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승제의 허리 위에 앉은 성혜인은 서툰 모습으로 그의 목을 감쌌다.“음, 간지러워.”뜨거운 입김이 목을 간지럽히며 옷 속을 파고들었다. 저릿한 느낌에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반승제는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아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목소리 역시 한껏 잠겼다.“어떻게 할까, 안 간지럽게 해줘?”반승제 역시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이런 불장난 같은 말을 던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여보, 당신이 최고예요.”성혜인은 반승제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아래층. 사람들이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반승제는 그녀를 끌어안았다.성혜인이 불편한 듯 소리를 내자 반승제는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성혜인은 순간적으로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숨도 쉬어지지 않았다.눈을 떠도 눈앞은 핑핑 돌 뿐이었다.마치 물속에 빠져 높은 파도에 집어삼켜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순간 누군가가 더 깊은 곳으로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이제 안 간지러워요. 정말로.”결국 성혜인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반승제의 얼굴에 땀방울이 조금씩 맺혔다. 그가 손으로 성혜인의 눈을 닦자, 성혜인은 또 울기 시작했다.여린 사람이었다.아래층. 윤단미는 반승제를 찾기 바빴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온시환에게 물어도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반승제를 찾는 건 그녀 뿐만이 아니었다. 진유나는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반승제가 보이지 않았다. 술도 누가 마셔 버리고 난 뒤였다.한편 반승혜는 해산물을 챙겨 위로 올라와 성혜인의 방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방 안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벌써 잠들었나?’반승혜는 복도를 따라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그때, 테라스 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미니 테라스는 복도 끝에 있었다. 성혜인의 방과 멀지 않은 곳이었다.고양이 같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누군가가 입막음을 한 것 같은 그런 소리였다.반승혜도 알 건 다 알고 있다. 이성 문제는 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이기에 알
별 의심이 없던 윤단미는 반승혜가 걸으면서 다리를 떨고 있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다.디저트 코너에 도착한 반승혜는 신이한에게 들러붙은 서수연을 발견했다.“페니를 꼬시고 있던 거 내가 모를 것 같아요? 신이한, 그 여자는 아무한테나 들러붙는다고요! 오빠랑 안 어울려요!”서수연은 화난 목소리로 그의 팔을 붙잡았다.“정말이에요. 그 여자랑 얽혀봤자 좋을 게 없다니까요. 나랑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 줘요. 다 같이 밤새 놀 거란 말이에요.”파티가 열릴 때마다 위로 올라가 잠을 자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다 이곳에 놀러 온 것이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또래들과 같이 교류하며 어울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으니 말이다.신이한은 귀찮게 구는 서수연이 서주혁의 여동생이라 뭐라 할 수가 없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페니가 이쪽으로 오는 걸 분명히 봤는데, 보이지 않아 의아했다.모두가 이 두 사람을 찾고 있는 가운데, 반승제와 성혜인은 여전히 미니 테라스에 있었다.시간이 길어질수록 여자는 몸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2시간이 지나고, 성혜인은 꿈속에서 이미 그를 거부하기 시작했다.반승제는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 이때, 성혜인이 입을 열었다.“그만, 그만...”그는 성이 나면서도 웃음이 났다.“곧 끝나, 말 들어.”그는 이성의 끈을 다잡고 계속 움직임을 이어 나가다 몇 분 후 그녀를 확 잡아챘다.일이 끝나고, 성혜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이번이 두 번째였다.천천히 옷을 여민 후 성혜인을 들어 그녀의 침실로 데려갔다.성혜인 방의 카드는 그녀가 가지고 있었다.반승제는 성혜인을 욕조 안에 넣어 구석구석 닦아 주었다. 가장 은밀한 그곳까지도.몸에 남긴 흔적을 모조리 씻겨낸 후, 그녀를 그대로 안아 방으로 돌아온 후 잠옷을 입혔다.성혜인은 많이 피곤했는지 침대에 몸이 닿자마자 편안한 자세를 찾아 잠이 들었다.새벽 세 시. 밖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성혜인이 깰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미처 끝내지 못한 회의가 그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기에
자기 목을 훑는 반승혜의 시선을 느낀 성혜인이 의아한 듯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반승혜는 급히 시선을 거두며 말을 얼버무렸다.“아, 아니에요. 몸은 좀 어때요?”‘어제 우는 것 같았는데, 오빠가 힘이...’조금 답답한 대답이었지만 성혜인은 웃으며 답했다.“조금 불편하기는 한데, 참을 만해요.”반승혜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다행이네요.”성혜인은 문을 닫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왔다. 반승혜는 계속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성혜인은 반승혜와 함께 복도를 걸어갔다. 그때, 옷을 꽁꽁 싸맨 한 여자가 경호원에게 안겨 있었고,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여자는 어젯밤 너무 격렬했던 건지 다리를 떨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소곤거렸다.“이런 일을 벌이다니...”“페니라는 그 여자지? 아무나 꼬시고 다닌다며. 경호원까지 꼬시다니... 윤단미의 방에서. 그래서 윤단미가 화냈다며.”“반승제가 회의 때문에 자리에 없어서 다행이지...”경호원의 옷 속에 얼굴을 숨긴 여자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 윤단미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미간을 좁혔다.어젯밤, 윤선미를 시켜 페니의 술에 약을 타게 했다.페니가 그 술을 마시고 난 후, 선미에게 그녀를 따라가 술에 취한 모습을 찍으라고 시켰다.하지만 윤선미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윤단미는 다른 여자들과 함께 놀다가 다른 곳에서 잠이 들었다.아침에 일어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안에서 한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 같았다.순간 어쩔 줄을 모르던 윤단미의 모습에 3층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방 안에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윤선미였다. 울고 싶었다. 페니를 따라가던 도중, 이성을 잃은 경호원에게 잡혀 이 방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무슨 음료를 잘못 먹은 건지, 아무 말도 듣지 않았다.윤선미는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놀라 울먹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얼굴이 밝혀지면 제원에서 정말 끝장이었다.바로 그때, 밖에서 윤단미의
두 사람 사이에 함께 방을 보낸다는 건 정상적인 일이었다.하지만 페니가 반승제의 담당 디자이너라는 것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이때 경호원 옷 속에 숨어있던 윤선미는 경호원의 셔츠를 당기며 눈치를 줬다.그러자 경호원이 급히 입을 열었다.“페니 씨, 어제 제가 너무 취한 나머지... 미안해요, 보내 줄게요.”윤선미는 그제야 안도했다. 자신이 계획한 대로 흘러갔다.하지만 경호원과 몇 발짝 걸어갔을 때, 윤단미가 앞을 막아섰다.“페니 씨, 이러면 안 된다는 거 자신도 알겠지만 제 방을 썼으니 저한테 사과는 해야죠. 지금 방 안에 들어가지를 못하겠어요, 더러워서.”윤선미는 조급해졌다. 일이 터지고 윤단미에게 이 소식을 전하지 못해 정말 페니로 오해하는 것 같았다.윤단미는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윤선미를 덮고 있던 옷을 들추려 했다.“왜 숨어요? 얼굴 좀 보여줘 봐요.”윤선미는 옷을 놓지 않고 악착같이 버티며 몸을 경호원에게로 틀었다.그 순간 옷이 조금 벗겨졌다.윤단미는 눈을 반짝였다. 이런 일을 저지른 페니는 앞으로 반승제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할것이다.너무나도 통쾌했다.‘어제 그 술이 효과가 좋았네.’윤단미가 만인의 앞에 여자의 얼굴이 공개하기 위해 옷을 확 들쳤다.하지만 옷 속에 숨어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윤선미였다.윤단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너무 놀란 나머지 옷을 다시 덮으며 뒤로 물러났다.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단미야, 왜 그래? 어디 안 좋아?”“저 여자 얼굴 보고 속이 안 좋아지기라도 한 거야?”윤단미는 머릿속이 하얘졌다.‘선미가 왜 여기에...’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윤선미의 작전을 알아차렸다.‘페니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거구나.’윤단미는 급히 손을 들었다.“됐어요. 용서해 줄게요. 가세요, 페니 씨.”윤선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단미가 자신의 의도를 파악한 듯했다.페니를 배려하고자 용서해 줬다고 이해한 주변 사람들은 윤단미를 칭찬하기 시작했다.때마침 성혜인이 그 자리에 도착했다. 사람
윤단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왜 성혜인이 하필 이 타이밍에 나타난 거지?’성혜인은 그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윤단미 씨네요? 그 여자의 얼굴을 본 거예요? 왜 저라고 생각하는 거죠? 오늘 제가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저를 지조 없는 여자로 생각하겠네요?”확실히 그러하다. 만약 성혜인이 지금 나타나지 않으면 이 바닥의 사람들은 모두 반승제의 디자이너와 보디가드가 그런 일을 하였다고 알게 될 것이다.요즘 이런 가십거리 뉴스의 전파 속도는 매우 빠르다. 윤단미는 이런 질문을 받자 등골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만약 잘못 대답하면 그녀의 명성에도 먹칠할 수 있다.그녀는 얼른 입을 열었다.“페니 씨, 어제 저녁에 잠깐만 있다 가시길래...”“그래서 어떠한 증거도 없이 저라고 생각한 거예요? 전 윤단미 씨와 어떠한 원한도 없는 것 같은데요. 만약 제가 반 대표님의 디자이너가 된다면 윤단미 씨는 광명정대하게 대표님에게 얘기를 하여 저와의 협력을 해제할 것을 제기할 수 있잖아요. 뒤에서 이런 수단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윤단미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죄송해요. 고의로 그런 거 아니에요. 경호원이 페니 씨 이름을 부른 걸 들어서요.”그녀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경호원 탓으로 돌렸다.경호원은 순간 굳어버렸다. 그는 아예 페니라는 사람을 모르기 때문이다.성혜인은 그를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당신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보디가드는 놀란 나머지 목이 말라왔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위치가 높은 사람들로, 그들의 미움을 사면 안 된다.그는 머리를 굴리고는 황급히 변명했다.“죄송해요. 이 여자의 이름도 페니라서 그렇게 부른 거였어요. 죄송해요. 저 이만 이 여자를 데리고 떠나야 해서요.”윤선미는 계속 경호원의 손을 슬며시 잡아당겼고 긴장한 나머지 온몸이 떨려왔다.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 진짜 페니가 나타났다. 만약 그녀가 계속
그러나 윤선미는 아예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이건 그녀 인생에서 가장 창피한 일이다.이게 다 성혜인 그 천한 년 때문이다!만약 어젯밤 성혜인을 미행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경호원에게 잡혀 그 방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만약 성혜인이 이때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들 경호원과 그런 일이 벌어진 사람이 그녀라는 걸 모를 것이다.어쨌든 모든 것이 다 성혜인 잘못이다.윤선미는 성혜인을 원망의 눈길로 바라보았고 당장이라도 그녀의 목을 졸라버리고 싶었다.성혜인은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며 회피하지 않았다.“윤선미 씨, 설명해 보세요.”윤선미의 입에서는 피비린내가 났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윤단미가 이때 입을 열었다.“페니 씨, 제 동생도 피해자인데 좀 완곡한 어투로 말을 할 수 없나요? 경호원이 잘못 들은 것일 수도 있잖아요.”경호원은 윤단미의 신호를 접수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잘못 들었어요. 정말 죄송해요. 오해가 생길 뻔했네요.”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성혜인도 더 이상 추궁할 수 없지만 화가 나는 건 사실이다.경호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떠안았으며 윤선미 역시 피해자이니 계속 추궁해서 물어보면 오히려 그녀가 옹졸한 사람으로 된다.모두가 침묵하고 있을 때 한쪽 복도 모퉁이에서 한 무리 사람들이 나타났다.반승제를 필두로 하는 사람들이었고 이제 회의가 끝난 모양이다. 그의 옆에는 온시환과 서주혁이 서있었다.그리고 바닥에 앉아있는 윤선미는 반승제를 본 순간 그야말로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낭패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난감한 일이 어디 있겠냐 말이다.반승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모여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무슨 일이지?”어젯밤 독기를 부린 사람이 그가 아닌 것처럼 다시 하늘의 밝은 달처럼 맑은 자태를 되찾았다.윤단미는 황급히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어젯밤 경호원이 술을 잘못 마시고 선미에게 상처를 줬어. 그래서 지금 누가 그 술을 준비했는지 조사하고 있어.
모든 사람들이 반승제가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 필경 페니라는 이 여자는 너무도 눈치가 없기 때문이다.상대방은 고용주의 첫사랑이니 그녀는 이 시점에서 그만 분쟁을 그치고 서로 편안히 지내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윤단미도 반승제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애교 섞인 애원하는 말투로 얘기했다.“승제야, 선미도 피해자이고...”말을 마치기도 전에 반승제는 차가운 단어를 내뱉었다.“사과해.”윤단미 얼굴의 부드러움이 순간 사라졌고 자기가 잘못 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모두 잠자코 있었으며 아무도 섣불리 이게 무슨 뜻인지 묻지 못했다.오직 윤선미 만이 반승제가 자신을 돕는 줄 알고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눈을 비비며 말했다.“페니 씨, 들었죠? 형부가 당신더러 나한테 사과하라고 하잖아.”‘그런 거 맞아?’성혜인도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반승제를 바라보았다. 방금 그 순간, 그녀는 윤선미더러 사과를 하라는 뜻으로 느꼈기 때문이다.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반응을 했다. 페니 더러 사과를 하라고 했던 거구나.그들은 이미 예상을 했다. 오늘 페니가 틀림없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걸.반승제는 고개를 숙여 윤선미를 힐끔 보았다.“네가 사과를 하라고.”이 심플한 몇 글자가 윤선미의 마지막 존엄을 무너트렸다.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핏기도 없이 입술을 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어 반승제를 바라보았다.‘사촌 언니도 여기에 있는데 지금 페니 그 년한테 사과를 하라고 했다고? 설마 둘 사이에 진짜 뭐가 있는 거 아니야?’그녀는 큰 소리로 묻고 싶었지만 현장에 사람이 너무 많은 터라, 만약 그녀가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내일 윤 씨 집안은 바로 사라질 수도 있다.윤단미도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반승제가 지금 윤선미더러 사과를 하라는 건 그녀의 체면을 깎는 일이기도 하다.그녀는 늘어져 있는 손을 천천히 오므려 주먹을 쥐었다.그러나 그녀는 원래 실의 했을 때 잘 참고 득의 했을 때 자신의 포부를 펼칠 줄 아는 사람으로 바로
현장에서 구경을 하던 사람들은 천천히 떠났고 윤단미도 자매사이의 깊은 정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윤선미를 차에 태워줬다.성혜인은 제자리에 서있는데 갑자기 반승제가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왠지 모르게 그녀는 뒤로 물러나고 싶었다.반승제는 가까이 다가가서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들었고 눈빛 속 잔잔한 물결은 이미 깨끗이 사라졌다. 마치 어젯밤의 제멋대로와 부드러움은 모두 착각인 것처럼 말이다.“페니.”그는 그녀를 불렀고 뭔가를 얘기하려고 할 때 돌아온 윤단미를 보았다.“승제야, 아래층에서 이미 아침을 준비해 뒀대. 승혜도 그렇고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을 테니 일단 내려가서 아침부터 먹자.”반승제가 성혜인과 이토록 가까이 있는 걸 보고 윤단미는 강한 위기감이 들어 얼른 다가왔다.“페니 씨, 선미는 이미 집으로 돌려보냈어요. 그 술에 관한 부분은 저희도 조사하고있고 선미도 이미 사과했으니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를 바라요.”그녀의 말은 강압적인 분위기였다.그러나 성혜인도 더 이상 추궁하기 귀찮았고 배도 고팠다.어제 저녁도 먹지 않았고 꿈속에서 오랫동안 육체노동을 한 것처럼 지금 그녀는 너무도 배가 고팠다.그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그대로 굳어있는 반승혜의 손을 잡아당겼다“우리 밥 먹으러 갈까요?”반승혜는 정신을 차렸고 머리가 아파왔다.‘이게 바로 수라장인 건가?’반승혜는 아직 어린 터라 남자친구도 사귀어본 적 없어 지금 그녀는 그냥 거북이처럼 움츠러들고 싶었다.“아, 그래요.”성혜인은 그녀의 답을 듣고 아래층으로 향했다.반승혜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돌려 말했다.“오빠, 단미 언니. 밥 먹으러 가요.”반승제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젯밤과 사뭇 다른 성혜인의 태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무슨 뜻이지?’아래층으로 내려가 성혜인은 자리에 앉았다. 종업원이 푸드트럭을 밀고 있었고 손님이 앉는 걸 보면 다가오는 시스템이었다.성혜인은 밖을 바라보았고 값비싼 해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