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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반승제한테 잘했어야지

새벽 3시.

성혜인은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성휘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현재 응급실에 있다는 것이다.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 급히 외투를 껴입는 성혜인의 얼굴색이 심상치 않았다.

예전에 갔던 병원이고 주치의와 인사도 한 적이 있던 터라 주치의는 독단적인 행동으로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홀로 복도에 앉아있는 소윤이 보였다. 하지만 아무 염려 없어 보이는 표정이었다.

착각일까?

그때, 성혜인을 발견한 소윤의 동공이 빠르게 흔들렸다.

‘쟤가 왜 여기 있어?!’

성혜인은 가까이 다가왔다. 목소리는 냉기를 머금고 있었다.

“제가 서천으로 가기 전에 아빠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간암인 거 알고 있죠? 병원에서 며칠 쉬게 하라니까 아빠가 왜 집으로 간 거예요?”

소윤은 불안함에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하지만 허진의 말이 떠올라 당당하게 척추를 세웠다.

“지금 날 의심하는 거니? 네 아빠가 그룹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생각 안 해? 반씨 집안에서 갑자기 훼방만 놓지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네가 반승제한테 잘했어야지! 회사 문제 때문에 네 아빠가 입원도 못 하고 몰래 집으로 온 거야. 마침 도우미들 모두 휴가를 보내 놓았던 터라 아무도 몰랐어. 내가 발견했을 때는 바닥이 온통 피바다였다고. 조금만 늦었어도 죽었어!”

소윤은 조소를 띄며 성혜인을 위아래로 훑었다.

“날 의심하다니, 낯짝 좋네.”

성혜인은 대답 없이 의자에 앉았다.

몰래 숨긴 소윤의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성혜인이 왜 이렇게 빨리 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성휘가 깨어나면 산소 호흡기를 빼버려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래야 후폭풍이 없을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해야지!’

성혜인은 눈을 감았다. 수술실 문이 어서 열리기를 바랐다.

성휘와 다툼이 몇 번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혜인의 친아빠이자 오랜 시간 동안 곁에 있어 준 가족이었다.

엄마가 떠난 후, 성혜인은 아빠와 의지하며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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