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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3화 위협

하루에 열 번 이상 도망친 적도 있었다. 남성은 마치 놀리듯이 그녀가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처음에는 열몇 번을, 그 이후에는 일곱, 여덟 번, 그 이후에는 대여섯 번, 나중에는 하루에 두 번 정도 시도했다.

그리고 이제 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지 1년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남성의 목적이었다.

나하늘은 남성의 목소리를 들었음에도 상대하지 않았다.

남성이 입을 열었다.

“딸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

그의 말에 여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한쪽에 늘어뜨린 그녀의 손이 움직이더니 시선은 어디론가 곧게 향했다.

남성의 목소리는 마치 뼛속 깊은 곳에서 전해지듯 뇌리에 울려 퍼졌다.

“어... 어디 있는데요?”

이 며칠간 그녀가 한 말이라고는 반승제의 사람에게 외친 꺼지라는 한마디뿐이었다.

그녀는 목이 쉰 듯 힘겹게 말했다.

“널 보러 왔었고 데려가려고도 했었지. 그런데 제 몸도 보전하기 어려웠어.”

나하늘이 눈을 내리깔고 한참을 그대로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제 딸을... 놔주세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하실 전체가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 주변에 있던 기구들마저 모두 사라진 듯했다.

스크린을 어루만지던 남성의 손이 우뚝 멈추더니 험상궂은 얼굴을 했다.

“가상하네. 이 와중에도 딸 걱정.”

나하늘은 아무 말 없이 등을 뒤로 기대었다.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다.

놓아줄지 안 놓아줄지, 그 누가 알겠는가.

...

반승제는 성혜인을 안고 한 시간 가까이 걸었다. 그 사이에 성혜인은 잠에서 깼다.

성혜인은 깨어나자마자 기침했다.

반승제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자기 옷 끝으로 입술을 다정하게 닦아주었다.

“힘들어?”

성혜인은 말없이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여 보였다.

반승제가 발걸음을 우뚝 멈추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탓 하는 중이야?”

“아니요.”

“혜인아, 난 너랑 아이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머님은 내가 나중에 꼭 구해낼게.”

말을 마친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몸에서 피비린내와 화약 연기 냄새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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