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말했다. “선배님 허풍이 이렇게 심할 줄 몰라네요. 선배님은 이미 벼랑 끝에 서있어요. 저랑 싸우기는커녕 서있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그 몸으로 저를 어떻게 때리시려고요?”강책이 하하 웃으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 넋이 나갔다. 분명 강책은 손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까지 강책을 죽이겠다고 큰소리치던 이영호가 왜 갑자기 쓰러진 걸까? 설마 약물 효과가 떨어진 걸까?사람들은 모두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양자리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매우 기뻤다. 강책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양자리는 기적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총수님, 저는 총수님이 이길 줄 알았습니다!”강책이 이기고 나서 말하니 뒷북치는 것 같았다. 링 위, 이영호는 바닥에 엎드려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강책에게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강책이 한숨을 내쉬고 웃으며 말했다. “그 힘이 네 것이 아니라 약물로 체력을 촉진해서 싸우는데 모든 에너지를 쓴다고 했잖아, 그래서 힘이 다 떨어지면 누가 건드리지 않아도 스스로 쓰러지게 되어 있어.”이영호가 말했다. “그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이미 시간 계산을 다 해놔서 3분은 더 버틸 수 있었는데 왜 그전에 쓰러진 거죠?”이영호는 어째서 자신이 계산한 시간보다 더 빨리 쓰러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책은 이영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물었다. “이영호, 너 내가 군인 외에 다른 직업이 있는 거 알아?”“네?”“나, 의사야.”이영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자기가 의사인 거랑 무슨 상관이지?’강책이 말했다. “내가 의사이니까 약물이 네 힘을 어디서 어떻게 끓어오르게 하는지 알고 있지, 그래서 네 힘이 10배는 더 빨리 떨어지게 혈관에 수를 좀 썼지.”‘뭐?’ 강책이 이렇게 비열할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이영호는 깜짝 놀랐다. ‘도대체 언제 내 혈관에 수를 쓴 거지?’잠시 생각을 하던 이영호가 문득 생각났다. “설마 총검술 훈련할 때입니까?”그렇다. 총검술 훈련 때였다. 강책의 주먹은 힘이 없어 보였다. 강책은 그 당시 천하무적 상태인 이영호에게 아무리 주먹을 휘둘러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주먹으로 이영
이번 싸움은 강책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싸움이었다. 이영호는 처음으로 강책을 서 있을 힘조차 없을 정도로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사람이다. 하지만...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강책은 죽을힘을 다해 버텨내서 수라 군신의 호칭과 직위를 되찾게 되찾게 되었다.하지만 심사원이 죽었는데 누가 이 시합을 진행할지가 문제였다. 사람들은 한동안 서로 눈치만 볼 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때, 흰 수염의 노인이 신선의 풍아한 모습을 하고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종 씨 어르신!”누군가 종 씨 어르신을 알아봤다. 아니, 종 씨 어르신을 몰라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종 씨 어르신은 비록 지금은 평민이지만 그 누구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도 종 씨 어르신이 데리고 온 사람들이었다. 종 씨 어르신은 링 위로 올라갔다. 종 씨 어르신은 흐뭇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강책은 종 씨 어르신이 살면서 본 가장 훌륭한 후배이다. “강책, 역시 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종 씨 어르신은 링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심사원이 죽었기 때문에 제가 대신해서 강책에게 봉호와 직위를 수여하고, 기관에 보고하겠습니다. 의견 있습니까?”누가 의견이 있을까? 아무도 없었다!종 씨 어르신의 지위가 아니더라도 강책은 오직 본인의 실력만으로도 수라 군신의 호칭을 얻을 수 있다.원래 강책을 인정하지 않던 사람들도 강책의 실력에 겁을 먹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세상에서 수라 군신의 호칭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강책뿐이다!“다들 의견 없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종 씨 어르신은 이영호의 주머니에서 도장을 꺼내 강책에게 다가갔다. “몇 년 전에 네가 젊고 의기양양했을 때 수라 군신의 봉호를 줬었지,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너는 진중하고 굳건하게 수라 군신의 봉호를 가져가는구나. 강책, 내가 너랑 인연이 깊구나.”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과 인연이 깊은 것은 타고난 복입니다.”종 씨 어르신은 수염을 만지며
오늘은 강책이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은 아주 영광스러운 날이다. 영웅이 돌아왔다!강책은 수라 군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양자리는 제자리를 되찾은 강책의 모습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잠시 후, 쏟아지던 사람들의 박수갈채 소리도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모두 강책의 능력을 존경했다. “콜록!” 부상이 심해 똑바로 앉을 수 없는 강책은 몸을 쭈그린 채 기침을 했다. 양자리가 재빨리 링 위에 올라가 강책을 부축했다. “총수님, 지금 당장 늘푸른 약국으로 모시겠습니다!”양자리는 강책을 부축해서 링 밖으로 나왔다. 이전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더 심한 부상을 당했다. 현재 강책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태이다. “다들 비키세요!”양자리는 강책을 부축하여 시합장을 떠났다. 양자리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여 늘푸른 약국에 도착했다. “모지안 씨, 빨리 수술 준비해 주세요!”“스승님 또 다쳤습니까?”모지안은 재빨리 수술 준비를 마치고 강책을 병상으로 옮겨 치료하기 시작했다. 모지안과 모한철이 돌아가며 총 10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강책은 안정을 되찾았다. 모한철이 말했다. “강 선생님을 이지경으로 만들다니, 시합이 정말 치열했나 보네요.”모한철의 말대로 시합이 치열하기 했다. 양자리는 이영호의 맹수 같던 모습이 떠오르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영호는 양자리가 지금까지 봤던 가장 무서운 상대였다. 목숨을 걸고 강책을 죽이겠다는 이영호의 신념은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강책이 이영호 같은 막강한 상대를 물리친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었다.3일이 쏜살같이 흘렀다. 양자리와 모지한 등 많은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강책은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 하지만 싸움을 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하지만 강책도 지금은 누구와 싸울 필요가 없었다. 강책은 권력과 수라 군신의 자리를 되찾고 도시 외각 도시의 호위대도 강책 손아귀에 있는데 누가 감히 강책에게 맞서겠는가?다음 날 아침.모
허선우의 건방진 태도에 화가 난 모한철은 옷소매를 걷어올리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죄송하지만 진찰해 드릴 수 없습니다.”허선우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이봐, 무슨 의사가 진찰을 안 해?”허선우의 태도에 모한철은 말이 안 나왔다. 모한철이 언짢은 듯 말했다. “늘푸른 약국은 아직 정식으로 영업 시작을 안 했습니다. 현재 재건축 중이니 정식으로 영업 시작하면 다시 오세요.”모한철의 말은 허선우를 쫓아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보통 사람들 같으면 이런 상황에 사과하고 진찰을 받지만 허선우는 달랐다. 허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한철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알겠어요, 저한테 무슨 그런 허세를 부려요? 돈 달리는 소리죠? 돈 줄게요!”허선우는 주머니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당신이 내 병을 고친다면 이 돈 줄게요.”모한철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돈 문제가 아닙니다. 늘푸른 약국은 아직 개원하지 않아서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당장 나가세요!”허선우는 모한철의 말에 화가 났다. ‘의사 나부랭이가 감히 나한테 저딴 식으로 말을 해?’허선우는 더욱 화를 냈다. “모한철 씨, 뻔뻔하게 굴지 마요. 오늘 당신은 무조건 나를 치료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약국 재건축 못하게 다 밀어버릴 겁니다!”모한철은 화가 났다. ‘어쩜 저렇게 막무가내야?’허선우가 손가락을 까닥하자 부하들이 달려와 허선우의 명령을 기다렸다. “말하세요, 진찰합니까? 안 합니까?”모한철은 허선우의 기세를 더 이상 꺾을 수 없었다. 진찰을 해줄 수밖에 없다. 모한철이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양자리가 웃으며 들어왔다. “무슨 일 이길래 이렇게 시끄러워요?”모한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양자리도 분명히 다 들었을 텐데 더 이상 설명할 것이 있을까?허선우는 양자리를 어디서 본 것 같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허선우는 양자리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진찰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