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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2화 정말 그 사람이 싫어

병원 밖으로 나갔더니 잔디밭 의자에 앉아 있는 강민지가 눈에 띄었다. 아마 누군가의 메시지에 답장하는 듯했다.

천천히 그녀에게로 걸어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신예준의 발소리를 듣고 민지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어쩐지 자꾸 몸에서 향기가 나더라니. 병원에 온 거였구나! 전엔 바람난 거 아닌가 의심까지 했었는데.”

강민지가 의자에서 일어나 예준의 손을 잡았다.

“친구가 이번 주면 의사가 올 수 있대. 직접 수술 지도할 거고, 문제없을 거야.”

“응.”

“그럼 집에 갈까? 나 네가 해준 족발 먹고 싶어.”

“민지야.”

“왜?”

족발 먹을 생각에 신나있던 강민지는 신예준이 문득 이름을 부르자 조금 불안해졌다. 진지한 이야기를 할 것만 같은 기분.

“고마워.”

고맙긴.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되는 일인데.

하지만 이번 일로 신예준을 조금 더 부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강민지는 기뻤다.

강민지는 폴짝 뛰어올라 신예준의 등에 업혔다.

“피곤해 죽을 것 같아. 오늘 하이힐 신었더니 걷기가 힘들어. 업어줄 거지?”

“간호사가 이 근처에 공원이 있다던데 산책 좀 하다 가자!”

신예준은 별말 없이 업어주었고 강민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예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번에 의사를 요청하기 위해 그녀가 이용한 것은 강씨 가문의 세력이었다. 그는 아버지께 친구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상원은 이런 청은 두말없이 들어주곤 해다.

지난번 성혜인의 손 때문에 진세운이 필요했던 것처럼. 그때 역시 강상원이 도왔던 것이었다.

의사는 빠르게 도착했고 신예준도 이 며칠간 더욱 바빠졌다. 물어보면 늘 병원에 희서를 돌봐주러 가야 한다고 했다.

강민지는 의심도 하지 못하고 심지어 몰래 가서 돌봐줄까 생각까지 했다. 최근 신예준이 알바하랴 돌봐주랴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었으니까.

오후가 되자 강민지는 알바하러 가지 않고 집에서 죽을 만들고는 혼자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 문을 노크하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희서가 그녀를 보고는 곧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또 그쪽이에요? 여긴 왜 또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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