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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좋아하면 양보해 드리죠

윤단미는 대단한 스캔들이라도 들은 것처럼 토끼 눈을 했다. 하지만 금방 기분 나빠졌다.

‘여기저기 꼬리 치고 다니는 여자네.’

반승제와 이혼하기도 전에 벌써 다음 남자를 찾아놨다니.

하지만 눈이 너무 낮았다. 신이한 역시 꽤 괜찮은 집안 출신이지만 반승제와 반씨 집안에 비하면 터무니없었다.

어쩌면 신이한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걸지도.

윤단미는 마음속으로 비웃었지만 겉으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벌써 그분이랑 만나 본 거예요? 마음에 들어요?”

신이한은 계속 웃었다.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물론이죠. 제가 많이 좋아해요.”

반승제의 몸은 더 차가워졌다. 눈동자도 블랙홀처럼 검게 변했다. 그는 일말의 정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좋아하면 양보해 드리죠.”

무미건조한 말투였다. 서류상으로 아내인 그 여자를 전혀 마음에 품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심지어 그 여자를 언급하는 순간 미간 사이에서 느껴지던 냉기가 더 강해졌다.

“너무 좋네요. 대표님, 후회하지 마요.”

반승제는 미간을 좁혔다. 의심쩍은 말이었다.

‘취향이 이렇게 독특했나?’

냉기를 머금은 눈빛을 거두고 반승제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

그 뒤를 따르던 윤단미는 몸을 돌려 신이한을 보며 씩 웃었다.

“걱정 마요. 승제는 후회 안 해요. 할아버지가 승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 올린 결혼식이니까. 그것도 생판 모르는 여자랑요.”

윤단미의 눈빛은 득의양양해 보였다. 최대한 숨기려 했지만 신이한의 눈에는 다 보였다.

입구에 서있던 신이한도 그들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그 역시 이곳에 식사하러 왔다.

그가 예약한 위치는 반승제의 테이블과 멀지 않았다. 그러기에 반승제가 윤단미에게 메뉴판을 건네자, 윤단미가 빙긋 웃으며 그에게 하는 말이 다 들렸다.

일 키우는 걸 좋아하는 신이한은 그 장면을 찍었다. 게다가 반승제와 윤단미가 따뜻한 시선으로 눈을 마주치는 것처럼 각도를 잡았다.

그 사진을 성혜인에게 보내며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남편에게 곧 여자친구가 생기겠네요.」

성혜인과 반승제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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