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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차가우면서도 위협적인

성혜인의 얼굴 앞을 가로지르는 반승제의 손. 단정하게 정리된 그의 기다란 손에 시선을 빼앗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 숨어있는 야수가 그의 손끝에서 요동친다. 차가우면서도 위협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성혜인은 저도 모르게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바로 그때, 반승제는 반대 손으로 성혜인을 잡아당겨 벽으로 밀쳤다.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성혜인은 긴장한 표정으로 벽에 바짝 붙었지만 반승제와의 거리를 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승제는 양팔로 퇴로를 완전히 봉쇄했다.

성혜인은 긴장한 듯 침을 삼켰다. 차마 그의 눈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이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본다면 성혜인이 반승제의 품속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분위기에 혼을 빼앗길 것 같았지만 상대가 반승제였기 때문에 성혜인은 정신을 차려야 했다.

반승제와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다.

때마침 성혜인의 휴대폰 벨 소리가 간지러운 분위기를 내쫓았다. 성혜인은 왜인지 모르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혜인은 휴대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해 보았고 바로 서민규였다.

평소에는 제멋대로 전화를 거는 서민규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

반승제 역시 발신자 이름을 확인하고는 입술을 꾹 물며 기뻐하며 통화 버튼을 누르는 성혜인의 얼굴을 쳐다봤다. 심지어 성혜인은 전화 덕분에 살았다는 듯이 뻣뻣하게 굳었던 몸도 풀어졌다.

반승제는 천천히 손을 풀며 성혜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승진했어? 응, 알겠어. 곧 갈게.”

서민규는 정말 승진을 했다. 그는 한참을 고민하다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혜인이 그의 체면을 살려주려 직접 로비에서 시간을 끌어주지 않았더라면 승진의 기회조차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성혜인에게 식사 대접을 하고 싶었다.

서민규는 사실 다른 생각도 품고 있었다. 성혜인과 진지하게 잘해보려는 생각.

성혜인이 흔쾌히 승낙하자, 서민규는 곧바로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성혜인은 레스토랑 이름을 한 번 읊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 사이 눈앞을 막고 있던 커다란 팔뚝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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