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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7화 직접 설명을 들어야겠어

나경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앞에 놓인 술잔을 들고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백겸은 묵묵히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그와 나경택은 몇 년 동안 이렇게 한 테이블에서 식사한 적이 없었다.

콜록콜록.

나경택은 언제라도 기절할 것처럼 계속하여 기침해댔다.

백겸은 앞에 앉아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나경택도 이제 정말 늙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예전에 나설희가 그에게 시집가겠다고 아우성칠 때까지만 해도 나경택은 직접 채찍을 휘두를 정도로 기력이 넘쳤다. 다만 그때 채찍을 휘두른 것은 시늉일 뿐이었고 사실 나경택은 두 사람 모두 진심으로 아꼈었다.

백겸이 이틀 동안 나씨 가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을 때도 나경택은 창가에서 그를 바라보다가 옆에 있던 나설희에게 말했다.

“봐라, 저 녀석도 기껏해야 두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말 것이야. 스님의 말씀은 틀리지 않았어. 그러니까 절대 잊지 마. 너와 백겸은 함께 할 인연이 아니야. 백겸은 널 해칠 뿐이야.”

“아버지. 제발 그런 허튼소리 하지 마세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런 걸 믿으세요?”

“그 스님의 점괘가 얼마나 정확한지 몰라서 그래? 그해 네 어머니가 아이를 임신하지 못했을 때도 스님은 나중에 딸을 낳을 거라고 하셨어.”

나설희는 잠시 말을 멈추고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백겸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 났다.

그리고 나경택은 백겸이 절대 오래 버틸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백겸의 고집은 그의 생각보다도 훨씬 셌고 나설희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마침내 무너지기 직전이 되자 나설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풀썩 덩달아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저와 겸이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저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 결혼 허락해주세요. 꼭 포동포동한 사내아이를 낳겠다고 약속할게요. 그때 가서 손자 얼굴을 보고 그와 놀아주며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나경택은 진심으로 나설희를 아껴주었다. 그런데 그런 딸이 덩달아 자신에게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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