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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좋아하면서 마음이 약해지고 있잖아

성에 못 이겨 성혜인은 뒤 돌아 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나서 종이 뽑는 소리와 물 내리는 소리까지 들려왔는데, 반승제의 결벽성은 그 자신에게도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성혜인은 반승제를 부축하여 옆에서 손을 씻었고 물소리가 울리자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겨울이는 어때?”

어젯밤 홧김에 했던 반승제의 말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생명에 지장은 없대요.”

“그래.”

두 사람의 대화는 이토록 무미건조하다.

손을 씻고 나서 성혜인은 옆에 있는 특수 재질의 티슈를 뽑아 반승제의 손가락을 닦아 주었다.

반승제는 키가 커서 지금 손을 살짝 벌리기만 하면 한 손에 성혜인을 끌어안을 수 있다.

하지만 반승제는 그러지 않고 고개를 숙여 자기 손가락을 열심히 닦아 주고 있는 성혜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손가락마다 다 닦아 나서 성혜인은 티슈를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배고프다고 하지 않았어요? 나가서 밥 먹어요.”

하지만 반승제는 움직이지 않았다.

성혜인은 움직이지 않고 있는 반승제의 모습에 의아했지만, 곧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날 밤, 너였어? 네이처 빌리지에 왔었어?”

성혜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에 반승제도 기침만 하고는 앞에 있는 거울을 바라보았는데, 거울에 비치 두 사람의 표정이 똑똑히 보였다.

“널 덮치고 네 허리를 꽉 감쌌던 기억이 나. 술에 취한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고 넌 분명히 날 밀어낼 수 있었을 텐데, 넌 그러지 않았어. 성혜인, 너 참 이상하다. 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자꾸 나한테 마음이 약해지고 있잖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거절하지 못하고 있잖아.”

말을 마치고 반승제는 조금 전에 깨끗이 씻긴 손가락으로 성혜인의 바지를 벗겼다.

이에 성혜인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반승제를 바라보았다.

이때 반승제는 고개를 숙이고 망설임없이 성혜인에게 키스하며 성혜인의 가장 은밀한 곳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승제는 숨을 헐떡이며 손가락을 도로 꺼내 자기 앞에 놓았다.

“젖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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