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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운명

“선생님?”

반재인은 위태로워 보이는 그의 정신 상태를 걱정했지만 백겸은 계속하여 그 세 글자만 반복해서 중얼거릴 뿐이었다.

“틀렸어, 다 틀렸어. 내가 틀렸어.”

“선생님, 기운 좀 내세요.”

반재인은 깜짝 놀라 사라를 데려와 백겸의 상태를 보여주려 했지만 백겸은 계속하여 그를 밀어냈다.

“선생님, 박사님께 진찰을 받으세요.”

“재인아, 너도 이만 가. 주혁이와 혜인이를 데리고 같이 나가. 그 후에 오혜수를 찾아가면 오혜수가 널 위해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져 줄 거야.”

“선생님, 이제 성공과 머지않았어요. 선생님께서 늘 이루고 싶어 하셨던 꿈이라고요.”

그러나 모든 의지를 상실해버린 백겸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버렸고 그의 얼굴은 이미 많이 망가져 있었다.

“가. 그 두 사람을 데리고 나가. 그리고 박사님 최면도 이제 풀어줘.”

“선생님!”

반재인은 줄곧 백겸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는 착한 아이 역할이었다. 게다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 어떻게 이대로 포기한단 말인가.

하지만 귀신에 씌기라도 한 듯 백겸은 굳건했다.

“내 탓이야. 설희 잘못이 아니야. 다 내 잘못이었어.”

그는 이미 자책의 늪에 빠진 것 같았다.

반재인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고 이윽고 백겸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에게 다가와 반재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재인아, 네가 내 말을 듣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거다.”

그러자 반재인은 입술을 오므리고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곧바로 타임아웃을 외치고는 사라 더러 성혜인을 부축하도록 지시를 내리고 그는 서주혁을 부축했다.

“선생님, 확실합니까?”

그러나 백겸은 마치 삶의 모든 의욕을 잃은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돌아오는 말은 더 이상 없었다. 반재인은 여전히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김상아는 그들과 달리 이맘때쯤 미쳐버리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당신들 무슨 뜻이에요? 왜 멈춰요? 전 반승제와 함께 있고 싶다고요. 전 죽더라도 그와 함께 할 거라니까요? ! 선생님,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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