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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6화 거짓된 다정함

신예준이 집에 돌아왔을 때 저택은 여전히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강민지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그는 코트를 한쪽 소파에 놓으며 도우미에게 물었다.

“저녁은 먹었나요?”

“아가씨께서 입맛이 없다고 하셨어요.”

신예준의 시선이 강민지에게 향했다. 그녀는 그가 돌아온 걸 알면서도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가슴이 조금 아려왔지만 그는 감정을 억누르고 그녀 옆에 앉았다.

“왜 저녁을 안 먹었어?”

“혜인이에게 전화해서 물어볼 게 있어.”

신예준은 옆에 있던 비서에게 눈짓을 보냈다. 비서는 곧 그녀의 휴대폰을 가져왔다.

강민지는 휴대폰을 받아 들고 소파에서 일어나 한쪽 구석으로 걸어갔다.

서민규에게서 온 메시지가 화면에 떠 있었다. 짧은 음성 파일이었다.

강민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를 낮추고 이어폰을 귀에 대었다. 그 안에서 들려오는 신예준의 목소리에는 강한 집착과 미움이 담겨 있었다.

“내가 강민지와 결혼하는 건 그저 강민지를 내 곁에 묶어두기 위해서야. 그래야 계속 괴롭힐 수 있잖아. 강민지는 나와 깨끗이 끝낼 수 없을 거야.”

강민지는 멍하니 휴대폰을 바라보며 손가락이 굳어버린 듯 타자를 하지 못했다.

서민규는 그녀가 메시지를 읽은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여러 개의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

[이건 방금 예준이가 술 마시면서 한 말이에요. 술김에 진심이 튀어나온 거죠. 민지 씨. 예준이는 정말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강민지는 서민규의 말이 우습게만 느껴졌다. 굳이 서민규가 말해주지 않아도 신예준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녀는 이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눈을 내리깔고 잠시 생각에 잠긴 강민지는 성혜인에게 전화해 도망갈 계획을 상의하려 했지만 배 속의 아이에 대한 의심이 점점 커지면서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내일 떠나지 않으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평생 자신을 괴롭히고 복수만을 꿈꾸는 남자 곁에 묶여 있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밤에 또 한 번 구토하면서 아이에 대한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갔다.

신예준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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