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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기쁜 날인데 가야죠

뜻밖의 이야기였다. 주영훈은 연구회에 참가한 상황이라 한동안 해외에서 있는 상황이었다.

윤단미도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한다는 건 성혜인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주영훈이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승제에게 예술적 감각이 있다고 말했던 임경헌의 말이 또 떠올랐다. 이렇게 보면 윤단미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도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두 사람 사이에 말이 통하지 않을 테니까.

“오빠가 얼른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페니 씨가 제 올케언니가 되고요.”

눈앞에 있는 킹크랩을 관찰하던 성혜인은 그녀의 말에 황급히 부인했다.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요.”

반승혜는 혓바닥을 쭉 내밀었다.

“우리 둘만 있는데 뭐 어때요. 그냥 그렇다는 거죠. 승제 오빠는 단미 언니를 좋아하니까 이혼하면 단미 언니랑 결혼하겠죠. 휴, 언제 결혼하려나... 결혼식에 올 거예요?”

“좋죠. 기쁜 날인데 가야죠. 대표님이 초대하시면요.”

이때, 반승혜가 뒤쪽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오빠, 단미 언니랑 왜 안 들어와?”

성혜인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반승제와 윤단미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윤단미는 어깨를 잔뜩 치켜올린 채 걸어오고 있었다. 성혜인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살기가 사라진 것을 보니 성혜인의 말을 들은 것 같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반승제도 들었을 것이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을 향한 시선이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반승제 역시 무심하게 성혜인을 쳐다보고는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

윤단미는 잰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라가며 사랑스럽게 대화를 나누었다.

“승제야, 페니 씨도 결혼식에 초대하자. 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이너니까.”

반승제는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그래야지.”

윤단미의 광대로 위로 솟아올랐다. 반승제과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 말에 책임져.”

성혜인은 제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두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머리를 짓누르고 있던 부담이사라진 기분이었다.

반승혜는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성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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