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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고집 그만 부려

대략적인 방향을 향해 달려가던 성혜인은 이쪽이 더 황폐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원래의 정원은 이미 사라졌으며 폐허라고 할 수조차 없게 되었다. 그저 지반의 윤곽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정원이 포탄에 직격당한 것이 분명했다. 만일 정원에 사람이 있었다면 포탄의 위력에 의해 팔다리가 부러질 것도 없이 바로 피투성이가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심장이 멈추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이곳에 작은 널빤지를 세워주고는 넋을 잃은 듯 되돌아갔다.

헬기가 착륙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설우현은 동생의 안색이 좋지 않자 황급히 산소통을 건넸다.

“냄새가 견디기 힘들지?”

성혜인이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저녁이 되어서야 반승제가 있는 병원에 도착했다.

성혜인은 복도 의자에 앉아 두통을 느꼈다.

안에 있던 의사가 나오자 성혜인이 물었다.

“어때요?”

“의지가 강하셔서 내일이면 깨어날 겁니다.”

성혜인은 안도했다. 그러나 또 섬에서의 광경을 떠올리니 위가 뒤집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기 병실의 화장실로 달려가 한참 구역질을 했지만 아무것도 토해낼 수 없었다.

설우현이 저녁을 가져다주며 잘 먹으라고 당부했다.

“구금섬에서의 일은 국제기구 사람들이 계속 조사하고 있어. 그런데 연구 기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거야.”

국제 전문가들이 연구 기지를 조사하고 있다니 반승제와 둘이 고독하게 찾을 필요는 없게 되었다.

번거로움을 많이 던 셈이다.

“오빠, 연구 기지 위치를 알게 되면 얼른 알려주세요. 아버지의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요. 그리고 배현우는 찾았어요?”

구금섬이 폭파되던 날 밤 배현우도 섬에서 죽은 걸까?

“못 찾았어. 산산조각 난 시신도 있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니까. 아직은 단서를 찾지 못했어.”

성혜인이 등을 뒤로 젖히자 벽의 찬 기운이 느껴졌다.

설우현이 도시락을 열고 숟가락을 성혜인의 손에 쥐여주었다.

“먹기 싫어도 조금이라도 먹어. 이따가 건강검진도 받아야 하고.”

어쨌든 임산부니까. 이렇게 고생하고도 아이가 멀쩡하다는 건 운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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