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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6화 입맞춤을 피할 수 없었다

신예준은 조희서를 거칠게 밀어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뒤로 몇 걸음 비틀거리던 조희서는 눈가가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신예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벌써 저녁 8시였다. 이제 4시간만 지나면 설날이었다.

“희서야, 이제 그만 돌아가.”

“싫어! 오빠, 왜 강민지랑 결혼하려는 거야?!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나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건데? 전에 분명히 말했잖아. 그 여자에겐 사랑이 아니라 증오밖에 없다고. 오로지 복수 때문이라고 했잖아? 이제 그 여자는 더 이상 일어설 수 없잖아. 우리 그냥 강씨 집안의 회사를 손에 넣고 그 여자를 쫓아내면 끝나는 건데, 왜 결혼까지 하려는 거냐고!”

조희서는 얼굴이 광기로 일그러지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신예준은 아무 말 없이 눈살을 찌푸리며 담배를 꺼냈다. 그 모습을 보자 조희서의 얼굴빛이 금세 밝아졌다. 말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오빠, 사실 오빠도 나를 잊지 못하는 거잖아. 우리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예전엔 오빠도 나한테 정말 잘해줬잖아. 지금은 그저 강민지에게 홀린 것뿐이야. 그 여자만 쫓아내면 우리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내가 아들도 낳아줄게.”

그러나 신예준은 옆에 서 있던 도우미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희서 씨를 집에 데려다줘요.”

“신예준!”

조희서는 순간 당황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이후 무언가 변했다고 느꼈다. 그녀는 그대로 자리에 서서 신예준이 손에 쥔 담배를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다시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안에 피 맛이 퍼졌다.

그 시각 강민지는 물건을 가지러 잠시 집에 돌아온 참이었다. 손에 선물을 들고 문을 여니, 신예준이 서 있었다. 강민지는 미간을 찌푸렸다. 신예준의 시선은 그녀가 들고 있는 선물 상자로 향했다. 상자 위에는 정성스럽게 묶인 리본이 달려 있었다.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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