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표정을 보자 배현우는 자신이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아까는 은연중에 그런 느낌만 들었을 뿐인데 거기에 술 저장 창고가 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기억을 꼼꼼히 정리해 봐도 격투장에 온 적은 확실히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온통 물음표로 가득 차서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하지만 반승제는 그에게 생각할 시간을 많이 주지 않았고, 비수를 그의 목구멍에 갖다댔다. “넌 이름이 뭐야?”두 번째 인격의 이름을 묻는 것이었다.“배현우.”‘정말로 배현우가 맞았구나.’반승제의 눈에는 비웃음이 스쳐 지나갔다.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자 배현우의 목에는 즉시 가는 핏자국이 생겼다.그러나 그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반승제가 연구 기지를 알고 싶어한다면 그를 죽이진 않을 것이다.역시나 반승제는 비수를 거두어들였다. 그러고는 일어나 배현우를 훑어보았다.배현우가 고개를 들며 반승우의 대표적인 미소를 지으려는 찰나, 반승제는 퉁명스럽게 한마디 내뱉었다. “그 징그러운 웃음, 그만 집어치워.”배현우의 얼굴이 삽시에 굳어지며 사나운 진짜 면모를 드러냈다.그리하자 반승제도 질문을 시작했다.“그 사람들이 반승우 몸에서 실험을 했고, 그래서 네가 생긴 거 맞지? 너는 그들이 만든 두 번째 인격이야? 너의 역할은 뭐야?”배현우는 다른 사람이 이 일에 대해 묻는 것을 가장 싫어했고 반승우의 제2인격이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줄곧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전에 그의 이름이 뭐였는지 머리가 깨지도록 생각해보아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지금 그의 안색은 유난히 어두웠다. 두 손은 주먹을 꽉 쥐고 있고, 미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모든 것을 파괴할 것만 같았다.반승제는 그제야 비로소 진실한 느낌을 받았다. 이 사람과 반승우는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럼 도대체 이 인격이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그가 생겨난 목적은 또 무엇일까? 오직 연구기지 자료를 많이 더 알아야 그한테 승산이 있다.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
그녀는 반승제의 맞은편에 앉아 저절로 와인을 한 잔 따랐다.“지난번에 네가 돌아왔을 때부터 묻고 싶었어.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너를 그렇게 넋을 잃게 만든 거야? 한국에서 도주범으로 다 몰리게 만들고. 저 안에 있는 남자, 네 형 맞지? 중요한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 이미 국제 수배령이 내려졌다는데? 승제야,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동원을 하면서까지 한 사람을 잡겠다고 하는 걸 봐선, 국내에서 아마 너에 대한 논란이 엄청 날 거야.”일반인들은 이런 소식을 접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주식은 전부 관리 기구에 넘겼고 주식에 대한 권한은 전부 심인우한테 있다.그가 BH 그룹을 지키고 있는 한 그룹은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고, 반승제도 그에 대해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제원 상층 인사들이 동향을 살피고 있겠지만, 그것이 또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그가 지금 유일하게 관심을 갖는 것은 소위 말하는 BK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였다.“승제야, 나랑 그 여자에 대해 말해 줄래?”장미는 반승제와 알고 지낸 지 몇 년이나 되었다.이 지하 격투장에는 전 세계 최고의 미녀들이 모여있다. 여기서 미모는 일종의 화폐와도 같다.예전에 반승제한테 여자를 소개해 주려고 했지만 그는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고 여자가 재미없다고만 했다.여자한테서 재미를 느끼느니 화면에서 반짝이는 데이터를 쳐다보기만도 못하다고 했다.그러다가 어느 날, 반승제가 여기로 돌아왔을 때,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장미는 그제서야 그의 할아버지가 제멋대로 그한테 아내를 만들어 주고 혼인신고까지하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는 그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기껏 해봐야 결혼을 했다 뿐인데. 또한 반태승 어르신의 안목은 그리 나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유전자는 반드시 대를 이어 물려줘야 마땅하다고 생각되기도 했고, 그럴 바에 그 여자한테 아이를 낳게 하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닌가 싶었다.그때 반승제는 이렇게 대답했다.“누난 몰라. 나의 아내가 될 사람은 윤단미밖에
진세운이 손을 멈칫했다.“그게 무슨 말이야?”“설씨 가문 막내딸, 그 사람 진짜 딸 아니야. 설씨 가문 회장님께서 승제한테 진짜 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대. 그런데 승제가 떠나는 바람에 그 어린 공주님을 찾는 일은 내가 맡게 된 거지.”그가 고개를 숙여 담배 한 대를 꺼내더니 자연스럽게 진세운에게 건넸다.진세운이 담배를 건네받으려 하자 서주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열었다.“너도 담배를 필 줄 아는 사람이었어?”진세운이 씩 웃더니, 담담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곤 입에 갖다 댔다.“외국에 있을 때부터 진작 피기 시작했지. 그냥 수술 끝나고 가끔 피는 정도.”서주혁이 따라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곤 공감하듯 미간을 찌푸렸다.“의사가 힘들긴 하지. 1년 내내 네가 쉬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환자에서 수술대에서 죽게 되면 또 가족들이 얼마나 난리를 피우겠어. 너도 참 고생한다.”“그럼 그 막내딸에 대한 단서는 좀 찾았어?”“그럴 리가. 벌써 20년이나 더 된 일인걸. 부인이 임신했을 때 마침 두 사람이 갈라지게 됐고, 나중에 만났을 때는 이미 부인이 아이를 낳은 후였어. 그 뒤 두 사람은 바로 함께 플로리아로 돌아갔고 그 과정에 모든 자료가 사라졌어. 뭔가 이상하지 않아? 난 이 사건의 키가 왠지 그 부인한테 있는 것 같거든. 그런데 회장님께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길 바라셔서.”진세운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는 의사이기에 이런 명문가들에 대한 가십거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서주혁이 그에게 이 일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두 사람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형제이기 때문이며 둘째로 진세운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며 친구라 해도 그들 몇 명뿐이기 때문이었다.진세운이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서주혁이 담배 한 대를 더 내밀었다.“한 대 더 펴. 이따 시환이 만나면 알려줘야겠다. 너도 담배 피운다고.”“하나면 됐어. 나 요새 계속 병원에 있으니까 도움 필요하면 말해.”서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손에 들
반승제는 하루 뒤에야 소식을 들었다.서주혁의 차가 떨어져 불에 그슬렸으며, 차에는 불에 타버려 재로 된 시신이 있었으며 현재로서는 누구의 시신인지 구별조차 불가하다고 했다.전화를 통해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마치 머리가 벼락에 맞은 듯 띵했다.전화기 너머 온시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천으로 가는 길에 사고가 난 거야.”“서천에 뭘 하러 가는지는 말 안 했어?”“안 했어.”반승제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벽을 향해 주먹을 쳤다. 손을 부르르 떨며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주혁이 최근에 누구랑 접촉했는지 조사해 봐.”“서천으로 떠나기 전에 만났던 사람은 진세운뿐이고, 다른 한 사람은 부하야. 그 부하랑 주혁이 같은 차를 탔는데, 죽은 사람이 서주혁인지 부하인지는 아직 몰라. 시신이 다 타버려서 DNA 감식 기다려야 해.”온시환의 떨리는 목소리를 보아 그 역시 크게 당황했음을 알 수 있었다.반승제는 얼른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는 서주혁이 자신을 대신해 맡은 일로 인하여 사고를 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그가 한국을 떠난 이후 모든 신원정보가 제한되었으므로 밀입국을 제외하고는 귀국할 도리가 없었다.밀입국은 본디 범죄이다.그는 심호흡한 뒤 국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하여 서주혁의 상황을 확인했다.현재 제원 병원의 복도는 이미 서씨 가문의 사람들로 가득했다.감정인이 감식 결과를 들고 왔다.“사망자는 서주혁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복도는 순식간에 고요해졌고 곧이어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온시환의 입에 물려있던 담배가 바닥에 떨어졌다.가빠오는 호흡을 겨우 진정시키고 온시환은 서둘러 반대편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리곤 방금 수술을 마친 진세운을 찾아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감식 결과가 잘못된 거 아냐? 서주혁이 어떻게 죽어? 분명 무슨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해. 빨리 가서 다시 검사해 보라고 해봐!”세 시간 동안 수술을 진행하고 새벽 세 시에야 끝마쳤으므로 진세운의 얼굴에는 기진맥진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그저
온시환은 그녀를 더 생각하지 않고 바로 액셀을 밟았다.혼란스럽다. 모든 게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반승제는 해외로 갔고 서주혁은 목숨을 잃었다.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하늘을 뒤덮어 제원의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았다.몇 킬로메터를 쉬지 않고 달리던 온시환이 문득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그는 눈살을 찌푸린 채 핸드폰을 꺼내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생각이 났어. 서주혁이 말하길 네가 맡기고 간 일에 모든 정력을 쏟아붓겠다고 했어. 서천으로 출발하기 전에는 병원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고.”반승제는 창가에 서 있었다. 그는 먼 곳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당분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내가 이쪽 사람 시켜서 조사하게 하고 있어.”“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어! 내가 지금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알아? 난 지금 그다음 죽을 사람이 진세운일까 봐, 혹은 나일까 봐 무서워. 와중에 우릴 적으로 돌리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난 지금까지도 서주혁이 죽었다고 실감이 되지 않아. 적어도 이런 방법으로 가진 말았어야 한다고.”반승제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조만간 한국에 들를게.”“너 미쳤어?”온시환이 대뜸 화를 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지금 제원 상황이 복잡해. 특히 네가 떠난 이후로 더. 백겸은 쓰러진 뒤로 지금까지도 깨어나지 못했고, 상부에서도 널 도와주지 않는다며. 네 아버지도 널 반씨 가문에서 쫓아내겠다는데! 네 손에 그 주식들만 없었으면 넌 진작부터 반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네 집안 사람들은 죄다 반승우의 안위만 걱정하고 있어. 심지어 네가 반승우를 질투해서 출국시킨 줄 알아. 게다가 네가 김씨 가문 회사를 마구 인수한 뒤로 업계에서 그 이상한 소문을 믿는 사람이 더 많아졌어.”온시환이 담배 한 대를 꺼내 물었다. 불에 타 거의 재가 된 서주혁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일단 돌아오지 마. 서씨 가문에서도, 상부에서도일을 조사할 테니까. 지금 돌아오면 괜히 안 좋은 일 당할 수 있으니까 일단 네 일부터 끝내.”전화
사무실 내부는 조용했고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커튼의 절반은 캐비닛에 가려져 있었고 창문 역시 커튼에 의해 가려져 있었다.진세운은 폰을 꺼내 들어 온시환에게 전화를 걸었다.사무실은 아무 소리 없이 고요했다.그는 전화를 끊고 사무실 문을 다시 닫았다.문이 닫히자 온시환은 커튼의 한 귀퉁이를 젖혔다.두께가 꽤 되었으므로 커튼을 치기만 하면 밖의 햇빛이 얼마나 강한지를 막론하고 사무실 내부는 밤처럼 깜깜했다.커튼을 젖힌 그가 사무실에 서 있는 한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진세운이었다. 문을 닫는 소리만 내고 사무실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문이 닫히는 소리에 온시환은 그가 떠났을 거라 당연하게 생각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온시환은 애써 웃으며 손으로 눈을 비비며 막 잠에서 깬 척 연기를 했다.“언제 왔어?”그는 하품하며 눈을 게슴츠레 뜨고 창가에서 내려왔다.진세운이 그를 몇초 간 빤히 바라보더니 물었다.“여태 잔 거야?”“응. 낮에 있었던 일이 좀 충격이 컸는지 깜빡 잠에 들었나 봐. 허리도 시리고 등도 좀 아프네.”그가 또 한 번 하품을 크게 하자 눈가에 자연스럽게 눈물이 맺혔다.“넌 이제 돌아가려고?”온시환이 휴대폰 화면을 힐끗 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뭐야, 전화했었어?”“시환아, 우리가 안 지 이제 몇 년 됐지?”“20년 좀 넘게.”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고요했다. 문에 기대고 선 진세운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렇게 오래됐는데, 거짓말할 때 물건 돌리는 버릇은 아직도 못 고쳤네.”그의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온시환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빈손을 보고 나서야 그는 자신이 조금 전 대답하면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는 것을 떠올렸다.순간 등에 소름이 오소소 돋으며 몸이 굳어버렸다.진세운이 가볍게 웃음 짓더니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목소리로 태연히 말했다.“장난이야.”사무실 안의 분위기가 더욱 기괴해졌다. 산소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숨이
플로리아에서.국내에서 반승제의 세력이 제한됨으로 인해 그에게 소식이 닿는 속도 역시 느려졌다.그는 여전히 서주혁의 죽음에 대해 어딘가 의심쩍다 생각하고 있었다.그러나 여전히 서주혁에게 감히 전화를 걸지 못했다.백겸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만일 서주혁과 반승제의 결탁관계가 드러나면 반승제는 결코 법의 심판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머리는 해외에 머물러야 함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서주혁이 정말 목숨을 잃었다면 모두 자신이 넘긴 임무 때문일 텐데 어떻게 냉정할 수 있겠는가.반승제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 세수했다. 욕실에서 나왔을 땐 장미 누나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배현우 쪽에서 하겠다네.”배현우는 탄생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반승우에 대한 거부감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반승우의 업적을 반복해서 상기시켰으니 아마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방에서 끌려 나오면서도 배현우는 분노 가득한 얼굴로 반승제를 노려보았다.당장이라도 달려가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지만 두 손, 두 발에 모두 족쇄가 채워져 있었으므로 2미터 밖으로 갈 수 없었다.그는 반승제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가볍게 웃었다.“고작 연구기지에 관한 일 아닌가? 난 그쪽 기억은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니 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그럼 반승우 나오게 해. 형은 알고 있으니까.”“나도 나오게 하고 싶거든? 걘 이미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는 바람에 이제 나올 힘도 없어. 성혜인이 있어야 반응이라도 있지.”성혜인을 언급하자 반승제의 눈동자가 가늘게 떨렸다.반승제가 동요하는 것을 눈치챈 배현우가 사악한 모습으로 고개를 들었다.“네 형은 성혜인을 사랑해. 죽다가도 살아 돌아올 만큼. 연구기지에서 끝까지 실성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성혜인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겼기 때문이야. 넌 그저 운이 좋아서 네 형이 돌아오지 못할 동안 자리를 빼앗은 거야.”“운도 실력이지.”예전의 반승제였다면 형과 성혜인의 이야기를 들었
장하리가 떠나려는 유해은을 붙잡고 몇 마디 당부를 건넸다.“이번 일로 괜히 또 마음 주지 말고 알아서 잘해야 해요. 어렵게 벗어났잖아요.”유해은이 자신 있게 장하리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걱정 마요. 저 그동안 연예계에서 단련 많이 했어요.”단련?백현문 때문에 상처 받지 않았다면 과연 단련이 이 정도로 되었을까.장하리가 떠나고 유해은은 곧바로 스카이웨어로 향했다.스카이웨어는 제원시의 모든 부잣집 자제가 모이기 가장 좋아하는 장소였다.백현문은 최근 위세가 대단했다. 백씨 가문의 풍기를 숙청한 이후 그는 가문의 손색 없는 가장이자 모든 자원을 장악하는 사람이 되었다.게다가 원씨 가문의 미치광이와 함께다. 두 미치광이가 만났는데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그러나 사람들은 백현문이 한 여자 연예인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심지어 남자와 침대에서의 사진으로 유명세에 오른 뻔뻔한 여자 연예인.비록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지만 그 역시도 그저 명성을 바라는 천한 여인이라는 사실을 덮어줄 수 없었다.백현문처럼 고귀한 인물이 도대체 무엇에 홀려 그 연예인을 좋아하게 된 건지 알 수 없다. 이 몇 년간 백현문이 이성에게 잘해준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구설수 많은 연예인을 좋아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그러나 모두 이런 생각을 감히 입에 올리지는 못하고 백현문을 떠받들 뿐이었다.유해은이 스카이웨어에 도착했을 때 입구를 지키고 있던 종업원이 그를 힐끗 보았다.최근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유해은은 남자 스타와 찍은 한 사진 한 장으로 연예계에 풍파를 일으킨 뒤 할리우드 출연까지 알려지며 단숨에 톱스타로 떠올랐다.아무도 감히 그녀와 같은 독기 가득한 길을 걸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라도 그녀는 확실히 성공했다.남자 종업원이 그녀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 보였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노출은 없었지만 몸매가 좋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러한 몸매를 싫어하는 남자는 아마 이 세상에 없을