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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1화 나랑 결혼하고 싶던 거 아니었어?

“결혼해 줄게.”

얼마나 듣기 좋은 한 마디인가.

하지만 이 말을 한 곳이 차디찬 경찰서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자유를 대가로 하지 않았다면 장하리는 기쁨에 겨워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교통사고로 다른 사람을 치어 죽인 사람이 어떻게 감옥살이를 1년 만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서주혁이 1년이라고 했으니 그 말인즉슨 돈으로 눌러 감형을 받겠다는 말이었다.

고작 1년이다. 1년만 희생하면 서주혁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

장하리는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녀의 몸이 더 차가웠기 때문에 장하리는 벽의 냉기조차 느끼지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서주혁의 한마디에 다시 삼켰다.

“나랑 결혼하고 싶던 거 아니었어?”

다 알고 있었구나. 모든 걸 기억하고 알고 있었구나. 그런데 다 모른 척 무시했던 것이었구나.

장하리는 확실히 서주혁을 좋아했다.

하지만 서주혁은 장하리와 다른 사람이었다.

장하리의 세상에는 따뜻함이라곤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늘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 온기를 얻으려고 하곤 했다. 어머니가 잘해주지 않고 오히려 욕설을 퍼부어도 필사적으로 어머니를 만족시키고 사랑받으려고 했다.

이런 그녀의 심리는 일종의 병이라 느껴질 정도로 강박적이었다.

가족은 그녀에게 기대지 못하는 썩은 벽일 뿐이었다. 하지만 장하리는 이 벽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늘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왔다.

그러나 서주혁은 달랐다. 약육강식이 세계에서 자라온 그는 어릴 적부터 누군가에게 기대는 걸 싫어했다. 그에게 감정 같은 건 필요 없었다.

그는 가난하고 열악한 가정에서 자라온 여자아이의 열등감을 깨닫지 못했고 심지어 장하리가 우스워 보이기까지 했다.

만약 그가 썩은 벽에 기댔다는 걸 깨닫게 된다면 그는 분명 총을 꺼내어 몇 방 쏘았을 것이다.

이렇게 그는 장하리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장하리는 미움받는 것에 익숙했고 감정적으로 독립하는 법을 몰랐다.

열다섯 살에 방우찬을 만나 그에게 기대면서 의붓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견딜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다른 사람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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