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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버려진 사람처럼

믿을 수 없다는 임남호의 표정에 하진희는 픽 웃었다.

“잊었어? 네가 돌아온 날 밤, 술에 취해서 나랑 잤잖아. 내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아들이라면 너희집에도 타격이 꽤 클 거야.”

임남호도 그날 밤을 기억하고 있었다. 순간 쭈뼛거리기 시작했다.

하진희와 이혼하면 새 배우자를 찾는 것은 물론 아이를 낳는 것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누가 임남호와 아이를 낳으려 할까. 결국 대가 끊기게 되겠지.

이제 하진희가 임신을 했으니 부모에게 진 빚은 갚은 셈이 되었다.

‘자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불효’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진희의 말에 임씨 가족들은 모두 망설이는 듯한 표정이었다. 성혜인은 분노가 확 올라왔다.

“외삼촌, 외숙모. 정말 계속 데리고 있을 생각이에요?”

임남호에게 외도도 들킨 상황에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것인지는 모를 일이었다.

임남호도 자신이 그리 좋은 남자는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집도 재개발에 들어가고 수중에 1억 정도 있는 지금, 앞으로 셋이 얼마나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 상황에 온갖 사고를 치는 여자가 집에 남게 된다면 이 돈마저도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소애와 임동원은 성혜인의 눈을 쳐다보기가 어려웠다. 성혜인 역시 그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짐작됐다.

이때, 하진희가 어깨에 손을 얹으며 성혜인에게 손가락질했다.

“이 자식이 왜 갑자기 나한테 이혼하자는 건가 했더니, 네가 옆에서 종용했구나? 이 나쁜 년! 네 집 일도 똑바로 처리 못하는 게 왜 참견이야? 당장 여기서 꺼져! 우린 네가 반갑지 않으니까!”

하진희는 물컵을 들어 성혜인에게 뿌렸다.

성혜인은 예상이나 했을까, 이렇게 비 맞은 생쥐 꼴이 될 줄 말이다.

임동원과 이소애는 더더욱 면목이 없었다. 임남호도 침묵을 지켰다.

성혜인은 화를 내는 대신 옆에 놓여있던 가방을 집어 들었다.

“실례했네요.”

성혜인이야말로 진정한 가족이었다.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핀잔 한 번 주지 않고 욕받이 역할을 해왔다.

이소애도 그들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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