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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5화 그녀는 울고 있었다

당시연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집안이 조용해진 후에야 천천히 몸을 숙였다. 그리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김성진을 정말 좋아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와 사귀지 않았을 것이다.

잠시 울고 난 뒤 당시연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카드를 주워 현관에 있는 열쇠 상자에 넣었다.

손님방 문이 아주 살짝 열려 있었고 그 문이 다시 조용히 닫혔다는 사실을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원진은 문에 기대 서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원래는 나가서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지금 겪고 있는 모든 불편함이 자신 때문에 생긴 것 같아 차마 나가지 못했다. 혹시 그녀가 마음을 바꿔 자신을 다시 돌려보낼까 봐 두려웠다.

그는 몹시 불안했다.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은 땀으로 흥건했다. 당시연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 울음소리는 매우 억눌려 있고 작았지만 마치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선명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울음소리는 멈췄고 그녀는 바닥에 흩어진 꽃잎들을 정리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원진은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여전히 그 습하고 어두운 방에 있는 건 아닌지, 여전히 작은 고깃덩어리 하나를 집어 먹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그는 행복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여기 있는 이불은 매우 따뜻했다. 반면 그가 평소에 덮던 이불은 얇은 한 겹뿐이었고 머리까지 덮으면 발이 드러났다. 겨울에도 그 얇은 이불로 버텼기 때문에 그는 늘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자야 했다.

결국 원진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른 새벽에 일어났다. 뭔가 아침을 차리려고 했으나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자신의 숙제 책을 꺼내 들고 조용히 거실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연은 아침 9시에 일어났고 배달 음식을 시켰다. 두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한 뒤 당시연은 원진을 데리고 쇼핑몰로 향했다.

하지만 원진은 옷의 가격표를 보고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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