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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5화 상반된 욕망

달리고 있는 차 주변엔 온통 불꽃과 통곡 소리로 가득했다. 배현우 한 사람으로 인해 내섬은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반승제의 품에 기댄 성혜인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그의 가슴을 느끼자, 눈가가 시려왔다. 그는 묵묵히 그녀를 안은 채 오랫동안 그녀의 등을 연신 토닥이고 있었다.

구지한의 거처에 도착했을 때, 구지한은 정원에 서서 멀리 보이는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승제가 무사히 살아 돌아올 줄 몰랐던 그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당신이 죽은 줄 알았어!”

몇 걸음 다가온 그가 반승제가 무사하다는 걸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승제의 시선이 하늘로 향하자 구지한의 시선도 그를 따라 위로 향했다. 하늘에는 헬기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누가 보낸 헬기인지 알 수 없었다.

“구지한, 얼른 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구지한은 급히 문을 열어 차에 올라탔다. 내섬이 혼란에 휩싸여 외섬으로 통하는 길은 한적했다. 반승제는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섬에 배치해 둔 장애물들은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다. 장벽들이 하나둘 산산조각나 버렸다.

중섬과 내섬에 들어오고 싶어 했던 이들이 하나둘 파괴된 장애물을 넘어 밀려들기 시작했다.

외섬에 있는 이들은 중섬으로, 중섬에 있는 이들은 내섬으로 몰려들었다. 조용했던 길엔 갑자기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안쪽으로 돌진하는 모습은 마치 세계 종말이라도 온 듯했다.

창가에 앉은 구지한이 필사적으로 안으로 몰려드는 인파를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이렇게나 상반된 욕망이라니. 내섬 밖의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내섬 안의 사람들은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다니.”

말을 마치고 그는 눈을 감았다.

차는 성남 정신병원에서 멈췄다. 누군가 이미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들이 도착하자 안쪽으로 안내했다.

문이 열리자 안쪽에는 열 몇 명의 하얀색 가운을 입은 이들이 묶인 채 바닥에 앉아 있었다.

“반승제 씨, 이들이 바로 도망치려던 의사들입니다.”

“제가 찾아 달라고 했던 사람은요?”

“지하실에 있습니다.”

여전히 성혜인을 품에 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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