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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6화 진퇴양난

다가간 반승제가 나하늘의 발목에서 반짝이는 빨간 불빛을 발견했다. 발목에 있는 그 무언가를 잡아당기자, 안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하늘, 또 도망가려고?”

“어떻게 명령을 어기고 또 도망칠 생각을 해?”

“다리라도 부러뜨려놔야 정신을 차리겠어?”

남자의 목소리가 좁은 공간을 울렸다. 분명 온화한 말투였으나 소름 끼치는 목소리였다.

나하늘은 이젠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발목에 묶인 쇠사슬에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발목에서 그것을 뜯어내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꺼져!”

“꺼져버려!”

그녀의 손톱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발목에 채워진 그 물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남자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눈도 멀고 귀도 멀게 했는데, 이젠 말도 못 하게 만들어줄까?”

“또 문에 가까이 가 봐. 계속 감전될 테니.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

반승제는 그제야 이 지하실은 결코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외부의 모든 신호를 차단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각종 스위치도 있었다.

나하늘의 위치가 문에 가까워짐을 감지하면 전류가 흘러나왔다. 그녀를 부축하던 두 남자도 함께 이 전류에 당해버렸다. 감전이 익숙해져 버린 나하늘이 도망치려 한 적은 아마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난감한 것은 지금의 그녀에게 어떻게 이런 소식을 전할지였다.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끌어가려는 이들이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더욱 최악인 것은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반승제는 얼굴을 구기며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발목에 있는 물건을 해체할 방법은 없어?”

“대표님께서 도착하시기 전에 우리도 수없이 시도해 봤지만, 재질이 워낙 단단한지라 해체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니 다리를 자르지 않는 한 빠져나갈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반승제가 손을 들어 자신의 미간을 문질렀다.

“혹시 문 쪽에 센서가 있는지 확인해 봐. 있다면 파괴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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