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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하룻밤을 보내려는 생각

입구에 서 있던 윤단미는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봤어도 반승제의 고의성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여자에게 늘 차가운 반승제가 이런 유치한 방법으로 플러팅을 할 리가 없었으니까.

밖으로 나가 사무실 문을 닫자마자 윤단미의 시선이 성혜인의 얼굴로 향했다.

처음에 봤을 때 놀랄 정도로 예쁜 외모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윤선미가 주의를 준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이 여자가 꼬리 치려는 마음을 먹었더라면 반승제 역시 적어도 하룻밤을 보내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다.

윤단미는 근처에 있던 윤선미에게 시선을 돌렸다. 윤선미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줄곧 반승제의 사무실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밖으로 나온 윤단미와 성혜인을 발견하는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언니, 무슨 일이야?”

“승제가 가서 집 보고 오래. 내 아이디어 좀 추가하고 싶거든. 너도 같이 가자.”

윤선미는 기뻐하면서도 질투가 났다.

가서 집을 보라고 할 정도면 이미 윤단미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 아닌가.

윤선미는 옆에 서 있던 성혜인을 쳐다봤다. 화풀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들었어요? 대표님의 디자이너잖아요. 어서 안내하지 않고 뭐 해요?”

성혜인은 굳이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정중히 말했다.

“이쪽으로 오세요.”

윤단미는 그제야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성혜인의 뒤를 따랐다.

윤선미는 살짝 뒤처져 걸었다. 질투에 몸서리칠 지경이었다. 자기도 반승제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정확히 말하면, 반승제 같은 남자를 싫어할 여자는 없다.

반승제처럼 잘생긴 남자와는 몇 마디만 섞어도 기쁠 것이다. 하지만 윤단미가 돌아온 이상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을 것이다. 혹여 누군가 윤단미에게 일러바친다면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성혜인은 1층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세 사람뿐이었다. 윤선미는 성혜인의 심기를 건드리고자 보란 듯이 반승제를 언급했다.

“형부가 언니랑 결혼하려는 생각인가 봐. 집 설계에도 참여하라고 하는 거 보면 몰래 웨딩드레스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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