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 제244화 원하는 거 다 해줄게

Share

제244화 원하는 거 다 해줄게

Author: 민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소윤과 허진 모두 당황한 듯 넋이 나갔다. 곧이어 허진의 눈빛에서 독기가 옅게 느껴졌다.

놀란 소윤은 허둥지둥 이불로 몸을 가리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여보, 어떻게... 왜 온 거예요?”

성휘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놀란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성의 끈을 놓은 지 오래. 정상적인 사고조차 불가능했다.

성휘는 마지막으로 눈을 한 번 더 깜빡이고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쿵!

성휘의 몸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윤은 놀라 몸에 힘이 풀렸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허진을 가리켰다.

“어떡해? 우리 사이를 알아버렸어. 깨어나면 우린 그대로 쫓겨날 거야.”

허진은 바지를 입기 시작하면서 무심하게 안경을 썼다.

“윤아, 이 사람 깨어나면 안 돼.”

소윤은 그대로 굳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무슨 뜻이야?”

“이대로 살려둘 수 없어. 몇 년 동안의 계획이 다 수포로 될 테니까.”

소윤은 바닥에 완전히 주저앉았다. 성씨 집안의 것을 원하고 허진을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람을 죽이는 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허진은 이미 성휘 앞까지 걸어간 상태였다. 그는 발로 성휘를 툭툭 쳤다.

성휘와 결혼하기 전, 소윤은 성휘 옆에 있는 잘생긴 비서가 마음에 들었다. 성휘보다 어리고 체력도 좋아 매번 침대에서 만족스러운 밤을 보냈다.

반명 재혼인 성휘의 나이는 말할 것도 없고, 회사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남자를 많이 경험해 본 것은 아니지만, 침대에서 소윤을 만족시키지 못한 건 예전의 그 쓰레기를 제외하면 성휘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허진이 이 부분을 채워 줬기에 소윤은 그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만날 기회가 많아졌고 눈이 맞게 되었다.

하지만 허진이 이런 식으로 입막음하려는 생각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허진은 허리를 굽혀 성휘를 밖으로 끌고 갔다.

소윤은 놀란 나머지 그를 껴안았다.

“진아, 이건 살인이야. 누가 알기라도 하면 우리 다 잡혀간다고.”

마흔 남짓한 허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45화 반승제한테 잘했어야지

    새벽 3시.성혜인은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성휘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현재 응급실에 있다는 것이다.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 급히 외투를 껴입는 성혜인의 얼굴색이 심상치 않았다.예전에 갔던 병원이고 주치의와 인사도 한 적이 있던 터라 주치의는 독단적인 행동으로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홀로 복도에 앉아있는 소윤이 보였다. 하지만 아무 염려 없어 보이는 표정이었다.착각일까?그때, 성혜인을 발견한 소윤의 동공이 빠르게 흔들렸다.‘쟤가 왜 여기 있어?!’성혜인은 가까이 다가왔다. 목소리는 냉기를 머금고 있었다.“제가 서천으로 가기 전에 아빠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간암인 거 알고 있죠? 병원에서 며칠 쉬게 하라니까 아빠가 왜 집으로 간 거예요?”소윤은 불안함에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하지만 허진의 말이 떠올라 당당하게 척추를 세웠다.“지금 날 의심하는 거니? 네 아빠가 그룹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생각 안 해? 반씨 집안에서 갑자기 훼방만 놓지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네가 반승제한테 잘했어야지! 회사 문제 때문에 네 아빠가 입원도 못 하고 몰래 집으로 온 거야. 마침 도우미들 모두 휴가를 보내 놓았던 터라 아무도 몰랐어. 내가 발견했을 때는 바닥이 온통 피바다였다고. 조금만 늦었어도 죽었어!”소윤은 조소를 띄며 성혜인을 위아래로 훑었다.“날 의심하다니, 낯짝 좋네.”성혜인은 대답 없이 의자에 앉았다.몰래 숨긴 소윤의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성혜인이 왜 이렇게 빨리 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성휘가 깨어나면 산소 호흡기를 빼버려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그래야 후폭풍이 없을 것이다.‘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해야지!’성혜인은 눈을 감았다. 수술실 문이 어서 열리기를 바랐다.성휘와 다툼이 몇 번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혜인의 친아빠이자 오랜 시간 동안 곁에 있어 준 가족이었다.엄마가 떠난 후, 성혜인은 아빠와 의지하며 살아가

    Last Updated : 2024-10-29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46화 김칫국

    ‘승제 씨도 오늘 제원으로 오나?’어제 서천에서 반승제의 차를 보기는 했지만 자동차 정비소에 가야 하는 바람에 마주치지 못했다.지금은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곧바로 호텔에 방을 예약했다.해열제도 몇 개 챙겨 나왔다. 당분간은 약 때문에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될 것이다.호텔 로비. 문제가 생겼다. 시스템 착오로 성혜인이 예약한 방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입실한 것이다.“정말 죄송합니다. 보상의 의미를 담아 스위트 룸으로 무료 업그레이드해 드렸습니다.”성혜인은 고개를 숙여 객실 카드에 적혀 있는 번호를 읽었다. 반승제와 같은 층이다.그 층에는 스위트 룸이 두 개뿐이다.성혜인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없이 카드를 집었다.지금은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성혜인은 구석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리고, 반승제와 심인우가 모습을 드러냈다.뜻밖의 만남에 반승제는 눈썹을 들썩였다. 심인우의 눈빛도 의미심장했다.두 사람 역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심인우가 방금 전 하던 말을 이어갔다.“단미 아가씨가 탄 비행기가 오후 4시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5시로 레스토랑 예약해 뒀습니다.”익숙한 목소리에 성혜인은 눈을 떴다.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자 조용히 시선을 돌렸다.엘리베이터 벽을 통해 모든 사람의 모습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반승제는 엘리베이터 앞에 위치했지만 시선은 거울을 향했다.성혜인은 말없이 구석에 서 있었다. 잘 쉬지 못한 탓에 살짝 눈이 감겼다.눈매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성혜인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깨져버린 어여쁜 옥석처럼 외롭고 나약해 보였다.반승제는 문득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서천에서 밖에 서 있던 성혜인을 본 그 장면 말이다.그때 마침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성혜인은 그 햇빛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질 것만 같았다.지금의 성혜인의 시선은 아래를 향했다. 길고 촘촘한 속눈썹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고요했다.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반승제는

    Last Updated : 2024-10-29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47화 남자 보는 눈이 정말 꽝이네

    성혜인의 스위트룸. 이미 잠든 그녀의 눈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잠에서 깨어나니 이미 시곗바늘은 오후 두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세수를 마친 성혜인은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하지만 반승제의 방문 앞을 지날 때, 때마침 방문이 열렸다.순간 엘리베이터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녀를 만나러 가는 것 같았다.‘오후 4시 입국이라고 하지 않았나? 2시인데 벌써 나가시네.’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반승제도 여느 남자들처럼 기다리기 힘든가 보다.“안녕하세요.”충분히 휴식을 취한 성혜인은 이제야 머릿속이 맑아졌다.반승제는 말이 없었다. 성혜인이 이 호텔에, 그것도 같은 층에 왜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다른 꿍꿍이가 없는 거라면 거짓말이지 않을까.무슨 속셈이 있다고 하기에도 이상하다. 그동안 다른 여자들처럼 얇은 옷을 걸치고 그의 방을 찾아온 것도 아니었다.두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성혜인은 1층 버튼을 눌렀다.문이 닫히고, 성혜인은 천천히 입을 뗐다.“대표님, 유창목 바닥재는 결국 못 구했어요. 다른 재료로 알아볼게요. 작업은 이미 시작됐고 제가 상황 지켜볼게요. 중간에 다른 아이디어가 생기면 언제든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아주 공적인 이야기였다.‘허,’성혜인은 계속 말을 이어 나갈 생각이었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신이한에게 걸려 온 전화다.살짝 멈칫한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페니 씨, 제가 도와 주기도 했는데 밥 안 사줄 거예요? 그냥 넘어갈 거예요?”임남호의 일을 도와준 건 확실히 큰 빚이긴 하다.하지만 외삼촌과 외숙모가 내린 결론이 떠오르자 마음이 시큰거렸다.“당연히 식사 대접 해야죠. 그런데 일주일 후에 만나도 괜찮을까요? 제가 먼저 연락드릴게요.”같은 시각. 신이한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감정을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좋아요. 근데 일주일 후에 먹는 밥이라면, 지금 먹는 것과 다를 거예요.”성혜인은 그 말의 숨은 뜻을 못 알아들은 척하며 냉담하게 답했다.“네. 그럼 그렇게 하죠.”전

    Last Updated : 2024-10-29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48화 반승제 타령

    병원 중환자실에 도착한 성혜인. 소윤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미처 성혜인을 발견하지 못한 소윤은 의사에게 끊임없이 물었다.“저희 남편 언제 깨어나요? 들어가서 볼 수 없을까요? 최선을 다 해주셔야 해요.”그녀의 주위에는 두 간호사가 붙어있었다. 소윤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사모님, 이미 몇 번이고 대답해 드렸어요. 3일 정도는 상태가 어떤지 천천히 지켜봐야 해요. 조급해 마시고 일단 앉으세요.”“안에 들어가고 싶어요.”“죄송해요. 지금은 들어갈 수 없어요. 나중에 면회시켜 드릴게요.”소윤은 마음이 놓였다. 들어가는 순간 호흡기 먼저 뽑아버릴 생각이었다. 절대로 성휘를 살려두어서는 안 된다.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후회의 여지는 없다.시야에 성혜인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곧바로 얼어붙은 소윤은 황급히 간호사의 손을 뿌리쳤다.성혜인은 복도 의사에 앉아 조용히 의사의 소견을 기다렸다.소윤은 좌불안석이었다. 손에는 이미 땀이 맺혀 있었다. 혹여 성혜인에게 꼬리라도 밟힐까 차마 눈을 쳐다볼 수 없었다.그때, 복도에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혜원이었다.성혜인을 발견한 성혜원의 동공이 빠르게 수축했다. 하지만 금방 연약하고 불쌍한 목소리를 장착했다.“엄마, 아빠는 어떻대요?”성혜원이 오자, 소윤은 그제야 불안한 감정을 떨칠 수 있었다.“나도 몰라. 혜원아, 엄마가 너무 경황이 없네.”만약 성휘가 깨어난다면 경찰서에 신고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들은 끝장이다.성혜원은 소윤이 성휘를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SY그룹의 지분도 아직 완전히 그들의 손에 넘어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괜찮을 거니까 걱정 마요. 하늘이 도와줄 거예요.”말을 마친 성혜원은 무표정으로 앉아있는 성혜인에게 시선을 돌렸다.“언니.”지난번에 그렇게 난리를 쳐 놓고, 마치 기억상실증이 걸린 듯 행동했다.뻔뻔한 건지, 대담한 건지.성혜인은 아무런 반응 없이 중환자실만 응시했다.“언니, 아빠가 큰 사고를 당했는데, 승제 씨는 와 보지도 않아?”역시

    Last Updated : 2024-10-29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49화 부인과는 곧 이혼하겠네요

    반승제가 막 차에 오르던 그때, 윤단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승제야, 나 벌써 20분째 기다리고 있어. 어디야?”반승제는 손목시계를 쳐다봤다.“이제 막 회의 끝났어. 20분 후에 도착해.”“넌 여전히 일이 먼저구나. 어떻게 날 이곳에 세워 둘 수가 있어!”“어디 들어가서 앉아 있어.”윤단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눈시울이 붉어질 뿐이었다.“너 변했어. 예전에는 안 이랬잖아.”반승제는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손으로 문지르며 무덤덤하게 답했다.“곧 도착해. 레스토랑 예약해 뒀어.”그제야 윤단미의 표정이 한결 나아졌다.“알았어, 기다릴게.”전화를 끊은 후, 반승제는 눈의 초점이 흐려졌다.앞좌석에 앉은 심인우는 사이드미러로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조용히 운전대를 돌렸다.20분 후, 차가 공항에 멈춰 섰다.윤단미는 진작 밖에 나와 있었다. 반승제의 차를 발견하는 순간 눈을 반짝이며 달려와 차 문을 열었다.“승제야!”애교 섞인 목소리로 소리치며 반승제를 껴안았다.“정말 보고 싶었어.”반승제는 그대로 굳어 미동도 하지 않았다.윤단미는 잠시 안겨 있다가 씩 웃었다.“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심 비서, 빨리요. 저 배고파요.”그녀는 반승제를 감고 있던 팔을 풀고 옆자리에 앉았다.반승제는 손을 뻗어 윤단미의 캐리어를 발밑으로 밀어 넣었다.윤단미는 아주 작은 캐리어만 하나 챙겨와 굳이 차 트렁크를 열 필요가 없었다.그의 행동에 윤단미는 마음이 따뜻해졌다.반승제는 여전히 멋졌다. 여자를 대하는 모습까지 품위가 느껴졌다.윤단미는 발그레한 얼굴로 입꼬리를 귀엽게 올렸다.“아까 변했다고 한 거 미안해. 하나도 안 변했네. 여전히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데 말이야.”반승제는 아무 말 없이 캐리어를 정리하고 뒤로 몸을 기댔다.“외국 생활 어땠어?”“이제야 물어보면 뭐 해, 전화도 안 해주고. 내가 먼저 연락 안 했으면 나랑 평생 연락 안 할 생각이었던 거 아니야?”윤단미는 속상했다.윤씨 집안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윤단미는

    Last Updated : 2024-10-29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50화 좋아하면 양보해 드리죠

    윤단미는 대단한 스캔들이라도 들은 것처럼 토끼 눈을 했다. 하지만 금방 기분 나빠졌다.‘여기저기 꼬리 치고 다니는 여자네.’반승제와 이혼하기도 전에 벌써 다음 남자를 찾아놨다니.하지만 눈이 너무 낮았다. 신이한 역시 꽤 괜찮은 집안 출신이지만 반승제와 반씨 집안에 비하면 터무니없었다.어쩌면 신이한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걸지도.윤단미는 마음속으로 비웃었지만 겉으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벌써 그분이랑 만나 본 거예요? 마음에 들어요?”신이한은 계속 웃었다. 의미심장한 미소였다.“물론이죠. 제가 많이 좋아해요.”반승제의 몸은 더 차가워졌다. 눈동자도 블랙홀처럼 검게 변했다. 그는 일말의 정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좋아하면 양보해 드리죠.”무미건조한 말투였다. 서류상으로 아내인 그 여자를 전혀 마음에 품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심지어 그 여자를 언급하는 순간 미간 사이에서 느껴지던 냉기가 더 강해졌다.“너무 좋네요. 대표님, 후회하지 마요.”반승제는 미간을 좁혔다. 의심쩍은 말이었다.‘취향이 이렇게 독특했나?’냉기를 머금은 눈빛을 거두고 반승제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그 뒤를 따르던 윤단미는 몸을 돌려 신이한을 보며 씩 웃었다.“걱정 마요. 승제는 후회 안 해요. 할아버지가 승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 올린 결혼식이니까. 그것도 생판 모르는 여자랑요.”윤단미의 눈빛은 득의양양해 보였다. 최대한 숨기려 했지만 신이한의 눈에는 다 보였다.입구에 서있던 신이한도 그들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그 역시 이곳에 식사하러 왔다.그가 예약한 위치는 반승제의 테이블과 멀지 않았다. 그러기에 반승제가 윤단미에게 메뉴판을 건네자, 윤단미가 빙긋 웃으며 그에게 하는 말이 다 들렸다.일 키우는 걸 좋아하는 신이한은 그 장면을 찍었다. 게다가 반승제와 윤단미가 따뜻한 시선으로 눈을 마주치는 것처럼 각도를 잡았다.그 사진을 성혜인에게 보내며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남편에게 곧 여자친구가 생기겠네요.」성혜인과 반승제 사이에

    Last Updated : 2024-10-29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51화 유독 감정 앞에서 얇아지는 귀

    위층에 올라온 소윤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한 걸 벽면을 짚고 겨우 버텼다.이 고통을 견딜 수가 없던 소윤은 곧바로 성한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이를 듣고 화가 난 성한이 말했다.“어머니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허진이 좋으면 옆에 두기만 하면 되잖아요. 걔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어떡해요!”소윤도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한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바람피우는 걸 성휘 씨가 봐 버렸어. 깨어나면 아마 우리 일가족 모두 쫓겨날 거야.”성한도 조급했지만, 허진이 잘못한 게 없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이미 이 지경까지 된 거 절대로 성휘가 깨어나면 안 된다.하지만 그래도 화가 났다. 소윤은 외도할 때마다 성씨 저택 별장에 데려갔고, 심지어 저번에는 별장에 돌아가던 성혜인과 하마터면 마주칠 뻔했었다. 그래서 이제는 정신 차리고 조심할 줄 알았는데 또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다.“저는 도대체 걔가 어머니를 어떻게 홀렸는지 모르겠네요!”성한은 허진이 분명 다른 속셈이 있는 것 같아 표정이 일그러졌다.만약 성휘가 정말 죽는다고 해도 성씨 집안의 주식 지분을 남인 허진에게 절대로 줄 수 없다.“한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줘. 성혜인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성휘 씨 옆에 있어서 내가 기회를 만들 수가 없어. 만약 성휘 씨가 깨어나면...”하소연할 사람이 생긴 소윤은 냉정을 많이 되찾았다.“어머니, 제가 방법을 어떻게 알겠어요. 요즘 성씨 집안 쪽도 난리예요. 사업이 전부 가로막히고 임원들도 아수라장인데, 어머니는 정말 일 벌이시는데 뭐 있어요. 정말 창피합니다!”아들한테 이런 말을 들으니, 소윤은 참기 힘들었지만 딱히 반박할 수가 없었다.소윤은 만약 한 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로 허진 때문에 도우미를 내쫓지도 않을 거고 허진과 별장에서 불륜을 저질러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지 않을 것이다.성한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버지가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신다 하더라도 말

    Last Updated : 2024-10-29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52화 결혼이란 끝내야 할 때 끝내야 하는 것

    위층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복도에서 조용히 11시까지 기다리다 일어난 성혜인은 다리가 조금 저린 느낌이 들었다.간호사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난 성혜인은 힘든 몸을 이끌고 차를 끌고 호텔로 돌아갔다.꼭대기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옆에 엘리베이터도 문이 열렸다.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반승제였다.양복을 입은 반승제는 커프스단추를 정리하고 있었다.뒤에 심인우가 없는 것을 보아 혼자 돌아온 것이다.성혜인은 졸린 눈을 깜박거리며 소리쳤다.“반 대표님.”두 사람 뒤에 엘리베이터가 동시에 문이 닫히고 천천히 내려갔다.이 층이 너무 조용한 탓인지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소리가 선명했다.반승제가 먼저 자기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성혜인 쪽이 더 가까워 방으로 들어가려면 성혜인을 지나쳐 가야 했다.성혜인은 반승제 몸에서 나는 라이트한 향수 냄새를 맡았다.이 향은 여성의 향이다.‘윤단미와 데이트하고 이제 돌아오는 건가?’역시 첫사랑이라 반승제와 오랜 시간을 같이 있을 수 있었다.반승제 방의 문을 지나쳐야 하는 성혜인도 그쪽으로 갔다. 그러나 반승제는 대꾸도 하지 않았고 성혜인도 호의를 무시당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그러나 지나칠 때 반승제가 물었다.“많이 힘들어?”성혜인의 얼굴에는 힘든 기색이 만연했고 심지어 다크서클도 있었다.“아, 괜찮아요. 집에 일이 좀 생겨서.”반승제는 방키를 방문에 갖다 대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바로 들어가지 않고 몸을 돌려 성혜인을 봤다.“또 남편과 관련된 일이야?”“아니에요.”아주 피곤한 성혜인은 말을 끝낸 후 하품이 몰려와 뽀얀 손으로 입을 가렸고 눈가는 촉촉해졌다.“반 대표님, 일찍 쉬세요. 안녕히 주무세요.”성혜인이 복도 다른 편으로 걸으려 할 때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페니, 결혼은 끝내야 할 때 끝내야 해.”발걸음을 멈춘 성혜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표정이 약간 밝아졌다.그러나 피곤한 성혜인은 늘어진 목소리로 말했다.“반 대표님, 어떤 여자가 결혼하고 안 참고 살아요?”

    Last Updated : 2024-10-29

Latest chapter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8화 인생이 충분히 망가질 수 있다

    설우현이 전화를 끊었을 때 설연주는 이미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그는 한 치의 연민도 없었다. 게다가 그녀 같은 여자에게 자비를 베풀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하지만 입가에 남은 상처는 여전히 아팠다. 말만 해도 상처가 당겨져 입술이 따끔거렸다.그는 휴대폰을 넣고 차에 오르려는데 그때 설기웅에게서 전화가 왔다.“오늘 밤엔 집에 와서 저녁 먹자.”“네, 형.”설우현은 손으로 이마를 누르며 짜증이 피어올랐다.마침 설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설기웅과 설의종은 아직 설연주가 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였다.설씨 가문 저택에 도착하자 그는 우연히 설다연이 담벼락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설다연은 담벼락에 걸터앉아 옆에 있던 꽃을 하나씩 따서 바닥에 던지고 있었다.이전에는 계절의 변화도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몰랐던 그녀는 설씨 가문에 들어온 후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처음 몇 달 동안 설우현이 집에 들를 때마다 그녀가 설기웅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오빠, 이거 뭐야?”“이건?”“그럼 이건 뭐지?”솔직히 설우현이라면 그런 질문에 답할 인내심이 없었을 것이다.설다연은 사람을 죽이는 법 외엔 세상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왜 꽃이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지, 왜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붉게 물드는지, 심지어 물속에 왜 물고기가 있는지조차도 몰랐다.예전에 그녀의 세상은 실험복을 입은 연구원들과 시험관들뿐이었고 그 안엔 약품 냄새 말고는 다른 냄새라고는 느낄 수 없었다.더군다나 그녀는 살인 병기로 길러졌고 잔인한 본능을 깨우기 위해 어릴 적부터 생고기를 먹도록 훈련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음식을 익혀 먹어야 한다는 것조차도 몰랐다.결국 설기웅이 하나하나 가르치며 그녀의 세계를 재구성해주었다. 설우현 역시 처음으로 형이 그토록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는 벽 아래 서서 설다연이 여전히 꽃을 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 꽃들은 왜 따는 거야?”설다연은 담벼락에서 뛰어내려 설우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7화 그를 깊이 새기려는 듯이

    한편, 설연주는 눈이 가려진 채로 설우현 앞에 끌려왔다.오늘 단지 슈퍼에 가서 음식이나 좀 사려고 했을 뿐인데 갑작스럽게 납치를 당했다. 도대체 누가 잡아 온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녀는 바닥에 강제로 무릎이 꿇려졌다. 그때 귀 옆에서 라이터 소리가 들려왔다.설우현은 의자에 앉아 위에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설연주의 얼굴이 굳어지며 본능적으로 ‘우현 오빠’라고 부르려다 멈칫했다.하지만 설우현이 입을 떼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네가 사는 그 집 사실 해커가 소유한 거더군. 그런데 그 해커가 혜인이 납치 사건과 연관되어 있었어. 내가 그놈을 잡았을 때 끝까지 배후를 자백하지 않더니. 알고 보니 네가 바로 그 배후였구나, 설연주.”설연주의 눈에 담긴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설우현이 명확한 증거를 찾았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이제 자신이 도망칠 곳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설연주는 고개를 푹 떨구고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그러자 설우현은 그녀의 머리채를 단단히 움켜잡고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머리카락이 잡힌 설연주는 두피에 전해지는 고통에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가 이내 그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오빠, 이제 다 알아낸 거예요?”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설우현은 그녀를 내동댕이쳤다. 설연주는 바닥에 나뒹굴며 등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통증이 밀려왔다.“설연주, 가족을 건드리는 건 선을 넘었어. 내가 널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아?”설연주는 바닥에 엎드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우현은 짜증이 치밀어 담배를 꺼냈다. 그는 평소 여자는 절대 때리지 않았지만 설연주가 저지른 일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듣자 하니 너 두팔과 어울려 다녔다더라. 마침 그놈도 지금 널 찾고 있더군.”설연주는 몸이 떨리며 순간 얼어붙었다. 혹시 설우현이 그녀를 두팔에게 보내려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살아서 나오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널 두팔에게 넘길 거야.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네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6화 여자의 질투심

    두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설강민을 내려놓으라 지시하고 홀로 걸어갔다.설우현은 이미 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설강민이 들어오자 설우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두팔은 설우현을 알고 있었기에 그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래서 설우현이 혼자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그는 설강민 같은 쓰레기 때문에 설우현이 직접 나설 줄은 몰랐다. 두팔의 부하가 설강민을 거칠게 밀어버렸다. 이미 탈진 상태가 된 설강민은 그대로 바닥에 개처럼 엎드렸고 얼굴은 온통 피로 얼룩져 있었다.“형, 형... 나 구해줘요...”미약한 그의 목소리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설우현은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져온 돈 박스들을 세어보라고 지시했다.두팔은 홀 한가운데 앉아 자신의 공간에 가득 쌓인 박스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박스 앞에서 돈을 세며 확인하고 있었다.“설우현, 듣자 하니 설씨 가문에 새로 들어온 여자가 있더군. 설연주라고 했던가?”설우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자와는 깊게 얽히고 싶지 않았다. 두팔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그 여자의 원래 이름은 진연주였어. 내 밑에 있을 때 아주 말 잘 듣던 아이였지. 네 발로 기어다니는 모습도 제법이었는데, 내가 맛보기도 전에 설연주가 되어 설씨 가문으로 가버렸지. 너희 설씨 가문에서 그런 여자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만.”두팔은 조롱 섞인 미소를 띠며 다리를 옆 의자에 올려놓았다.“연주는 한때 내 충실한 개였어. 그래서 연주를 위해 특별히 여러 개의 목줄을 맞춰놨지.”두팔이 손뼉을 치자 부하들이 맞춤 제작된 목줄을 가져왔다. 목줄은 검은색, 은색, 금색으로 각각 다른 디자인이었으며,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설우현은 이를 보며 곧장 주변 몇몇 사람들의 취향이 생각났다. 그들은 이런 조련에서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묘한 쾌감을 얻는 사람들이었다. 설연주가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다니 의외였다.이윽고 설우현의 미간이 잔뜩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5화 거래는 어디서 하지?

    설우현은 살면서 이토록 파렴치한 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여 설연주를 상대하기 싫었던 설우현은 그대로 문을 쾅 닫아버렸다.다음 날, 설연주는 그대로 별장에서 쫓겨났고 도우미가 다가와 정중하게 설우현의 말을 전달해주었다. 앞으로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라는 명령이었다.그렇게 일주일 동안 설연주는 설우현을 보지 못했다.오히려 설강민의 소식은 계속하여 들려왔는데 현재 돈을 다 써버려 또 두팔의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겁도 없이 독촉하러 온 사람들까지 때렸다는 것이다.두팔 쪽에서는 당연히 설강민의 행패를 가만히 놔두려 하지 않았고 현재 설강민은 이미 두팔에게 잡혀 끌려갔다고 한다. 이제 그가 어떤 일을 겪을지는 아무도 모른다.설연주는 설준석의 별장에서 지내며 계속하여 그쪽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저녁이 되고 설준석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별장으로 돌아왔다.음식이 나오자마자 설준석은 두팔의 전화를 받게 되었고 아들이 100억이나 달하는 빚을 졌으니 당장 돈을 들고 오라는 협박 전화였다.물론 설준석도 두팔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었다. 고리대금업자지만 꽤 많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플로리아 상층부의 목적지는 주로 지하 도박장으로 하룻밤에 벼락부자가 될 수도 있고 즉석에서 돈을 전부 잃어 취직하게 될 수도 있다.물론 지하 도박장에서도 돈을 빌릴 수 있지만 그곳에는 정해진 조건이 있었다.하지만 두팔이 운영하는 고리대금에는 조건이 없었고 대신 갚지 않으면 손과 발을 모두 잃고 모든 가족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어쨌든 두팔이 운영하는 무리는 전부 극악무도한 양아치들이었다. 한 사람의 목숨이 이천 만 정도로 만약 일가를 독촉하는 데 성공한다면 단번에 몇십억은 벌 수 있다.전화를 받고 화가 치밀어 오른 설준석이 휴대폰을 꽉 움켜쥐며 물었다.“설강민은?”그러자 휴대폰 건너편에서 설강민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 저 사람들이 내 팔과 다리를 부러뜨릴 거란 말이에요. 빨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4화 억울하면 오빠도 나한테 뽀뽀해요

    “네가 왜 울어?”“오빠, 제가 앞으로 어떻게든 보답할게요.”설우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앞으로?지금 당장 사과를 받아내도 모자랄 판에 또 아무것도 모르는 척한단 말인가? 그런데 그런 둘 사이에 과연 앞으로가 있을까?설연주의 침묵은 또다시 시작되었다. 그녀의 등에 손을 얹고 있던 설우현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꽉 주먹을 쥐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설연주, 너 내일 나랑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 좀 받자.”순간, 설연주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설우현이 무언가를 알아챘다고 생각한 그녀는 즉시 설우현의 품속에서 벗어나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안 가요.”“너 지금 살이 너무 많이 빠졌어. 모르겠어?”이제 만난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벌써 불쌍할 지경으로 살이 많이 빠져있었다.분명 처음에 만났던 설연주는 화려한 여우였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정말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오빠, 저 정말 괜찮아요. 난 그냥... 사랑에 사로잡혀서 그래.”그 말을 들은 설우현은 하마터면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그렇게 많은 세컨드를 이용하고 어떻게 사랑에 사로잡혔다는 말을 이리도 뻔뻔하게 할 수가 있지? 이건 사랑을 더럽히는 행동 아닌가?“뭐? 요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무심코 물으며 설우현은 심지어 담배 한 대를 꺼내 천천히 불을 붙였다. 게다가 얼굴 전체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어디 한번 지어내 봐.’그리고 설연주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설우현은 그녀에게 한 치의 감정도 없다.하긴 바람기가 많아 보여도 설씨 가문에서 가장 규칙에 예민한 사람이고 단순한 사람이니 그에게 있어 설연주는 그저 여동생일 뿐이었다. 엄연히 설씨 가문과 혈연관계가 있는 여자를 잠자리 상대로 생각할 리가 없었다.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셈이었다.순간, 엄청난 상실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특히 조롱하는 듯한 그의 표정을 알아차리니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설우현의 마음속에서 설연주 같은 여자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전혀 알 수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3화 이제 나한테는 안 먹혀

    그러나 성혜인은 말을 마치고 옆에 있던 도우미에게 꽃병을 건네주고는 다시 설연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난 저녁 비행기를 타고 곧 남편과 함께 제원으로 돌아갈 거야. 다음에 널 만나게 될 땐 친구로 만났으면 좋겠네.”설연주는 당당하게 작별인사 한마디도 못 하고 여전히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당당한 성혜인에 비하면 그녀는 마치 평생 빛을 보지 못하는 도랑 속 쥐와 같았다.설연주는 심지어 성혜인의 말을 통해 자신의 비열함을 느꼈고 그 비열함은 차마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설연주는 성혜인의 눈을 거의 바라보지 못했다.혹여나 그 눈빛 속에서 자신을 향한 원망과 역겨움을 눈치챌까 두려웠기 때문이다.솔직히 설연주는 성혜인을 진심으로 숭배하고 있었고 진심으로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가 이미 진실을 알게 된 마당에 이제 와서 친구를 사귄다는 건 사치인 셈이다.그렇게 설연주는 설우현이 두 사람을 찾아올 때까지 한참 동안 제자리에 서 있었다. 이윽고 그들에게 다가온 설우현은 설연주의 작품을 보며 입술을 삐죽이며 투덜거렸다.“못생겼어.”그제야 다시 정신을 차린 설연주가 설우현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따끔거리는 것 같았고 뺨을 맞기라도 한 듯 통증이 밀려왔다.이렇게 비열하고 음침하기 그지없는 인간일 뿐인데 감히 설우현에게 그런 마음을 품다니.어쩐지 오래 못 살 것 같더라니... 그녀 같은 사람은 지옥에 가야만 한다.하느님은 그녀에게 복수하고 있었던 것이다.이내 설연주는 기침을 몇 번 하고 나서 다시 설우현을 바라보았고 설우현은 그녀를 향해 눈살을 찌푸리더니 한마디 툭 내던졌다.“이따 밥 먹고 가.”그러자 설연주는 몰래 손바닥에 묻은 핏자국을 휴지로 슬쩍 닦아내며 탐욕스럽게 설우현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왜 이 타이밍에 설우현 같은 도련님을 만난 거지?’운명은 정말 그녀를 농락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그렇게 성혜인의 말대로 그녀는 저녁 비행기를 타고 제원으로 떠났고 설우현은 특별히 그들을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2화 성혜인의 심판을 묵묵히 기다린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설연주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그녀는 오번과 통화를 하며 문을 열어주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그 결과 밖에 서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설우현이었고 그는 담배 한 개비를 손에 끼운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뿌연 연기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어 설연주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설연주는 순간 마법이라도 걸린 듯 무어라 말해야 할지, 설우현이 갑자기 이곳에는 왜 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우현 오빠...”이어 설연주는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한편, 설우현은 담뱃불을 끄고 시선을 돌려 설연주의 몸을 쓱 바라보았다.긴장한 나머지 설연주의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렸고 설우현이 과연 조금 전의 통화 내용을 들었는지 알 수도 없었다.그렇게 한참 후에야 설우현은 비로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버렸다.“혜인이가 너 보고 싶다네. 오후 비행기야.”설연주도 잇따라 입술을 달싹였지만 여전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결국 묵묵히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차가 설우현의 별장에 도착하고 설연주는 그제야 오늘 오기로 한 손님이 설우현의 여자친구가 아닌 성혜인이라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거실에 도착해 보니 성혜은이 거실에서 게임을 하면서 놀고 있었고 그 옆에는 빈 스위치 하나가 놓여있었다. 설우현 본인이 사용하던 스위치로 보였다.한편, 성혜인은 설연주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말을 건넸다.“연주야,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설연주는 무의식적으로 설우현을 바라보았지만 설우현은 이미 스위치 앞으로 다가가 스스로 게임을 시작했다.결국, 설연주는 어쩔 수 없이 성혜인을 따라 화원으로 들어섰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을 위해 간식거리를 가져다주었다.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처럼 분위기가 매우 화목해 보였지만 사실 설연주는 이 자리가 불편하기 그지없었고 계속하여 안절부절못했다. 성혜인이 대체 무슨 말을 하려 하는 것인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애초에 두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1화 오래 살 수 없는데 멋대로 다른 사람을 갖고 논다는 건

    설연주는 속눈썹을 늘어뜨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음식을 천천히 먹고 나니 운전기사가 그녀 옆에 다가와 서 있었다. 이는 분명 그녀를 재촉하고 있는 신호였다.설우현을 바라보았지만 설우현은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오직 그의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었다.설연주가 마음속으로 몰래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시 한번 설우현을 깊게 쳐다보고 나서야 설연주는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기사의 뒤를 따랐다.그녀를 태운 차가 막 별장을 떠나려 할 때, 다른 차가 천천히 별장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그 순간, 설연주는 원인 모를 충동이 느껴졌다. 그녀는 설우현의 여자친구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다.‘섹시한 연상 스타일일까? 설우현은 그런 여자를 더욱 선호하니까.’설연주는 속눈썹을 드리운 채 창문을 열어보았다.하지만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다른 차는 누가 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창문을 굳게 닫아걸고 있었다.그때, 운전석에 앉아 있던 기사가 백미러를 통해 그녀를 흘끗 쳐다보았다.괜히 실마리가 드러날까 걱정되었던 설연주는 어쩔 수 없이 차창을 다시 닫아버렸다.“가시죠.”운전기사도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았고 그렇게 설연주는 천천히 별장을 떠났다.오랜만에 다시 설준석의 별장에 돌아와 보니 이상하게 분위기가 어수선하게 느껴지고 무엇을 해도 흥미가 돋지 않았으며 설우현의 얼굴이 계속하여 눈앞에서 아른거렸다.수없이 많은 남자를 꼬시며 이용해 먹었지만 설연주는 단 한 번도 연애해본 적이 없었다. 남자는 줄곧 설연주의 이용수단일 뿐이었다. 처음부터 불쌍할 지경으로 적은 감정을 남자에게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하물며 그 상대는 설우현이다. 그녀와 같은 여자가 설우현에게 어울릴 수가 없는 법이다.설씨 가문의 도련님으로 금수저를 달고 태어나 평생 고생 한번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설연주는 갑자기 자신의 처지가 우스우면서도 씁쓸해졌다.저녁이 되자 오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설연주 씨, 설강민이 두팔에게 끌려갔다고 합니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0화 대체 구할 가치가 어디 있다고 생각한 거야?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 보니 온몸이 오싹해졌다. 설강민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낭패한 모습을 뒤로한 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평소 물 쓰듯 돈을 쓰던 술집에서 쫓겨나는 날이 있다니.그 순간, 설강민은 문득 설준석이 이 술집의 지분을 일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설강민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건 분명 그의 체면을 짓밟기 위해 아버지가 지시한 것이 틀림없었다. 원래 설준석에게 가서 사실대로 털어 넣고 돈을 갚아달라며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막상 이 지경이 되니 왠지 모를 오기가 생기며 더더욱 설준석과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설강민은 갑자기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조금 전 또 20억 원을 빌렸으니 차라리 이 20억 원으로 죽을 때까지 먹고 사는 게 나았다.다시 마음을 먹고 설강민은 상처투성이인 얼굴을 한 채 현금 뭉치를 매니저에게 던져주었다.“지금 당장 가장 좋은 술을 가져오고 5명의 계집애를 데려와.”한 푼도 없을 줄 알았던 설강민이 뜻밖에도 600만을 들고 들어오니 조금 당황한 모양이다.그러자 설강민은 오히려 더욱 으스대며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었다.“아무리 초라해도 난 설씨 가문 일원인데 그깟 돈 하나 못 꺼내겠어?”돈을 받은 매니저는 바로 계집 몇 명을 설강민에게 보내주었다.아무리 돌이켜봐도 오늘 밤의 일은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 하여 설강민은 매니저가 보낸 여자들이 도착하자마자 양옆에 여자들을 껴안으며 오늘 밤 겪었던 울분을 풀어냈다.한편, 설연주는 구석에 서서 설강민의 모든 행동을 눈여겨 바라보고 있었다.룸을 떠나고 화장실에 간 설연주는 그제야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최근에 열이 나며 심각하게 살이 많이 빠진 모양이다.그리고 오늘 밤 설강민이 겪은 일을 생각하면 웃기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설연주가 쉰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설연주, 봤어? 저게 바로 네가 목숨을 바쳐서 구한 남자야.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