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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저 임신했어요

“혜인아, 아무리 그래도 사촌 오빠를 때리면 어떡하니. 제발 이러지 말아줘, 숙모가 부탁할게.”

이소애는 비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의 입술을 덜덜 떨리고 있었다. 임동원은 곁에서 벙어리처럼 무릎을 꿇고 있을 뿐이었다, 대부분 가장이 그렇듯 말이다.

임남호는 넋이 완전히 나간 표정이었다. 그리고 피비린내고 가득한 입을 살짝 움직여 부스러진 이빨을 뱉어냈다. 성혜인은 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거두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으면 도망을 가는 게 아닌 이혼을 해야 하는 거야. 만약 그때 회삿돈을 건드리지 않고 이혼했다면, 아빠는 오빠네 집안과 원수지지 않았을 거고, 삼촌이랑 숙모도 죄인이 되지 않았어. 오빠는 2억 남짓한 돈으로 밖에서 즐기고 있을 때, 하진희가 집에서 얼마나 행패를 부렸는지 알아? 삼촌이랑 숙모는 하진희의 도우미처럼 살았어. 그런데 지금 무슨 낯으로 아들 행세를 하는 거야? 오빠가 언제 아들 노릇을 한 적이나 있어?”

임남호는 입가에 흐른 피만 닦아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경찰서에도 정적이 내려앉았다. 성혜인의 뿜어낸 위협적인 아우라에 함부로 접근하거나 말을 걸려는 사람은 없었다.

성혜인은 심호흡하고 이어서 말했다.

“그건 그렇고 하진희가 어떤 사람인지 뻔히 알면서 왜 지금까지 이혼 안 했어? 반성문은 왜 쓰고, 외상은 또 왜 했어?”

임남호는 머리를 숙이더니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빼돌린 2억 원 중에서 6000만 원만 주면 하진희가 아들을 낳아주겠다고 했어. 2억 원에서 쓰다 남은 1억 원은 네가 고등학교 때 쓰던 카드에 입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몰래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다리고 있었지. 어차피 내가 빼돌린 돈은 아빠가 이미 다 갚...”

짝!

임남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성혜인이 또다시 뺨을 때렸다. 임남호의 얼굴은 돼지처럼 부어올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성혜인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심한 자식. 내 카드에 1억 원을 입금했다고?’

성혜인이 서천에서 고등학교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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