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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4화 무언가를 참으려 애쓰다

성혜인은 임신 중이라 집에서 반승제의 소식을 물어보는 것도 두려웠다. 그런데 그는 밖에서 여자와 포옹하고 심지어 네이처 빌리지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성혜인은 발끝에서부터 불같은 화가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며 이성을 잃었다.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가 반승제가 김상아를 밀어내는 순간, 그의 뺨을 힘껏 때렸다.

짝!

반승제의 눈앞에 서 있는 성혜인은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렸다. 이때 김상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제 씨, 우리 함께 가요. 네?”

반승제는 아직 회복 중인 상태에서 뺨을 맞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그는 눈앞에 서 있는 성혜인을 보고 몹시 당황했다.

“혜인아?”

성혜인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현재 상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실종된 줄 알았던 사람이 그녀 몰래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니, 성혜인의 머릿속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반승제가 그런 일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이었다.

성혜인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반승제는 급히 발걸음을 옮기며 그녀를 쫓아가려 했다.

“혜인아!”

“혜인아,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이때 김상아가 그의 팔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승제 씨, 나랑 가요. 내가 당신을 치료할 수 있어요. 정말이에요. 내가 치료할 수 있다고요.”

김상아는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오로지 반승제를 손에 넣고 싶다는 터무니없는 생각만 남아 있었다.

반승제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손을 들어 김상아를 기절시켰다.

그는 손에 든 스무 개가 넘는 쇼핑백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급히 성혜인을 쫓아가며 설우현에게 전화를 걸어 김상아를 데려가라고 말했다.

“여자 하나도 제대로 감시 못하다니. 설우현, 당신 왜 이렇게 무능해요?”

설우현은 이 말을 듣고 성혜인이 몰래 칸다로 갔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반승제는 이런 식으로 그를 욕했었다.

반승제는 전화를 끊고 나서 눈앞이 아찔해졌다. 특히 김상아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나니 가려움이 심해져서 미칠 지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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