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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0화 서명하자고

당시연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구석에 있던 소년은 마치 그녀에게서 빛이 나는 듯 계속해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그 여자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울며불며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체 이게 무슨 천인공노할 짓이야? 내가 말해두지만 원진은 우리 애야.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 네가 뭔데 여기까지 와서 이래라 저래라야! 너 같은 도시 사람이 대체 어디까지 손을 뻗을 셈이야? 게다가 얼마나 오래 신경 쓸 수 있을 것 같아? 이 애를 먹여 살려야 하는 사람은 나야! 원진, 너도 생각 좀 해봐. 지금이야 이 여자가 네 편을 들어줄 수 있겠지만, 금방 갈 사람이야!”

“원진을 제원으로 데리고 가서 학교에 보낼 거예요!”

이 말은 충동적으로 튀어나왔고 당시연 자신도 말하고 나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 안도했다. 원진을 이런 사람들에게 맡길 수 없었다. 여기 있는 사람 중에 믿을 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원진에게 시선을 돌리고 손을 잡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말했다.

“진아, 나랑 같이 제원으로 갈래?”

당시연은 지금 번역 일로 충분히 돈을 벌고 있었고 원진을 후원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댈 수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자취방은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와 가까워 원진이 통학도 할 수 있었다.

이제야 당시연은 자신이 모든 것을 이미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여자는 여전히 발악하고 있었다.

“안 돼! 이건 납치야! 당신들 당장 신고할 거야!”

“좋아요. 그럼 내 후원금 천2백만 원을 돌려주세요.”

당시연은 뒤로 물러서며 이 여자가 그 돈을 내놓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니면 이미 그 돈은 다 써버렸을지도 모른다. 원진은 이 집에서 그저 값싼 노동력이었을 뿐이었다. 여자가 값싼 노동력을 위해 천2백만만 원을 내놓을 리가 없었다.

당시연은 가방을 뒤져 또 4백만 원을 꺼냈다.

“혹은 아이를 데리고 가는 걸 허락해 준다면 이 4백만 원도 드릴게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서로 관계없이 지내요. 이장님과 여기 계신 담당자분이 증인이 되어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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