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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0화 의지하다

집에 도착하자 강민지는 차에서 내렸다. 신예준은 우산 절반을 강민지 쪽으로 기울였다. 그녀는 그의 팔짱을 끼고 꼭 붙어서 작은 아파트로 들어갔다.

목욕을 마친 후 강민지가 물었다.

“오늘 출근했어?”

“응.”

“네가 입은 슈트 멋지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어?”

“아니, 다들 바빴어.”

강민지는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

‘정말 눈썰미가 없는 사람들이야.’

신예준은 오늘 밤 서민규에게서 받은 약을 강민지 모르게 몇 알 삼켰다. 그러나 약병 뚜껑을 막 닫으려는 순간 강민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거 매번 먹는 거 뭐야? 비타민이야?”

병에 비타민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강민지는 신예준의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그러나 그가 말하기 쑥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물어보기가 조심스러웠다.

“비타민이야. 그냥 재미로 먹는 거지.”

신예준은 병을 치우고 강민지를 품에 끌어안았다. 강민지는 신예준의 얼굴을 보며 그의 다크서클이 예전보다 더 짙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잠을 잘못 잔 거야?”

“아니. 근데 지금 그런 거 물어볼 때야?”

강민지는 미소를 지으며 신예준의 목에 팔을 감았다.

“그래. 이제 안 물어볼게.”

둘은 곧 침대에서 뒤섞였다. 그녀가 그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하자 그는 기꺼이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정면으로 했다.

땀방울이 신예준의 코끝을 타고 흘러내려 강민지의 가슴에 떨어졌다.

강민지의 눈동자가 뜨거운 불길에 휩싸인 듯 번뜩이더니 곧이어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신예준은 그녀를 끌어올려 품에 안았다. 강민지는 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에 그의 목에 얼굴을 비볐다.

“예준아, 너 요즘 너무 힘들어 보여. 일이 너무 고된 거 아니야? 평소에는 또 날 돌보느라 쉬지도 못하고. 아니면 내가 요리라도 배워볼까?”

신예준은 바로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모든 것이 끝난 후 시계는 이미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신예준은 옆에 놓인 옷을 걸치고 거실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창문을 열고 팔꿈치를 창틀에 얹은 그는 깊은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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